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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도플갱어의 피 - 초월
작가 : Tiphereth
작품등록일 : 2018.2.7

[미스터리/판타지]운명을 믿지 않으려던 한 소녀가 현자의 돌을 마주하고 운명의 비밀이 얽힌 혼란 속으로 휩쓸려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엿보게 된 이면세상의 진실 앞에서 그녀는 자신의 해답을 찾아 나간다.

 
5. 피처럼 붉은 알약(5)
작성일 : 18-02-07 01:04     조회 : 272     추천 : 0     분량 : 7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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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피처럼 붉은 알약(5)

 

 

  “게다가 그 남자가 경찰청 보안계에서 근무하고 있더라는 거야. 예상대로 마약은 아니었던 거지. 어제 몰래 좀 알아봤거든.”

 

  “보안계? 그게 뭐하는 데야?”

 

  “국가정보원과 비슷하다 생각하면 될 거야. 대북 관련 업무도 하지만 보안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기도 해. 그리고 마약 사범 체포는 형사팀에서 진행하는 업무지.”

 

  “그렇다면 확실히 기밀 쪽이라는 이야기네? 정말 판이 너무 커지는 것 같은데.”

 

  지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새 시안이 진지한 얼굴로 자신의 이야기에 빠져있는 것을 보자 지현은 문득 시안을 너무 깊이 끌어들이는 게 아닌가 불안해졌다.

 

  잘못되어 걸리면 십중팔구 자신 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많은 것을 공유한 데다, 비밀을 털어 놓을수록 줄어드는 부담감이 자꾸 죄책감을 한쪽 구석으로 밀어넣었다.

 

  지현은 시안을 향해 몸을 더욱 숙이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더 파고들어가려 해 봐도 정보가 너무 없어서 답답해. 그 알약이 무엇이며 누가, 왜 줬느냐 하고 그들에게 대놓고 물어보고 싶을 정도로. 결국 그들의 이야기와 네 분석 결과를 토대로 추정할 수밖에 없었어."

 

  "그래서 추정해 본 게 좀 있어?"

 

  "추정이니 확실한 건 아니야. 정부에서 쫓는 이들이니 뭔가 불순한 의도로 약을 제공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봤어. 그들은 "해방'이라는 이들이 약을 보냈다고 했었지. 이름에서부터 뭔가 레지스탕스의 느낌이 물씬 나지 않아?”

 

  하지만 평소에도 정부를 그다지 좋게 보지 않던 시안이었기에 바로 반론을 제기했다.

 

  “지현아, 꼭 그렇게만 볼 수는 없지 않을까?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의 희생을 강요할 수 있는 데가 국가잖아. 네가 말한 이들 역시 수상한 건 마찬가지 같은데? 그들이 이중 스파이 같은 것일 수도 있잖아. 대형 제약사 카르텔의 청탁을 받았다거나.”

 

  “에휴. 시안아, 농담은 농담으로 좀 받아들여라."

 

  시안이 머쓱한 듯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들이 언급한 ‘연쇄 실종’, 그게 또 다른 단서가 아닐까 해서 좀 알아봤어. 그런데 언론은 물론이고 청 내에서도 최근에 연쇄 실종에 대한 기록이 없더라고. 그래서 다른 의미로 말한 게 아닐까 생각 했는데, 그 실마리를 다른 곳에서 찾았어."

 

  “실종이 맞대?”

 

  “애매해. 지소에 있는 지인에게 물어봤더니 최근에 보고된 실종 사례 자체는 없는데, 실종 신고를 했다가 당사자가 돌아와서 실종 신고를 취하한 일이 있었다는 거야. 혹시 하는 마음에 다른 곳에도 물어봤지.”

 

  “다른 곳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래. 몇 군데서 그런 일이 있었다고 이야기 하더라. 안 알아본 곳까지 치면 더 많겠지.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뭔가 수상하지 않아?”

 

  시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수상하긴 하네. 그런데 어떻게 아직까지 그 사실이 안 알려진 거야?”

 

  “그런 일이 발생한 지역이 교묘하게 달라서 그런 것 같아. 한 군데서만 그랬으면 티가 났을 텐데 이곳저곳에서 한 번씩 일어난 일이라 집계마저 이루어지지 않았던 거지. 내가 모르는 곳에서 같은 일이 더 있었을 수도 있고.”

 

  “실종 신고 후 취하하면 실종 사건으로 처리되지는 않는가 보네? 그런데 그들은 연쇄 실종이라고 말했다면서. 편의상 그랬을 수도 있지만, 다른 곳에서 정말 연쇄 실종이 일어난 걸 수도 있지 않아?”

 

  자신의 말에 지현이 고개를 젓자 시안의 얼굴에 의아함이 떠올랐다.

 

  “그렇게도 생각해 봤는데, 그들의 대화 내용 중에 걸리는 게 하나 더 있었어.”

 

  “걸리는 거?”

 

  지현이 시안과 눈을 맞추고 상체를 더 숙이며 속삭였다.

 

  “그들이 나를 목격자로 ‘처리’하고 ‘호문’으로 대체한다고 했잖아. 그게 말 그대로 나란 인물을 대체할 방법이 있다는 이야기라고 가정한다면? 그들이 실종을 취하한 것도 누군가 그들의 자리를 대체할 인물이 돌아가 실종 신고를 취하한 거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시안은 그 말에 소름이 돋았다. 상식적으론 불가능 한 이야기지만, 논리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지현이 겪은 일은 이미 불가해의 영역이었다. 게다가 자신도 ‘현자의 돌’이라는 이름을 가진 특이한 알약을 직접 접하지 않았던가. 지현이 말한 것들 중 ‘전화하면 알약을 택배로 보내준다’는 말을 ‘현자의 돌’이 이미 많이 있다는 걸로 받아들여도 될 터였다.

 

  '만약 그렇다면 알약의 존재만으로도 내가 모르는 세계가 있다는 게 입증되었다고 봐야겠지.'

 

  시안이 복잡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기자 지현은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들이 말한 ‘호문’, 국어사전엔 호랑이 입술이라고 나오던데, 그 의미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애매하더라고. 연관된 검색어로 ‘호문클로스’라는 단어가 보이기에 그걸 확인 해 봤어."

 

  “호문클로스? 비커 속의 작은 인간을 말하는 거야? 하기야 '현자의 돌'도 연금술 문헌에 나오는 존재지.조금 다른 형태의 인공 생명체라고 가정한다면 정황상 맞아 들어갈 것 같은데? 확실히 그걸 줄여서 말 한 것일 수도 있겠다."

 

  시안이 지현의 말에 호응했다.

 

  “그래. 인공 생명체를 만들어 실종자를 대신하게 한다. 전체적인 상황에 어느 정도 맞아 들어가는 느낌이었어.”

 

  지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시안이 진지하게 물었다.

 

  “그렇다면 연금술이라는 게 정말로 존재한 것일까?”

 

  “글쎄다. 그럴 수도 있고, 연금술에 심취한 이가 그저 그렇게 이름을 붙인 걸 수도 있지. 그 알약만 해도 연금술에서의 설명과 실제 효과가 다르다 했잖아.”

 

  자신들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한 후 시안은 지현의 이야기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들었다.

 

  문득 시안은 지현이 그들의 말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지현이 너 머리가 좋긴 좋구나. 그 사람들이 한 말을 한 번 듣고 다 기억하고 있다니. 역시 경찰대는 아무나 가는 게 아니었어.”

 

  “나도 신기하긴 해.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그들의 대화가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있어.”

 

  “하기야 태현이 쌍둥이 동생이니 어련하겠어.”

 

  “야. 담탱이 이야기는 하지 마. 스트레스 받아.”

 

  지현은 쌍둥이 오빠인 태현의 이름이 갑자기 언급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자신이 잘 못하는 것도 아닌데 언제나 천재 소리를 듣는 태현과 비교되어 온 탓에 그 이름에 무의식적으로 거부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지현이 인상을 쓴 채 잠시 시안을 흘겨보다 속삭였다.

 

  “그런데 말이야, 좀 이상하지 않아?”

 

  “응? 뭐가?”

 

  지현이 시안의 귓가에 대고 더욱 목소리를 낮춰 속삭였다.

 

  “나 말이야. 넌 여전히 내가 지현이처럼 보이니? 내가 한 호문클로스 이야기, 듣고 느끼는 거 없어?”

 

  그 말에 시안이 움직임을 멈추고 뒤로 물러난 채 지현을 쳐다보았다.

 

  “그녀가 그러던데 네가 현자의 돌을 받았다며?”

 

  지현이 한 쪽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 자세히 보니 지현의 눈동자 색이 조금 붉은 것 같았다.

 

  시안은 숨이 턱 막혀왔다. 심장의 두근거림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지현이 얼굴을 앞으로 조금 더 내밀자 시안은 벌떡 일어나 뒤로 물러섰다. 의자가 넘어지며 주변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지만, 시안은 그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그녀의 시선은 그저 지현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시안아!”

 

  지현이 미소와 함께 시안을 향해 서서히 손을 내 밀었다. 그 손이 벽에 붙은 채 떨고 있는 시안의 손을 덥석 잡는 순간,

 

  “꺄아악!”

 

  시안은 카페가 떠나가라 비명을 질러댔다.

 

 

  시안이 있는 힘껏 비명을 지른 탓에 주위의 눈총을 샀고, 카페의 점장이 와서 조금만 조용히 이용 해 달라며 부탁까지 하고 갔다.

 

  지현이 장난이었다며 미안한 표정을 지어 보지만 차마 그 곳에 있을 수 없었던 시안은 결국 자리를 정리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때까지도 시안의 얼굴은 부끄러움과 분노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런 그녀의 뒤를 따라 다시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지현이 종종걸음으로 쫓아 나왔다. 지현이 시안의 팔을 꼭 붙잡은 채 연달아 사과했다. 시안은 팔을 뿌리치려 했지만 실험실에서만 살아온 시안이 운동으로 다져진 지현의 힘을 이길 수 있을 리 만무했다.

 

  “나쁜 기지배, 어떻게 그런 장난을 칠 수가 있어. 진짜, 진짜!”

 

  조금 전 상황을 떠올리자 시안의 몸이 다시 부들부들 떨려왔다.

 

  “야아아~ 미안, 기분 좀 풀어. 너무 심각해 보여서 풀어줄려고 한 거야.”

 

  “뭐어?기분 풀어주려 한 거라고? 부끄러워 죽겠다, 아주! 너 혼자 해결해. 한동안 안 볼 거야.”

 

  시안은 완전히 토라졌다.

 

  결국 지현은 시안에게 요즘 인근에서 잘 나간다는 베이커리 카페의 케이크를 잔뜩 대접하겠다고 약속하고 나서야 겨우 시안을 달랠 수 있었다.

 

  '너도 참, 빵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건 여전하구나.'

 

  의중이 바뀔세라 지현은 급히 자신이 말한 베이커리 카페로 시안을 데리고 갔다.

 

  시안은 세 종류의 조각 케이크를 지목했고 거기에 음료까지 더해 이만 오천 원이 나갔다. 농담 한 번 한 것 치고는 큰 출혈에 지현이 눈물을 삼켰다.

 

  지현은 테이블에 조각 케이크들을 올려두고 나서야 겨우 다시 다음 이야기를 이어 나갈 수 있었다.

 

  “치사하게, 남의 약점을 이용하다니.”

 

  '니가 니 약점을 이용하는 거잖아!'

 

  소리치고 싶었지만 잘못한 것이 있던 지현은 진심은 속으로 삼킨 채 웃어야 했다.

 

  “우리가 알고 지낸 시간이 얼만데. 그나저나 이거 열량이 얼마냐? 어마어마하다. 난 먹고 싶어도 못 먹겠다.”

 

  지현이 초코와 생크림으로 도배된 테이블 위 음식들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시안은 눈도 꿈쩍 않고 받아쳤다.

 

  “괜찮아. 난 먹어도 안 쪄. 애초에 그렇게 태어난 걸 어쩌겠어.”

 

  얄미운 대답에 지현이 시안을 흘겨보았지만 시안은 천연덕스럽게 말을 이어 나갔다.

 

  “그렇게 봐도 안줘. 이건 내꺼야.”

 

  “에휴. 내가 말을 말아야지. 그나저나 우리 어디까지 이야기 했더라?”

 

  “호문클로스로 실종자를 대체한다는 이야기, 그리고 연금술.”

 

  지현의 질문에 시안은 티라미스 케이크를 크게 한 입 떠 넣으며 답했다.

 

  “아. 그렇지. 음. 그런데 이야기에서 한 가지 빠트린 게 있다. 보호자가 실종 신고를 취하하기 까지 길어야 이틀 정도였대.”

 

  “이틀? 이틀이면 너무 촉박하지 않아?”

 

  “촉박하지. 다시 돌아왔다고 신고를 취하할 정도라면 동일 인물이거나 그와 똑같은 복제인간이 돌아온 거라고 봐야 할 텐데, 과연 복제인간을 이틀 만에 준비시킬 수가 있을까? 전문가의 의견은 어때?”

 

  시안이 고개를 저었다.

 

  “지금 수준에선 그렇게 단시간에 사람을 복제한다는 건 이론적으로는 불가능해. 하지만 네가 한 추측들이 진짜라면 일반적인 잣대로 이야기하는 건 의미가 없지 않겠어? ‘현자의 돌’만 해도 이미 그러니까. 인간을 찍어낼 수 있는 3D프린터 같은 기기가 있다거나, 애초부터 스페어 인간이 있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아. 게다가,”

 

  케이크를 한 입 떠 넣느라 잠시 침묵한 시안이 말을 이었다.

 

  “게다가, 실종자가 그대로 돌아왔다면 네가 만난 이들이 그들을 가만히 놓아둘 리 없잖아. 붙잡아서 뭐든 알아내려고 했겠지. 그러면 다시 실종 처리 되는 거고 그걸 막으려면 다시 그들을 대체할 이들을 투입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귀결되지.”

 

  “듣고 보니 그러네. 하기야 ‘대체’라는 표현을 괜히 쓴 게 아니겠지?”

 

  어느 새 시안은 첫 번째 케이크를 깨끗이 처리하고 두 번째 케이크로 넘어가며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렇지. 아, 역시 머리를 굴리려면 당이 진리야. 너도 하나 사 먹어봐.”

 

  시안이 갑작스레 치고 들어오자 지현은 인상을 써 보았다. 하지만 잘못한 것도 자신이고, 부탁 하는 것도 자신이라 입만 뻥긋거릴 뿐 뭐라 말 할 수도 없었다.

 

  “지현아, 폰에 메모했다는 거 지금도 있어?”

 

  지현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메모를 넘겨줬다. 케이크를 오물거리며 메모를 몇 번이고 훑어보던 시안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뭔가 생각나는 거 있어?”

 

  지현이 기대하는 눈빛으로 물어보자 시안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메모의 마지막 줄을 가리키며 답했다.

 

  “너, 생각보다 공주병이 심하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어.”

 

  그 곳에는 [- 나보다 예쁘다는 그분들? - 인간이 아님?] 이라는 메모가 적혀 있었다. 지현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그, 그게 그 말이 아니고 말이지.”

 

  지현의 그런 반응이 마음에 든다는 듯 시안이 즐거이 웃었다.

 

  “농담이야. 인간치고는 예쁘다는 말에 그리 적었겠지. 이제야 아까 당한 게 좀 풀리는 것 같다.”

 

  “어. 그, 그래.”

 

  자신의 친구가 뒤끝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느끼며 앞으로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해 보는 지현이었다.

 

  “그들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어떨까? ‘현자의 돌’은 조금 다르다지만 ‘호문클로스’는 비슷하잖아. 그렇다면 그들이 말한 ‘우리 지현이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예쁜 천사님들’이 말 그대로 천사이거나 그에 준하는 존재일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시안의 보복은 현재진행형이었다.

 

  “야, 소시안!”

 

  돈 뜯긴 것도 아까운데 시안이 자꾸 틱틱거리자 울컥한 지현이 하나 남은 케이크를 강탈했다. 시안의 시선은 그저 지현의 손에 들린 케이크를 향해 고정되어 있었다.

 

  “이제 그만 해!”

 

  “네!”

 

  시안이 평소의 순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제야 시안다운 표정을 짓자 지현은 한숨 돌렸다.

 

  예전부터 시안은 한 번씩 평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변화엔 특별한 이유도 없었다. 마치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

 

  '뭐,달달한 것으로 유혹하면 다시 원래의 시안으로 되돌아오긴 했지만.'

 

  “으이그.”

 

  친구의 단순함을 새삼 깨달으며 지현이 빼앗았던 세 번째 케이크 조각을 돌려주었다. 시안이 마지막 케이크를 조금 떠서 입에 넣으며 물었다.

 

  “지현아,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네 말대로 정보가 너무 적은 게 문제인 것 같은데? 그렇다고 추측대로라면 정말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천사’들까지 연관되어 있다는 거잖아. 정말 상대가 천사이거나 그에 준하는 존재들이라면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그냥 잠시만 꿈을 꾼 거라 생각하고 이대로 손 떼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시안의 말에 지현이 한숨을 푹 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 할 것 같아. 솔직히 이리저리 알아보고 싶지만 리스크가 너무 큰 것도 사실이야. 그런데 잊어버릴 수 있을까 모르겠다. 그럴 자신이 없네.”

 

  “그 남자에게 찾아가서 이야기 해 봐. 암시 좀 걸어달라고.”

 

  “야, 그걸 진짜 말이라고...... 한 거구나.”

 

  지현은 뭐라고 하려다 시안의 표정을 보고 그녀가 진심으로 한 말란 걸 깨달았다.지현이 한숨 쉬며 중얼거렸다.

 

  “으이그. 내가 말을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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