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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Blood Rose
작가 : 사로야
작품등록일 : 2017.10.30

천년에 한번 태어난다는 뱀파이어 로드. 선대 뱀파이어 로드는 반란으로 인해 죽으며 저주를 남긴다.
그 저주는 다음에 태어날 뱀파이어 로드는 인간인 블러드로즈를 옆에 두지 않는 이상 인간의 피를 마시면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은 느낀다는 저주였다.
저주를 두르고 태어난 뱀파이어 로드 '라티안스' 와 그의 블러드 로즈 '임지유'의 이야기.

 
65
작성일 : 18-01-28 15:41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4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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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티안스의 말에 법정 안의 뱀파이어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소란 속에서 유일하게 잠잖고 있던 대법관이 책상을 쾅쾅 치자 소란스러웠던 법정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라티안스는 자신을 뚫어지라 쳐다보는 대법관의 눈을 피하지 않고 마주 봤다.

 대법관은 마치 라티안스의 속내를 읽어내듯 잠시 아무 말 없더니 책상 위로 시선을 내렸다.

 

 “마침 잘 오셨습니다. 저번 제출해주셨던 서류에 관한 것에 대한 결론이 어제 나왔거든요.”

 

 “그대들이 내린 결론은 무엇이지?”

 

 “로드께서 여러 가지 사업을 하며 다른 뱀파이어들에게 피해를 준 것도 있으나, 이익을 준 것도 있죠.”

 

 말도 안 되는 궤변이다. 이익을 얻은 뱀파이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익을 얻었다는 극소수의 뱀파이어들은 전부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이들뿐.

 즉, 가진 자만 더 가지게 됐을 뿐이지 이미 가지지 못한 자들은 빼앗기기만 했다.

 이것이 어떻게 같은 것인가. 라티안스가 반론을 위해 한 발짝 앞으로 나서자 대법관은 손을 드는 것으로 그를 저지시켰다.

 

 “하지만 피해를 준 사실이 인정 됐으니 피해를 받은 뱀파이어들에게 보상을 하는 거로 마무리했습니다.”

 

 “보상?! 누가 보상을 받고 싶어서 고발한 줄 알아!”

 

 “맞아, 우리는 돈 같은 거 필요 없어! 원하는 건 처벌이라고!!”

 

 “가족을 잃은 우리에게 돈을 주겠다고? 그런다고 우리 가족이 돌아올 것 같아!”

 

 “정숙하지 않으면 쫓아낼 겁니다. 그래서 어쩐 일로 여기까지 오신 겁니까? 그것도 피해받은 뱀파이어들과 함께.”

 

 “이들은 가족을 잃었어. 이들의 말대로 우린 보상을 원하는 게 아니다! 원하는 건 로드 칼립에 대한 처벌이다!”

 

 “로드에 대한 처벌이요? 이미 처벌은 내려졌습니다,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으로.”

 

 “그가 저지른 죄에 비해서 너무 가벼운 처벌 아닌가?”

 

 “대법관인 제가 마땅한 처벌이라 생각했습니다만…. 아니라고 이야기하시는 겁니까?”

 

 “지금 여기 있는 이들이 그대들이 내린 결정에 수긍하는 것처럼 보이나?”

 

 “피해자분들은 저희가 어떤 결론을 내려도 수긍하지 못하시지 않습니까, 피해를 받은 쪽이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웃는 대법관의 표정은 지나치게 평온했다.

 말도 안 되는 약한 처벌을 줘서 더 큰 처벌을 피하는 방식으로 나오다니.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어떻게 그 서류를 준비했고, 어떻게 이들을 설득했는데.

 이런 식으로 당연히 받아야 할 벌을 피한다면 정면으로 받아칠 수밖에.

 

 “그대들이 이렇게 비겁한 자들일 줄 몰랐군.”

 

 “…비겁이라뇨?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군요.”

 

 “칼립의 뒤에 숨어서 권세를 누리는 것이 그리도 좋나? 이런 식으로 있는 죄를 덮는다고 사라질 것 같아?”

 

 “그 이상 말씀하신다면 명예훼손으로…!!”

 

 “이미 훼손된 명예, 그대에게 더 훼손 될 것이 남아 있었나?”

 

 이죽거리는 라티안스의 태도에 대법관의 얼굴이 욹으락푸르락 변했다.

 대법관이 뭐라 소리 지를 것처럼 굴자 라티안스는 자신의 뒤에 있는 증인들을 바라봤다.

 그들은 이미 준비가 됐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라티안스는 대법관을 바라봤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도 자네의 판단이 바르다고 생각한다면 그냥 돌아가지.”

 

 “만약 이야기를 듣고도 변하지 않는다면요?”

 

 “그땐 그대가 원하는 대로 하면 되지 않나?”

 

 “좋습니다. 어디 한 번 들어보죠.”

 

 대법관이 화난 기색을 겨우 숨기며 증인들을 바라보자, 증인으로 같이 온 엘리아가 제일 먼저 나섰다.

 원래 시작이 어려운 법이었다. 그 시작을 자신이 끊는다면 다음 뱀파이어도 차례로 나올 것이다.

 나의 단 하나뿐인 여동생의 죽음을 입에 담는 것은 힘들었지만 그렇다고 피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다.

 언젠가는 입에 올려야 할 문제였고, 그것이 지금일 뿐이었다.

 

 “제 여동생 엘리나는 하셸리 로드의 비서였습니다. 그리고 비서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죽어야 했죠.”

 

 “…계속하시죠.”

 

 “엘리나는 미래가 촉망받는 뱀파이어였습니다. 똑똑하고, 현명했죠.”

 

 엘리아는 엘리나의 그 눈부신 미소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목이 메왔다.

 그 눈부신 미소를 다신 볼 수 없게 된 것도. 그녀의 빛나는 미래를 없앤 것도 전부 칼립이었다.

 엘리아는 눈물을 겨우 참아가며 힘겹게 말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그녀는 단지 비서라는 이유만으로. 하셸리 로드의 비서라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칼립의 손에 죽어야 했습니다.”

 

 “…….”

 

 “이래도 당신은 그가 받는 벌이 가볍지 않다고, 타당하다고 생각합니까?”

 

 “크흠….”

 

 “저는 단 하나뿐인 여동생을 잃어야 했습니다. 그것도 제 눈 앞에서요.”

 

 그날을 입 밖으로 내뱉자, 참고 있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눈물도 목이 메오는 것도 엘리아를 더 막을 수는 없었다.

 그 비통함을, 가족을 눈앞에서 잃어야 했던 내 상황을, 이 일의 부당함을 알려야 했으니까.

 엘리아의 말이 끝나자 그 뒤로 다른 뱀파이어가 나왔다.

 사랑하는 연인을 잃고, 존경하던 형제를 잃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을 잃은 자들.

 그들의 말이 법정 안을 울릴 때마다 대법관의 표정은 그저 깊은 수심에 잠긴 듯 어떤 표정도 짓지 않았다.

 마지막 뱀파이어의 말까지 끝나자 대법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그곳에 모인 뱀파이어들을 바라봤다.

 그런 대법관을 바라보던 라티안스는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래도 그대가 내린 결정에 어떤 의문도 가지지 못하는 건가.”

 

 “…….”

 

 “그대는 정말로 법대로. 그리고 그대의 양심에 따라서 칼립에게 벌을 내린 것이 맞나?”

 

 “…….”

 

 “대답해보게, 대법관. 그대가 한 일에 어떠한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건가? 그 어떠한 양심의 가책도?”

 

 “…일단 오늘은 모두 돌아가 주시길 바랍니다. 이 일에 대해서 다음번에 결론을 내리죠.”

 

 라티안스는 무어라 더 말하고 싶었지만 안쪽으로 들어가 버리는 대법관의 모습에 법정에서 나와야만 했다.

 모두의 표정엔 아쉬움이 서려 있었지만 어떠한 확신을 얻었는지 밝은 표정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표정에서 라티안스는 자신감을 얻었다.

 

 “아무래도 대법관이 판결을 다시 내릴 모양입니다.”

 

 “우리가 해낸 거예요, 로드!”

 

 “…그런 거면 정말로 좋겠어.”

 

 “저희의 말은 분명 그의 마음을 움직였을 겁니다. 자신을 가지세요, 로드.”

 

 “이제 칼립은 내려오게 될 겁니다. 확실해요!”

 

 “이번 일은 아무것도 모르는 뱀파이어들 사이에서도 알려진 일이에요. 그냥 넘어갈 수는 없을 겁니다.”

 

 모두의 희망찬 얼굴에 라티안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결과가 바뀔까 하는 의심이 있지만, 라티안스는 그들에겐 굳이 말하지 않았다.

 그들의 희망을 굳이 부술 이유는 없으니까. 지유는 그런 불안을 알아차리기라도 했는지 라티안스의 손을 꼭 잡았다.

 그 손의 온기에 라티안스는 괜찮을 거라 자신을 달랬다. 그리고 오늘은 수고했다며 라티안스는 그들과 함께 돌아갔다.

 한편, 대법관은 자신이 내린 결정이 쓰인 서류를 한참이나 내려다봤다.

 서류에는‘피해를 받은 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할 것.’이라고 적혀 있었고 그것은 반쯤은 칼립의 협박으로 이뤄진 결과였다.

 

 【“대답해보게, 대법관. 그대가 한 일에 어떠한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건가? 그 어떠한 양심의 가책도?”】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로드…….”

 

 이 결정이 정말 말이 안 된다는 건 자신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살기 위해서 내린 결정이었고, 양심을 져버린 결과였다.

 양심을 버리고 뻔뻔하게 살려고 했지만, 증인들의 증언이 그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소중한 자를 잃어버린 자들에겐 그 어떤 것으로도 보상할 수 없었다.

 칼립에게 피해를 받은 자들은, 이미 다신 되찾을 수 없는 것들을 잃어버렸으니까.

 

 “…이 결정을 후회하게 되겠지.”

 

 당장 결과를 바꾸면 날아올 칼립의 협박과 귀족들의 눈치.

 그리고 안정적인 지금의 생활마저 잃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양심이, 그들의 눈빛이, 그들의 아픔이. 그를 움직이게 했다.

 후회하지 않을 거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지금 쓰여 있는 결정보다는 덜 후회할 것이다.

 대법관은 서류를 찢고 다시 새로 서류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처음 이 서류를 썼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펜이 가볍게 움직인다.

 원래 받아야 할 처벌을 써내자 대법관의 표정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로드.”

 

 증인을 이끌고 당당하게 자신의 앞에 섰던 진정한 뱀파이어 로드를 떠올리며 대법관은 웃었다.

 이 결과가 어떤 파랑을 이끌고 올지 알지만, 그래도 버텨야 한다.

 그것이 이 서류를 작성한 자신의 마지막 책임이니까.

 지유와 라티안스, 그리고 브리지트와 클리프는 숙소로 돌아와 오늘 있던 일에 대해 다른 이들에게 말해줬다.

 모두 조금은 불안했지만 괜찮을 거라 서로를 다독였다. 밤이 지나고 날이 밝았다.

 아침부터 마을이 유독 시끄러웠다. 평소에는 조용하기 짝이 없는 마을인데…….

 그 소란스러움에 모두 눈을 떴는지 거실에 이미 다들 나와 있었다.

 라티안스가 무슨 일이냐고 묻기도 전에, 마을 한가운데에 신문을 파는 소년이 크게 소리쳤다.

 

 “속보요, 속보! 오늘 법정에서 칼립의 파면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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