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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문 (門)
작가 : 이태희
작품등록일 : 2017.10.31

내가 강시라고! 그런데 그녀도 강시······. 차원의 틈을 통해 알 수 없는 무림의 세계로 떨어진다. 그곳에서 대법을 통해 강시(强尸)가 되어버린 나강현의 신묘한 이야기!



사뿐사뿐 달빛이 내려앉듯
사뿐사뿐 꽃잎이 내려앉듯
그의 한마디 손짓, 눈빛
그녀의 가슴에 수 놓인다.
눈에 머리에 영혼에 각인 한다
야속하게 눈 녹듯 사라질세라.

 
만리비행 표풍비
작성일 : 18-01-25 10:45     조회 : 20     추천 : 0     분량 : 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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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성 표국 사람들은 표행을 떠난 후, 반년이 넘게 걸려서 본가에 복귀했다.

 

  “나표두님, 쉬고 계시면 국주님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모표두는 강현 일행에게 그간의 쌓인 여독을 풀 자리를 마련해주라 지시하고 국주가 있는 집무실로 향했다.

  눈매가 선한 마른 체형의 금진성 국주는 모표두를 크게 반겼다.

 

  “국주님. 그동안 별고 없으셨는지요.”

  “어서 오게나. 별일이야 있겠는가! 그보다 수고했네, 모표두.”

  반가움에 말하는 국주는 어두운 표정으로 일관하며 서있는 모표두를 유심히 살폈다.

  모표두는 잠시 뜸을 들이다 어렵게 입을 열었다.

 

  “국주님. 애석하게도 이번 표행에 서행장님과 표사들이 사고를 당해 그만…….”

  표행길에 벌어진 사고와 표행 중에 있었던 보고를 받은 국주는 눈빛이 흔들리더니 이내 굵은 눈물을 떨어뜨렸다.

 

  “허허허, 그렇게들 갔는가!”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진심으로 표국을 위하는 충직한 모표두가 살아 돌아온 것에 국주는 마지못해 위안을 삼았다. 모표두는 국주가 진정을 보이자 말을 꺼냈다.

 

  “이번에 도움을 받은 나표두 일행들을 지금 만나 보시겠습니까?”

  “그러지. 가세나.”

  모표두는 나표두가 머물고 있는 곳으로 국주를 모시고 갔다.

  표국에 도착한 강현은 수연의 안내를 받으며 표국의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강서성(江西省)에서 수위에 속하는 큰 표국답게 꽤 넓은 정원과 대 연무장을 가로질러 들어가니, 표사들이 머무르는 크고 작은 가옥들 여러 채가 강현의 눈에 들어왔다.

  그 중 한곳으로 수연이 안내를 했다.

 

  “사부님. 당분간 이곳을 쓰시면 될 거예요. 여기는 할아버지가 사시던 집이예요.”

  수연의 할아버지인 서행장의 방안은 그의 성품을 대변해주듯이 서책들과 옛 물건들이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었다. 구석구석 서행장의 손때가 묻은 세월의 흔적이 강현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

 

  “그래. 참으로 좋은 집이구나. 고맙게 잘 쓰마.”

  할아버지의 방을 보니 옛 생각에 수연의 두 눈에는 어느새 그렁그렁 눈물이 맺혀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처럼 보였다.

 

  “수연아, 할아버지를 생각해서라도 건강하고 꿋꿋하게 살아야한다.”

  “흐윽, 할아버지.”

  어깨를 다독여주는 사부의 위로에 수연은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고, 문밖에 어색하게 모여 있는 사부님의 수하들에게도 옆에 위치한 가옥으로 안내를 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을 쯤, 이제는 강현의 처소가 된 곳에 모표두가 국주를 모시고 나타났다.

 

  “나표두님, 진성 표국의 금진성 국주님이십니다.”

  모표두의 국주 소개에 강현은 강호의 인사인 포권을 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나강현입니다.”

  “모표두에게서 얘기 들었소. 어려움에 처한 진성 표국의 일을 도와준 것에 그저 고맙다는 말 밖에 드릴게 없소이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어려워 말고 모표두에게 부탁하시오.”

  “아닙니다. 국주님의 배려에 감사합니다. 그럼, 잠시 의탁을 하겠습니다.”

  푸근하고 사람 좋은 인상을 풍기는 국주를 보며 강현은 당분간 이곳에서 지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수연아, 정말 몰라보게 좋아졌구나. 그간 고생 많았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할아버지도 무척 대견해 하실 거다.”

  “네, 국주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국주는 어려서부터 지금껏 커가는 것을 곁에서 죽 지켜봤다.

  이십년 가까운 세월을 칠음절맥이라는 지병 때문에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았다. 서행장이 수연의 병을 낳게 하려고 갖은 고생을 하며 무진 애를 쓴 것을 잘 안다.

  그럼에도 효과는 없었고 결국, 꽃이 피기도 전에 죽을 날만 기다여 온 것이다. 그런데 기적처럼 이리 건강해졌으니 자신의 일처럼 기뻤다.

 

  할아버지를 잃은 수연에게 국주는 자신의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고질병을 이겨내고 건강해진 것에 수연을 기특하다고 칭찬하는 국주였다.

  강현은 임시지만, 자신의 방이 된 과거 서행장의 방안을 찬찬히 둘러봤다. 언제 만들어 진 물건인지 모를 고풍스런 도자기들과 오래된 서책들이 한쪽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아, 이거 골동품이로구나. 가져가서 팔면 돈이 되겠는데. 으드득.”

  골동품을 보다 시장에서 구입한 물건 때문에 이 상황에 처한 현실에 이가 부서지도록 갈렸다. 돌아가면 가만 안 둔다는 다짐을 하고나서 눈앞에 보이는 서책을 집어 들어 무심코 살펴보았다.

 

  “유명칠검, 천왕장법, 자운심법…….”

  보고 있는 서책들은 생전에 서행장이 표행을 다니며 입수한 여러 무공서들이었다. 일류가 아닌, 이류 무공서였으나, 무공을 익히고자 하는 무인들에게는 충분히 가치 있는 물건이었다.

  내용을 알 수 없는 여러 가지 무공 관련 서책과 병법서들은 제쳐두고 중원의 지도가 그려진 서책을 들여다보았다. 내용을 살펴보니 아마도 표행 길에 그린 듯 했다.

  지도에 어딘가 낯익은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대한민국. 그것도 발해와 삼국시대 지도였다.

 

  “아! 미치겠네. 이러면 지도를 보고 찾아간들 무슨 소용이 있나. 이런, 젠장.”

  쓰리고 괴로운 마음에 손에 쥔 책을 자신도 모르게 내 던졌다.

 

  -콰직

  손에서 날아간 서책은 붉은 옥빛으로 만들어진 문갑을 떨어트려 부숴버렸다.

 

  “어랏! 이게 왜 날아가서 사고를 치냐.”

  두 손으로 머리를 마구 헝클어버린 강현은 책에 맞아 떨어져 부서진 옥함을 집어 들었다.

  아무것도 넣을 수 없으니 옥함이라고 부르기는 뭣하고 옥 받침대라고 해야 하나. 얇고 틈이 없이 막혀있던 부서진 옥함 안에는 오래되어 보이는 얇은 책자가 들어가 있었다.

  누군가 애초에 책자를 넣고 단단히 밀봉한 것으로 보였다.

 

  “무슨 책이기에 이 안에 숨겨 놓았지?”

  겉표지에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았다. 호기심에 책장을 뒤로 넘기니 내용은 이렇게 시작 되었다.

 

  “나 만리비행(萬履飛行) 표풍비(漂風飛)는 일찍이 부모를 여위고 세상에 버려졌다. 홀로 강호에서 모진풍파를 겪으며 살아남기 위해서…….”

  강현은 읽다가 멈추었다.

 

  “흠, 말은 어느 정도 알아듣고 할 수 있는데, 글자는 아직 무리야.”

  이제는 소통의 어려움은 크게 없으나, 아직까지는 그래도 글자를 알아보기가 어려웠다. 그나마 강시로 있을 때 조금 배운 것이 도움이 되기는 했다.

 

  “내일 수연을 보면 물어 봐야겠다.”

  내용은 제자인 수연에게 묻기로 하고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어쨌든 무사히 집에 돌아가려면 무공수련을 죽자고 해야 했다. 왜냐하면 누군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생각과 또 누군가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강현의 가슴에 깊이 박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음날 수연은 음식을 갖고서 사부의 아침 문안을 왔다.

 

  “사부님. 식사 가져왔어요.”

  “들어와라.”

  “예.”

  밥을 한술 먹으며 음식을 가지고 온 수연에게 물었다.

 

  “쟤들에게는 밥 안줬냐?”

  “무슨 말씀을……, 후후훗, 죄송합니다.”

  수연은 사부를 그림자 같이 따르는 수하들의 모습에서 강인한 무인 같지 않고 의외의 순박한 모습에 가벼운 실소를 머금었다.

  밖에 모여 있는 강시들 아니, 수하들을 보고 수연에게 묻고 싶은 것이 문득 떠올랐다.

 

  “혹시, 너는 강시에 대해 아느냐?”

  “에, 강시요!”

  “그래. 강시”

  수연은 잠시 회상에 잠기는 것 같더니 이마를 찌푸리며 깨어났다.

 

  “으음, 할아버지가 표행을 다녀오시곤 하면 강호의 얘기들을 들려주시고는 했어요. 그리고 강시에 대한 얘기도 들은 기억이 있어요. 죽은 시체의 몸에 주술을 걸어 만든 무서운 마물이라고, 또 산사람의 영혼을 금제하고 술법으로 조종하기도 한다고 했어요. 제가 무서워 하니까 무림에서 금기시하기 때문에 평생 마주칠 일은 없다고 했어요. 그런데 강시는 무슨 연유로 물으시는 건가요?”

  ‘그 평생 마주하기 힘든 강시가 네 뒤에 있다. 그것도 한둘이 아니라 열둘에 거기에다 바로 나까지 말이다.’

  “어! 그게 여기 서책들을 들여다보니 강시에 관한 내용이 있어서 물어본 거다. 그보다 이 옥함 안에서 나온 것인데 한번 네가 뭔지 확인해 봐라.”

  어제 사고로 우연히 발견한 서책으로 화제를 돌렸다.

 

  “예, 사부님.”

  부서진 옥함을 앞뒤로 훑어본 수연은 서책안의 내용을 읽어 천천히 내려갔다.

 

  “나 만리비행 표풍비는······. 중원천하와 세외 어느 곳에도 맘만 먹으면 어디든 갈수 있었다. 심지어 황궁도 내 집처럼 드나들었다. 노부가 구십 평생을 사는 동안 내 존재를 아는 이는 극히 드물었다. 죽음이 가까워서야 노부가 평생 동안 이룩한 신공절학이 이대로 사라지는 것이 못내 아쉬워 이렇게 후학에 남긴다.”

  거창하게 시작한 그 뒤로는 경공과 은둔술에 관한 무공초식이 기록되어 있었다.

 

  “사부님, 서책의 내용은 만리비행 표풍비라는 분의 무공비급인 것 같아요. 헌데 이게 왜 여기에 있지요?”

  “글쎄다. 어디 다시 한 번 보자.”

  강현의 눈에도 잘은 모르지만 그럴 듯 해 보이는 영락없는 무공비급이었다.

  표풍비는 전설적인 도적이었다. 강호를 주름잡는 야행객들로부터 지금까지도 신투(神偸)로 추앙받는 인물로서 워낙 빠르고, 은밀하게 움직였기에 노출이 되지 않아 무림사에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것이었다.

  서행장이 표행 중에 수집한 옥함에 들어있는 무공비급이 영영 묻혀 질 뻔했는데 강현의 우연한 실수로 발견된 것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서행장님의 유품이니 수연에게 주었다.

 

  “수연아, 할아버지의 유품이니 정성을 들여 열심히 익히도록 해라.”

  “예, 알겠습니다. 사부님.”

  대답하는 수연의 눈에는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했다.

  보름 뒤에 표물 운송이 있다고 모표두가 수연을 통해 전갈을 보내왔다. 지금 상황에 집으로 돌아가려고 발버둥 쳐봐야 될 일도 아니고 해서, 그동안 수연을 가르치며 자신도 천인지검의 후반부를 수련하기로 정했다.

  수연과 강시 수하들은 한쪽에서 하고 싶은 수련을 맘대로 하라고 내버려 두고, 가끔씩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천인지검의 검식에 관해 가부좌를 하고서 명상에 잠겼다.

 

  ‘천인지검의 칠식까지는 알겠는데 팔식 이후로는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 쟤들도 칠씩까지만 아는 것 같고.’

  눈을 감고 한참을 있자니, 서서히 기억 저편 속으로 아득히 빠져들었다.

  이런 경우는 자칫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어 보통은 호법을 서야겠지만, 그걸 알지 못하는 강현이나 수연이었다. 물론, 멀뚱히 쳐다보고 있는 강시들도 모르기는 매한가지였다.

  안개처럼 뿌연 막이 사라지면서 누군가가 나타나 강현에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인연자여 내 딸을 부탁하네. 내가 가진 미천한 재주와 이 몸이라도 그대에게 모두 줄 터이니 부디 내 딸 여린이를…….’

  전영대법을 통해 기궁주란 인물이 자신한테 체득한 무학과 진신내력까지 남김없이 전해준 일이 조금 전의 일처럼 느껴진 것이다. 그의 마음까지도 말이다.

 

  “끄으으윽.”

  애끓는 부정과 분노가 강현의 정신을 강타했다.

 

  -화르륵

  그 순간 강현의 몸에 불이 붙었다. 몸속에 있는 만년화정의 내공 일부가 격한 감정이 치솟게 되자 견디지 못하고 외부로 발출된 것이다.

 

  “사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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