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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 이차원 헌터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9.13

 
크러쉬 (6)
작성일 : 18-01-24 09:34     조회 : 363     추천 : 0     분량 : 1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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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경기 시작하겠습니다. 로그인!!!"

 

 위잉~

 

 두 선수는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바로 공격에 들어갔다. 둘 다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선수들이었기에 선제공격은 승부의 향방을 바꿀 수 있는 열쇠가 된다.

 

 "매직 애로우!"

 

 래미는 가장 간단한 주문이라고 할 수 있는 매직 애로우를 외쳤고 관후도 비도를 바로 던졌다.

 

 퍽!

 

 6발의 매직 애로우가 관후의 요혈을 노리고 날아왔고 관후의 비도는 두 개의 매직 애로우를 뚫고 래미에게 계속 날아갔다. 하지만 이미 속도를 잃은 후라서 위협적이지 못했다.

 

 "쳇!"

 

 관후는 다시 던지려던 비도를 집어넣고 매직 애로우를 피해서 급히 뒤로 몸을 피했다.

 

 살상력은 낮지만, 고위 마법사가 쏘는 매직 애로우에는 고밀도의 마나가 뭉쳐 있어 맞게 되면 기혈이 뒤엉킬 수 있다.

 

 '조금 아쉽네.'

 

 처음 던진 비도는 래미를 명중시키지 못하고 옆으로 비켜나갔다. 매직 애로우를 두 개를 뚫어서 없애버렸지만 그 반동을 이기지 못하고 옆으로 비켜나간 것이다.

 

 매직 애로우가 시간을 버는 사이에 래미는 파이어 볼의 주문을 완성했다.

 

 "파이어 볼!"

 

 래미의 손이 앞으로 향하는 것과 동시에 래미 자신의 몸만큼 커다란 불덩어리가 쏜살같이 관후를 향해 날아갔다.

 

 쿠아아아앙!!

 

 파이어 볼이 직격한 곳에 있던 꽃들이 삽시간에 재로 변하여 사방으로 날렸다. 하지만 그 파이어 볼도 관후가 뒤로 크게 점프해 피해낸 것을 본 래미가 이번에는 조금 더 큰 마법을 준비했다.

 

 관후가 뒤로 텀블링하는 것을 보고 주문을 외울 시간을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플레임 버스......"

 

 쌔에에에엑!!!!

 

 래미의 주문이 채 끝나기 전에 화살이 정확히 래미의 미간을 노리고 날아왔다. 놀랍게도 관후는 뒤로 점프해 한 바퀴 몸을 돌면서 허공에서 화살을 날린 것이다.

 

 그 덕에 볼썽사납게 땅에 쓰러지긴 했으나 레미에게 큰 위기를 가져다주었다.

 

 "꺄아아악!"

 

 마법사란 원래 육체 능력은 낮다. 물론 마나의 활용으로 범인보다는 뛰어날지 몰라도 기를 수련하는 무인보다는 현저하게 낮다. 그런 래미가 바로 앞까지 날아온 관후의 화살을 막거나 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그때 레미의 주변에 반투명한 막이 생겨났다. 그 막은 두꺼운 철판도 가볍게 뚫을 수 있는 관후의 화살에도 버텨낸 후에 희미하게 사라졌다.

 

 깡!

 

 레미가 반사적으로 손으로 눈을 가리는 그 순간, 기적처럼 레미의 주변에 마나 실드가 작동되어 관후의 화살을 막아낸 것이다.

 

 마법사가 서클이 높아지면 주문을 미리 메모라이즈하여 다닐 수 있다. 마법사마다 개인차가 있지만 5서클에 이르면 마나 실드와 같은 주문은 4개 미리 메모라이즈하다가 필요할 때 주문이 필요 없이 바로 발동시킬 수가 있다.

 

 이 경우는 공격이 왔을 때 마나 실드가 자동으로 발동되도록 한 것이다.

 

 관후는 자신의 공격이 실패한 순간 활도 내려놓으며 당황해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리고 그때를 놓치지 않고 래미가 주문을 외었다.

 

 "아 관우 선수 실력은 나이에 맞지 않게 출중했지만 역시나 경험이 적은 것 같군요. 관후 선수 같은 어린 선수가 고위 마법사와 싸운 적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래서 다 잡았다 판단한 적이 기사회생하자 순간 판단을 잃고 머뭇거린 것 같군요."

 

 "역시 짐작했던 경험의 부족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 래미 선수에게 기회를 가져다줄 겁입니다."

 

 "플레임 버스터!"

 

 이것 또한 고위 마법 중의 하나이다. 아무리 5서클의 마법사라도 이런 마법을 주문 없이 바로 시동어로만 구현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것 또한 레미가 메모라이즈한 마법 중의 하나다.

 

 쾅! 쾅! 쾅!

 

 화산이 폭발하듯 지면이 갈라지며 불길이 솟아났다. 관후의 비도만큼은 빠르지는 않았지만 광범위했기에 피하기 힘들었다.

 

 더군다나 지면이 심하게 울려서 서 있기도 쉽지 않았다. 그곳에서 빠르게 도망가기란 더욱더 힘들었다.

 

 이번에는 전처럼 화살을 쏘아서 마법을 분쇄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관후의 신형은 그대로 불길에 삼켜졌다.

 

 "아! 레미 선수의 플레임 버스터가 터졌습니다. 그리고 관후 선수는 그대로 당한 것 같습니다."

 

 "저 불길에서 무사하기란 쉽지가 않죠. 관후 선수 16강까지 잘 올라왔는데 아쉽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레미의 승리를 생각했고 래미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지팡이를 어깨에 걸치고 득의양양하게 웃었다.

 

 그때였다.

 

 오싹

 

 래미의 등에서 한기가 느껴진다고 생각할 그때, 자신의 등 뒤에서 나지막한 소리가 들렸다.

 

 "너무 좋아하지 마세요, 누나."

 

 스윽

 

 어느새 다가온 관후가 단검으로 래미의 심장을 찔렀다. 그러자 래미가 고통스러워하며 땅을 기었다.

 

 "캑! 캑!"

 

 더 이상 견디지 못한 래미가 로그아웃을 하였고 점점 희미하게 사라졌다.

 

 "아!! 이게 어찌 된 일일까요? 분명히 화염에 휩싸였다고 생각한 관후 선수가 어느 사이인가 레미 선수의 등 뒤로 나타나 치명상까지 입혔습니다."

 

 사실 레미가 날아온 비도에 한눈을 팔 때, 자신과 똑같이 생긴 더미를 남겨 놓고 래미의 시야 사각에 숨은 것이다.

 

 당황한 것처럼 보였던 것도 이것을 위한 포석이었다.

 

 "와!!!!"

 

 "멋있다 소년!"

 

 놀라운 경기를 보여준 관후는 환호하는 관중들에게 손을 휘두르며 유유히 경기장에서 내려왔다.

 

 그 후에 몇 경기가 또 끝나고 다시 반왕의 차례가 되었다.

 

 "이번의 경기는 반왕인 쿠아칸 선수와 우즈베키스탄의 지탄 선수가 붙습니다."

 

 "지탄 선수는 무명으로 16강까지 올라온 저력을 보여주었지만 대진 운이 지독히도 없군요. 아쉽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경기도 꽤나 인상 깊었으나 차후에 다른 무대에서 지탄 선수를 보는 것을 기대하겠습니다."

 

 "반왕! 반왕!"

 

 "쿠아칸! 쿠아칸!"

 

 반왕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듯했다.

 

 이번에는 화려한 민속 의상과 가면까지 써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전통 축제에 쓰이는 의상이라서 불편해 보이기도 하였지만, 그것이 그의 기량을 가리지는 못할 것 같았다.

 

 반면에 지탄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낙심한 얼굴로 경기장으로 걸어왔다. 그의 손에는 무엇도 뚫을 수 있어 보이는 창이 쥐어져 있었으나 이미 전의를 상실한 보여서 싱거운 결말이 예상되었다.

 

 "로그인!"

 

 역시나 시합은 오래가지 않았다. 해설자가 시합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반왕의 몸이 번개처럼 움직였다.

 

 긴장한 지탄은 급히 창을 들어서 반왕을 막으려 하였으나 긴장한 탓인지 몸의 움직임도 전보다 느려 보였다. 결국 지탄도 반왕의 단봉에 얼굴이 날아가 버렸다.

 

 "와!!! 역시 반왕이다!!"

 

 반왕은 담담히 자신의 대기실로 사라졌다.

 

 "다음 경기는 한국의 천유강 선수와 인도네시아의 사이킥 아카데미 소속 에스퍼, 위도르 선수가 붙게 됩니다."

 

 "언니, 드디어 유강 오빠 차례에요."

 

 "응."

 

 '약해지면 안 된다. 유강 씨를 응원하려면 눈을 감지 말고 봐야 해.'

 

 수화진은 자꾸 약해지려는 마음을 다잡으려 두 손을 꼭 쥐었다.

 

 "와와와와!!"

 

 의외로 경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호응이 뜨거웠다. 반왕을 제외하고 가장 강할 것이라고 평가받던 그린 슈머허를 한 수에 끝낸 천유강과 잔인하지만 매우 강한 능력을 지닌 에스퍼의 경기다.

 

 그러니 사람들의 기대는 한껏 부풀어 있었다.

 

 "크흐흐흐! 네놈도 그 성기사 놈처럼 사지를 조각내주지."

 

 경기장에 들어서자마자 천유강을 노려보며 혼자 중얼거리는 위도르였다. 하지만 천유강은 마치 다른 세상에 있는 듯 그런 위도르의 시선을 느끼면서도 담담히 서 있었다.

 

 천유강의 머릿속에는 오직 반왕과의 일전만이 들어가 있었다. 그러니 앞의 위도르가 무슨 욕을 해도 들릴 리가 없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된 까닭에 바로 진행하기로 하겠습니다. 경기장을 선택하겠습니다."

 

 위이이잉

 

 다시 전광판이 돌아갔다.

 

 "이번 경기장은 워크라이입니다."

 

 천유강과 위도르, 둘은 어느 한적한 산골로 이동하였다. 주변에는 높은 나무들이 솟아 있었고 산새들이 울고 있는 한적한 산이었다.

 

 "크흐흐흐! 딱 좋군. 여기 있는 나뭇잎이며 돌멩이들은 모두 나의 무기와 같지. 과연 네가 수천, 수만 개의 칼날을 피해낼 수 있을까!"

 

 "이번 경기장은 워크라이입니다. 언뜻 보면 보통의 산과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전혀 다르죠. 왜냐하면, 이 경기장의 땅에는……,"

 

 위도르는 주변의 모든 것을 위로 들어 올렸다.

 

 "크하하하하!!!!"

 

 주변의 모든 나뭇잎이나 돌멩이가 위도르의 머리 위에서 맴돌았다. 그것은 단단하고 뾰족한 칼날이 되어 무시무시한 무기가 되었다.

 

 그런데 위도르가 머리 위로 올린 돌멩이 중에는 매우 특이하게 생긴 것들이 있었다. 자연물이 아닌 검은 금속처럼 보였는데 복잡하게 장치가 있고 이상한 모양으로 돼 있었다.

 

 "……바로 이 경기장의 바닥에는 지뢰가 소형 지뢰가 매설……,"

 

 쾅! 쾅! 쾅! 쾅!

 

 위도르의 머리 위에서 돌던 지뢰가 모두 한꺼번에 터졌다.

 

 "쿠에에엑!!!!!"

 

 소형 지뢰였기에 큰 살상력은 없었다. 고작 해봤자 발목 정도를 날릴 위력이다.

 

 하지만 땅 밑에서 터진 것이 아니라 바로 머리 위에서 터졌고 또 지뢰 자체가 칼날처럼 변해있어서 살상력은 그 두 배로 커졌다.

 

 쿵!

 

 결국 위도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고깃덩어리가 되어 자리에 쓰러졌다.

 

 "……."

 

 날아올 무기에 긴장하고 있던 천유강도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결과에 넋을 잃고 보고만 있었다.

 

 "……로그아웃입니다."

 

 해설자도 이렇게 끝날지 몰랐는지 할 말을 잃었다.

 

 그렇게 16강이 끝나고 다음 날 8강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8강 경기와 4강 경기가 한꺼번에 치러지는 날이다. 가상현실에서의 싸움이기 때문에 연속되는 전투에도 선수들의 체력이 저하될 염려는 없었다.

 

 8강에 오른 이는 반왕을 비롯해서 일본의 키레이 하야토, 프랑스의 에슐랑, 인도에 라심, 독일의 듀크, 한국의 관후와 천유강 그리고 중국의 단리소운이었다.

 

 첫 번째 경기는 일본의 키레이 하야토와 중국의 단리소운의 대결이었다.

 

 [이번 경기는 일본의 키레이 하야토 선수와 중국이 단리소운 선수가 출전하게 되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을 위해서 두 사람을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네 일단 키레이 하야토 선수는 발도술로 유명한 키레이 가문의 장남입니다. 가장 첫 경기에서 나와서 활약을 했었지요. 반면에 단리소운 선수는 자신의 출신이나 내력 같은 것을 밝히지 않은 선수인데요. 국제 대회나 소규모 대회에도 한 번도 출전한 적이 없는 선수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8강씩이나 들었으니 주목을 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군요.]

 

 [그렇군요. 두 사람 모두 비슷한 길이의 도와 검을 쓰니 무기의 상성을 논의할 수 없겠군요. 철저하게 두 선수의 실력으로 판가름이 되겠습니다.]

 

 [그럼 경기장을 선택하게 되겠습니다. 이번의 경기장은........ 스노우 벨리입니다. 이번 맵은 눈이 많이 있어서 발밑이 미끄러운 것이 특징이죠?]

 

 [그렇습니다. 경사도 가파르고 눈이 약 10센티 이상 쌓여있기 때문에 거동이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함박눈도 내리기 때문에 시야를 방해해서 유의해야 하죠.]

 

 [그렇군요. 그럼 경기 시작하겠습니다. 로그인!]

 

 두 선수가 눈이 내리는 산에 나타났다. 산의 비탈면에 나타났는데 단리소운 쪽이 더 높은 고지에 있었다.

 

 둘 다 자신들의 나라의 전통적인 무복을 입고 있었는데 단리소운은 긴 머리를 단정히 묶었고 온통 새까만 무복을 입고 키레이 하야토의 도만큼 긴 검을 허리에 차고 있었다.

 

 "......"

 

 "......"

 

 둘은 처음에는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서로를 견제하는 듯 눈만 쳐다보며 묵묵히 서 있기만 하였다.

 

 결국 먼저 움직인 것은 단리소운이었다. 단리소운은 차분한 걸음으로 천천히 키레이 하야토 쪽으로 걸어갔다.

 

 [아! 단리소운 선수가 먼저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키레이 하야토 선수의 장기가 발도술이기 때문에 먼저 다가가는 것은 불리할 텐데요.]

 

 [그렇습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왕장호 선수처럼 한 수에 끝이 날 수가 있습니다.]

 

 자신의 범위 안에 들어오기만 한다면 키레이 하야토는 망설이지 않고 도를 휘두를 것이다.

 

 두 해설자의 말처럼 도를 뽑을 준비를 하고 있는 키레이 하야토 선수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은 무모해 보였다.

 

 저벅저벅

 

 하지만 그런 사람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단리소운은 바닥에 쌓인 흰 눈을 밟으며 천천히 걸었다.

 

 한 걸음

 

 두 걸음

 

 그리고 마침내 키레이 하야토의 도가 단리소운에게 닿을 만하니 그의 도가 섬광처럼 휘둘러졌다.

 

 휙!

 

 그 순간 두 선수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움직이지 않았다.

 

 [아!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글쎄요. 제가 보기에는 하야토 선수의 도가 빠르게 단리소운 선수를 베고 지나간 것도 같습니다만......]

 

 스르릉

 

 모두의 생각과는 달리 움직인 것은 단리소운 쪽이었다. 어느새 뽑힌 검을 자신의 검집에 넣고 키레이 하야토를 쳐다보지도 않고 뒤돌아서 걸어갔다.

 

 반면의 키레이 하야토는 처음 자세 그대로 몸이 희미해지더니 사라졌다. 그의 장기인 발도술을 써먹지도 못했는지 도가 도집에 그대로 있는 상태였다.

 

 놀랍게도 단리소운이 키레이 하야토에게 빠르기로 이긴 것이다.

 

 뚜벅뚜벅

 

 키레이 하야토가 로그아웃되자 경기장이 본래의 모습을 찾았고 단리소운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자신의 대기실로 돌아갔다.

 

 [......놀랍습니다. 이번 경기의 승자는 중국의 단리소운 선수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판독기를 통해서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군요.]

 

 [그렇군요. 정말 이번 경기는 의외의 결과가 계속 만들어지는군요.]

 

 "......놀랍군."

 

 천유강도 대기실 안에 있는 화면을 통해서 이번 경기를 보고 있었다. 다른 사람은 모르지만 천유강은 방금 전의 일을 볼 수 있었다.

 

 먼저 움직인 것은 키레이 하야토이었다. 그가 도를 엄지손톱만큼 뽑았을 때, 단리소운이 놀라운 속도로 검을 검집에서 빼서 그대로 휘둘렀다.

 

 단리소운은 발도술과 같은 것은 쓰지도 않았다.

 

 발도술이라는 것은 원래 무기도 중요하지만, 칼집이 매우 중요하다. 특수하게 만들어진 칼집의 마찰력에 의해서 순식간에 도를 뽑아내어 가속도를 얻는다.

 

 이를테면 손가락 튕기기와 같다. 엄지로 중지를 막고 중지에 최대한 힘을 주었을 때 엄지를 떼는 것과 같다. 검집이 바로 그 엄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검집 안에 있을 때가 그냥 뽑혀 있을 때보다 순간 가속도면에서 훨씬 빠를 수 있다.

 

 그런 발도술을 쓰는 키레이 하야토의 스피드를 단리소운은 그냥 자연스럽게 검집에서 검을 뽑아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이긴 것이다.

 

 마치 너의 장기 정도는 정면으로 붙어도 깨부술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실력이었다. 나이도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았다. 보이기는 천유강하고 비슷한 정도였다.

 

 '역시 세상에는 고수들이 많군.'

 

 새삼 자신의 위치를 확인한 천유강은 다시 눈을 감았다. 아쉽지만 그와 만날 일은 없다. 이번에 이겨도 준결승에서 반왕과 싸워야 한다.

 

 그와 결승전에서 만난 확률은 너무나도 희박했다.

 

 [다음 경기는 반왕 쿠아칸과 인도의 기인 라심입니다.]

 

 다음 경기는 반왕의 경기였다. 라심은 손발을 휘두를 때마다 늘어나는 신기한 체형을 가지고 있었다.

 

 고무처럼 늘어나서 상대방을 강타하고 다시 줄어들었는데 반왕과의 싸움에서는 더 신기한 것을 보여주었다.

 

 마치 화염방사기를 연상시키는 불꽃을 반왕에게 내뿜은 것이다.

 

 비록 단봉을 휘둘러 불꽃을 꺼버린 반왕에게 당해 쓰러지기는 하였지만 관중들의 눈을 즐겁게 하기는 충분했다.

 

 [8강의 세 번째 경기는 프랑스의 에슐랑 선수와 한국의 관후 선수가 대결합니다.]

 

 "와와와와~~~"

 

 [두꺼운 갑옷을 입고 있는 에슐랑 선수이기 때문에 관후 선수의 비도가 소용없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근접전을 예상할 수도 있는데요. 워낙에 변수가 많은 것이 전투이니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직접 보시죠.]

 

 [이번 경기장은 블랙 마쉬입니다. 사방이 늪지대이기 때문에 이것 또한 변수로 작용할 것 같군요.]

 

 [그럼 경기 시작하겠습니다. 로그인!]

 

 위잉~

 

 커다란 나무들이 즐비하여 어두운 숲속 늪지대에 두 명의 선수가 로그인되었다.

 

 늪지대여서 자칫 발을 잘못 디뎠다가는 꼼짝없이 발목을 붙잡힐 수가 있다. 그래서 섣부르게 움직일 수가 없는 지형이었다.

 

 무거운 갑주를 입고 있는 에슐랑에게는 이런 지형에서는 꼼짝달싹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에슐랑은 가만히 서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먼저 움직인 것은 역시 관후였다. 가지고 있는 비도를 날렸다.

 

 휙!

 

 땅!

 

 비도에 담긴 기의 양은 적지 않았다. 웬만한 철벽 정도는 종잇장처럼 뚫을 힘을 담겨 있었지만, 상대의 두꺼운 갑옷에도 역시 기가 담겨 있었다.

 

 땅! 땅!

 

 몇 번을 비도에 담긴 기의 양을 조절하여 던지던 관후는 곧 던지는 것을 포기했다.

 

 비도에 기를 쏘아서 보내는 것은 다른 검이나 창과 같은 것에 비해서 기의 소비량이 배는 더 든다. 그래서 앞에서 키레이 유유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공격하는 관후의 쪽이 기의 소비가 더 심했다.

 

 화살로 공격하는 것은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판단한 관후는 활을 다시 등 뒤로 묶고는 허리춤에 꽂아 넣었던 도를 꺼내 들었다.

 

 스르릉~

 

 관후는 천천히 에슐량의 주변을 돌며 약점이나 갑옷의 틈새 같은 것을 찾았다.

 

 두껍고 견고한 갑옷이었기 때문에 허점을 찾기는 쉽지 않았지만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바로 눈을 노출하기 위한 투구 앞부분이었다.

 

 그것도 아니라면 에슐랑을 늪지대로 유인하거나 밀어버려서 이기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한눈에 봐도 자신보다 몇 배는 무거울 것 같은 상대를 가까이 붙어서 밀어버린다는 것이 쉬워 보이지 않았다.

 

 '일단 후면을 공략해 볼까?'

 

 전 시합에서 무거운 양손 검을 놀라운 속도로 휘두르는 것을 보았다. 저런 육중한 갑옷과 검에서 나올 수 없는 속도였다.

 

 저 양손 검의 무게와 속도가 합해진다면 어떤 파괴력이 나올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그래서 정면에서 부딪치는 것은 피하고 철저하게 후면만 공략하기로 마음먹었다.

 

 휙

 

 캉! 캉! 캉!

 

 에슐랑의 갑옷과 부딪친 관후의 도에서 연신 불꽃이 튀었다.

 

 캉! 캉! 캉!

 

 열심히 두들기고 있지만 에슐랑은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아! 관후 선수 맹렬히 공격하고 있습니다. 16강의 키레이 유유 선수와 에슐랑 선수의 대결이 다시 재연되는 것 같습니다. 과연 관후 선수는 키레이 유유 선수와는 다르게 에슐랑 선수를 쓰러트릴 수 있을까요? 아니면 아까처럼 다시 에슐랑 선수가 한 방에 승리할 수 있을까요?]

 

 깡! 깡! 깡!

 

 수십 번을 내려쳤지만 에슐랑은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이대로는 힘만 낭비할 것이 뻔하다는 생각에 관후는 조금씩 에슐랑의 옆을 돌아 앞으로 갔다.

 

 바로 투구의 빈 부분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다.

 

 "합!"

 

 마침내 관후의 도가 에슐랑의 얼굴 부분으로 날아들었다. 이제까지 꼼짝달싹도 하지 않았던 에슐랑이었기에 이번만큼은 당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관후가 도가 에슐랑의 얼굴 부분에 파고들려는 그 순간 에슐랑의 손이 관후의 손목을 낚아챘다.

 

 꽉

 

 "윽!"

 

 순식간에 엄청난 압력에 손목에 가해졌다. 그러다 보니 도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이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점점 풀렸다.

 

 결국, 관후는 손에 들고 있던 도를 놓치고 말았다.

 

 철그렁

 

 에슐랑은 잡은 손을 번쩍 위로 들었다. 그러자 관후가 속절없이 딸려 올라갔다.

 

 휙

 

 마치 공깃돌을 집어 던지듯 던진 에슐랑에 의해 관후의 몸이 앞으로 내던져졌다.

 

 지이이이익~

 

 늪을 마치 파도를 가르듯이 긴 자국을 남기며 날아갔다. 위기의 순간이었지만 뒤에 있는 커다란 나무에 부딪히기 전에 관후는 몸을 뒤집어 겨우 땅에 설 수 있었다.

 

 "무슨 힘이 이렇게......"

 

 간신히 일어난 관후는 말도 안 되는 방어와 힘에 투덜거리기 시작했지만 그 말을 끝맺지는 못하였다.

 

 왜냐하면 앞에서 에슐랑이 무서운 속도로 뛰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

 

 무거운 갑옷을 입고 있는 것이 무색한 스피드였다. 저런 속력을 낼 수 있으면서 왜 이제까지 움직이지 않았는지 모를 일이었다.

 

 부웅!

 

 바람을 가르며 에슐랑의 대검이 관후의 허리를 동강 낼 듯 휘둘려졌다.

 

 휘리릭

 

 하지만 관후은 키레이 유유처럼 그냥 당하지 않았다. 재빨리 점프하여 그 공격을 피해냈다.

 

 "지금이다!"

 

 위기의 순간에도 관후는 허리에 있던 소검를 꺼내어 가까이 붙은 에슐랑의 투구 안을 노렸다. 그리고 관후의 소검이 정확히 투구의 비어있는 곳에 들어갔다.

 

 푹!

 

 그 순간 에슐랑의 움직임이 거짓말처럼 멈추었다.

 

 "헉! 헉! 성공인가?"

 

 아무리 두꺼운 갑옷을 입고 있더라도 투구 안은 취약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손에 찌르는 느낌이 확실히 전달되었다.

 

 아마도 이번 공격으로 쓰러질 것이 분명했다.

 

 "헤헤! 이걸로 준결승이다."

 

 관후가 좋아하고 있을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에슐랑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헐! 말도 안..."

 

 부웅!!

 

 다시 한번 에슐랑의 대검이 관후의 허리춤을 향해 휘둘러졌다.

 

 쾅!!!!

 

 방심한 사이에 휘둘러진 공격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관후도 피할 수 없었다. 단지 몸을 허공으로 띄우고 도로 막아서 피해를 최소화시켰을 뿐이다.

 

 두 동강이 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었다.

 

 "컥! 쿨럭!"

 

 하지만 에슐랑의 공격은 너무나도 강력했다.

 

 바닥에 쓰러진 관후는 무릎을 꿇고 피와 함께 내장 조각을 토해내어야 했다.

 

 부웅!

 

 하지만 마음 놓고 피를 토할 수도 없었다. 섬뜩한 소리가 들리자 관후는 그래도 몸을 뒹굴어야 했다.

 

 파악!

 

 관후가 엎드려 있던 곳에 기다란 선이 생겼다. 그리고 에슐랑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재차 공격에 들어갔다.

 

 쾅!

 

 이번에는 정확히 명중되었다. 관후는 부러진 도와 함께 허공으로 날아갔는데 그 도중에 몸이 희미해졌다.

 

 이미 막는 동시에 기절한 것이다. 어쩌면 죽었을지도 몰랐다.

 

 [너무나 강력합니다, 에슐랑 선수! 오랜 무명 시절을 겪고 좌절도 많았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이제는 절정 고수로 거듭났습니다.]

 

 [네. 어린 관후 선수도 분전했지만 에슐랑 선수의 놀라운 경기력을 이겨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나이가 어리니까 더 큰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8강의 세 번째 경기가 끝났다.

 

 다음이 천유강의 시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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