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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소유 생활기
작가 : 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7.6.28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휴머노이드 한소유가 우주를 떠돌다 도착한 이세계에 적응하며 생활하는 이야기.

 
수도 마할레스
작성일 : 18-01-23 09:30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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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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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렌 카스테야의 손이 현란하게 움직였다.

  실질적인 상처를 입었다기보단 지금껏 쌓아온 자존심에 결코 좌시할 수 없는 흠집이 생긴 탓인지, 유렌 카스테야의 창을 휘감은 검은색 뱀의 아가리는 순간 사람도 집어삼킬 정도로 쩍 벌어지며, 베타의 검, 아니 아예 베타의 손 자체를 잘근잘근 씹어먹을 기세로 쭉 뻗어 나왔다.

  허나 베타의 검은 쉬이 움직이지 않았다. 당장 검을 휘둘러 어떻게든 창의 저 찐득한 송곳니를 막지 않으면 그대로 목에 커다란 구멍이 뚫릴 것만 같았지만, 베타는 마치 석상처럼 굳어 버린 손을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창끝이 목젖을 찌르고 들어올 것만 같은 거리가 되었을 때, 그제야 유렌 카스테야의 공격을 인지한 사람처럼 거의 발작적으로 두 팔을 들어올리며, 곧 '8'자 모양으로 빠르게 휘저었다.

  카가강!

  다시 한 번 귀가 먹먹해지고, 눈을 자극하는 밝은 스파크가 순식간에 베타와 유렌 카스테야의 몸을 휘감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두 무구武具가 빚어낸 승부엔 승리자와 패배자가 없었다. 대신 아까와 마찬가지로, 흡사 자석과 자석의 같은 극을 억지로 맞닿게 한 것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질색을 하며, 피어 오른 먼지 바람을 일순 사방으로 흩어지게 할 만큼 엄청난 반발력과 함께 거칠게 떨어져 나갔다.

  푹.

  하지만 그건 순전히 무구武具들이 격돌하고 난 후의 결과.

  유렌 카스테야는 삽시간에 자신의 손에서 벗어난 창을 잠시 어이가 없다는 양 쳐다보다, 곧 자신의 심장을 노리고 화살처럼 쏘아진 베타의 얇은 철검을 피하기 위해 다급히 몸을 옆으로 굴렸다.

  그 뒤를 베타의 철검이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횡으로 휘둘러지는가 하면, 어떤 때는 직선으로 그어질 때가 있었고, 또 어떤 때는 대각선으로, 어떤 때는 아래에서 위로, 그리고 다시 어떤 때는 순간 '팡!' 귓속을 따갑게 찔러드는 날카로운 찌르기로 유렌 카스테야를 순식간에 궁지로 몰아넣었다.

  흡사 나비의 움직임을 그대로 본뜻 것 같은 움직임, 허나 옅은 바람에도 필사적으로 날개짓을 이어가는 보통의 나비와는 달리, 베타의 철검이 그려 내는 나비는 오히려 그런 바람을 갈가리 찢어발길 것 같은 강철의 날개를 지니고 있었다.

  고작 몇 번의 날개짓으로, 대기가 소름이 끼칠 정도로 뎅겅뎅겅 잘려 죽어 버렸던 까닭이었다.

  그러나 불사의 기사단이란 명성이 마냥 도박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듯, 금방이라도 따라잡혀 저 종이 같은 칼날에 얇게 저며질 것만 같던 유렌 카스테야가 돌연 반격을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을 소모한 뒤가 아니었다.

  창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무기였다는 양, 한순간에 허리춤의 롱소드를 빼내 들더니 예의 그 시커먼 뱀을 잔뜩 두르고서, 또다시 베타의 철검과 본격적으로 맞부딪히기 시작한 것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검은 기운에 둘러싸인 유렌 카스테야가 훨씬 압도적인 것 같은 상황을 연출하고 있었으나, 정작 그 속에서 검은색 칼과 종이 같은 철검을 맞대는 베타는 더할 나위 없이 여유로운 얼굴이었다. 물론 로봇이기에, 별 다른 감정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었지만, 밀리기는커녕 막상막하의 줄다기를 지속 중인 것으로 보아, 저 여유로운 표정이 어쩔 수 없이 지어져 있는 것은 아닌 듯했다.

  "유렌 카스테야의 몸은 기본적으로 무척이나 유연합니다. 다시 말해, 본래 창보단 검을 더 잘 사용한단 뜻이지요. 높은 확률로 베타가 밀리겠군요."

  마더, 알파의 무감동하기 그지없는 말이 서로 입을 꾹 다문 채 검을 휘두르는 유렌 카스테야와, 베타의 행동에 의해 생겨난 거친 바람결에 휩쓸려 사방으로 번져 나갔다.

  마더의 말이 이어졌다.

  "하지만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소유 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대로 지켜보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될 경우 소모될 시간은 천정부지로 늘어날 것입니다."

  "얼마 정도?"

  몇 발자국 발을 옮겨 성문을 지나는 문턱에 발을 걸쳐 놓고, 가만히 뒤를 돌아 베타와, 유렌 카스테야가 그려가는 먹빛과 흰빛의 화려하면서도 신비스런, 꼭 꽃잎만 수백 개가 존재하는 꽃이 활짝 피어난 것처럼 한데 어우러진 두 개의 빛을 사방으로 흩어 내며 구성된 성단星團을 가만히 바라보던 소유가 묻자, 그녀를 따라 마찬가지로 반쯤 열린 검문소의 작은 문, 그 틈새로, 바깥에 일어난 일을 구경 중인 뚱뚱한 체구의 검문관을 확 밀치며 문을 열어젖힌 알파, 마더가, 거푸 그 자그맣고 붉은 입술을 움직였다.

  "약 3시간 내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승률은 비등비등합니다. 하지만 유렌 카스테야는 '인간'이란 종족의, 그러니까 체력적인 한계가 있으니, 아마 시간이 가면 갈수록 유리한 쪽은 베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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