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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메를린의 친구 프리드의 친구
작가 : 티안
작품등록일 : 2017.8.18

메를린의 바램을 들어주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한 어릿광대의 이야기.

 
09. 스프링 몽키 토벌 (4).
작성일 : 18-01-22 23:40     조회 : 286     추천 : 0     분량 : 5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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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에르의 이야기를 이미 스프링 몽키를 통해 들었었던 그레이트 몽키는 피에르를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더군다나 정령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었던 바, 안 그래도 마을을 습격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차였다.

 

 다른 그레이트 몽키들도 설득해야 했기에 시간이 다소 걸렸지만 만약 토벌대가 오지 않았다면 토벌대를 모집하지 않았다면 필시 마을을 습격했을 터였다.

 

 "이런! 용병과 병사들은 빠지고, 나머진 모두 그레이트 몽키를 막아!"

 

 대검을 가진 자가 그렇게 소리쳤다. 그러나 그 직후 다시 한 번 이어진 두 마리 그레이트 몽키의 포효에 저마다 몸이 굳었다. 쓰러졌던 그레이트 몽키는 닥치는 대로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거기에는 일부 스프링 몽키들도 있었기에 사람들이나 몽키들이나 모두 피하기 급급했다.

 

 피에르의 앞에 선 그레이트 몽키 역시 움직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거의 4m에 육박하는 그레이트 몽키는 아예 납작하게 만들어주겠다는 듯 손을 들어 피에르를 향해 그대로 내리쳤다. 후웅- 고작 손을 내리치는 것만으로 바람이 일었다.

 

 "웃!"

 

 도약하듯 뒤로 점프해 그레이트 몽키의 손을 피한 피에르였으나, 몸의 균형이 흐트러져 데굴데굴 바닥에 몸을 굴렀다. 남은 그레이트 몽키가 다른 이들을 공격하면서 나오는 비명이 귓가를 때렸지만 피에르는 그런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당장 눈앞의 그레이트 몽키를 피하는 데에 급급했으니까.

 

 탓 타탓- 얼른 일어서서 그레이트 몽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달리는 그를 우습다는 듯 한 번 바라본 그레이트 몽키가 그 자리에서 한 번 높이 점프했다. 4m 가까이 되는 그레이트 몽키가 30cm 가까이 위로 떠올랐다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쿠웅! 큰 소음이 울리면서 바닥과 나무 위에 있던 스프링 몽키마저 부웅- 위로 몸이 떠올랐다. 조준했던 드로벨의 화살이 그로 인해 엉뚱하게 바닥 쪽으로 쏘아지고, 조준했던 여마법사의 마법 역시 엉뚱하게 도망치려던 용병과 스프링 몽키들 쪽을 맞추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피에르 역시 몸이 부웅- 위로 떠오른 것은 마찬가지. 리더 격인 듯한 대검의 남자가 뭐라 고래고래 소리치지만, 그의 귀에 들어올 리 만무했다. 씨익- 입 꼬리를 말아 올린 눈앞의 그레이트 몽키가 곧바로 위로 떠오른 피에르를 잡기 위해 손을 뻗었으니까. 이것저것 가릴 때가 아니다. 당장 목숨이 위태로울 판에 정령의 힘을 빌리지 않을 순 없었다.

 

 "큭..."

 

 신음을 흘린 피에르가 속으로 외쳤다. 메를린! 프리드!

 곧바로 허공에 나타난 메를린과 프리드 중, 메를린의 몸에서 일순 푸른빛이 나는가 싶더니, 이내 손을 위로 뻗어냈다. 삽시간에 그 자리에 형성된 안개가 그레이트 몽키를 집어삼켰고, 그 안으로 프리드가 쏙- 들어갔다.

 

 우키이이익-! 슬픈 것 같기도 하고, 어쩐지 분노 같기도 한 몽키의 비명이 안개 속에서 흘러나오고, 쿵! 무릎을 꿇은 그레이트 몽키가 돌연 주먹 쥔 손으로 제 가슴을 탕탕 치기 시작했다. 정령궁사인 드로벨이 경악한 눈으로 그 모습을 바라봤다.

 

 한편, 다른 이들을 공격하던 3m 정도 크기의 그레이트 몽키는 동료 그레이트 몽키가 당하는 것 같자 다시금 큰 포효를 내질렀다.

 

 키우우우우우우!

 아카데미 출신과 기사들의 협동 공격에 이미 피투성이가 되었던 그레이트 몽키가 특유의 스프링 꼬리를 이용해 바닥을 튕겨 곧바로 안개 속에 있는 그레이트 몽키에게 쏜살같이 나아갔다.

 

 "브레이크 짐렛!"

 

 마치 화살을 쏜 것 마냥 빠르게 나아가는 그레이트 몽키에게 얼음송곳 여러 개가 그레이트 몽키의 위에서 떨어져 내렸다. 등에 얼음송곳이 박히곤 그대로 부서져 사라지는 것에 이어서 불꽃의 드릴이 그 등에 작렬했다.

 

 "우키에에에에엑!"

 

 고통에 찬 비명이 연이어 그레이트 몽키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쿠구구구궁- 안개 속의 그레이트 몽키에게 닿기도 전에 바닥에 몸이 끌리면서 쓰러진 그레이트 몽키의 몸 위로 대검의 남자가 떨어졌다.

 

 그는 떨어져 내리면서 대검을 그대로 몽키의 목에 박아 넣었다. 그는 스프링 몽키가 곧잘 나무를 타다가 매달린 줄을 타고 여기저기 이동하는 것처럼 똑같이 줄을 잡고 흡사 그네 타듯 그레이트 몽키의 몸 위로 떨어진 것이다.

 

 우키기이이이익-

 그 즈음 안개 속에서도 그레이트 몽키의 비명이 들리고, 그것이 끝이었다는 듯 안개가 걷혔다. 메를린과 프리드가 그레이트 몽키를 상대하면서 자연히 바닥으로 떨어졌던 피에르는 힘겨운 몸을 이끌고 근처 나무에 등을 기댄 상태였다. 요즘 들어 툭 하면 정령 마력이 뭉텅이로 빠져나가는군. 그런 생각을 하며 슬쩍- 웃었다.

 

 상대방이 가장 슬퍼하는 환영을 보여주는 '슬픔의 안개' 역시 메를린의 특기 중 하나였다. 그리고 다시금 새삼 느끼는 거지만, 역시 프리드의 힘은 무서웠다. 분명 상대를 속이는 건데, 그걸 믿으면 그 속임수가 실제가 되어버리니...정말 사기 같은 힘이지 않은가.

 

 거기까지 생각했을 때, 서 있기만 했던 4m의 그레이트 몽키 역시 바닥으로 쓰러졌다. 스프링 몽키가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고, 대검의 남성이 정신 차리고 한 놈이라도 더 죽이라고 소리쳤다. 스프링 몽키들은 자기들이 당한 걸 절대 잊지 않고 복수를 하는, 복수의 개념을 아는 족속들이었다.

 

 그러니 괜히 놔둬봤자 나중에 복수하겠답시고 사람들과 사람들의 마을을 습격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건 지휘자였던 그레이트 몽키들이 모두 죽게 되자, 본인들의 수가 아직까지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패닉에 빠져 도망치려만 한다는 것이다.

 

 의외의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그건 바로 그레이트 몽키가 죽을 시 일반 스프링 몽키들은 전의를 상실한다는 사실이다.

 

 "젠장, 이거 아직도 수가 너무 많은데?"

 

 "괜찮아, 봐! 모두 겁먹어서 도망치기 바쁘잖아?"

 

 곧 살아남은 병사와 용병들이 도망치는 스프링 몽키들을 한 놈이라도 더 죽이기 위해 쫓기 시작했다.

 

 부상을 입어 혼자서 죽이긴 힘든 이들은 여지없이 경미한 부상을 입은 이나 다른 이의 도움을 받아 한 마리씩 스프링 몽키들을 처리해갔고, 몸을 가누기 힘든 이들과 아카데미 출신 사람들을 제외하곤 그 자리에 더 이상 남아있는 사람과 스프링 몽키들은 없게 되었다. 한편, 피에르는 스프링 몽키를 쫓는 이들을 보면서 작게 중얼거렸다.

 

 "...이긴 것 같구나..."

 

 [피에르, 피에르! 괜찮아?]

 

 [피에르! 아파? 어디 아파? 아프지 마라! 나쁜 원숭이들 내가 다 혼내줬다!]

 

 메를린과 프리드는 그를 부르며 그렇게 얘기했다. 피에르가 살짝 미소 지었다.

 

 "괜찮아..."

 

 [피에르는 바보! 바보다!]

 

 프리드가 그렇게 소리치자, 메를린 또한 그에 긍정하며 소리쳤다.

 

 [맞아, 맞아! 피에르는 바보야!]

 

 갑자기 화를 내는 두 정령의 모습에 피에르가 반쯤 감긴 두 눈을 끔뻑였다.

 

 [좀 더 빨리...좀 더 빨리 부르지 그랬어...]

 

 메를린이 서글픈 음성으로 얘기했다. 비애의 정령이 서글퍼하고 있다?

 

 [피에르는 바보다! 빨리 부르란 말이다! 피에르 죽을 뻔 했다! 피에르 바보다!]

 

 프리드가 그렇게 얘기하며 씩씩 화를 냈다. 이들의 반응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것도 잠시, 이내 피에르가 살짝 웃는다.

 

 "둘 다 나 걱정해준 거야? 고마워...그리고 미안해... 너희들을 부르면 너희가 사람들에게 구경거리가 될까 봐..."

 

 [피에르는 진짜, 진짜 바보다. 그런 걸 왜 생각하나?]

 

 프리드의 말에 응? 하고 고개를 든 피에르. 그런 그에게 메를린이 얘기했다.

 

 [그런 건 상관없어 피에르. 피에르가 좋으면 우리도 좋아. 피에르는 항상 사람들이 바라봐주잖아.]

 

 [맞다, 맞다! 피에르 사람들이 봐주는 걸 좋아한다! 그런데 피에르는 우리 보이는 거 싫어한다. 이상하다. 피에르 좋으면서 우리 보이는 건 싫어한다. 피에르가 피에르답지 않다.]

 

 그러면서 시무룩해 하는 프리드의 머리를 메를린이 쓰다듬어주었다.

 

 "아니...나는..."

 

 내가 나답지 않다니...적지 않게 당황한 피에르에게 메를린이 말을 이었다.

 

 [피에르가 좋으면 우리도 좋아. 그러니까 망설이지 마 피에르.]

 

 그 말에 망치로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표정이 된 피에르가 허, 하고 웃었다. 이제 보니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거였던가? 그러고 보면 제약을 건 건 비단 이것 뿐 만이 아니라 정령들도였다. 정령들은 자신이 사람들에게 보여 지는 게 싫다고 얘기한 적도 없었다.

 

 구경거리가 되는 것은 그저 저 혼자로도 족하다고. 그렇게 생각했을 뿐이었는데, 어느 샌가 그것이 큰 족쇄가 되어 스스로에게 제약을 걸고 있었나보다. 게다가 메를린은 망설인다는 것까지 알고 있었던 듯했다.

 

 나도 참...바보같이...

 조그맣게 피에르가 중얼거렸다.

 사람들에게 정령들을 보이는 것이 결국 구경거리가 되게 하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이는 어디까지나 다른 이들의 시선일 뿐이다. 자신은 항상 구경거리가 되면서도 즐거워하고 있는데, 왜 멋대로 그렇게 생각했을까? 정령이 드러남으로 인해 접근하는 사람들. 그로인해 얽매일 관계를 두려워했다.

 

 또 그로 인해 남들에게 이용당하지 않을까. 그로 인해 자신이 정령들을 도구 부리듯 '이용'하게 되지는 않을까. 정령 또한 생명이건만, 이들에게 부탁이 아닌 명을 내리게 될까봐. 그리고 정령들은 그런 말도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멋대로 싫어할 거라고 생각해버렸었다.

 

 이게 정령들을 위하는 거라고 생각했었건만, 도리어 정령들과 점점 멀어지게 하는 거였었다. 정작 정령들의 의사도, 생각도 물어보지 않고서. 멋대로 지레짐작하고 멋대로 결정해 행동했다.

 

 정말 교만하기 그지없는 행동이었고 모순적인 행동이었다. 자신은 남들의 구경거리가 되는 것을 좋아하는 주제에. 다른 사람은 싫어할 거라 생각하고 되선 안 된다고 생각하다니...

 

 두려워할 필요가 뭐가 있을까? 정령들이 이렇게나 자신을 아껴주는데, 그리고 자신 또한 이렇게 정령들을 아껴주는데. 그리고 정령들의 의사조차, 생각조차 물어보지 않고서 멋대로 지레짐작하고 행동해버리고. 이 얼마나 교만하단 말인가.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정령들보다 나은 존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것이 행동으로 드러난 것이 아닌가.

 

 "미, 안해..."

 

 피에르의 입에서 사과가 튀어나오며 눈에선 눈물이 흘러내렸다. 언제인가 만난 적이 있던 엘프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인간은 그 어떤 생물보다 이기적이고 교만해서 정령과 사이좋게 지낼 수 없어."

 

 맞는 말이다. 인간은 이기적이고 교만하다.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더는 정령과 소통할 수조차 없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질 것이다. 이제 더는 겁먹지 않으리라. 더는 숨기지 않으리라. 이제는 당당히 드러낼 것이다. 나와, 나의 정령 친구들을.

 

 [피에르 울어?]

 

 [울지 마라 피에르! 울지 마라!]

 

 메를린이 물어보고, 프리드가 소리쳤다. 피에르의 눈에선 눈물이 계속 흘러나왔지만, 메를린은 이내 그것이 슬픔의 눈물이 아님을 느낀 듯 빙그레 미소 지었다.

 

 [아냐, 피에르 안 울어! 그래도 피에르 눈물 맛있어 보여. 그렇지만 저거 슬픔이 아니야.]

 

 그게 무슨 소리냐며 프리드가 머리 위로 물음표를 띄웠다.

 

 "미안, 정말 미안해...그리고...고마워 얘들아."

 

 내 잘못을 깨닫게 해줘서. 고마워. 스륵- 피에르의 눈이 감겼다. 메를린과 프리드가 정령계로 돌아가고, 뒤늦게 다가온 드로벨이 피에르를 가만히 응시했다. 곧 드로벨이 입을 열었다.

 

 "정령..."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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