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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 이차원 헌터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9.13

 
크러쉬 (5)
작성일 : 18-01-22 14:18     조회 : 272     추천 : 0     분량 : 9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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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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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32강에서 B조의 경기가 있는 날이다. A조인 천유강은 오늘 경기가 없기에 컨디션 조절에만 신경 쓰며 스트레칭에 열중하고 있었다. 한참을 스트레칭하고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서 냉장고를 뒤지고 있을 때였다.

 

 띵동~ 띵동~

 

 갑자기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누구지?”

 

 내일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있기에 배대강과 배연아 남매는 천유강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다. 그 둘을 제외하면 집에 들를 사람이 없는데 들려오는 초인종 소리에 천유강이 고개를 갸웃했다.

 

 “누구세요?”

 

 혹시 모르는 불청객에 대비하여 언제든지 출수할 수 있게 기를 끌어올린 상태에서 조심스럽게 문 앞으로 갔다.

 

 이모부인 전왕과 국가 차원의 지원이 있으므로 천부경의 후예를 노리는 자들에게서 안전해질 수 있었지만 이미 여러 가지 이유로 천유강의 신원이 노출된 상태다. 하지만 천유강의 우려와는 달리 문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청량한 여자 목소리였다.

 

 “나야~ 오빠!”

 

 모르는 목소리가 아니었다. 아니 사실은 조금 전까지 들었던 목소리였다.

 

 벌컥~

 

 “짜잔! 서프라이즈!”

 

 조금 전에 보았던 소녀, 에스델이 천유강의 눈앞에서 해맑게 웃고 있었다.

 

 “잠깐, 왜, 아니, 어떻게 여기 있는 거야?”

 

 에스델은 아르헨티나 국적의 소녀다.

 

 아르헨티나라고 하면 비행기를 타고도 수 시간을 타야 도달할 수 있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다. 오고 싶다고 해서 쉽게 오고 갈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헤헤~ 놀랬지? 나 이제 한국에서 살 거야.”

 

 “한국에서? 그건 좋은 일이지만, 그렇게 갑자기?”

 

 아르헨티나의 치안은 좋지 않다. 특히 에스델처럼 어린 여성, 그리고 아름다운 미모의 여성에게는 조심해야 할 것이 많은 나라긴 했다. 그래서 에스델이 아르헨티나에 산다고 했을 때 조금은 걱정되긴 했으나 이렇게 갑자기 올지 몰랐다.

 

 “응! 지후 오빠가 제안해서 가족이랑 다 같이 왔지.”

 

 “그래?”

 

 전에 신지후가 천유강에게 에스델의 연락처를 물어본 일이 있었다. 그때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이런 일을 벌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응! 그 오빠의 길드가 우리 기사단에 이것저것 지원을 많이 해서 친밀도가 급격하게 올랐거든 사실 그동안 우리 기사단의 제일 큰 문제였던 재정적인 문제가 지금은 많이 해소된 상태야. 물론 그건 오빠가 그 길드에 소속되어 있다는 게 컸지.”

 

 신지후는 천유강의 말을 듣자마자 빔 나이트와 친밀도를 올릴 좋은 기회라고 판단하고 직접 기사단의 사람들과 만나 이미 많은 진전을 이룬 상태다.

 

 빔 나이트의 명성과 기술력이 신지후의 자금력이 만나서 서로 좋은 결과를 이끄는 데 성공했다.

 

 물론 앞으로도 자금 지원에 따라서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 거고 앞으로 둘의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는 미지수지만 현재로서는 서로 좋은 거래를 했다.

 

 그리고 신지후로서도 앞으로도 계속 좋은 관계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확증이 필요했다. 그게 바로 에스델이었다.

 

 사실 에스델 자신도 인지하지 못했지만 기사단 활동을 헌신적으로 해 많은 공적을 쌓은 상태다. 위험한 임무마다 참여했고 기사단 사람들과의 인맥도 좋고 대외 활동을 통한 명성도 높다.

 

 사실 지금 상태라면 지원부의 부장도 맡을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신지후와 손잡으면서 그 가능성이 더 높아졌지만 아직 그런 정치적인 활동에는 관심이 없는 그녀다.

 

 그래서 신지후는 에스델과 그녀의 가족들을 모두 한국으로 불러들이면서까지 관계를 돈독히 하려 한 것이다. 이미 길드에만 들어오지 않았을 뿐이지 길드 사람이랑 다름이 없었다.

 

 “그래서 요기 근처에 집까지 얻었지.”

 

 “학교는?”

 

 “그것도 이미 다 손을 써 뒀더라고. 내일부터 요 앞에 있는 고등학교로 가. 그리고 내 동생도 그렇고.”

 

 역시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서 그런지 추진력이 대단했다. 이미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이 필요한 모든 것을 다 준비한 상태다. 그것도 불과 며칠 만에.

 

 “오빠가 이 근처에 살고 있다고 해서 오늘 놀러 왔지.”

 

 “그래서 아까 그런 말을 한 거구나?”

 

 “그래. 난 오빠도 알고 있는지 알았지. 지후 오빠가 말을 안 했나 보네?”

 

 “아` 사실 요즘 바빠서. 그래서 아마 말 안 해줬을 거야.”

 

 “그래? 뭐 그럴 수 있지.”

 

 “그래서 집하고 환경은 마음에 들어?”

 

 “그럼 당연하지. 이제까지 살던 집과 비교하면 지금 집은 궁궐이야. 내 방도 있는데?”

 

 그렇게 말하는 에스델의 표정이 정말로 밝았다. 사춘기를 훌쩍 지난 소녀였기에 자기 방이 생긴 것이 가장 기쁜 것이다.

 

 “그럼 다행이네. 점심은 먹었어?”

 

 “아니, 아직.”

 

 “그럼 같이 먹을까?”

 

 “어, 진짜? 잠깐만 나 집에 밥 먹고 간다고 문자 좀 하고.”

 

 잠시 후 문자를 보낸 에스델이 다시 천유강의 팔짱을 끼고 즐겁게 말했다.

 

 “자~ 가자, 오빠. 나 배고파서 뱃가죽이 등에 붙은 거 같아.”

 

 아직 어린 소녀였지만 아르헨티나 사람이라서 그런지 묵직한 무게가 천유강의 팔에 느껴졌다. 하지만 천유강은 크게 내색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가자.”

 

 ***

 

 “아 진짜 맛있게 먹었다.”

 

 진짜로 평소 먹는 거에 두 배 이상을 먹은 에스델이 자신의 배를 두들기며 웃었다.

 

 “맛은 어땠어? 입에는 맞아?”

 

 국적이 다르기에 밥이 입에 맞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에스델은 기분 좋게 웃으며 말했다.

 

 “진짜 맛있었어. 고마워 오빠.”

 

 “그래 그럼. 집까지 데려다줄게, 가자.”

 

 “응. 우리 집은 저쪽이야.”

 

 ***

 

 《LOG IN》

 

 “화진 언니는 역시 여기서도 예뻐요. 근데 아직 종족 결정을 안 한 거예요?”

 

 “응. 사실 그렇게 디멘션에서 열심히 사냥하는 편이 아니라서 레벨도 그렇게 높지 않아. 그리고 사실 아직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넌 엘프로 선택한 거지? 예쁘다. 큰 귀도 잘 어울려.”

 

 “고마워요. 언니. 제가 활을 다루니까. 엘프가 제격이겠더라고요. 그래서 고민도 하지 않고 선택했어요. 그러나저러나 이렇게 예쁜 여성 둘이 왔는데도 남자들은 아직도 저러고 있네요.”

 

 “할 수 없지. 내일, 아니 이제는 오늘이지, 오늘 중요한 경기가 있잖아.”

 

 챙~ 챙~ 챙~

 

 디멘션의 안에서도 사람이 잘 오지 않는 공터에서 천유강, 배대강, 배연아, 그리고 수화진이 만났다.

 

 천유강이 시합 준비 때문에 방해될까 봐 연락하지 못했기 때문에 디멘션에 접속해서야 네 명이 모두 만날 수 있었지만, 천유강과 배대강은 만나자마자 저렇게 계속 대련만 하고 있었다.

 

 “이렇게 맞붙는 게 얼마 만이냐?”

 

 천유강의 날아오는 공격을 도끼로 막은 후에 배대강이 공격을 날리며 소리쳤다. 그리고 천유강 역시 그 공격을 스치듯이 피하며 대꾸했다.

 

 “1년이 넘었다.”

 

 어렸을 때는 자주 대련을 하던 둘이었지만 그 횟수가 너무 많아지다 보니 이제는 다른 사람과의 대련이 필요하다고 느껴 한동안은 대련하지 않았다.

 

 디멘션 상에서는 둘의 레벨 격차가 크다 보니 파티도 맺기 힘들었지만 요 몇 달 동안 천유강이 폭렙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천유강의 레벨이 더 높아졌다.

 

 붕~

 

 같은 또래에서는 적수를 찾기 힘들었기 때문에 배대강과의 대련은 언제나 재미있고 배울 점이 많았다. 그래서 중요한 지금 배대강과의 대련을 선택한 거다.

 

 수십 합이 지나고 수백 합이 지날 동안 둘의 싸움에 결과가 나지 않았다. 서로 장단점을 잘 알고 있었기에 마치 짠 것처럼 둘의 움직임에는 빈틈과 실수가 없었다.

 

 결국, 지루해진 건 기다리고 있던 배연아였다.

 

 “그만!!! 이 짓만 온종일 할 셈이야. 이제 충분하니까 멈춰!”

 

 배연아의 외침의 둘의 움직임이 한순간에 멈췄다.

 

 “더 해봤자. 얻는 것도 없겠네. 대충 마무리하고 이제 정리해.”

 

 치열한 싸움이었지만 더 지속돼도 같은 행동의 반복이라고 느낀 배연아가 제안했다. 천유강과 배대강 역시 같은 생각이었는지 군말하지 않고 그 자리에 바로 앉아서 이번 싸움을 복기했다.

 

 “이제 진짜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될 거에요 언니. 그동안 먹을 거나 준비하고 있죠.”

 

 “그럴까?”

 

 남자들이 명상에 빠져 있는 동안 여자 둘은 준비해 왔던 간식거리를 세팅했다. 디멘션에 있는 간식들은 언제나 최고급의 맛과 향을 자랑한다.

 

 더군다나 아무리 먹어도 실제 몸이 살찌는 경우가 없다. 그래서 현실에서 다이어트 하는 여자들은 디멘션에서 폭식한다.

 

 “자~ 이제, 목 좀 축여보자.”

 

 먼저 일어난 배대강이 준비해 놓은 쿠키를 한 손에 집어 들고 다른 손으로 탄산음료를 집으며 말했다.

 

 배대강과 쿠키를 세 개쯤 먹었을 때 천유강도 일어나 합세했다.

 

 “저번 경기를 보고 놀라지 않으셨나요, 화진 양?”

 

 “처음에는 좀 무서웠는데 나중에는 익숙해지더라고요. 의미 있는 경험이었어요.”

 

 “무리해서 보지 않으셔도 됩니다. 실제 피가 튀기는 모습이 고스란히 보이니까 이런 경기를 바로 코앞에서 보는 건 남자들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에요.”

 

 “괜찮아요. 이겨낼 수 있어요. 그리고 그래야 하고요.”

 

 이렇게까지 말하니 천유강도 군말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고 간식을 집어 먹기 시작했다.

 

 “음, 구러니까. 오늘 대붜는 켁켁~~ 했냐? 대비.”

 

 “다 씹고 좀 말해, 더럽게.”

 

 배연하가 자신에게 날아오는 음식물을 보고 기겁하며 소리쳤다.

 

 “아니, 특별히 한 건 없지.”

 

 “하긴 지금 네가 다른 게 눈에 들어오겠냐? 4강 경기가 반왕인데.”

 

 대진표대로 치러지고 천유강과 반왕이 계속 승리한다면 4강에서 만나게 된다. 반왕이 올라가는 것은 거의 확정이니 천유강만 이기면 만날 수 있다.

 

 “어차피 다들 숨긴 한 수가 있을 거야. 괜히 준비하고 연구한답시고 그 선수에 대해 편견이 생기면 더 나쁠 수 있다.”

 

 “그건 그래. 특히 다음 에스퍼는 무슨 짓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족속들이니까.”

 

 “에스퍼들이 다들 좀 특이하긴 하지.”

 

 그 말을 듣고 있던 배연아가 갑자기 생각난 듯 말했다.

 

 “그러고 보니, 신지현 걔도 에스퍼라 그랬지?”

 

 “그래 맞아. 예전에 만났을 때도 정신 감응 능력을 썼으니 지금은 더 발달해 있겠지. 물론 지금은 그때 일을 기억도 못 하지만.”

 

 그 말을 하고 갑자기 우울해진 듯, 배대강은 씹던 입도 멈추고 침울한 표정을 했다. 아마도 아직 신지현과 진전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쪽 가문이 원래 혈족 계열로 유명하잖아. 그러고 보니 지후 오빠도 에스퍼지, 아마?”

 

 “그렇겠지. 지후 형도 그쪽 피를 잇고 있으니까.”

 

 “그럼, 지후 오빠 능력이 뭔 줄 알아?”

 

 그 말에 한참 생각하던 배대강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들어본 적이 없네. 유강아, 넌 아냐? 요 며칠 붙어 다녔잖아.”

 

 “아니야. 나도 몰라.”

 

 “그래? 뭐 에스퍼 계열은 자기의 능력을 남에게 잘 안 알리니까 그럴 수 있지.”

 

 천유강이 과학 대륙에서 만난 아주라 사제들도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걸 보면 잘 알 수 있듯이 에스퍼들의 싸이킥 능력은 저마다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에스퍼들은 자신의 능력을 남에게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는데 자신의 능력이 뭐가 있는지 상대가 아는 순간 승률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지후도 자신의 지인 몇 명을 제외하고는 능력이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았다.

 

 “지후 형에게 도와달라고 하는 건 힘들겠지?”

 

 배대강의 말에 천유강이 고개를 저었다.

 

 “형 바쁜데 괜히 부담 주고 싶은 생각 없다. 그리고 이미 상대의 능력이 대충 뭔지 안 이상 그런 것도 필요 없어.”

 

 전에 본 상대의 능력은 주변의 물체를 조종하는 염동력과 사물을 날카롭게 만드는 물체 변환 능력이었다. 두 능력의 조합이 까다롭긴 하지만 크러쉬 본선에게 그 정도 고난은 예상 안이다.

 

 “그러네. 그럼 지금은 편하게 먹기나 하자. 유강이 넌 디멘션에서 이런 호사도 안 누리고 살잖아.”

 

 “그건 그렇지.”

 

 “오늘은 화진 언니도 있으니 얘기나 많이 하다 가자. 그리고 언니 오늘도 온다니까 유강 오빠는 영광으로 알아.”

 

 그 말에 천유강이 수화진을 보고 물었다.

 

 “오늘도 오시나요? 요즘 바쁘실 텐데.”

 

 “아니에요. 저도 꼭 유강 씨 경기 보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화진 양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할게요.”

 

 “큼~~!”

 

 분위기가 약간 기묘해지자 배대강이 먹다가 사레가 걸린 듯 약하게 헛기침을 했고 그걸 본 배연아가 산통을 깬 배대강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살짝 치고는 웃으며 말했다.

 

 “아‥하하. 다행이네요. 화진 언니 응원이라면 꼭 오빠가 이길 거예요. 그리고 평소에는 매일 오빠 둘이랑 있느라 재미없었는데 오늘은 언니가 있어서 좋아요.”

 

 “나도 즐거워.”

 

 수화진이 환하게 웃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 배대강이 가지고 있던 콜라병을 위로 올린 다음 소리쳤다.

 

 “그래 지금은 실컷 마시고 놀자.”

 

 그렇게 네 사람은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LOG OUT》

 

 ***

 

 역시 많은 사람의 관심 속에서 크러쉬의 16강 경기가 시작되었다. 16강의 첫 경기는 키레이 유유와 프랑스의 흑기사 에슐랑이다.

 

 쿵!

 

 에슐랑은 온몸을 뒤덮은 두꺼운 갑옷을 장착하고 나왔는데 머리서부터 발끝까지 이쑤시개 하나 들어갈 자리가 없어 보였다. 마치 중세의 기사처럼, 아니 만화에서나 나오는 리빙 아머처럼 갑옷만 홀로 움직이는 듯했다.

 

 키레이 유유는 키레이 하야토의 여동생이었다. 그녀는 그녀의 오빠와는 달리 등 뒤에 도를 두 개나 착용하고 나왔다. 등 뒤에 검집이 있다는 것은 발도술을 펼치지 않는다는 뜻과 같다.

 

 이도류라는 것은 듣기에는 그렇듯 할지 모르지만 실용적이지 못하다.

 

 검을 두 개를 든다고 해서 두 사람이 덤벼드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올 수 없다. 오히려 힘이 분산되기 때문에 한 손만으로 검을 잡는 것보다 더 힘들 수 있다.

 

 때문에 이도류 도법을 대성한 사람은 일본 수천 년 역사 속에서도 오직 전설의 사무라이인 무사시가 유일했고 사실 그마저도 어디까지 사실이 부풀어졌는지 알 수 없다.

 

 "이번 경기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16강까지 진출한 키레이 유유와 역시 예상 밖의 성적을 보이고 있는 에슐랑 일명 데스나이트의 경기입니다. 다른 경기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이번 경기는 결과를 예상하기 힘들게 만드는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키레이 유유 선수는 키레이 가문의 발도술을 버리고 이도류를 사용하는 것이 참 의외였죠. 힘이 센 남성들도 다루기 힘든 도 두 개를 저렇게 가냘프게 보이는 몸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게 놀라울 뿐입니다. 반면에 관중들이 붙여준 별명이죠. 데스나이트 에슐랑 선수. 이 선수는 프랑스 지역 대회에서 간혹 나오기는 했지만 좋은 성적을 보이지 못했던 선수입니다. 그런데 오늘 크러쉬 대회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16강이나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습니다. 과연 그의 독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그 결과가 기대됩니다."

 

 "자 경기장이 선택되었습니다. 이번 경기장은 플레임 레이크입니다. 이 지형은 참 거동하기 힘든 지형 중에 하나죠?"

 

 "그렇습니다. 이 경기장의 배경은 활화산의 중턱입니다. 선수들은 흐르는 용암에 둘러 쌓여있고 시간이 지나면 점점 싸울 장소가 좁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상대방을 용암으로 몰아넣는 것도 승리의 관건이 될 수가 있죠."

 

 "그렇군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로그인!!!"

 

 위잉

 

 해설자의 말과 함께 두 선수가 화산이 불을 뿜고 사방에 화산재가 날아다니고 있는 곳으로 이동하였다.

 

 해설자의 말처럼 사방이 용암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아직까지는 싸울 공간은 넉넉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공간이 없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키레이 유유는 머리를 양 갈래로 땋았고 닌자 옷을 연상케 시키는 검은 색의 무복을 입고 있었다. 호리호리한 몸매와 앙상한 얼굴을 가져서 전반적으로 예쁘게 생긴 그녀의 앞에는 마치 무쇠 덩어리처럼 검은색 중 갑옷을 입고 있는 에슐랑이 있었다.

 

 먼저 뛰어든 것은 유유였다. 그녀는 단숨에 두 검을 뽑아 들어 에슐랑에게 돌진했다. 무거운 갑옷을 입고 있는 만큼 행동이 둔할 것이 분명한 에슐랑이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키만큼 크고 두꺼운 양손 검을 들지도 못하고 그래도 유유의 공격을 허용했다.

 

 캉!

 

 그러나 들리는 것은 단지 묵직한 쇳소리였다.

 

 유유도 자신의 도에 충분한 기를 실어 넣어서 저런 갑옷 정도는 종잇장 찢듯 단숨에 자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상대도 16강까지 올라온 강자였다.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었다. 유유는 손아귀가 얼얼해지는 것을 느끼면 급히 뒤로 물러나야 했다.

 

 "갑옷이 저렇게 단단하다니······."

 

 다시 도를 고쳐 잡고 유유가 말하였다.

 

 갑옷에 기를 불어넣기는 어렵지 않지만, 갑옷이 크고 두꺼워질수록 기의 소비가 심하다. 그런데 저렇게 크고 두꺼운 갑옷을 단단하게 만들 정도라면 기의 소비가 심할 것이 뻔하였다.

 

 그래서 유유는 적이 제풀에 넘어질 것을 기대하며 계속 공격을 감행하였다.

 

 캉! 캉! 캉! 캉!

 

 "아~ 에슐랑 선수 유유 선수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번 경기는 유유 선수의 싱거운 승리고 끝이 날까요?"

 

 붕~

 

 에슐랑의 큰 검을 휘두르기가 힘들었는지 마치 파리를 쫓듯이 손을 휘저었다. 그러나 그 간단한 공격으로도 날아다니듯 에슐랑의 머리의 투구 부분을 공격하던 유유가 뒤로 물러나야 했다.

 

 그때 에슐랑이 움직였다.

 

 쿵! 쿵! 쿵!

 

 갑옷이 얼마나 무거운지 걸을 때마다 지진이 일어나는 것 같았다. 저런 무거운 갑옷을 입고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만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에슐랑이 검이 휘둘러지는 것보다 유유의 검이 먼저 에슐랑의 몸에 닿았다.

 

 캉! 캉!

 

 유유는 스피드에는 자신이 있었다. 아무리 적이 단단하더라도 저런 무식한 검에는 맞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유유는 두려워하지 않고 적에게 바짝 붙어서 갑옷의 이곳저곳을 공격했다.

 

 아무리 단단한 갑옷이라도 분명히 이음새가 있다. 그 틈을 노린다면 적은 견디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캉! 캉! 캉!

 

 몇 번을 쉬지 않고 공격했으나 무용지물 에슐랑은 그녀의 공격에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에슐랑이 공격을 시도했다.

 

 부웅!

 

 에슐랑의 검은 중세의 중 갑옷을 입은 적을 공격하기 위한 대검이다. 벤다는 의미보다는 부순다는 의미가 많이 들어간 검이었다. 때문에 유유같이 가벼운 복장의 빠른 적을 상대로는 부적합하다.

 

 하지만 정작 휘둘러진 에슐랑의 검은 그런 상식을 무시해버렸다.

 

 "꺄아아악!"

 

 퍽!!!!!

 

 사람들이 에슐량이 검을 휘두른다고 생각한 것과 유유가 비명을 지른 것이 거의 동시에 벌어졌다. 그만큼 순식간에 검이 휘둘러졌다.

 

 유유의 두 도는 부러져서 바닥에 아무렇게나 팽개쳐져 있고 유유는 기절한 듯 바닥에서 일어나지 못하였다.

 

 정신을 잃은 유유는 자동으로 로그아웃이 되었고 그렇게 싱겁게 에슐랑이 승리를 거두었다.

 

 "유유 선수 로그아웃!! 어떻게 된 것일까요? 계속 당하던 에슐랑 선수가 단 한 번에 전세를 역전시켜 버립니다."

 

 "아마도 이 한 수를 위해서 에슐랑 선수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네요. 역시 16강다운 경기력입니다."

 

 두 번째 16강 경기도 흥미진진하였다.

 

 "이번에 나올 선수는 최연소 출전자입니다. 한국의 관후 선수. 그리고 마법사의 탑의 레미 선수의 대결입니다. 이번 경기는 어떻게 보시나요?"

 

 "네 이번 경기도 상당히 흥미롭죠. 마법사의 천적은 뭐니 뭐니 해도 바로 활이나 비도죠. 전 경기에서 보여준 관후 선수의 비도 솜씨는 정말 놀라웠죠. 이번 경기 관건은 레미 선수가 어떻게 비도에 대하느냐에 있다고 봐도 되겠군요."

 

 "네. 상성은 관후 선수가 더 좋지만 16살의 어린 나이로 시합에 나온 관후 선수라서 경험이 부족할 것이 예상됩니다. 그럼 이제 경기장을 선택하겠습니다."

 

 위이이잉~

 

 전광판에 있는 경기장 그림이 다시 돌았다.

 

 "이번 경기장은 플라워 가든입니다. 이 경기장은 매우 아름다운 곳이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고 색색의 꽃들이 즐비한 그런 곳입니다."

 

 "이 경기장의 주의할 점이라면 바닥의 꽃들이 거치적거린다는 점밖에는 없겠네요. 매우 무난한 맵입니다."

 

 "그럼 경기 시작하겠습니다. 로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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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별을 품은 소녀 (7) 2018 / 1 / 15 351 0 5298   
109 별을 품은 소녀 (6) 2018 / 1 / 15 307 0 8802   
108 별을 품은 소녀 (5) 2018 / 1 / 15 358 0 9378   
107 별을 품은 소녀 (4) 2018 / 1 / 15 288 0 5962   
106 별을 품은 소녀 (3) 2018 / 1 / 15 266 0 7949   
105 별을 품은 소녀 (2) 2018 / 1 / 15 304 0 5976   
104 별을 품은 소녀 (1) 2018 / 1 / 15 291 0 7390   
103 마주치다 (5) 2018 / 1 / 10 276 0 6096   
102 마주치다 (4) 2018 / 1 / 9 273 0 8532   
101 마주치다 (3) 2018 / 1 / 7 267 0 9614   
100 마주치다 (2) 2018 / 1 / 6 271 0 8728   
99 마주치다 (1) 2018 / 1 / 2 271 0 9420   
98 바다 이야기 (7) 2018 / 1 / 2 269 0 7781   
97 바다 이야기 (6) 2017 / 12 / 31 282 0 7725   
96 바다 이야기 (5) 2017 / 12 / 30 303 0 5588   
95 바다 이야기 (4) 2017 / 12 / 28 279 0 6851   
94 바다 이야기 (3) 2017 / 12 / 26 290 0 6738   
93 바다 이야기 (2) 2017 / 12 / 25 258 0 6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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