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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해경 특공대
작가 : 심삼일
작품등록일 : 2017.6.1

고교 시절 좀 놀았던 코모도섬의 왕도마뱀.
세월호 시신인양 임무에 환멸을 느껴 퇴역했다.
밀수꾼?... 간첩?... 조폭?
뭍으로 올라온 해경특공대의 맹활약이 전개된다.

 
도망자 신세 쌍칼
작성일 : 18-01-22 09:00     조회 : 316     추천 : 1     분량 : 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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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망자 신세 쌍칼

 

 

 해장국집 주차장에서 몰려왔던 장유파 대원 20명은 문도가 드론 최루가스 총으로 위협하여 모두 SUV차량 안으로 들어가게 만들었다.

 부상당한 대원들까지 제 차량에 올라타자, SUV 4대는 더 이상의 공격을 포기한 듯 어디론가 도망쳐 사라졌다.

 

 아직 자성병원 주차장에 자기들 행동대장과 대원 10명이 남아 있고, 수색조장 세 명은 멀쩡한데도 떠난 걸로 보아, 백동전 팔매질에 이은 페이퍼건 최루액과 테이저건 전기충격에다 드론의 최루가스 분사로 인한 대원들의 부상이 심해서 병원부터 가봐야 되는 모양이다.

 아니면, 부상을 무릅쓰고 대장을 구하려다가 경찰이라도 출동해서 잡히면, 콩밥 먹을 놈들이 수두룩해서인지도 모른다.

 

 드론을 회수하여 태성춘 주차장 투싼에 다시 넣어둔 문도는 여유 있는 폼으로 휘파람을 불며 자기 수하들이 있는 자성병원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지부장님! 저 쌍칼 녀석이 해삼 형님한테 잭나이프를 던져서 팔뚝에 꽂혔습니다.”

 장유파 대원에게 빠떼루 당하다가 삼봉의 도움으로 풀려난 멍게가 몸에 묻은 흙먼지를 털며 문도에게 고자질했다.

 

 삼봉은 페이퍼건으로 장유파 부상병들 10명을 위협하며 SUV차량 두 대 안으로 몰아넣고 있다.

 

 “그래? 이런 치사한 새끼를 봤나! 해삼, 많이 다쳤어?”

 문도가 땅바닥에 꿇어앉은 쌍칼을 노려보며 해삼에게 다가갔다.

 

 “괜찮습니다. 피 조금 배어 나오다 엉겨 붙었습니다. 흐흐.”

 해삼이 상처에 흙가루를 묻혀 벌써 피딱지가 앉은 팔뚝을 별거 아닌 것처럼 자랑스럽게 내보였다.

 

 “야, 그러다 파상풍 걸리면 큰일나! 빨리 병원에 들어가서 치료부터 받아라!”

 문도가 애들 같은 해삼을 보고 웃으면서도 눈을 크게 부라렸다.

 

 “이 놈은 어쩌고요?”

 왼손에는 팔뚝에서 뺀 쌍칼의 잭나이프를 쥐고 오른손에 자기의 비밀무기인 전갈꼬리 혁대를 든 해삼이 쌍칼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이 자식은 멀쩡해 보이네?”

 문도가 주먹 쥐고 엎드려 고개 숙인 쌍칼의 면상을 들여다보고 갸웃거렸다.

 

 “왼손으로 잡다가 전갈꼬리에 베어서 손가락 두세 개는 치료받아야 될 겁니다.”

 해삼이 고소하다는 듯 웃었다.

 

 “그래? 부상당해 항복한 놈한테 린치를 가할 수도 없고.. 이 자식을 어째야 좋지?”

 문도가 잠시 고민하다가 손짓으로 삼봉을 불렀다.

 

 삼봉이 멍게에게 페이퍼건을 건네주고 얼른 달려왔다.

 “왜요, 지부장님?”

 

 “이 쌍칼 자식을 어찌 처리해야 좋겠냐? 경찰에 넘길까?”

 문도의 친구인 해경 마약수사반 이 정훈 경사한테 넘기자는 말이다.

 

 장유파 보스와 중간보스가 마약거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었지만, 마약구매자 리스트를 찾지 못해서 마약거래 했다는 증명이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법원 재판에서 무죄로 선고 받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정훈에게서 들었기 때문이다. 경찰에서 쌍칼을 족치면 그 구매자리스트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책사 삼봉이 핸드폰을 꺼내서 뭔가 문자를 빠르게 치더니 문도에게 보였다.

 <장유파 SUV차량 6대 그쪽으로 감. 차종과 번호는 아래. 검정 그랜저 쌍칼, 은거지 확인 요. >

 

 “저 자식 경찰에 넘기면 우리도 경찰서에 가서 조서 써야 됩니다. 경찰 백차 올지도 모르는데, 그만 풀어주고 얼른 뜨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삼봉이 눈을 끔벅거리며 슬쩍 웃었다.

 

 장유파 30명이 연장 들고 기습 공격해서 문도네 4명이 정당방위로 싸운 거니까 경찰서에 가도 별 문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쌍칼을 어딘가로 끌고 가서 장유파의 마약구매자 리스트를 내놓으라고 위협하는 것도 자칫하면 감금 및 협박죄로 고발당할 수 있어 위험하다.

 

 그런데, 마침 지금 문도네는 쌍칼의 은신처를 찾으려고 배달 대원 6명을 장유면 코아상가 사거리 일대에 잠복시켜놓고 있는 중이다.

 그러니 쌍칼을 풀어주고 미행해서 은신처를 확인하고, 해경 마약수사반 이 정훈 경사에게 알려주는 것이 좋겠다는 삼봉의 뜻이다.

 

 “그래. 네 말이 맞다. 해삼아, 분이 안 풀리면 아구통이라도 한 대 날리고 풀어줘라!”

 문도가 웃으며 해삼에게 지시했다.

 

 “예, 지부장님. 이 새끼도 손가락 베었으니까, 그냥 풀어주겠습니다. 야, 쌍칼! 우리 지부장님 덕분에 살아서 가는 줄 알아! 빨리 꺼져, 새끼야! 크크.”

 해삼이 자기를 잡으러 왔던 쌍칼의 궁둥이를 걷어차며 웃었다.

 

 해삼에게 맞아서 최소한 이빨 몇 개는 나갈 줄 알고 사색이 되어 벌벌 떨며 엎드려있던 쌍칼이 부수수한 행색으로 일어섰다.

 

 “아, 잠깐만요! 쌍칼 주머니는 뒤져보고 보내야 되지 않겠습니까?”

 삼봉이 혹시 마약구매자 리스트를 몸에 지니고 있을지 모르니까 몸수색해 보자고 했다.

 

 “그래, 한번 샅샅이 조사해 봐라.”

 문도는 그런 소중한 건 몸에 지니고 다니지 않을 줄 알지만 혹시나 해서 그러라고 했다.

 

 삼봉이 공항의 세관원처럼 쌍칼의 몸을 사타구니까지 구석구석 훑어봤지만 역시 리스트는 나오지 않았다.

 

 “쓸만한 건 없습니다, 지부장님.”

 삼봉이 겸연쩍게 웃으며 일어섰다.

 

 안심한 쌍칼이 아니꼬운 듯 피식 웃더니 자기가 타고 온 검정색 그랜저 대포차로 부리나케 달려가 조수석에 올라탔다.

 수색조장이 대신 운전하는 쌍칼의 그랜저를 선두로 병원주차장에 있던 장유파 SUV차량 두 대도 그 뒤를 따라 줄줄이 꽁무니를 빼고 도망쳐 나갔다.

 

 해삼은 멍게와 함께 다시 자성병원으로 들어가서 잭나이프 꽂혔던 팔뚝을 치료받고, 멍게도 빠떼루 당하다 가볍게 찰과상 입은 곳을 치료받았다.

 문도는 삼봉과 함께 병원주차장 투싼 안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

 

 “아직 연락이 없는 걸 보니까 쌍칼이 이쪽 어디 김해 시내 병원부터 들른 모양입니다.”

 장유면 잠복 대원들에게 문자를 보냈던 책사 삼봉이 초조하게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쌍칼의 검정색 그랜저는 차량번호 네 자리 전부를 보냈고, 나머지 대원들 SUV차량 6대는 적어도 두 자리 이상은 기억해서 보냈다.

 

 “장유면에도 외과병원은 있을 텐데? 여기서 가는데 한 20분은 걸리지 않냐?”

 문도가 이제 겨우 20분정도밖에 안 지났으니까 좀 더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아, 예. 아무래도 김해 시내에 있는 병원보다는 장유면 쪽 병원으로 갔겠네요.”

 삼봉도 그러겠다 싶어 고개를 끄덕였다.

 

 “치료 다 받았습니다, 지부장님.”

 그때 치료를 다 마친 해삼과 멍게가 씩씩하게 돌아와서 합류했다.

 

 “뼈는 괜찮대?”

 투싼 밖으로 나온 문도가 안쓰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예. 멀쩡하고, 완치도 일주일이면 충분하답니다. 흐흐.”

 맷집 좋은 해삼이 별 것 아니라며 우쭐댔다.

 

 “그래, 다행이다. 해삼 너는 금년 운세가 병원 신세 질 팔잔가 보다. 하하.”

 문도가 장난스럽게 웃었다.

 

 해삼은 수원 광교 원천저수지에서 문도한테 덤볐다가 얻어터져 보름간 입원했었다.

 퇴원할 무렵 조직의 문책이 두려웠던 해삼은 문도에게 의탁하여 김해로 내려왔고, 일주일도 안돼 수로왕비릉에 놀러 갔다가 장유파 놈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병원에 또 입원했다.

 이제 겨우 완치했는데 오늘 다시 팔뚝을 다친 것이다.

 

 “저기요, 지부장님. 아까 쌍칼이 저하고 싸우다가 한 말이 있습니다.”

 해삼이 무안해 하다가 생각난 듯 문도에게 보고했다.

 

 “쌍칼이? 무슨 말인데?”

 문도가 뭔가 중요한 내용인가 싶어 궁금한 눈으로 물었다.

 

 “제가 이글스파 해결사 출신인 거 다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해삼이 민망한지 입을 삐죽 내밀며 웃었다.

 

 “뭐? 쌍칼이 그걸 어떻게 안단 말이야?”

 문도가 끔쩍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자기가 이글스파 부산지부장인 줄로 착각하고는 있겠지만, 해삼이 이글스파의 해결사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제가 이글스파에 친구라도 있냐고 물었더니, 이글스파가 서면파에 제 사진을 보냈다고 합니다.”

 

 “이글스파가 서면파에 네 사진을 보냈다고? 아, 참. 네가 전에 부산은 이글스파 우군인 서면파가 꽉 잡고 있다더니, 진짜였구나?”

 문도가 수원 광교 원천저수지에서 해삼과 싸울 때 해삼이 했던 말이 기억나서 눈썹을 내렸다.

 

 그 때는 해삼이 뻥 까는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까 진짜로 이글스파와 서면파가 우호관계에 있는 것 같아 사뭇 걱정도 된다.

 서면파는 김해 시내를 넘보고 있는 유태파와 함께 막강한 신20세기파 산하의 연합세력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 있습니다. 제가 장유파는 서면파 시다바리냐고 놀렸더니, 쌍칼이 웃으면서 서면파보다 더 쎈 유태파 박 머시기 보스하고 직접 거래 트는 사이라고 했습니다.”

 해삼이 들었던 얘기를 차근차근 기억해 내며 자랑스럽게 떠벌렸다.

 

 “뭐? 유태파 박신배하고 직접 거래를 튼다고? 음.. 그러면 장유파가 그 동안 유태파에서 필로폰을 구입해 왔던 게 틀림없다는 말이네!”

 문도가 해삼을 기특하다 싶은 눈으로 바라봤다.

 

 “이건 확실한 정보인데, 이 정훈 경사님께 알려드려야 되겠는데요?”

 삼봉도 띨띨한 줄 알았던 해삼의 정보수집 재주에 놀라며 미소를 지었다.

 

 어찌 보면, 장유파 보스를 마약거래 혐의로 옥살이 하게 만들 단초도 수로왕비릉에 들어가서 술 마시고 골아 떨어져 잠들었던 해삼과 멍게가 제공한 셈이다.

 

 “음.. 그래, 쌍칼 은신처만 확인되면 유태파 두목 박신배까지 잡아넣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하, 해삼 너, 오늘 아주 큰일 했으니까 멍게랑 술 한잔 마시고 빌라에 가서 푹 쉬어라! 해삼 너는 딱 세 잔만 마셔야 돼! 상처 곪아서 출근에 지장 있으면 안되니까. 하하.”

 문도가 웃으며 지갑에서 5만원권 한 장을 꺼내어 건네줬다.

 

 “아이구, 감사합니다, 형님! 아니, 지부장님. 흐흐.”

 아까 태성춘에서 쌀 자장면 먹으면서도 술 한잔 하고 싶다던 해삼이 입술을 핥으며 좋아라 한다.

 

 “어? 갑조 감똘개 조장 전화 왔습니다!”

 삼봉이 황급히 자기 핸드폰을 문도에게 건네줬다.

 

 “아, 그래. 나요, 감 조장.”

 문도가 긴장하면서 말했다.

 

 -“예, 지부장님. 지금 그 쌍칼이 타고 있다는 그랜저가 여기를 지나갔습니다.”

 전화 거는 감똘개의 목소리가 흥분되어 떨린다.

 

 “그래요? 추적하고 있소?”

 -“예. 그런데 차가 장유면에 멈추지 않고 코아상가 사거리를 지나서 북쪽으로 계속 가고 있는데요?”

 

 “뭐요? 북쪽으로 계속 간다고? 그쪽은.. 진영읍이 있는데?”

 깜짝 놀란 문도가 무슨 일인지 몰라 헷갈리는 표정을 지었다.

 진영읍은 장유면에서 북북서 쪽으로 14키로미터나 떨어진 작은 시골 읍내라 큰 병원도 없어 보인다.

 

 “혹시 먼 데 있는 병원에서 치료하고 오려는 거 아닐까요?”

 삼봉이 잽싸게 속삭였다.

 

 “알았소. 쌍칼이 손가락을 다쳐서 아마 병원부터 들러야 할 거요. 들키지 않게 미행하고, 다른 조원들은 장유면에 계속 잠복해 있게 하시오!”

 문도가 감똘개에게 지시했다.

 진영읍내 병원에서 치료를 마친 쌍칼이 은신처가 있는 장유면으로 다시 돌아올 게 분명하다.

 

 -“예, 알겠습니다. 변동사항 있으면 다시 보고 드리겠습니다.”

 갑조 조장 감똘개는 나이도 있고 똘똘하니까 믿을 만한 사람이다.

 

 “삼봉아 진영읍내에 외과병원이 있는지 알아봐라.”

 통화를 마친 문도가 핸드폰을 삼봉에게 건네주며 진영읍내 병원을 검색해 보라고 했다.

 

 “외과병원은 없고, 정형외과의원은 두 개 있습니다. 아마 여기로 가려는가 봅니다.”

 얼른 검색해본 삼봉이 작은 시골 읍내에 의외로 정형외과의원이 두 개나 있다 싶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의원은 병원보다는 작지만 진료시설을 갖추고 주로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의사가 의료행위를 하는 곳이다.

 진영읍은 작지만 불과 수 키로 미터 남쪽으로 남해고속도로가 지나가고 있어서 교통사고로 다친 사람들이 종종 오기도 하는 모양이다.

 

 “손가락을 면도칼날에 두세 개나 베었으면 봉합수술이 쉽지는 않을 거야. 그쪽에 정형외과의원이 있는 걸 검색해보고 가는 모양이다.”

 

 “그럼 저희도 얼른 장유면으로 가봐야 되겠는데요! 삼봉 씨, 멍게 씨, 휴식 잘 취하고 있어요~”

 삼봉이 손을 흔들어주며 투싼 운전석으로 올라탔다.

 

 “그래, 이제 쌍칼은 독 안에 든 쥐나 마찬가지다. 너희들 오늘 수고 많았다. 가서 푹 쉬고 있어라.”

 문도도 투싼에 오르며 두 명의 귀한 업둥이 같은 수하들에게 미소를 보냈다.

 

 해삼을 잡으려던 추적자 쌍칼은 이제 흥신소 ‘배달’의 부산지부 고양이 주격대에 쫓기는 쥐새끼 도망자 신세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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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이브 18-01-22 09:09
 
잘 싸우고, 이제 좀 쉬는 해삼과 멍게를 위해 소라 한 접시 보낼라카는디, 어디루 보내야 하는감요, 행님?
ㅋㅋ 오늘도 찬찬히 재미있게 읽었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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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삼일 18-01-22 13:11
 
네, 빌리이브님 감사합니다.
제5부쯤에 '소라'라는 이름의 여자 전사가 등장할 예정인 걸 어찌 아셨을까요? ㅎㅎ
새로운 한 주일 힘차게 출발하세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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