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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축귀의 검
작가 : 후우우우니
작품등록일 : 2017.12.4

세조 10년 현덕왕후의 저주로 나병에 걸려 문둥이가 된 세조.
설상가상으로 왕에 오르며 저지른 짓들이 다시 세조와 조선에 앙갚음으로 돌아온다.
적의 무기는 위대한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한글을 주문으로 사용하여 고대의 악한 마법을 되살린

"언문주"

언문주로 조선과 조선의 7대 임금 세조의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적들.
그들로부터 국가의 안정을 지키고 사악한 주법을 막기 위해 언문주를 사용할 줄 아는 새로운 국가기관을 창설하는 데

그 이름은 "축귀검" 이었다.

 
8. 북청반란전 12.사후좌담(머리)
작성일 : 18-01-09 08:24     조회 : 396     추천 : 0     분량 : 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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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사후좌담

 

 아직 얼떨떨한 항현의 주저앉아있는 곁에 안평대군이 나비처럼 가볍게 걸어와 앉았다.

 

 “........ 안평대군마마, 아니...... 지장보살님..... 무어라 불러야 하올지.......”

 “자네가 맘 걸리지 않는 이름으로 부르시게. 나란 본질이 이름이란 말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니...... 허허허허......”

 

  항현이 바로 옆에 어깨를 나란히 앉은 안평대군에게 어렵게 묻자 바로 안평대군의 명랑한 대꾸가 나왔다. 그리고 다시 안평대군의 물음이 이어졌다.

 

 “그래~ 어땠는가?”

 “......예?.....”

 

 항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안평대군을 보자 안평대군이 다시 되물었다.

 

 “지난 번 우리가 헤어질 때 말하지 않았던가? 수오지심으로 살며 측은지심도 잊지 않겠노라고...... 허허허....... 어째, 그리 사셨는가?”

 “.......”

 

 항현이 고개를 숙이고 말없이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벌건 얼굴로 대답을 겨우 짜냈다.

 

 “...... 부끄럽습니다.....”

 “왜? 그리 안 사셨는가?”

 “...... 그리 살려 노력을 하였습니다만....... 그리 살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허허허~ 제 얼굴 제가 볼 수 없듯이 자기 인생을 어찌 살았는지 자기가 어찌 알겠나? 남에게 물어봐야지~ 허허허허~”

 

  안평대군이 너털웃음을 웃자 항현도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자 갑자기 마음이 편해진 까닭도 있었다.

 

 “내 보기에는 자네는 잘 사셨네~. 물론 내가 보기에도 충분한 것은 아니지만......”

 “송구합니다.”

 “아니지~ 아니야...... 부처님에 비하면 인간이란 존재는 너나없이 죄인일 뿐이지. 그렇다고 부처님 이하의 인간을 모두 지옥불에 집어 넣는다면 그건 공정한 판단이겠나? 결국 남을 긍휼히 생각하고자 노력하고 자신의 욕심을 위해 남의 목숨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면 부처님보다 못하더라도 극락왕생을 해야겠지. 허허허허.......”

 “저는 극락으로 갑니까?”

 “허허허허허........”

 

  항현이 농담처럼 넌지시 묻자 안평대군은 그저 웃기만 했다.

 항현도 안평대군이 웃는 데 더는 묻지를 못하고 그저 하얀 공간을 바라보며 빙긋이 미소만 지었다.

 싸우며 살아온 무인의 인생이 이제는 끝이라고 생각하니 항현은 홀가분한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한조각 아쉬움도......

 

 -----------------------------------------

 

 수빈이 누워있는 항현의 옆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얼마나 울었을까?

 두 눈은 슬픔이 흐르는 우물인 양, 공허하게 뚫려있듯 열려 있었다.

 수빈은 자책하고 있었다.

 물론, 항현을 쓰러뜨린 것은 머리를 총으로 쏜 이시합이 한 일이지만 그 이후 분노로 비사문천을 내림하여 해명과 싸우며 밤새 비바람을 맞힌 생각을 하니, 지금 항현이 싸늘히 식어있는 것이 다 자기가 한 일 같았다.

 조금 더 참고 항현의 구조를 우선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자책하였고 애초에 왜, 비사문천의 내림의 주를 준비했을까?

 자기 자신에게 분노가 솟았다.

 

 “...... 어떡해........”

 

 아무도 못 알아들을 혼잣말이 수빈의 입술 사이로 새어 나왔다.

 

 “...... 항현님....... 돌아가심........ 나 어떡해........”

 

 보석 같은 두 눈이 녹아 흐르듯, 다시 따뜻한 이슬이 바닥에 떨어졌다.

 움막 안에 모닥불이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계속 타올랐다. 그러나 무심한 항현은 모닥불 소리에도, 수빈의 눈물에도, 전혀 움직이질 않았다.

 돌덩이처럼 미동조차 없는 항현과 같이 수빈은 함께 돌덩이가 되어갔다.

 

 -------------------------------------

 

 은씨 일족은 항현과 수빈이 있는 움막의 옆 움막에서 불을 쬐고 있었다.

 

 “수빈 언니를 이쪽으로 모셔 와야 되지 않을까? 엄마?”

 “같이 있게 해달라 하지 않았니? 별 일은 없을게다. 뭐...... 그런다고 저 남자가 다시 살아날 것 같진 않지만......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같이....... 쯧~!”

 

  검지가 수빈의 걱정을 하자 그 어머니인 지란이 힘없이 수빈이 하고 싶은 데로 놔두라고 말하며 입맛이 쓴 듯 혀를 짧고 크게 한번 찼다.

 

 “많이 심합니까? 어머니?”

 

  엄지가 지란에게 항현의 상태를 묻자 지란은 모닥불에 실한 장작 하나 골라 넣으며 무심히 얘기했다.

 

 “머리에 총알이 들어간 건 아니지만 머리를 아주 깊게 스쳤다. 머리뼈가 보일 정도로..... 피는 멈췄다지만, 총알이 그리 머리를 스치면 머리뼈 안에 뇌에 큰 충격이 가기 때문에..... 장담할 수가 없지......”

 

 뱉는 문장이 드문드문 끊어졌다. 아마도 안타까움이 스스로의 흉한 말을 막기 때문이리라.

 

 “아마도...... 한울님이 도와주시기 전에는.....”

 

  안타까운 지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움막의 문이 열리며 차가운 바깥바람이 안으로 몰아쳤다.

 세사람의 눈이 일제히 문으로 쏠렸다.

 

 “휘이이이잉~~~~~”

 “........흐....... 이...... 이모.......”

 

  얇은 얼음이 껍질처럼 얼어있는 젖은 옷으로 몸을 감싼 사람이 하나, 움막 안으로 벌벌 떨며 들어왔다.

 하얀 입김이 구름처럼 뿜어져 나와 얼굴을 다 가렸다. 그러나 늙은 지란은 그 목소리가 누구인지 바로 알아보았다.

 

 “해명! 이 못된 녀석ㅡ! 그 꼴이 대체 무엇이냐ㅡ!”

 “........헤헷...... 이모, 추워서요..... 불 좀 쬐게 해주시고..... 마른 옷도 한 벌 주세요......”

 “...... 이...... 이 ......육실할 놈아........”

 

  지란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져 육두문자를 퍼부어도 해명은 넉살 좋게 해실거리며 모닥불 옆으로 걸어와 앉았다.

 해명이 자신의 상우극을 들고 오자 검지가 면박을 주었다.

 

 “해명 오빠,..... 그 흉한 거...... 저기 멀리 두슈. 그래야 불 쬐게 해주지......”

 “어~! 검지 누이 있었네....... 흐~ 이거...... 아직 싫어하는 구나......”

 “.......”

 

  누이라고 부르자 검지는 입을 꾹 다물고 모닥불로 눈을 휙 돌려버렸다.

 해명은 사술상우극 두 자루를 포개어 움막의 한 쪽으로 치워 놓았다.

 

 “엄지 형도 있었어? 나..... 자리 좀......”

 “다 얼었는데 입은 얼지 않았구나.”

 

  엄지의 빈정거림도 못 들은 척, 해명은 앉아 모닥불 앞에 두 손을 펼쳐 내밀었다.

 사시나무 떨 듯 하는 해명을 엄지와 검지, 눈살을 찌푸리며 바라보았다.

 늙은 지란은 얼기설기 만든 움막 안의 나무 상자에서 가죽옷 한 벌을 꺼냈다.

 양손에 든 가죽옷에 눈길을 주는 지란의 얼굴에 주름살이 깊게 패였다.

 화가 난 듯이 보였지만 고개를 들어 해명에게 시선이 멈추었을 때는 울 것 같은 슬픈 얼굴이 되었다.

 아닌 게 아니라 주름 사이에 끼어 있는 늙은 눈꺼풀에 진물처럼 끈끈히 눈물이 맺혔다.

 

 “이모~! 옷 좀........”

 

  해명이 고개를 들었다가 지란의 젖은 눈과 마주치고는 겸연쩍게 눈을 피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것아~! 어찌 삿된 야망에 빠져 저 많은 사람들을...... 이 죄를 어찌 받으려고......”

 “...... 잘만 되면 죄가 아니라 모든 것을 얻을 수도 있어요. 왜 이모는 안될 때만 생각해요~? 헤....헤헤헤.....”

 “그 꼴이 ...... 돼서도 입은 살았느냐....... 불쌍한 것아.......”

 

  지란의 말은 분노와 안타까움에 군데군데 끊어 졌고 해명의 말에는 억지로 만든 웃음이 연 꼬리처럼 붙여졌다.

 둘 다, 자신의 말이 상대에게 별 소용없음을 알면서도 의무적으로 상대에게 던져 넣는, 설득이 안 되면 흔적이라도 남도록, 언젠가 흔적이 쌓이고 쌓여서 상대 마음의 한 쪽 구석만이라도 나의 말로 차지하려는 욕심에 던지는 헛된 노력, 가족적 괴로움이었다.

 

 “입거라! 네 아비가 입던 옷이다~!”

 “와아~ 아직도 가지고 계신 게 있으세요? 헤헤헤.....”

 

  해명이 젖어 언 옷을 벗고 지란이 내준 가죽옷에 손발을 꿰기 시작했다.

 히죽대며 해명은 움막안의 가족을 한 번 돌아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제가 추워서 몰랐는데 불 좀 쬐고 보니 좀 이상하네요. 헤헤헤.....”

 

  해명이 옷을 입는 것을 검지는 고개를 돌려 먼 산을 쳐다보았고 엄지는 한 눈 찌푸리고는 해명을 빤히 쳐다보았다.

 

 “..... 뭔가......, 제가 오는 걸...... 알고 계셨나요.....? 너무 침착하신데.......? ........?”

 

  해명은 눈치가 빨랐다.

 항현과 준모와는 또 다른 차원의 감각으로 상대가 뭔가를 숨기고 있다던가 다른 것이 있다던가 하는 것을 재빨리 알아채는 “촉”이 있었다.

 검지가 숨겨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먼저 해명에게 쏘아 붙이듯 말했다.

 

 “어제, 기력이 많이 빠진 새타니 처자를 구해 집으로 데려왔다. 그리고 네가 지금 그리 푹~ 젖어서 들어온 거고...... 관련이 없는 것 같지 않구나! 해명!”

 “!”

 

 해명이 놀라 표정이 굳어지며 입을 한 일자로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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