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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문 (門)
작가 : 이태희
작품등록일 : 2017.10.31

내가 강시라고! 그런데 그녀도 강시······. 차원의 틈을 통해 알 수 없는 무림의 세계로 떨어진다. 그곳에서 대법을 통해 강시(强尸)가 되어버린 나강현의 신묘한 이야기!



사뿐사뿐 달빛이 내려앉듯
사뿐사뿐 꽃잎이 내려앉듯
그의 한마디 손짓, 눈빛
그녀의 가슴에 수 놓인다.
눈에 머리에 영혼에 각인 한다
야속하게 눈 녹듯 사라질세라.

 
엇갈린 만남
작성일 : 18-01-08 10:14     조회 : 16     추천 : 0     분량 : 4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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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강현이 속한 진성표국 일행은 빼어난 경관과 아름답기로 유명한 기루와 객잔들이 많은 소주에 도착했다. 행렬은 잘 닦여진 대로를 따라 목적지인 해향장원으로 향했다.

  워낙에 명성이 자자한 곳이라서 그런지 강호인들이 길거리에서 넘쳐났다. 수연은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눈을 돌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와아, 사부님. 저것 보세요. 너무 예뻐요!”

  “으응, 그래 예쁘구나.”

  들뜬 목소리로 수연이 가리키는 곳에는 눈이 부실 정도로 빛을 발하고 있는 아름답게 세공된 각종 장신구들. 그리고 형형색색의 비단실로 수놓은 화려하고 고운 여인들이 입는 경장들이었다.

  아쉬운 눈빛으로 물건들을 쳐다보는 수연을 보며 강현은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개뿔, 가진 거라곤 이 무식한 검과 졸졸 따라오는 저 개가 전부네.’

  강현은 미안함에 수연의 눈길을 피해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동안 몸이 안 좋아 세상 밖을 구경하지 못한 수연은 모든 게 그저 신기하고 놀라울 따름이었다.

  소주에서도 꽤나 유명한 해향장원에 도착한 표국일행에게 모표두는 대기하라 명하고, 쟁자수인 문원에게 전해줄 물건을 준비하라 이른 다음 장원 안으로 들어갔다. 강현을 포함한 나머지는 기다리며 장원 주변 경치를 구경하면서 휴식을 취했다.

  오가는 많은 행인들이 남녀를 가리지 않고, 수연을 비롯한 자혼 강시들을 보고 힐끔거리다 싸움이 나는 행인들이 많았다. 이들이 강호에 유람 나온 선남선녀들이 많은 이곳에서도 보기 드문 외모를 지녔기 때문이었다.

 

  -다각, 다각

  행렬 가까이 마차 한대가 다가오자 강현과 수연 등은 한쪽으로 비켜섰다.

  길을 가는 마차 안에는 해향장원에서 기예 공연을 마친 여린 일행이 타고 있었다.

 

  “어어, 기분이 좀 이상하다!”

  설화는 지금 느끼는 감정이 한마디로 표현하기에는 참 묘했다. 흑표하고는 또 다른 이질감. 오랜만에 느끼는 동질감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갑자기 이상하다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설화의 말에 여린은 눈살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무슨 기분이 이상하다는 거야?”

  설화는 대답은 않고 달리는 마차 밖으로 고개를 쏙 내밀었다. 궁금한 여린도 함께 마차 밖을 내다봤다.

 

  ‘대체, 뭐가 이상하다는 건지 알 수가 없네.’

  여린은 느낄 수 없었지만, 설화는 자혼 강시들에게서 자혼 강시만이 가지는 동질감을 느끼고 있었다.

  마차 밖에 지나치는 행인을 주시했지만, 딱히 이상함을 느끼지 못한 여린은 자리에 도로 앉으려다 멈칫했다.

 

  “어! 저기, 저사람 뒷모습이 아빠……. 잠깐!”

  한쪽으로 비켜 선 강현을 보고 아빠와 너무 닮은 느낌을 받은 여린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여린의 소리를 듣고 달리던 마차가 급히 멈추었다. 밀궁에 있어야 할 아빠가 여기에 계실 리가 없었다. 거기에 생각이 미친 여린은 그만 고개를 숙였다.

 

  “아니다. 그만 가자.”

  멀어져 가는 강현을 쳐다보는 여린의 슬픈 눈에서는 이슬 같은 눈물이 떨어져 내렸다.

 

  ‘보고 싶어요. 흐윽.’

  눈물 흘리는 여린에게 종속된 설화도 그 진한 슬픔을 느낄 수 있었다.

 

  “주군. 괜찮아?”

  “응, 괜찮아.”

  비밀을 위해서 이젠, 소궁주가 아니라 주군이라 칭하는 설화의 물음에 여린은 고개를 저었다. 오늘따라 여린은 부모가 몹시도 그리웠다.

  원인 모를 기이한 기분을 느낀 강현은 주위를 연신 둘러보며 찾았다. 설명하기 복잡한 조바심과 울컥하는 이유를.

  멀어져 가는 마차를 보고 있을 때에 해향장원에 물건을 전달한 모표두가 돌아와 출발을 알렸다.

 

  “출발 준비를 하도록 해라.”

  강현은 생각을 떨쳐버리고 일행과 함께 진성표국 본가로 향했다.

  오래 되어 보이지만 단단하고 고풍스러운 탁자위에 붉은 빛이 도는 차를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있었다. 덥수룩한 수염을 길게 기른 중년인은 한눈에 보기에도 상당한 내력의 고수임을 알 수 있었다.

  그에 반해 마주 앉은 자리에, 기품 있어 보이는 젊은 문사차림의 사내가 머리가 백발인 것과 서늘함을 주는 느낌만 제외하고는 내력을 안으로 갈무리해서인지 평범해 보였다.

  중년인이 입에 머금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맹주님. 요즘에 마교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는 보고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장로회의를 소집하여 대책을 논의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맹주라 불린 사내는 중원 정도 무림의 대표인 무림맹주로 백천한검(白天寒劍) 혁수제(奕洙櫅)였다.

  음한 계열의 무공에 정통한 혁수제는 가히 중원에서 적수를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더욱이 양강 계열에 상대적으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 어려웠다.

  강호에는 음한 계열의 무공이 적었다. 그래서인지 풍문에는 혁수제가 북해에서 흘러 왔다는 말도 돌았다.

  혁수제는 자신의 가문을 무림 오대세가에서 육대세가로 불리게 만든 장본인으로 화경의 경지에 이른 절대고수였다.

  구대문파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정도 무림의 수장에 오른 혁수제는 무공뿐만 아니라, 성품 또한 올곧고 공명정대하기로 무림에 명성이 자자했다.

 

  “허허허, 안 그래도 그 문제도 있고, 다른 것도 수석장로님과 상의 할 것이 있어 이렇게 보자고 했습니다.”

  마주한 수석장로는 현 무당파 장문인의 사제인 해주(海周)진인이었다.

  해주진인은 무당삼검중의 하나로 멀지 않아 화경의 고수가 될 걸로 믿어 의심치 않는 무당의 기둥이었다.

  무당을 비롯한 구대문파는 정사대전 이후로 화경의 고수가 무려 셋이나 유명을 달리 했고, 현재 남아 있는 절대고수는 진즉에 은퇴한 소림의 전 방장을 빼면 소림의 현 방장과 화산파 장문인 둘 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절대고수가 셋이나 되는 육대 세가에 주도권을 빼앗긴 구대문파는 불철주야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았다.

  혁수제는 둘 밖에 없음에도 주위의 기척을 한 번 살피고는 말을 꺼냈다.

 

  “험, 감찰원의 보고에 따르면 마교에 일대 개벽이 일어났소이다.”

  “마교에 개벽이라니요?”

  “혈마교와 천마교가 크게 한판 붙었소이다.”

  “아니, 그게 정말입니까! 도대체 감찰원에서는 그동안 뭐 했답니까?”

  크게 노하는 해주진인을 진정시킨 맹주는 말을 이어 나갔다.

 

  “오히려 잘된 일일수도 있소. 놈들이 합치면 세력이 커져 위험해지겠지만, 대신에 그들의 움직임을 감시하는데 있어서는 좋은 일이오. 그리고 지들끼리 자중지란 할 수도 있지 않겠소? 그리고 교전 중에 그 수가 많이 줄었다하니 그 또한 잘된 일이고.”

  맹주의 그럴듯한 말에 진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흠, 그렇게 되면 더없이 좋은 일이겠지요.”

  “마교에 관한 일은 더 조사한 다음 내달에 열리는 장로회의 때 논의 하는 것이 좋을 듯하오.”

  “예. 맹주님. 그러는 게 좋겠습니다.”

  둘은 좀 더 여담을 나누었다. 해주진인이 내실을 나가자 잠시 뒤에 한 인물이 들어와 예를 올렸다.

 

  “맹주님을 뵈옵니다.”

  “마총관 이리 앉게.”

  “예. 맹주님.”

  총관 마종수는 혁수제의 수족 같은 인물로 혁씨세가 사람이었다. 날카로운 눈매를 번뜩이던 마총관은 혁수제 앞에 서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온순한 양으로 변했다.

 

  “이리 앉게나.”

  “예.”

  총관이 자리에 앉는 것을 보고 물었다.

 

  “마교는 어떤가?”

  “예, 예상외로 밀궁과 연합한 천마교에게 혈교가 빨리 무너졌습니다. 역시 밀궁의 무력이 대단하다 여겨집니다. 안정되는 대로 사파를 선동하여 중원을 넘볼 것이 불 보듯 뻔해 보입니다.”

  “크음, 아마도 그렇겠지.”

  고개를 끄덕이는 맹주에게 총관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마교와 혈교의 잔여세력. 그리고 밀궁이 합세한 사파는 그 어느 때 보다 매우 위험합니다. 자칫하면 정파가 뿌리째…….”

  정파가 무너질 수 있다는 말을 하려던 총관은 더 이상 말을 입 밖에 내지 못했다. 말이 씨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크크크크. 그건 내가 바라던 일이다.”

  총관의 우려 섞인 말에 걱정은커녕 웃어넘기는 맹주였다.

 

  “맹주님. 세가에서 전갈이 도착했습니다.”

  총관은 품에서 서찰을 꺼내 공손히 맹주에게 바쳤다. 총관이 내민 서찰을 받아든 혁수제는 습관처럼 봉투를 살피고서 서찰을 꺼냈다.

 

  ‘최대한 노력하고 있으나, 조달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파스스스

  음한계열의 고수답게 순식간에 얼어버린 서찰이 잘게 부서져 내렸다. 용무를 마친 마총관은 예를 올리고 맹주의 집무실에서 물러났다.

 

  ‘시간이 좀 더 걸리겠군.’

  혁수제는 창밖에 구층 석탑으로 만들어진 무림 공덕비를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환수.”

  -스르륵

  아무것도 없는 벽 쪽에서 맹주의 부름에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은둔술로 몸을 숨기고 있던 맹주의 수하였다.

  두 눈만을 남기고 온통 흑의를 뒤집어 쓴 호리호리한 인물은 사낸지 계집인지 분간하기가 어려웠다.

 

  “본가에 다녀와야겠다.”

  -스슥

  맹주의 말에 가타부타 아무 대답도 없이 고개를 숙이고서는 나타날 때처럼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똑, 똑, 똑

  “들어와라.”

  얇은 경장에 칼을 찬 미색이 뛰어난 호위무사가 들어와서는 맹주 앞에 차를 내려놓는다.

 

  -딸깍

  맹주는 호위무사에게 손을 까닥거렸다. 내키지 않았지만, 장유화는 거절할 처지가 못 되었다. 자신이 어떤 용도로 뽑혀왔는지 알기에.

  감히, 천하를 손에 쥔 거역할 수 없는 맹주의 손짓에 흠칫거린 여 무사는 입고 있는 경장을 천천히 벗었다.

 

  -사륵

  경장을 벗은 무사는 속히 훤히 다 비추는 얇은 옷을 입고서 몸을 살짝 떨었다. 그 모습을 맹주는 놓치지 않았다.

 

  “크음.”

  재촉하는 맹주의 행동에 여 무사는 체념한 듯 입에 찻물을 한 모금 머금고 조심히 맹주의 무릎에 목을 감고 앉았다.

 

  -후릅

  혁맹주는 여인의 입술을 통해서 찻물을 받아 마셨다.

 

  “흐음, 좋군!”

  혁맹주의 무사답지 않게 부드러운 손은 여인의 몸을 헤집었다. 맹주의 집요한 손길을 참지 못하고 여인은 붉은 입술을 통해 신음을 토해냈다.

  여인은 찻물을 다 마실 때까지 몇 번이고 계속해서 입으로 찻물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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