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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문 (門)
작가 : 이태희
작품등록일 : 2017.10.31

내가 강시라고! 그런데 그녀도 강시······. 차원의 틈을 통해 알 수 없는 무림의 세계로 떨어진다. 그곳에서 대법을 통해 강시(强尸)가 되어버린 나강현의 신묘한 이야기!



사뿐사뿐 달빛이 내려앉듯
사뿐사뿐 꽃잎이 내려앉듯
그의 한마디 손짓, 눈빛
그녀의 가슴에 수 놓인다.
눈에 머리에 영혼에 각인 한다
야속하게 눈 녹듯 사라질세라.

 
강현의 분노 그리고……
작성일 : 17-12-28 12:55     조회 : 17     추천 : 0     분량 : 4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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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서행장과 모표두 그리고 강현은 식사를 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여 앉았다. 뒤 늦게 나온 수연이 서행장 옆에 다소곳이 앉았다.

  발그레한 볼과 긴 머리에 나비 장식으로 치장한 수연은 잠시나마 병약한 모습에서 벗어나 아리따운 외모를 보였다.

  서행장은 앞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를 손녀에게 권했다.

 

  “어서 많이 먹어라. 그래야 건강하지.”

  “예. 저도 하루 빨리 건강해져서 할아버지와 강호 곳곳을 다니고 싶어요.”

  “그래, 우리 그러자꾸나.”

  “네. 할아버지.”

  서행장은 그런 손녀를 애정 어린 눈으로 보며 음식을 챙겨 주었다.

  모표두는 수연을 어려서부터 커가는 것을 줄곧 지켜봐 온 터라 조손과의 대화에 진심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꽃이 피기도 전에 떨어지게 생겼구나.’

  씁쓸한 마음을 뒤로하고 음식을 들었다.

  강현은 이상하게도 딱히 배고프지는 않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식사를 하기에 앞에 놓인 만두를 입으로 가져갔다.

  마주 앉은 모표두가 강현에게 말했다.

 

  “이번 표행길은 나표두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소. 남은 표행길도 잘 부탁하오.”

  “예. 모표두님. 오히려 도움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수연의 음식을 챙겨주던 서행장은 식사를 하며 나표두 일행을 둘러봤다. 이번에 같이 표행을 하면서 든든함을 느꼈다. 강현 일행을 지켜보면서 성품으로나 무공으로나 여러모로 괜찮다고 여겼다.

  어디서 이 정도의 표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음을 알기에 의향을 물어보기로 했다.

 

  “나표두. 혹, 이번 표행이 끝나고, 당분간 진성표국을 도와줬으면 하는데 그래 줄 수 있는가?”

  서행장의 물음에 모표두와 수연은 강현이 어떤 대답을 할지, 자신들이 원하는 대답을 할지. 기대어린 맘으로 입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강현은 자신을 따르는 표사들을 잠시 둘러봤다.

 

  ‘진성표국 표사 일이라…….’

  청성표국에 관계된 나머지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을 보니 아마도 이들이 전부인 모양이었다. 자신의 뜻에 반하지 않는 눈빛을 보내온다.

  다른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 강현은 수락을 했다.

 

  “말씀 고맙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허허허허, 고마우이 잘 부탁함세.”

  “하하하, 모두 진성표국의 식구가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하네.”

  비록, 잠시이지만 서행장과 모표두.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이 모두 새로운 식구들을 환대하며 말들을 건넸다.

 

  “이런 자리에 술이 빠져서야 말이 안 되지, 암!”

  “맞습니다.”

  모표두는 점소이에게 술을 주문해 한잔씩 돌렸다. 모두 새로운 내일을 기약하며 술잔을 들었다.

  다음날. 진성표국은 마지막 물품인 활을 구하기 위해 이동했다.

  동이에서 건너온 활은 그 뛰어남으로 인해 품귀 현상이 일어나 구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적은 양이지만, 어렵게 구한 활을 싣고 진성표국 본가인 복주(福州)로 가는 길에 물건을 전하기 위해 소주로 향했다.

  성을 벗어나자 모표두는 표사들과 쟁자수들에게 주의 경계를 철저히 할 것을 명했다. 목숨은 누가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를 지키는 것만이 험난한 강호에서 살아남는 법이다.

  강호는 통행세만 받고 깨끗하게 보내주는 녹림들만이 아니라 실리를 따져 아예 입막음을 위해 모두 죽이는 경우도 허다했기 때문이었다.

 

  하북에서 출발한지 열흘째 되는 날이었다. 산을 넘기 전에 노숙을 하기로 했다. 묘시(卯時)가 가까운 시각. 피곤한지 기척도 없이 다들 깊은 잠에 빠져 있건만, 깨어있는 강현은 무언가 미묘한 느낌에 숲 쪽을 주시했다.

  경계를 서는 표사는 아무렇지도 않은지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아까부터 기분이 이상한데.’

  처음 접해보는 살기에 강현은 머리만 긁적이다 이내 신경을 끄고 눈을 감았다.

 

  -뿌각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미약한 소리가 바람을 타고 강현의 귓가를 울렸다. 방향을 짐작컨대 좀 떨어진 숲에서 나는 소리였다. 누운 채로 주위를 기울였으나, 더 이상은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로부터 일각이 흘렀을 쯤 숲속에서 어둠을 뚫고 많은 수의 녹림 도적들이 쏟아져 나왔다.

 

  “계집만 빼고, 남김없이 모두 죽여 없애라.”

  “모두 없애라 하신다. 으하하하.”

  갑자기 나타난 녹림 도적의 무리들이 진성표국 일행을 덮쳤다.

 

  “적이다! 적이다!”

  경계중인 표사의 울부짖음에 모두 눈을 떴지만, 무슨 상황인지 경황이 없어 다들 머뭇거렸다.

 

  “쟁자수들을 중심으로 대형을 갖춰라!”

  모표두의 지시에 그때서야 쟁자수들을 보호하며 표사들이 불같이 달려드는 도적들에 맞서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아무리 피곤해서 몰랐다지만, 이렇게 가까이 올 때까지 기척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면 보통이 넘는 고수들이라는 소리였다.

 

  -쉬이익, 콰창, 슈가각

  각종 암기를 날리고 흉흉한 무기들을 휘두르면서 들이닥친 녹림 도적들은 어림잡아 백 명이 훨씬 넘는 숫자였다. 이정도면 막기가 쉽지 않았다. 아니 사실 가능성이 없었다.

 

  “막을 수 있다. 모두 죽기 살기로 막아라!”

  -카가각, 콰두둑

  표두의 외침이 아니라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표사들은 이를 악물고 대항하며 도적들에게 검을 쑤셔 박았다.

  몸을 사리지 않고 죽기 살기로 맞서지만, 도적들의 무공이 녹녹치 않을뿐더러 머리수 또한 세배가 넘어 진성표국의 표사들이 상대하기에는 너무 벅찼다.

 

  “크아아악!”

  막을 수 있다고 표사들을 격려했지만, 모표두는 이번 표행이 마직막인가 싶었다.

 

  ‘여기서 끝인가.’

  시선을 돌려 좌측에서 도적들과 맞서 밀리지 않고 오히려 대등하게 싸우고 있었다. 강현 일행의 선전에 힘입어, 약해지려는 마음을 다잡고 사력을 다해 검을 휘둘렀다.

 

  “모두 힘을 내라! 하앗, 이놈들 죽어라.”

  -콰차창

  옆구리를 노리고 찔러오는 창을 검으로 내려치며 강현은 새로이 진성표국의 표사가 된 동료들을 봤다.

  모두 자신과 같은 검법을 사용해서 도적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이들을 상대함에 있어 무력이 월등함에도 특별한 감정이 실리지 않은 강현 쪽은 완만하게 싸움이 진행되었으나 모표두 쪽은 상황이 많이 안 좋았다.

  그새 표사가 셋이나 쓰러져 죽자 그 자리를 일부 쟁자수들이 검을 들고 메웠다.

 

  “크어어윽!”

  검에 베인 모표두의 어깨에서 피보라가 튀었다. 검상이 깊은지 비틀거리며 몸을 가누지 못했다.

 

  “이런 죽일 놈들!”

  모표두 마저 당하자 서행장이 분노하며 검을 들고 나섰다.

 

  “할아버지!”

  놀란 수연의 가냘픈 외침은 쟁자수들에게 가로막혀 버렸다. 서행장의 검술도 보통은 넘으나 다수의 놈들을 상대하기는 힘겨웠다.

 

  -푸욱

  커다란 도를 휘두르는 도적놈을 해치우는 순간, 그 틈을 노리고 들어온 서슬 퍼런 검이 서행장의 옆구리를 깊게 파고 든 것이었다.

 

  “꺼어억!”

  -퍼억

  도적은 검을 빼기 위해 발로 서행장을 밀쳐 버렸다. 피를 쏟으며 힘없이 강현의 옆에까지 떠밀렸다.

  이제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죽어가는 와중에도 서행장의 시선은 손녀인 수연을 향하고 있었다.

 

  “쿨럭, 우리 수, 수연이를 부탁하네. 미안 하이, 미안…….”

  마지막으로 강현에게 손녀인 수연이를 부탁한다며 눈도 제대로 감지 못한 서행장은 표행길에 그만, 생을 마감했다.

 

  ‘여린이를 수연이를, 여린이를 부탁하네.’

  서행장의 수연이와 여린이를 부탁한다는 말이 뒤섞이며 머리와 심장을 계속해서 울렸다. 잠시 멈칫거리는 틈에 이때다 싶은 도적놈이 강현의 명치를 노리고 검을 찔렀다.

 

  “크아, 이놈아 황천으로 보내주마!”

  -카각

  “히익! 뭐야 금강불괴?”

  -서걱

  검 끝이 손톱만큼도 들어가지 않고 쇳소리가 울리자 놀랄 틈도 없이 옆에서 한참, 도적을 상대하던 부영의 검에 목이 잘려 본인이 황천으로 날아갔다.

  부영은 여유 있게 강현에게 달려드는 도적들을 상대했다.

  참기 힘든 분노와 형언하기 어려운 슬픔이 걷잡을 수 없이, 주저앉은 강현의 온몸을 휩싸고 돌기 시작했다.

 

  ‘끄으으으, 여린, 여린아!’

  -콰아앙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거대한 빛이 머리를 관통하고 지나갔다.

  감았던 눈을 천천히 뜬 강현의 눈은 불타오르듯이 이글거렸다. 그리고 온몸에서 엄청난 살기가 터져 나간다.

 

  ‘죽인다, 죽인다.’

  “환신혼세!”

  -사사삭

  환선검진의 하나인 환신혼세를 내뱉은 강현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강시전대는 빛처럼 검진대형을 갖추었다.

  이것을 본 도적 중에 한 놈이 비아냥거렸다.

 

  “어라! 이것들이 주제에 표사랍시고 검진이라도 펼치려는 것이냐?”

  강현은 개진을 명했다.

 

  “개진!”

  검진의 발동과 함께 도적들과 격돌했다.

  부딪치는 어떤 녹림도라도 몸이 남아나지가 않았다. 한꺼번에 때로 덤벼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서걱, 콰직

  “끄아아아아, 죽, 죽여라!”

  “환벽우세!”

  -퍼버벅

  연속해서 환선검진이 펼쳐질 때마다 도적들의 시체가 쌓이기 시작했다.

 

  -푸화아아악

  오래 걸리지도 않은 짧은 싸움의 결과는 도적들의 처참한 전멸이었다.

 

  ‘도대체 한낮 표사들이 어떻게…….’

  모로 쓰러진 사내의 두 눈은 죽어가면서도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의 눈빛이었다.

  이곳에서 뼈를 묻으리라 여겼던 모표두와 나머지는 눈앞에서 벌어진 광경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고 연신 눈만 껌뻑 거렸다.

 

  “허어, 실로 대단한 고수들이로구나!”

  표국에서 삼십년 가까운 세월동안 이렇게 무공이 뛰어난 표사들을 본 적이 없었다. 감탄하던 모표두의 귓가에 부상을 당한 사람들의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중에는 수연도 있었다.

 

  “수연아! 정신을 차려 보거라. 수연아!”

  외관상 상처는 없는 것 같았으나, 당장 죽어도 하나 이상할 것 없을 정도로 낯빛이 너무 창백했다. 쟁자수가 기겁을 하며 수연의 잡은 손을 놓았다.

 

  “허엇! 어떻게 된 게 몸이 완전 얼음장이야.”

  “빨리 저리 비켜봐라.”

  숨이 아직은 붙어 있기에 또 다른 쟁자수인 문원이 혹시나 하며 수연의 팔다리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녹림 도적들을 모두 처치한 강현에게서 살기는 모두 사라지고, 마치 혼백이라도 달아난 것 같은 얼굴로 멍하니 서 있었다.

 

  “수연아, 수연아. 정신을 차려 보거라!”

  “크흑.”

  그러다 수연을 애타게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끌려가듯 성큼성큼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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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희 17-12-28 12:56
 
연재를 월요일, 목요일에 합니다.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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