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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문 (門)
작가 : 이태희
작품등록일 : 2017.10.31

내가 강시라고! 그런데 그녀도 강시······. 차원의 틈을 통해 알 수 없는 무림의 세계로 떨어진다. 그곳에서 대법을 통해 강시(强尸)가 되어버린 나강현의 신묘한 이야기!



사뿐사뿐 달빛이 내려앉듯
사뿐사뿐 꽃잎이 내려앉듯
그의 한마디 손짓, 눈빛
그녀의 가슴에 수 놓인다.
눈에 머리에 영혼에 각인 한다
야속하게 눈 녹듯 사라질세라.

 
식구가 늘었다.
작성일 : 17-12-28 12:44     조회 : 14     추천 : 0     분량 : 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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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 가려진 영화의 얼굴이 드러나는 순간, 녹림의 무리들은 저마다 놀라며 감탄사를 터뜨렸다.

 

  “오!”

  “히익, 이런 변방에 어찌 저런 미녀가!”

  강인한 눈매에 청순한 얼굴을 한 영화의 모습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가슴도 불룩하니 몸매 또한 외모 못지않게 대단했다.

  탐욕에 눈이 벌게진 녹림도의 기장이 영화에게 다가가 잡으려 하자 진성표국의 표사가 제지하고 나섰다.

 

  “이게 무슨 짓이요. 사례는 충분히 하지 않았소!”

  “크흐흐. 아니 그거로는 절대 부족해, 절대로!”

  참지 못한 녹림의 무리들 중에 하나가 가로막은 표사를 밀치고 영화에게 다가가 손을 뻗었다.

 

  -쉬리릭

  “으으으.”

  영화를 붙잡으려던 사내의 목에는 갑자기 나타난 검 날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도저히, 목을 돌릴 수가 없어 눈알만 옆으로 굴려 검의 주인을 찾았다. 얼굴은 면사로 가려져 구분이 안됐으나, 눈매가 아름다운 것이 이 또한 여인인 듯했다.

  아무리 여색에 정신이 팔렸다고는 해도 검이 들어오는 것을 못 본 자신의 실수였다.

 

  ‘이런, 썅. 재수라고는.’

  오늘 일진이 사납다고 느끼는 중이었다.

 

  -촹, 촤창

  “처지가 불쌍해 보여 곱게 보내주려 했건만, 주제를 모르고 이 무슨 짓들이냐! 아주 죽고 싶어 환장들을 했구나!”

  주변의 녹림도들이 일제히 무기들을 꺼내 들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다 죽이고 여인들을 끌고 가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기장은 아예 잘됐다 싶어 부하에게 눈짓을 했다.

  이럴 때는 손발이 잘 맞는 다고 생각하며 눈짓을 받은 부하는 가까이 있던 표사인 강현에게 피하지 못하리라 생각했는지 씨익 웃으면서 검을 휘둘렀다.

 

  -서걱

  강현은 반사적으로 자신에게 검을 휘두르는 사내의 팔을 그어버렸다.

 

  “으아아악, 내 팔!”

  강현을 공격하려다 도리어 팔이 완전히 잘리다시피 한 사내는 덜렁거리는 팔을 부여잡고 죽어라 비명을 질렀다.

  갑작스런 소란함에 행렬을 세우고 모표두는 후미로 한걸음에 달려갔다. 이대로 녹림들과 부딪쳤다가는 표행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될게 눈에 선했기에 일이 크게 벌어지기 전에 말이다.

  달려온 모표두는 면사가 벗겨진 여 표사를 보고 어찌된 상황인지 짐작이 갔다. 인명피해가 나기 전에 여기서 끝내야 했다.

 

  “통행세를 더 낼 터이니, 이쯤에서 그만들 하시오. 너희들도 검을 거둬라.”

  부하가 다치든 말든 통행세를 더 받은 기장은 잠시 고민하다 부하들의 무기들을 거두게 했다.

 

  “크크크, 통행세를 더 준다면야 그만 하겠소. 무기를 거두고 물러나라.”

  하지만, 사내의 목을 겨누고 있는 민경의 검은 그대로 있었다.

  모표두에게서 검을 거두라고 들은 강현은 민경에게 말했다.

 

  “민경, 검을 거둬라.”

  민경은 시선을 그대로 둔 채 강현의 말에 검을 잡은 손을 천천히 뒤로 물렸다.

  사실은 표사들의 무공을 경시할 수 없어 더 이상 도발하지 않고 한발 물러서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모표두는 돈을 더 주고서 불상사가 생기기 전에 재빨리 행렬을 출발시켰다.

  서행장은 모표두에게 잘했다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우여곡절을 겪은 진성표국의 표행길은 이후 큰 사고 없이 목적지를 향해 이동했다. 노숙하기 적당한 장소에 이르자 모표두는 행렬을 세우고 서행장에게 말했다.

 

  “서행장님, 오늘은 이쯤에서 쉬는 게 좋겠습니다.”

  서행장은 모표두의 말에 안 그래도 지쳐 보이는 손녀를 한 번 돌아본 후 답했다.

 

  “이곳이 좋아 보이는군. 그리하세.”

  너나 할 것 없이 짐들을 내려놓았다. 표사들은 각기 자리를 잡고 피로를 풀기 위해 운기조식을 했고, 쟁자수들은 야영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운기조식에 들어가려는 모표두의 눈에 강현의 일행들이 들어왔다.

 

  ‘청성표국의 표사들이라 저들은 뭔지 모르게…….’

  모표두는 보기보다 사연이 깊을 거라 생각하다 잡념을 털어버리고 눈을 감았다.

  표사들이 가부좌를 하고 운기조식을 하는 것을 보고 강현도 눈을 감았다. 눈을 감고 일각 정도가 지났을까? 불현듯 알 수 없는 기억들이 머릿속을 빠르게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었다.

  그 기억의 꼬리를 잡고 떠올리려 애를 쓰니 몇 몇 기억이 계속해서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들쑥날쑥한 기억이 마음만 더 복잡하고 심란하게 만들뿐이었다.

 

  강현은 그 상태에서 그만 생각을 접고, 운기조식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아랫배 단전에 있는 묵직한 기운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익숙한 경로를 따라 내공을 운기하기 시작하니 몸이 나른하고 머리가 맑아지기 시작한다. 이에 강현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내공을 온몸에 순환시켰다. 한참을 수련하던 강현은 운기조식을 마치고 눈을 떴다.

  시각은 어느새 인시(寅時)가 되었고, 하늘에 떠있는 달이 고요한 사방을 푸른빛으로 감싸고 있었다.

  밤하늘에 떠있는 달을 무심하면서도 무언가 갈망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강현. 모두 잠이 들었으나, 강현을 따르는 열두 명의 강시만이 잠을 자지 않고 뜬눈으로 있었다.

 

  ‘저들도 나와 같은 심정인가?’

  심란한 마음이 드는 강현은 동이 틀 때가지 그렇게 뜻 모를 생각에 잠겨 앉아있었다.

  진성표국의 표행은 떠나 온지 석 달이 되어서야 하북에 도착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약속된 표물을 건네기 위해서는 며칠을 더 가야만 했다.

  일부 부족한 표물은 그간의 경위와 설명으로 사정을 했고, 다행히 상대 쪽에서 큰 문제를 삼지 않았다.

  표물을 정리중인 모표두에게 서행장은 부탁을 했다.

 

  “모표두. 내 긴히 다녀올 때가 있으니 아무쪼록 수연이를 부탁함세.”

  “예. 걱정하지 마시고 조심히 다녀오십시오.”

  서행장이 표사 한명과 같이 서둘러 움직여 두시진 뒤에 도착한 곳은 약제상이 밀집한 장소였다. 이곳은 동이와 가까워서인지 신비한 영약인 백두산삼을 구할 수 있다는 말을 전해들은 서행장은 수소문 끝에 산삼이 있다는 약제상을 찾아갔다.

  매달려 있는 말린 약초들을 밀치고 약제상 안으로 들어가니, 온갖 희귀하고 진귀한 이름 모를 약초들이 즐비한 곳에서 상인이 약을 달이고 있었다.

 

  “말씀 좀 묻겠소. 이곳에 혹, 동이에서 건너온 영약인 백두산삼이 있다는 얘길 들었소이다.”

  “백두산삼 말씀이요? 요즘 좋은 물건 보기가 영 어렵습니다. 대신 여기 하수오는 어떻습니까! 대인.”

  산삼 대신 하수오를 보여주며 물건이 없다는 상인의 말에 서행장의 낯빛이 흙빛으로 변했다.

 

  “허어, 이 일을 어쩐단 말인가!”

  크게 낙담하는 서행장을 보고 상인은 미간을 좁히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년 수가 짧은 물건이 있기는 한데…….”

  년 수가 최소 삼백년 이상이라야 백두산삼이라 칭했다. 하지만, 다급한 서행장은 상인을 다그치듯이 말했다.

 

  “어서, 그거라도 좀 봅시다!”

  상인은 제일 안쪽으로 들어가서 가지고 나온 물건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은 후 묶여있는 고급스런 비단천을 풀었다.

  그 안에서 진귀한 영약인 산삼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삼은 백년이 조금 넘은 것입니다. 이것도 하북의 팽가에서 가져갈려다 년 수가 모자라 남은 것이오. 그런데 무슨 일로 산삼을 필요로 하십니까?”

  상인의 물음에 숨길 것도 아니기에 길게 한숨을 내쉬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

 

  “후우! 가족 중에……, 칠음절맥을 타고난 아이가 있소. 백두산삼이면 고칠 수 있다는 의원의 말을 듣고 예까지 찾아왔소이다.”

  서행장의 입에서 어렵게 칠음절맥이라는 말이 나오자 상인은 안타까운 표정이 역력한 얼굴로 말하기 시작했다.

 

 “허허, 칠음절맥이라. 오래전에 칠음절맥 때문에 산삼을 구해준적이 있소. 그때는 년 수가…….”

  결국, 적어도 삼백년이 넘은 산삼이여야만 효능이 있다는 상인의 말이었다. 지금 그런 산삼을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었다.

  수연이 올해로 열아홉이 넘었으니 음기(陰氣)가 절정에 달하는 날이 채 일 년도 남지 않은 터였다. 물론, 목숨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도리가 없는 서행장은 마음을 굳혔는지 굳게 다문 입을 열었다.

 

  “내겐 시간이 없소. 값은 후하게 쳐줄 터이니 이 산삼을 파시오.”

  “파는 것은 문제가 아니나, 낫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회의적인 상인의 말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서행장은 산삼을 품에 안고 손녀가 있는 곳으로 급히 발길을 돌렸다.

  진성표국의 사람들이 본가로 가져갈 갖가지 물품들을 수레에 옮기고 있었다.

  이 지역에는 동이에서 건너온 중원에서 접하기 어려운 진귀하고 다양한 물품들이 많았다. 물건을 옮기는 중에 갑자기 날씨가 흐려지며 소낙비를 뿌리기 시작하자 잠시 일을 중단하고 비를 피했다.

 

  -쏴아아

  북적되던 거리는 대부분의 행인들이 비를 피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자 대로는 한산해졌다.

 

  -콰두두두

  한산해진 길을 뭐가 그리 급한지 마차 한 대가 빠르게 달렸다. 그 마차가 강현의 앞을 지나칠 때였다. 마차 뒤에 연결된 짐수레가 크게 털컹거리며 검은 물체가 튕겨져 날아왔다.

 

  -휙

  ‘뭐야!’

  튕겨진 물건을 무심결에 받아든 강현은 손안에 든 물건과 저 멀리 지나가는 마차를 번갈아가며 쳐다봤다. 강현의 손에서 꼼지락 거리는 물건의 정체는 다름 아닌 어린 강아지였다.

 

  -낑낑

  온통 검은 털 일색인 강아지는 강현의 손에서 부들부들 떨다가 이내, 손바닥을 핥기 시작했다.

  강현은 한동안 손에 든 강아지를 보고 있었다. 소나기가 그치자 다시 물건을 싣고 거들어야 하는 강현은 일단, 손에 든 강아지를 행랑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일을 마친 서행장은 진성표국 식구들이 하루 묵을 객잔을 잡았다. 오랜만에 풍찬노숙을 피해 객잔에 들어온 대부분의 표국 사람들은 더운물로 그동안의 피로들을 풀었다.

  객잔에서 준비한 욕조 통에 들어가기 위해 강현은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었다. 울퉁불퉁한 근육이 없음에도 단단해 보이는 몸에 잡티 하나 없었다.

  김이 올라오는 욕조에 들어가 몸을 담그고 눈을 지그시 감았다.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자신에 대해서 의문이 드는 강현이었다. 한식경 지났을까? 머릿속에서 심금을 울리는 아련한 소리.

 

  ‘여린이를 지켜야 한다, 지켜야…….’

  여린이를 지켜야 한다는 소리와 함께 여자 아이가 흐릿하게 떠오르며 강현의 마음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그 뒤로 알 수 없는 말들과 여러 무공초식들이 계속해서 떠올랐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머릿속이 너무 복잡하구나. 대체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온전치 않으나, 익숙한 기억이기에 생각에 잠겼다. 그때,

 

  -낑낑낑

  한쪽에 놓아둔 행랑에서 낑낑 거리는 강아지 울음소리가 들렸다.

 

  “아, 맞다.”

  강현은 행랑을 뒤져 강아지를 꺼내 들었다. 강아지는 손을 열심히 핥아댔다. 히죽 웃은 강현은 머리를 쓰다듬은 다음에 욕조에 앉아 강아지도 대충 씻겼다. 좋아서 짧은 꼬리를 흔든다.

  원치 않는 강현의 앞길에 식구가 하나 더 느는 순간이었다.

  밖에서 누가 부를 때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강아지와 욕조에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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