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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문 (門)
작가 : 이태희
작품등록일 : 2017.10.31

내가 강시라고! 그런데 그녀도 강시······. 차원의 틈을 통해 알 수 없는 무림의 세계로 떨어진다. 그곳에서 대법을 통해 강시(强尸)가 되어버린 나강현의 신묘한 이야기!



사뿐사뿐 달빛이 내려앉듯
사뿐사뿐 꽃잎이 내려앉듯
그의 한마디 손짓, 눈빛
그녀의 가슴에 수 놓인다.
눈에 머리에 영혼에 각인 한다
야속하게 눈 녹듯 사라질세라.

 
빗속을 달려서
작성일 : 17-12-26 09:39     조회 : 17     추천 : 0     분량 : 4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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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에서 술사를 보호하던 호위무사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술사에게 물었다.

 

  “술사님, 왜 그러십니까?”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버린 술사는 호위가 몇 번 이나 물을 때까지 멍하니 있었다.

 

  “저기, 저, 일전대가 내 명령을 듣지 않고 자리를 이탈하고 있다. 빨리 쫓아라, 빨리!”

  격앙된 목소리로 소리치며 술사가 가리키는 저 멀리 자혼 강시들이 싸우다 말고 전장을 도망치듯 이탈하고 있었다.

 

  술사의 명령에 호위무사는 본분을 뒤로하고 다른 무사 몇 명과 그 자리에서 튕기듯이 경공을 펼치며 자혼 강시들이 사라지는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강현은 멈추지 않고 하란산 아래 동쪽방향으로 무작정 내달렸다.

  달리다 빗물에 미끄러워 넘어지기 일쑤였고, 어지간한 나무는 몸에 부딪치는 대로 부러지고 튕겨 나갔다.

 

  -콰두둑, 우직

  그렇게 한시진이 넘게 강현은 계속해서 달리고 또 달렸다.

 혈전이 벌어진 하란산에서 멀리 떨어진 곳. 진성표국의 행렬이 하북 방향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비로 임시 피할 곳을 찾던 모표두는 한식경쯤 떨어진 야트막한 절벽으로 이루어진 산 쪽으로 행렬의 길을 잡았다.

  급기야 뇌우를 동반한 비가 점점 거세어지자 행렬의 이동을 재촉했다.

 

  “빨리빨리들 움직여라. 조금만 더 가면된다.”

  표사들도 뒤에서 수레를 밀며 거들었으나, 바닥이 많이 질척거려 빠른 이동이 쉽지 않았다.

 

  -우르르르릉, 콰콰쾅

  그때, 질척거리던 바닥이 땅속으로 꺼져 들어갔다.

 

  “으아아악, 사람 살려!”

  -히이이잉, 콰르르

  손 쓸 틈도 없이 순식간에 벌어진 기가 막힐 일이었다. 간신히 목숨을 건진 장표사는 눈앞의 거대한 구멍에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히이익!”

  폭은 어림잡아 사십 장은 되어 보이고, 어두운 땅속은 끝이 보이지 않는 무저갱과도 같았다. 떨어진 사람들은 아마도 죽었을 것이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

  모표두는 황당하고 허탈함에 망연자실 했다. 하늘이 무너진 것처럼 폭우가 내리더니 하늘이 아니라, 디디고 선 땅이 무너졌다.

  표행 삼십 년에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한 표정으로 사라진 구덩이만 보고 있었다.

 

  “모표두 이곳은 위험하니, 얼른 자리를 피합시다.”

  “예에, 행장 어르신.”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난다.”

  반백의 나이가 지긋한 서행장의 말에 퍼뜩 정신을 차린 표두는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다.

 

  다행히 얼마 못가 절벽 한쪽에 비를 피할 만한 천연 동굴이 있어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다른 행인들이 머물며 불을 피웠던 흔적도 있었다.

 

  쟁자수들에게 서둘러 불을 피우게 한 뒤 모표두는 피해상황을 점검했다. 결과는 쟁자수 여섯에 표사가 이십 명이나 죽었다.

  너무나 큰 피해에 표두를 비롯한 모두는 크게 낙담했다.

 

  “허어, 이걸 어쩐다.”

  “행장님. 남은 표사가 겨우 일곱입니다. 이대로는 표행이 도저히 불가능합니다.”

  서행장은 큰 고민에 빠졌다. 이제와 돌아가자니 너무 멀리 왔고, 돌아가려해도 표사가 턱없이 부족하니 위험한 건 매 한가지였다.

 

  이들은 모르지만, 이번 표행에서 또 다른 중요한 일이 있기에 되돌릴 수 없었다.

  모닥불 옆에서 웅크리고 불을 쬐면서도 심하게 떨고 있는 소년을 행장은 측은한 눈빛으로 지켜봤다.

 

  “후우! 여기가지 와서 표행을 그만둘 수 없으니, 낭인무사들을 알아봅시다.”

  “낭인무사요! 서행장님, 그들은 아무래도 위험합니다.”

  낭인무사를 고용하자는 행장의 말에 표두는 회의적인 얼굴로 고갯짓을 했다.

  무림에는 개인에서부터 시작해서 크고 작은 단체에 적을 두고 활동하고 있는 낭인 무사들이 존재했다.

 

  이들은 일부 문파에서 받아주지 않는 자들부터 표국이나 문파에서 무공수련 또는 일 따위를 수행하다 부상으로 인해 밀려나와 본의 아니게 낭인무사가 된 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명예보다는 금력에 의해 움직이다보니, 잘못 골랐다가는 오히려 의뢰인이 당하는 수도 가끔 있었다.

 

  소년은 답답한지 자리에서 비틀대고 일어나 동굴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하늘에 큰 구멍이라도 뚫린 것처럼 비는 좀처럼 그칠 줄 모르고 계속해서 쏟아졌다.

 

  소년을 바라보는 서행장의 주름진 두 눈에는 애틋함이 담겨 있었다. 소년은 서행장의 손녀로 험난하고 위험한 강호의 생리를 잘 아는 서행장이 변장을 시킨 것이었다.

 

  체형이 말라서인지 쉽게 여자인지 알기는 어려웠다.

  안 그래도 병약한 손녀가 걱정스러운 서행장이 손녀를 부르려고 한 순간, 손녀에게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꺄아아아악!”

  “수연아!”

  놀란 서행장은 벌떡 일어나 급히 손녀에게로 바람처럼 뛰었다.

 

  오들오들 떨고 있는 손녀의 앞에, 난데없이 초점 없는 눈에 광인(狂人)처럼 보이는 사내가 떡 버티고 서 있었다.

  표사들이 재빠르게 앞을 막아섰고, 천천히 서행장이 손녀를 뒤로 밀었다.

 

  “누구인지 신분을 밝히시오!”

  빗속을 달려서.

  광인과도 같은 모습으로 서있는 사내는 다름 아닌 나강현 십삼호였다.

 

  “크으으으, 난…….”

  강현은 말을 하려다 정신이 아득해지며 옆으로 쓰러졌다.

 

  -쿵

  “어? 왜이래.”

  강현이 쓰러지자 표사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표두의 명령을 기다렸다.

 

  “그자를 데려다 저쪽으로 뉘여라.”

  “예. 표두님.”

  보아하니 탈진해 쓰러진 듯 보였다. 그래도 그냥 내버려 두었다가는 죽기 십상이었고, 행색을 보아하니 표사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동료 표사들의 죽음이 떠올라 내린 결정이었다.

  수연은 좀 전에 소리 지른 것도 미안하고 해서 할아버지께 부탁해 덮을 것을 가져갔다.

 

  ‘어! 이상하네.’

  두터운 짐승가죽으로 만든 겉옷을 덮어주려던 수연은 신기함에 머뭇거렸다. 쓰러진 사내의 몸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며 물기가 빠르게 말라 버리는 것이었다.

 

  수연은 옷을 덮어주고 삐져나온 팔을 옷 안으로 넣으려고 손을 잡았다. 그러자 얼음장 보다 더 차가운 수연의 손끝으로 전해진 따스함이라고 보기에는 뭔가.

  이제껏 이런 경우는 없었다.

 

  ‘아! 따뜻하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야.’

  잡았던 손을 내려놓은 수연의 양 볼이 수줍게 발그레해졌다. 수연은 일어서 할아버지인 서행장에게 돌아갔다.

 

  “수연아.”

  “예. 할아버지.”

  대답하는 수연의 입에서는 기이하게 여름인데도 입김이 나오고 있었다.

  서행장은 손녀의 수줍어하는 행동을 처음 보았다.

 

  ‘그 녀석 어느새 다 컸구나. 후우, 불쌍한 것.’

  오랜만에 생기가 느껴지는 손녀의 모습에 서행장의 마음이 짠해졌다.

 

  “허억, 누, 누구냐!”

  주변 경계를 서던 표사가 대경실색하며 외쳤다.

  소리를 듣고 다른 표사들과 표두가 소리가 난 입구 쪽으로 급히 몰려왔다. 그곳에는 십여 명의 인물들이 아무런 말없이 비를 맞고 서 있었다.

 

  모표두는 재빠르게 상대가 누군지 파악하기 위해 애썼다. 복장을 보아하니 녹림의 무리들이 아니고 이자들도 좀전의 사내처럼 표사들로 보였다.

 

  모표두는 낯선 자들의 경계를 풀지 않고 물었다.

 

  “무슨 일이시오! 혹, 비를 피하려고 왔소?”

  “······.”

  비를 피하려고 나타난 사람들로 보여 물었으나, 대답은 없었다.

 

  “저기.”

  맨 앞의 여 표사가 재차 물어보는 모표두에게 짧게 대답하고는 앞으로 성큼성큼 주저 없이 다가왔다.

 

  -스륵

  모표두의 손에 쥔 검이 검 집에서 반쯤 뽑혀 나왔다. 긴장했던 모표두를 지나쳐서는 곧바로 바닥에 눕혀 놓은 사내 앞에서 멈추었다.

  복장이 같은걸 보니 사내를 따라온 일행들인 모양이었다.

 

  “흐음.”

  표두는 표사들에게 만일을 대비해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지시했다.

  진성표국의 쟁자수들이 한쪽에서 요깃거리를 마련해 식사준비를 하고 있는 동안 한쪽에서 혼절했던 강현의 의식이 돌아오려 하고 있었다.

 

  “끄응, 으으으음.”

  강현은 의식을 되찾으려 찌푸린 얼굴로 눈을 몇 번이고 껌벅거리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아윽, 머리가 왜 이렇게 어질어질하지.”

  강현은 자신을 멀뚱히 보는 여러 쌍의 눈들과 마주쳤다. 왠지 낯설면서도 낯설지 않은 묘한 느낌을 주는 사람들이다.

 

  “누구?”

  강현의 앞에 나타난 이들은 자혼 강시 일전대 소속 강시들이었다.

  일전대 강시들이 이렇게 된 연유는 술법원에 떨어진 강현에게 펼쳐진 자벽환수대법의 영향으로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한 것이었다.

 

  이들 자혼 강시는 제조 막바지 단계에서 어찌된 일인지 강현에게 종속이 된 것이었다. 그런 탓에 술사의 명령과 교감 보다는 강현을 따라 여기까지 온 것이었다.

 

  의식을 찾은 강현에게 음식을 들고 다가가려고 한 수연을 서행장이 붙잡았다.

 

  “얘야, 그냥 앉아 있어라. 내가 가보마.”

  “예. 할아버지.”

  서행장은 음식을 가져가 정신을 차린 강현에게 권했다.

 

  “이보게, 정신이 들었으면 이것 좀 들어보게나.”

  ‘…….’

  강현은 자신에게 무어라 말하며 먹을 것을 내미는 노인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상대의 말이 어딘지 낯선 감이 들었고, 말을 꺼내려 해도 입안에서 맴돌 뿐 쉬이 나오질 않았다.

 

  “가, 감사합니다.”

  서행장은 강현의 행동을 그러려니 하며 뒤쪽 사람들을 흘낏 한 번 보고나서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나는 진성표국의 서중인 이라하네. 대충 보아하니 다행히도 몸에는 크게 이상이 없는 것 같고, 그대들은 어느 표국에 몸담고 두고 있는 겐가?”

  노인의 말을 반쯤은 알아듣고 나머지 반은 어려워 알아듣지 못했다.

 

  “어, 그러니까…….”

  강현은 고개를 돌려 자신의 주위에 빙 둘러앉아 지켜보는 사람들을 봤다. 여자가 셋에 남자가 여덟이었다.

 

  ‘그런데 이들은 누구지?’

  불안했던 눈들은 점점 사라졌다.

  대관절 누구인데 자신을 그런 눈으로 보고들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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