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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Rewind Time
작가 : 최강
작품등록일 : 2017.12.23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소녀 하늘이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연재합니다. 매주 토요일 연재하며 가끔 주 2회 연재도 하니 항상 기다려주세요♡

 
01, 첫 시작
작성일 : 17-12-24 21:40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1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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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진짜 3학년이 되었고, 또 한 번 사계절이 지나가면 고등학생이 된다. 아침 일찍 학교에 온 나는 가방을 정리하고, 아직까지도 쌀쌀한 바람이 들어오는 창문을 활짝 열었다. 내가 선택한 자리는 언제나 그랬듯이 1분단 맨 뒷자리였다. 이 자리는 항상 친구들과 아침 일찍 만나 맨 뒷자리에 앉아 떠들던 기억을 불러 일으키는 자리다. 더 이상 할 수 없는, 남들은 편하게 하지만 내겐 절대 편해질 수 없는, 지금은 꿈이 되어버린 소박한 내 기억이다.

 

 “어머,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는데.”

 

  앞문이 열리고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까만 안경을 낀, 까만 머리에 갈색 코트와 체크무늬 스카프를 하신 인상이 푸근하신 여성분. 나는 살짝 인사를 하고는 창문을 닫았다.

 

 “열어도 괜찮아. 시원하잖아.”

 

 “저도 괜찮아요.”

 

 “난 차가운 바람을 좋아한단다. 그러니 조금만 더 열어두자. 창문을 여는 건 우리의 자유잖아. 적어도 바람을 좋아하는 두 사람이니 말이야.”

 

 선생님은 날 보고 미소 지으셨다. 난 창문을 열었다. 노란 커튼이 이리저리 흔들렸고, 교실은 펄럭이는 소리와 바람 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책 좋아하니?”

 

 “네? 네.”

 

 “이걸 잠깐 맡아줄래? 금방 찾으러 올게. 아, 네가 읽는다면 더 좋을 것 같구나.”

 

 “읽을게요.”

 

 선생님은 기 분 좋게 교실을 나가셨다. 나는 내 남색 코트를 빤히 쳐다보다가, 책을 펼쳤다. 7시 50분이었다. 아직 아이들이 오기엔 한참 남은 시간이니, 지금을 누려야 했다.

 

 -

 

 선생님은 책을 돌려받으려고 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아직도 내 책상 서랍에는 선생님의 책이 들어있다, 나는 찝찝한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며 창밖을 내다보았다.

 

 “나 오늘 운 존x 없네. 쓰레기랑 같이 앉고~”

 

 “그러게~ 지각 작작 해.”

 

 내 옆에 앉은 홍윤아, 홍윤아 앞에 앉은 김지윤. 명찰을 힐끗 쳐다보자 바로 짜증난다는 반응이 나왔다. 나는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나는 대화와 함께 시비를 거는 둘을 가볍게 무시하고 반 전체로 시선을 옮겼다. 날 지독하게 싫어하고 괴롭히던 5명의 남자애들 중 둘이 보였고, 전교에서 꽤 잘 나간다는 귀엽게 생긴 여자애도 보였다. 왠지 올해도 쉬울 것 같지 않다는 예감이 들었고, 벌써부터 피곤한 느낌이 들어 그냥 깨를 두 팔에 묻고 엎드렸다. 그리고는 옆에서 들리는 욕을 자장가 삼아, 금세 잠에 빠져들었다.

 

 -

 

 선생님이 내게 빌려주신 책에는 한 편의 영화 같은 동화가 담겨 있었다. 곳곳에 익숙한 그림들이 들어간, 꽤 두꺼운 동화책.

  책을 읽고 뒷장을 넘기니, 작가의 말이 나왔다. 찬찬히 읽고 다시 뒷장으로 넘기니, 포근한 분위기의 그림과 함께 엄마의 한 마디가 나타났다.

 

 ‘딸에게 꼭 읽어주고 싶은 동화라고 느꼈어요. 이 동화에 나오는 주인공 별이가, 제 딸 하늘이와 비슷하거든요. 그래서 그림에 더 열중하게 되었어요.’

 

 그 옆에는 엄마가 날 가졌을 때 그린 그림이 있었다. 엄마와 내가 좋아하는, 5월의 푸른 라임색 가로수길, 그리고 그 아래를 걷는 우리 가족.

  책을 덮었다. 엄마가 나에게 썼다는 마지막 몇 마디를 차마 읽을 용기가 없었다. 왜 선생님이 나에게 이 책을 빌려주고, 끝까지 찾으려고 하지 않았는지 알 것 같았다. 피곤했다. 머리가 지끈거려 결국 침대에 누웠다. 텅 빈 천장에, 하얗게 빛을 내는 별 3개가 내 눈에 가득 담겼다. 눈을 질끈 감았지만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둘아 다녔다.

 

 -

 -

 -

 

 난 엄마를 외면할 수 없었고, 엄마의 빈자리를 견딜 수 없었다.

 
작가의 말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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