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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황녀는 날지 않는다
작가 : 여름별밤
작품등록일 : 2017.11.22

오래 전, 대악마 튀란누스에게 대륙이 짓밟히는 것을 막기 위해 네 명의 영웅들을 필두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걸고 맞섰다. 이름도 종족도 달랐던 그들이 끝내 대악마를 쓰러트린 후 대륙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그렇게 꼭 30년이 흘렀다. 대전쟁의 네 영웅 중 하나인 제국의 황제 아르도르의 딸 레아는 자신을 암살하려는 2황후 루마에게 벗어나 제국을 떠돌고 있었다. 그러나 황궁 밖에서도 자신을 향한 암살위협이 점점 거세지던 그 때, 레아는 뜻밖의 만남을 가지게 되고, 30년 전 일어났던 대전쟁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파멸이 다가옴을 알게 되는데......

 
안개의 딸들 (3)
작성일 : 17-12-21 01:14     조회 : 320     추천 : 0     분량 : 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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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군 소속의 용기병단장 제루스는 난생 처음 겪는 기현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그뿐만이 아니었다.

 “으으......어질어질 하네요. 이건 뭐라 불러야 할까요. 뱃멀미라고 부르기에는 이건 배가 아니고, 흠. 비공정멀미?”

 자신의 이마에 한 손을 얹고는 힘없이 중얼거리는 엘타에게 제루스 역시 힘없이, 그러나 어이없다는 듯이 대꾸했다.

 “......이 상황에서 농담이 나오십니까.”

 두 사람은 현재 엘타의 방, 선장실의 한 쪽 벽에 등을 기대고 나란히 앉아있었다. 두 사람 모두 얼굴빛이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그리고 강한 충격과 함께 방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움직일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제루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대로 놔두면 비공정이 정말 추락할 수도 있습니다. 계속 이대로 가만히 있어야만 합니까? 처음에는 포탄을 퍼붓거나 도망치라고 하시더니, 왜 생각이 바뀌신 겁니까.”

 “음...... 아까는 그랬......우욱!”

 엘타가 입을 막고 창가로 달려갔고, 이내 안개 속에서는 헛구역질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제루스는 창문에 매달려있다시피 하는 엘타의 뒷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다가, 이내 두 귀를 막았다. 그 헛구역질 소리를 더 듣다보면 자신도 엘타의 뒤를 이어 창에 매달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래...까...지...얘기...했...”

 불분명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제루스는 두 귀를 단단히 누르고 있던 손가락을 뗀 채 입을 열었다.

 “뭐라고 말씀하셨습니까?”

 엘타는 제루스의 옆에 털썩 주저앉으며 쓰게 웃었다.

 “그래. 어디까지 얘기했죠? 라고 물었습니다.”

 “제 의문에 아까는 그렇게 얘기했다고 대답하려고 하신 것 같다고 추정됩니다만.”

 제루스의 말에 엘타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아까처럼 제루스님의 질문을 하나하나 짚어보기로 할까요. 우선 우리 비공정들은 절대 추락하지 않습니다.”

 이유를 묻는 눈빛을 보내는 제루스에게 엘타는 힘은 빠졌지만, 명확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 안개 속에서 우리 비공정을 흔들고 다니는 게 무엇인지는 아까 말했었죠?”

 “안개룡......이라고 하셨죠.”

 “맞습니다. 안개는 앞을 볼 수 없게 만들죠. 그 속에서도 역시 아무것도 볼 수가 없고. 네불라의 무녀들이 보는 미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에 미래를 본다는 것은 안개의 모습과 닮아있습니다. 한 치 앞을 볼 수가 없는 것. 네불라가 네불라라 불리는 이유 역시 그것입니다. 예전보다 무녀들의 수도 줄고 그 영향력도 많이 약해졌지만, 네불라를 건국한 건 그런 무녀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들이 섬기는 운명의 신 파탈리타스님의 권능 중 하나가 안개입니다.”

 “그리고 그 안개를 부리며 지금 우리 비공정을 흔들고 있는 안개룡은 그 파탈리타스님을 섬기는 존재란 말씀이군요. 레툼의 뱀 같은......”

 “그런 셈이죠. 그리고 그런 존재들을 불러오는 소환 마법이나 의식은, 시전자의 육체와 정신 모두 상당한 무리를 줍니다. 심한 경우에는 목숨까지 잃는 경우도 더러 있죠. 그렇기에 이 안개룡을 불러낸 무녀는 아마 우리를 위협해 퇴각하게 하려는 의도겠지요.”

 그리고 엘타는 일어섰다. 동시에 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대를 잘못 골랐습니다. 전 그럴 마음이 전혀 없거든요. 뭐, 안개룡을 불러냈을 때는 저도 정말 당황했지만.”

 창가 쪽으로 걸어간 엘타는 제루스를 돌아보았다.

 “제루스. 용기병들을 이끌고 무녀들을 생포하세요.”

 고개를 끄덕인 제루스가 선장실의 문을 열고 나갔고, 잠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엘타는 울렁거리는 속을 잠재우기 위해 창문을 열었다. 시린 공기가 뺨을 가차 없이 후려갈겼지만, 엘타는 한층 편한 표정을 지었다.

 “제 경고가 우스웠던 모양이군요.”

 안개가 걷힌 창공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든 엘타의 눈에, 허공에 앉아있는 검은 머리의 소녀가 보였다. 옅은 금빛을 띠는 두 눈동자로 엘타를 쏘아 보고 있는 그 소녀를 자세히 바라보니 그녀는 허공에 떠 있는 게 아니라 희미한 모습의 드래곤의 등 위에 걸터 앉아있었다. 엘타는 이마를 찌푸렸다.

 “네가 우리 제국군을 두려움과 멀미에 떨게 한 아이군? 신력이 상당한 모양이지? 소환수를 불러내고도 전혀 힘들어하지 않는 군.”

 “제 나라를 침범한 이방인들에게 들려줄 말은 없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전부 추락시키고 싶지만, 대무녀님의 말을 받들어 마지막으로 경고하겠습니다. 돌아가십시오.”

 그녀를 잠시 바라보던 엘타는 고개를 저었다.

 “충고 고맙군. 그러나 이쪽도 사정이 있어서 말이야. 결정적으로 네 몸에 슬슬 무리가 오기 시작한 것 같은데. 소환수를 더 부리다가는 그대로 추락할 수도 있어. 그쪽이야말로 고집 부리지 말고 내려가지 그래. 우리는 연방 정부가 목표지, 너희에게 발을 묶일 수는 없어.”

 미세하게 떨리고 있던 오른팔을 왼팔로 억지로 움켜쥔 소녀는 차갑게 웃었다.

 “......좋습니다. 더 이상 경고는 없습니다.”

 어느새 용기병들을 이끌고 나타난 제루스는 그녀의 주위를 에워쌌고, 소녀는 그저 가만히 그들을 지켜볼 뿐이었다. 제루스가 그녀에게 다가가는 순간, 소녀가 앉아있던 희미한 드래곤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며 그녀의 가련한 몸이 추락했다. 당황한 제루스와 용기병들이 그녀를 향해 급강하하기 시작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제루스의 근처에 있던 용기병 하나가 어디선가 날아온 포탄에 피와 살이 튀기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제루스와 용기병들은 일제히 대열을 맞추며 흩어졌고, 엘타는 으득 이를 갈았다.

 “젠장. 예측이 이렇게까지 틀려본 건 정말 오랜만인데.”

 제국군의 비공정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대포를 서서히 제국군의 비공정을 조준하는 낯선 비공정이 보였다. 그 비공정의 뒤에서, 하나 둘 나타나는 비공정들이 일제히 열을 맞춰 대포를 비공정에게 조준했다. 그리고 엘타는 그 비공정들이 연방의 비공정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 결국 이렇게 되는군.”

 엘타가 쓰게 웃었다. 그는 방 한쪽에 놓여있던 벽난로로 걸어가더니, 그 벽난로의 위에 박혀있는 붉은 보석을 빼어들며 입가에 가져다 대었다.

 “전 사령관은 들어라. 마법사들에게 방어마법을 비공정을 전부 덮을 만큼 넓게 시전하게 하도록. 얇아도 상관없다. 포탄 한두 방 막을 정도면 돼.”

 놀랍게도 벽난로에서,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벽난로에서 힘차게 타오르고 있는 불꽃에서 여러 남녀의 목소리가 뒤섞여 흘러나왔다.

 “총사령관님! 너무 무모합니다! 연방의 비공정들의 수가 너무 많습니다!”

 “안개룡까지만 해도 총사령관님의 판단을 따랐지만 이건......”

 엘타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주 대놓고 명령 불복종이군. 날 믿어라.”

 낮지만 힘이 담긴 그 목소리에 사령관들은 불만스럽게 중얼거리면서도 이내 제국군의 비공정들을 가지각색의 연한 빛으로 이루어진 막이 감싸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엘타가 중얼거렸다.

 “나는 지지 않을 수는 두지 않으니까.”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연방 비공정들의 대포가 일제히 불을 뿜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대포의 칙칙한 잿빛 입김과 고함과 비명소리가 뒤섞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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