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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문 (門)
작가 : 이태희
작품등록일 : 2017.10.31

내가 강시라고! 그런데 그녀도 강시······. 차원의 틈을 통해 알 수 없는 무림의 세계로 떨어진다. 그곳에서 대법을 통해 강시(强尸)가 되어버린 나강현의 신묘한 이야기!



사뿐사뿐 달빛이 내려앉듯
사뿐사뿐 꽃잎이 내려앉듯
그의 한마디 손짓, 눈빛
그녀의 가슴에 수 놓인다.
눈에 머리에 영혼에 각인 한다
야속하게 눈 녹듯 사라질세라.

 
마교의 꼼수
작성일 : 17-12-19 12:55     조회 : 29     추천 : 0     분량 : 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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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칠흑같이 어두운 밤.

  경계를 서는 무사들 외에는 모두 잠이 든 시각. 어느덧 자시(子時)를 넘기고 있었지만, 강현은 뜬 눈으로 멍하니 밝게 빛나는 밤하늘의 별을 올려 봤다.

 

  ‘알지 못하는 것들이 자꾸 떠오르고는 하는데……, 그럴 때마다 가슴 속이 무언가 말할 수 없이 답답하다.’

  이따금씩 떠오르는 단편적이면서 이질적인 기억에 심난한 강현은 별을 보며 마음을 달래었다. 상념에 젖어있는 동안 어느덧 새벽이 서서히 밝아왔다.

  밀궁의 무사들은 운기조식을 시작했고, 쟁자수들은 또다시 떠날 채비를 시작했다.

  강현은 천마교까지 가는 길 내내 틈나는 대로 황호 교관이 가르치는 무공 수련을 했다. 수련은 될 수 있는 한 이목을 피해서 했다.

 

  ‘무공초식과 검식이 낯설지가 않은데 그것은 왜일까?’

  강현은 바닥에 앉아 자신이 수련하는 무공을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어딘지 익숙한 느낌이 들어 생각을 했다.

  그에 관해 고민하다가 주변에 자신과 닮은듯하면서도 다른 자혼 강시 대원들을 하나하나 유심히 바라봤다.

  칠척이 넘는 육중한 덩치의 거구에 걸맞지 않게 순박한 얼굴을 지닌 광운.

  작은 체구에 유난히 큰 눈을 가진 소명. 그리고 뛰어난 미모 덕분에 가녀리고 청순해 보이는 민경.

  긴팔과 날카로운 눈매에 서릿발 날리는 냉혹하고 차가운 얼굴을 한 부영. 그리고 얼굴이 너무 허예서 글공부만 하던 서생처럼 보이는 진명.

  여인이면서도 체격이 여느 사내 못지않게 건장한 연화.

  이외에 모두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그 속은 금강불괴와도 같은 신체와 초절정고수와 맞먹을 정도의 내력을 가진 희대의 마병기였다.

  강시들은 강현과 눈이 마주치자 시종일관 감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굳어있는 얼굴들이 은근히 부드러워졌다.

 

  -씨익

  심지어 부영은 살짝 웃는 인상이었다.

  이는 분명히 강시에게 문제가 생긴 것이었다. 대법이 깨진 강시는 폭주하기 때문에 이처럼 미미한 변화를 보이는 강시들을 술사들이 알아채기는 힘들었다.

  중원진출의 시발점인 천마교로의 행보도 이제 그 끝을 보이고 있었다. 목적지가 가까워질수록 밀궁 무사들의 심장은 들끓기 시작했다.

  보기만 해도 절로 움츠러드는 험준한 산세. 중원 천하에 산재한 사파를 영도하는 천마교가 오랜 세월 터를 잡은 이후 처음으로 외부 문파인 밀궁을 들인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교주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있는 천마교 내에서도 이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할 정도로 아주 위험하고도 중대한 사안이었다.

  어쨌거나 일은 벌어졌고, 강현이 속한 제일전대도 마장로 직속의 광혈대 뒤를 따라 천마교의 영역 안으로 들어섰다.

  천마교 안의 마을과 가는 길 중간 중간 매복한 무사들의 면면을 보니 하나같이 고수들이었다. 비로써, 단일 문파로는 중원에서 가장 강하다고 알려진 천마교에 들어 왔다는 걸 실감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밀궁도 천마교 못지않게 막강한 무력을 지닌 문파다. 밀궁의 무사들은 전혀 위축됨이 없이 보란 듯 당당하게 마교의 중심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들이 두시진이 넘게 걸려 도착한 곳은 무수한 세월이 녹아든 크고 작은 전각들이 줄지어 늘어선 곳이었다. 그 전각들을 지나치니 널따란 연무장에서 밀궁의 궁주인 장무연과 장로들이 모여서 있었다.

  한쪽에는 멀리서도 피부로 느낄 정도로 마기를 풍기는 천마교의 수뇌부들로 보이는 인물들이 환영을 위해서 기다리는 중이다.

 

  ‘대단한 초절정 고수들로 보이는 저들이 마교의 장로들인가 보군.’

  마두승은 범상치 않은 마교의 인물들을 예의 주시하며 궁주인 장무연 앞으로 걸어갔다.

 

  “궁주님을 뵙습니다.”

  “차석장로. 먼 길 오느라 수고했네. 오는 동안 별일은 없었나?”

  밀궁의 무사들을 무탈하게 이끌고 온 공을 치하 하며 묻는 궁주였다. 진여탁이 수석장로가 되면서 다음 서열인 마두승이 그 자리를 이어 차석장로가 되었다.

  한껏 고무된 표정을 보이는 궁주에게 마두승은 고개를 좀 더 숙였다.

 

  “예. 모두 궁주님 덕분에 순조로웠습니다.”

  장무연은 마장로의 대답에 흡족해 하며 마교의 인물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맨 앞의 인물 중 언뜻 평범해 보이나 붉은빛의 안광이 형형한 자를 보며 장무연이 소개했다.

 

  “교주님. 밀궁의 차석장로인 마두승 장로입니다.”

  장궁주의 소개에 천마교 교주가 반색을 하며 환영했다.

 

  “반갑소. 본좌는 천마교 교주인 곽소량이요. 이렇게 대단한 무인을 만나 영광이오. 시간이 되면 한수 부탁드려야겠소. 허허허.”

  “교주님. 마두승이라 하옵니다. 과찬의 말씀입니다. 오히려 제가 영광이지요.”

  자신을 치켜 세워주는 교주의 행동에 마두승은 겸양을 표하며 포권을 했다.

 

  “궁주님. 여기서 이럴게 아니라 회의장으로 자리를 옮기시지요.”

  “허허허. 그러십시다.”

  곽소량은 장무연에게 뒤편 전각인 혈(血)의 대전으로 안내했다. 교주와 궁주는 소소한 말을 주고받으며 연회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천마교의 중심이고 교주의 거처와 장로들이 집무를 보는 장소인 천마대전은 의외로 수수한 편이었다. 그 수수한 겉모습과는 달리 천마대전 안에는 무림을 뒤흔들 정도의 엄청난 무공을 소유한 인물들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이들 중에서 누구 하나라도 중원에 나가면 대문파 문주자리를 꿰차고도 남을 정도의 무공을 지닌 자들이 무려, 이십 명이 넘게 모여 있으니 실로 엄청나다 할 수 있었다.

  천마교 교주인 곽소량과 밀궁의 궁주인 장무연이 마주보고 앉고, 휘하 장로들은 양 옆으로 나뉘어서 논의를 하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한편에서는 진하고 강한 마기가 넘실대는 반면 다른 편에는 같은 사파이면서도 정파와 비슷한 기운이 풍기는 것이 대조적이었다.

  숫자적인 무력에서는 천마교가 앞섰지만, 밀궁에게는 부족한 수의 무력을 보충할만한 희대의 마병기인 강시전대가 있었다. 물론, 천마교에도 강시가 존재했지만, 수적으로나 질적으로 밀궁의 상대가 되질 못했다.

  정파와 전쟁을 하기에 앞서 사파를 평정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 때문에 사파통일에 가장 큰 걸림돌인 혈마교를 무너뜨리기 위해 이제껏 어떤 문파와도 연합한 적이 없는 천마교와 밀궁이 힘을 합치려는 것이었다.

  혈마교의 최근 전후사정을 천마교의 총관인 소무령이 설명 중이었다.

 

  “혈마교와의 결전은 최종준비가 끝나는 백일 후에 하는 것이 좋을 듯싶습니다.”

  소무령의 의견에 양측 장로들은 이의 없다는 뜻으로 고개들을 끄덕였다.

  곽소량은 장무연을 향해 입을 열었다.

 

  “궁주님. 시기가 괜찮겠습니까?”

  “예. 교주님. 더 늦추었다간 혈마교에서 눈치라도 채면 곤란하니. 그 정도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그전부터 준비를 해 온 터라 크게 문제될 것은 없었다. 회의를 마친 후 곽교주와 장궁주. 그리고 천마교 장로인 차오겸만이 자리에 남았다.

  곽소량은 시선을 차오겸에서 장무연에게 돌렸다.

 

  “궁주님. 따로 논의 드릴게 있습니다.”

  “예, 교주님. 말씀하시지요.”

  장무연은 괜찮으니 얼마든지 말하라는 부드러운 인상을 보였다. 이에 곽소량은 헛기침을 한 후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크흠, 여기 있는 차오겸 장로는 교내에서 각종 검진이나 무공 수련에 관련하여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강시전대의 수련에 보탬이 되고자 해서 드린 말씀입니다. 언짢으셨다면 거절하셔도 전혀 개의치 않겠습니다.”

  교주의 의중을 생각하며 장무연은 차오겸을 쳐다봤다. 한눈에 봐도 높은 수준의 무공을 체득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총관이 말하길 천마교에서 자신들을 견제하고 강시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 꼼수를 쓸지도 모른다고 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수련을 돕겠다고 선심 쓰듯 말한다.

  장무연은 자연스럽게 짐짓 고민하다 감사의 눈빛을 보였다.

 

  “허허, 오히려 본 궁에서 부탁을 드려야 하는데 이렇게까지 배려해주시니 교주님의 은혜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장무연의 흔쾌한 승낙에 곽소량은 크게 기쁜 표정을 지었다.

 

  “껄껄껄껄. 천마교와 밀궁은 이제 한 형제와 다름없는 것을 은혜라니요. 당치도 않으신 말씀입니다.”

  “하하하하. 그럼. 차 장로님 부탁드리겠습니다.”

  차오겸은 장무연에게 포권을 했다.

 

  “궁주님.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해 누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허허허. 고맙소이다.”

  천마교와 밀궁이 혈맹을 맺었어도 서로 완전히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천마교에서는 혹시 모를 배반을 대비해서 마병기인 강시의 특성을 파악하고, 혈마교와의 교전에 있어 조금의 손실이라도 줄여서 정파와의 전쟁에 대비해야 했기에 취한 조치였다.

  밀궁에서도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어서 승낙한 것이다. 천마교와 밀궁의 동상이몽(同床異夢)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휘영청 밝은 달빛이 작은 창살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한 사내의 어깨위에 살며시 내려앉았다.

  고요하고 깊은 밤. 그저 말없이 달을 바라보고 있는 사내는 다름 아닌 나강현이었다. 그때, 순찰을 돌던 천마교 무사와 눈이 마주쳤다.

 

  ‘잠 안자고 이 시간에 떠나온 고향 생각이라도 하는 건가.’

  순찰무사는 밀궁의 마병기인 강시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기에 강현을 보고 고향생각에 잠 못 이룬다고 여겼다.

  강현은 무엇에 홀린 듯 초점 없는 눈으로 멍하니 서서 달을 보고 있을 뿐 미동도 없었다.

  이곳에는 강현 말고도 열두 명이 더 있었다. 이들은 일반 무사가 아니라 전부 강시전대 소속 자혼강시들이다. 강시들은 거의 잘 필요가 없기에 대부분 뜬 눈으로 지새고 있었다.

 

  ‘후우.’

  무언가 생각하려다 강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떠오르는 것은 많은데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해서다.

  강시라도 엄연히 살아 있고, 진화하기에 술사의 통제 하에서 학습을 통해 어느 정도 생각과 행동을 할 수는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술사의 통제 하에서의 행동이라고 믿기 힘든 일이었다.

  만일 술사가 이 광경을 목격했더라면 놀라 자빠질만한 상황이었다. 아니, 대법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필시 강현을 시험하거나 최악의 경우 해부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털썩

  가부좌를 튼 강현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러기를 잠시, 아랫배 단전에서 청량한 기운이 생겨났다.

  그 기운은 천천히 몸의 혈맥을 따라 이리저리 돌다가 단전으로 돌아왔다. 언제 혼란스러웠냐는 듯이 한결 편안해진 강현은 무의식적으로 계속해서 단전의 내공을 일주천 시켰다.

  혈맥을 타고 순조롭게 흐르던 내공이 다른 성질의 내공과 합쳐졌다. 그것은 몸 안에서 흡수되지 못한 채 중단전에 머물러 있던 천고의 영약인 만년화정의 내력이었다.

  내력의 일부만으로도 강현의 몸에서는 열기가 넘실거렸고, 아직 통제에 익숙지 않은 강현에 의해 실내가 후끈 달아오를 정도였다.

  계속되던 만년화정의 열기는 소부혈을 지날 때 마다 차츰 수그러들었다.

  강현이 하는 양을 주위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던 소명과 나머지 강시들도 가부좌를 하고 따라 하기 시작했다. 황호 교관의 부단한 가르침에 처음만 해도 흉내를 내는 수준에 그쳤으나, 이제는 제법 심법 수련이 자리를 잡아갔다.

  밀궁의 자혼 강시들 중에서 유독 강현이 속한 강시전대만이 특별한 진화를 보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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