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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문 (門)
작가 : 이태희
작품등록일 : 2017.10.31

내가 강시라고! 그런데 그녀도 강시······. 차원의 틈을 통해 알 수 없는 무림의 세계로 떨어진다. 그곳에서 대법을 통해 강시(强尸)가 되어버린 나강현의 신묘한 이야기!



사뿐사뿐 달빛이 내려앉듯
사뿐사뿐 꽃잎이 내려앉듯
그의 한마디 손짓, 눈빛
그녀의 가슴에 수 놓인다.
눈에 머리에 영혼에 각인 한다
야속하게 눈 녹듯 사라질세라.

 
불타는 산채
작성일 : 17-12-18 11:15     조회 : 18     추천 : 0     분량 : 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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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강현은 자신에게 검을 겨누고 달려드는 사내에게 손을 쓰려다 멈추었다.

 

  “크앗, 뼈와 살을 모조리 발라서 늑대 먹이로 줄…….”

  -펑

  “어억!”

  민경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자신을 제치고 강현에게 검을 찔러가는 사내의 옆구리에 장법을 한방 먹였다.

  장법에 가격당한 사내는 뼈가 가루가 되어 저 멀리 나가 떨어졌다.

 

  “크아아악, 끄어어억!”

  -뿌가각, 우두두둑

  “크악, 이것들이 사정 봐주지 말고 갈기갈기 찢어 죽여라!”

  누가 누구의 사정을 봐준단 말인가.

 

  -푸욱

  “끄으으으.”

  상대가 뱃가죽을 뚫고 들어가 팔목이 보이는 것을 내려다보는 녹림도의 눈자위가 그대로 돌아가 버렸다.

  주변의 짐승들과 산새들이 꽁지가 빠지게 도망가 버릴 정도로 처절한 비명이 산채를 휩쓸었다.

  환선검진의 위력이 아니더라도 대문파에 비해 무공실력이 떨어지는 녹림도들은 애초에 강시전대의 상대가 되질 못했다.

  이중에 자혼 강시 하나 제대로 대적할 인물이 없는 마당에 전대 전체를 상대한다는 건 어불성설(語不成說)이었다.

  전세가 불리함을 느낀 왕채주가 신경질적으로 부채주에게 명령했다.

 

  “제길! 일단, 뒤로 모두 물려라!”

  “예, 채주님.”

  상황이 원치 않는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자 왕채주는 급히 부하들을 물리라고 명했다. 쟁자수들이라 우습게 봤다가 낭패를 당한 왕채주는 분함에 살기를 피워 올리며 콧김을 씩씩 내쉬었다.

  옆에 있던 부채주는 상황이 상항인지라 채주의 안색을 살피며 변명 아닌 변명을 했다.

 

  “채주님. 아무래도 놈들이 무슨 수를 쓴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한낱 쟁자수 따위에게 당할 우리 산채가 아닙니다.”

  왕채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부채주! 놈들을 하나도 남기지 말고 모조리 도륙한다. 따르라!”

  채주의 명에 녹림도들은 전열을 정비한 다음 다시 한 번 투지를 불태우며 왕채주를 따랐다.

  여위 술사는 강시전대 검진의 위력에 흡족한 얼굴로 강현에게 다음 명령을 내렸다.

 

  “환선검진을 차례로 모두 개진하라.”

  “예.”

  여술사의 명이 떨어진 순간, 강현은 검진을 발동했다.

 

  “환신혼세!”

  강현의 개진 외침에 강시전대 전원이 일사분란하게 자리를 옮기며 움직였다. 민경을 선두로 강시전대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마주 대치중인 녹림도들도 각자 무기를 앞세워 죽자고 달려들었다.

 

  “와아! 시체하나 남지 않게 찢어 죽여라!”

  “아주 피떡을 만들어라.”

  흉흉한 무기를 다잡고 죽을힘을 다해 휘두르며 달려들어도 강시전대는 어느 하나 눈 하나 깜짝 않고 맨몸으로 녹림의 무리들을 상대했다.

 

  -콰칭, 파캉

  무기와 손, 발이 부딪칠 때마다 믿을 수 없게도 쇳소리가 울렸다. 무릇 뼈와 살로 이루어진 사람의 몸에서 날 수 있는 소리는 아니었다.

  외공을 극성으로 수련하여 무쇠처럼 단단해지거나, 무공이 뛰어난 고수가 내공을 사용하여 몸의 일부를 진기로 감싸면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고수들을 상대할 때나 있을법한 일이 벌어졌으니, 혼란스럽고 두려움마저 들기 시작했다.

  녹림도들은 무언가 단단히 잘못됐다고 느꼈다. 벗어나려 해도 검진에서 몸을 빼기엔 너무 늦은 뒤였다.

  강현은 연속해서 환선검진을 발동했다.

 

  “환벽우세!”

  -스스슥

  광운은 팔척에 가까운 거구의 덩치에도 불구하고, 눈으로 쫒기 힘들 정도의 빠른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패도적인 기운을 내뿜으며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녹림도적들의 숨통을 맨손으로 여지없이 끊어버렸다.

  옷은 여기 저기 찢기고, 머리가 헝클어진 녹림도 둘이서 악에 받쳐 강현에게 검을 찔러갔다.

 

  “으아아아! 죽어, 죽어라.”

  -콰직, 빠각

  강현은 자신에게 검을 찔러대는 놈들에게 천인지검의 초식을 사용하여 처리했다. 싸움이 거듭될수록 천인지검의 묘리를 몸으로 깨닫는 강현이었다.

  내공차이도 많이 나는데다가 아무리 검과 도를 휘둘러도 죽지 않는 자혼 강시들로 인해 녹림도들은 점점 이성을 잃어갔다. 강현도 자신에게 달려드는 놈들을 계속해서 처리해 나갔다.

  강현의 앞에 온몸에 상처를 뒤집어 쓴 왕채주가 핏물을 잔뜩 머금은 이를 드러냈다. 핏발선 눈이 보기에도 무시무시해 보였다.

 

  “크으으으, 오냐. 반드시 한 놈이라도 죽여서 북망산천으로 데려가주마.”

  강현은 자신을 죽일 듯이 노려보며 도를 치켜드는 상대에게 무심한 눈길로 되물었다.

 

  “북망상천?”

  강현은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의아한 눈빛으로 되물었으나, 상대는 어찌된 영문인지 대답 대신 가뜩이나 험악한 인상을 있는 대로 구기며 괴성을 질렀다.

 

  “크아아아!”

  -후웅

  왕채주는 산채의 우두머리답게 무공이 뛰어난 편이었다. 덩치에 걸맞은 육중한 도를 휘두르며 강시전대와 싸우던 왕채주는 강현을 상대로 동귀어진(同歸於盡)이라도 할 작정이었다.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며 휘두른 도를 강현은 주워든 검으로 막았다.

 

  -따앙

  힘 하나 만큼은 타고났다 자신하던 왕채주는 강현에 의해 도가 막히자 핏발이 선 눈으로 마지막 한줌의 내공까지 짜내어 밀어붙였다.

  -그그그극

  검을 맞대고 있는 강현에게서는 힘든 기색이 보이질 않았다. 그건 자혼 강시가 되면서 생긴 특성 때문이었다. 굳이 내공을 일으키지 않아도 강현의 몸에는 일천근의 힘이 있었다.

 

  ‘흐음.’

  강현은 천인지검의 초식을 떠올려 상대하려 했다. 그 틈에 허리를 노리고 순간적으로 도를 밑으로 미끄러트리며 밀치고 들어오자 위기를 느낀 강현의 몸이 반사적으로 검을 움직여 초식을 펼쳤다.

 

  -슈각

  “큭.”

  -쿵

  왕채주의 몸은 반이나 잘려져 바닥에 뒹굴었다. 핏물을 게워내며 자신의 죽음을 믿을 수 없는지 눈은 부릅떠져 있었다.

  강현은 문득 머릿속을 훑고 지나가는 이름 모를 초식이 떠오르는 동시에 왕채주에게 검을 날린 것이었다.

  완벽하지는 않았으나, 기세훈의 독문무공인 천변무의 검식이 순간적으로 펼쳐진 것이었다. 검진의 앞쪽에 있었기에 강현이 천변무의 초식을 펼치는 것을 술사는 눈치 채지 못했다.

  산채의 주인인 왕채주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먼저 죽은 부하들의 뒤를 따라갔다.

 

  이 모든 환선검진의 중심에는 강현이 있었다. 강현은 아직까지 검진의 묘리를 완전히 깨우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진을 구성하고 운영하는데 크게 문제점은 없어보였다.

  물론, 이보다 더 뛰어난 무림 고수들을 상대한다면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산채는 온통 비릿한 피비린내가 휩쓸었다. 칼을 들고 있는 산채의 도적은 채 이십도 안 되었다.

  그마저도 사방에 죽어 나자빠진 다른 녹림도들을 보며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부터 칼을 던지는 중이었다.

  부채주는 허망한 눈으로 흐르는 팔의 피를 감싸며 살기위해 무릎을 꿇었다.

 

  “크으으, 잘못했습니다. 모, 목숨만 살려 주십쇼.”

  “살려……, 달라고?”

  싸울 의지를 완전히 잃어버린 사내의 살려달라는 말에 강현은 검진을 잠시 멈추며 술사에게 고개를 돌렸다.

  강현은 죽이라는 항거 할 수 없는 술사의 손짓에 멈추었던 검을 다시금 움직였다.

  이제 산채에 남은 자들은 어린 아이들과 여인들뿐이었다. 강현을 비롯한 자혼강시들은 피로 얼룩진 옷을 다른 옷으로 바꿔 입고서 술사의 명령을 기다렸다.

 

  “그 정도면 되었다. 그리고 산채는 불태워 버려라.”

  강현은 무심한 눈길로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는 사람들을 쳐다봤다. 다들 술사의 명령에 복종하며 산채에 불을 놓기 시작했다.

  그런데 강현만은 머뭇거렸다.

 

  ‘이 이상한 기분은 뭐지?’

  다른 강시들과 달리 불타는 산채를 보며 알 수 없는 거부감이 드는 강현이지만, 그런 마음조차 무언지 모르기에 술사의 명령에 따랐다.

  술사의 복귀명령에 강시전대는 거세게 활활 타오르는 산채를 뒤로하고 경공을 펼치며 빠르게 이동했다.

  강현은 경공을 펼치는 와중에 주위에서 함께 달리는 다른 자들을 둘러봤다.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무표정으로 앞서가는 술사의 뒤를 묵묵히 따라 갈뿐이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를 이따금씩 생겨나는 복잡 미묘한 감정의 의미를 찾으려 애썼지만 헛수고였다.

  이러한 증상들은 자혼 강시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러한 강현의 증상을 술사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이미, 대법이 시행되어 강시가 된 마당에 구태여 눈여겨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강현이 속한 강시전대는 쉬지 않고 빠르게 이동한 끝에 마두승 장로가 이끄는 밀궁의 이차 선발대 본진에 합류했다.

  여위 술사는 마침, 야영준비를 하고 있던 황호 교관에게 강시전대를 인계하고 마장로를 찾아갔다.

 

  “장로님. 여위 술사께서 오셨습니다.”

  “들라 해라.”

  여술사는 마장로에게 예를 올렸다.

 

  “장로님을 뵙습니다.”

  “그래. 수고했네.”

  마장로는 일을 마치고 복귀한 여술사를 환대했다. 여술사는 자혼강시전대의 훈련 성과에 대해 일일이 보고를 올렸다.

  이젠 쟁자수에서 모두 표사로 변복한 강현과 강시 일전대는 황교관이 한쪽에 마련한 자리에 다른 전대의 강시들과 무리지어 있었다. 얼마 안 있어 음식을 배급하기 시작했다.

  강현과 강시전대 인원들도 교육 받은 대로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했고, 모두 나눠주는 음식을 받았다.

  강시는 음식을 섭취해도 무방하지만, 신체특성상 정도에 따라서 몇 달이 넘게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아도 되었다.

  그런 자혼 강시는 밀궁에서도 중요한 전력이기에 당주급 이상만이 대략 알고 있을 정도로 기밀사항이었다.

  인상이 푸근한 중년의 쟁자수가 고기가 든 국을 한 국자씩 퍼주며 말을 건넸다.

 

  “표사님들, 내일 또 먼 길을 떠나야하니 어서 많이들 드시죠.”

  뒤에서 음식이 든 수레를 미는 소년은 자신과 나이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작은 소녀를 힐끔거리며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그걸 본 중년인은 국자로 수레를 툭 쳤다.

 

  “이놈아, 어서 수레를 밀어라.”

  “예! 예에…….”

  ‘저 소녀도 표사인가!’

  누가 보기에도 참으로 예뻤다. 여인이라고 보기엔 아직 앳된 소녀에게 넋이 나가 수줍어하는 녀석을 재빨리 재촉하는 중년인이었다. 왜냐하면 저래보여도 기본적으로 무공을 익힌 무사였기 때문이었다.

  오감(五感)이 이미 범인을 벗어난 소명은 소년이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을 알았다.

  음식을 천천히 입에 가져가는 소명의 큰 두 눈이 순식간에 새빨갛게 물들었다.

 

  -사아악

  ‘으음, 뭐지!’

  갑자기 등 뒤에서 살기를 느낀 강현은 뒤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자신과 눈이 마주친 소명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살기가 일어났을 때보다 더 빨리 누그러지며 눈동자가 원래 색으로 돌아왔다.

  강시들이 그렇듯 항상 표정의 변화가 없었던 소명의 얼굴이 미미하지만 부드러워지기까지 했다.

  별다른 이상이 없자 강현은 시선을 돌려 손에 들고 있던 음식을 입에 넣기 시작했다.

  배식중인 중년인과 소년은 소명의 살기에 놀란 나머지 그 자리에서 꼼작 할 수 없었다.

 

  “후우! 어, 어서 가자.”

  “예.”

  소명이 살기를 거두자 혼쭐이 난 둘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빠르게 자리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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