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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문 (門)
작가 : 이태희
작품등록일 : 2017.10.31

내가 강시라고! 그런데 그녀도 강시······. 차원의 틈을 통해 알 수 없는 무림의 세계로 떨어진다. 그곳에서 대법을 통해 강시(强尸)가 되어버린 나강현의 신묘한 이야기!



사뿐사뿐 달빛이 내려앉듯
사뿐사뿐 꽃잎이 내려앉듯
그의 한마디 손짓, 눈빛
그녀의 가슴에 수 놓인다.
눈에 머리에 영혼에 각인 한다
야속하게 눈 녹듯 사라질세라.

 
녹림에게 끌려간 강시 전대
작성일 : 17-12-15 10:12     조회 : 28     추천 : 0     분량 : 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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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사천성 외곽. 일단의 인마(人馬)들이 무리지어 이동 중이었다.

  선두에는 붉은색 바탕에 금색 글씨로 청성표국이라고 쓰인 깃발이 날리는 것을 보니, 표국에서 표물을 운송 중인 모양이었다.

 

  “그만, 멈춰라!”

  대표두로 보이는 인물이 한 팔을 올리며 큰소리로 행렬을 멈추었다. 땅이 건조한 탓인지 마차와 말들의 행렬이 멈추자 먼지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표두가 말에서 내려 뒤 따라 오던 마차로 걸어가 안에서 보이지 않음에도 안에 타고 있을 누군가를 향해 고개를 숙여 물었다.

 

  “오늘은 이곳에서 쉬어야겠는데 괜찮겠습니까?”

  대표두의 보고에 마차에서 낮은 저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렇게 하도록 해라.”

  “예! 대인.”

  “노숙 준비를 서둘러라.”

  “예, 대표두님.”

  노숙이 결정되자 마차와 수레들을 세우고 저마다 맡은 일을 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한쪽에서는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불을 지폈고, 다른 쪽에서는 표사들이 몸을 풀기 시작했다.

  주변 경계를 위해 일부 표사들이 몇 명씩 조를 이루어 사방으로 흩어졌다.

 

  “허허, 어느덧 여름이 다가오는군!”

  건조하고 조금은 피곤한 목소리로 경계를 서기위해 걸어가며 동료 표사에게 말을 건넸다.

 

  “그렇군. 거의 반쯤 온 것 같은데 족히, 앞으로 두 달은 가야 할 거네.”

  둘은 몇 마디 더 나누고는 좀 더 안쪽으로 주의 깊게 살피며 들어갔다.

  청성표국 행렬은 사천성을 거의 빠져 나가 청해성 쪽으로 이동 중이었다. 이곳은 명문정파인 아미파와 곤륜파의 관할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관가에서도 여유가 없어 해가 갈수록 갖은 악행을 일삼는 도적떼나 녹림의 무리들이 자주 출몰했다. 그래서 일반 상인들은 급하거나 충분한 대비를 하지 않는 한 이 길을 이용하지 않았다.

  가끔 표국이나 대형 상단쯤 되는 행렬이 지나갈 뿐 한적한 길이었다.

  잡목들로 우거진 산 중턱에서 이제나 저제나 지나가는 먹잇감을 목 빠지게 기다리던 수염이 덥수룩한 사내는 반쯤 감긴 졸린 눈을 비비다 크게 떴다.

 

  ‘크크크.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사내는 손을 입으로 가져가 낮게 새 울음소리를 냈다.

 

  -삐잇, 삐잇

  신호를 보내고 자리에서 일어난 사내는 이번에 좀 챙겨서 향월이를 꼬실 생각에 신이 나서 꽁지가 빠지게 뒤쪽 산채로 내달렸다.

 

  “채주님! 표국 행렬이 오고 있습니다.”

  한참 주지육림에 빠져 분위기 좋던 왕손 채주는 머리카락 한 올 없는 머리를 두툼한 손으로 쓸어내리며 인상을 찌푸렸다.

 

  “험험, 그래 규모가 어떠하냐?”

  채주의 물음에 외곽경계를 총괄하는 곽조장은 누런 이를 드러냈다.

 

  “예. 최근 들어 가장 큰 규모입니다.”

  부하의 자신에 찬 대답에 왕채주는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오호! 그럼 빨리 준비들 시켜라!”

  “채주님. 이미 오면서 준비를 시켰습니다.”

  ‘크음, 시키지도 않은 일을 재빨리도 했군. 쩝쩝.’

  표국 행렬의 보고를 받은 녹림의 우두머리는 아쉬운 눈으로 입맛을 다시며 최근 들여온 반라의 여인들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채주는 옆에 걸린 커다란 청룡도를 어깨에 둘러메고 부하들을 앞세워 산채를 나섰다.

  왕채주는 저 멀리서 다가오는 표국행렬을 지켜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크흐흐흐흐. 아주 제법이야.”

  “채주님. 이번에 단단히 한몫 챙겨야겠습니다. 클클클.”

  “이를 말이더냐. 크하하하.”

  둘이서 헤벌쭉 좋다고 대화를 나누는 동안 표국의 선두 행렬이 눈치를 챘는지 백장 정도의 거리에 멈추어 섰다.

 

  “석아, 네가 가서 접수 받아라.”

  “예, 채주님. 맡겨 주십시오.”

  왕채주의 명을 받은 부하 마석은 산채에서 무공 수위가 윗줄이었다. 십여 명을 이끌고 위압적인 기운을 품으며 행렬 가까이 걸어갔다.

  잔뜩 힘을 주고 기세등등하게 다가오는 자들을 보고 천표두는 녹림의 무리인줄 진즉에 알아봤으나,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었다.

 

  “무슨 일로 바쁜 표국의 행렬을 막아서는 것이요?”

  “허허, 이거 선수끼리 잘 알면서 왜 이러실까? 각설하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같이 좀 먹고삽시다.”

  예부터 산채의 영역을 지나갈라치면 통과세를 내는 게 암묵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그래야 산채도 먹고 살고 상인들도 봉변을 당하지 않아서다.

  천표두는 꼴같잖게 능글거리며 길을 막고서 대놓고 성의 표시를 하라는 녹림의 무리들 때문에 미간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끄응. 이놈들이 정말 죽고 싶은가.’

  뒤쪽을 보아하니 산채의 도적들이 죄다 몰려나온 것 같았다. 허리에 찬 검에 손을 가져갔다가 놓으며 뒤에 서있는 마차로 걸음을 옮겼다.

  모두 다 처치해 버리고 싶은 마음이 불같이 일었으나, 꾹 눌러 참으며 상관에게 보고하기 위해 돌아섰다.

  천표두는 마차안의 인물에게 낮은 목소리로 여쭈었다.

 

  “장로님. 녹림의 무리들입니다. 어찌 처리할까요.”

  “행여 문제가 생기면 좋을 게 없으니 적당히 쥐어주고 보내라.”

  “예, 장로님.”

  천표두는 옆에 있는 문사 차림의 수하에게 지시를 했다.

 

  “놈들에게 적당히 집어줘라.”

  “예, 대표두님.”

  지시를 받은 수하는 금자가 섞인 전낭을 가지고 가서 녹림의 무리에게 던져 주었다.

 

  “표행길이 바쁘니 이걸 받고, 길을 내시오.”

  -쩔그럭

  마석은 표국의 인물들이 뻣뻣하게 나오며 은근히 자신들을 무시하는 바람에 슬슬 약이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단, 목적한 바가 있기에 저들이 눈앞에 던진 돈주머니를 보며 마음을 가라 앉혔다.

  부하가 건네준 주머니를 받아든 마석은 풀어서 안을 흘낏 들여다봤다.

  간만에 보는 누런 금자도 보였다.

 

  ‘허억, 금자라니. 이번엔 수입이 좋군.’

  “잠시만 기다리시오.”

  기다리란 말과 함께 산채 일행에게 발걸음을 옮겼다. 마석은 손을 내미는 부채주에게 가져온 주머니를 넘겼다.

 

  “부채주님. 여기 있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부채주가 주머니를 열어 안에 내용물을 확인하니, 주머니 안에는 모두 금자 두 냥에 은자가 이십 냥이 넘었다. 큰 수고 없이 이 정도면 최근 들어 최고의 수입이었다.

  부채주는 채주에게 보여줬고, 채주는 횡재를 했다고 생각 되는지 눈 꼬리가 휘어지며 웃었다.

 

  “크흐흐, 좋아, 좋아.”

  부채주는 마석에게 됐다고 고개를 끄덕여 줬다. 이에 마석은 기다리던 청성표국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가도 된다는 말이었다.

  만족할 만도 하건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법. 표국에서 순순히 나오니 간만에 찾아온 기회를 이대로 끝내기가 못내 아쉬운 왕채주였다.

 

  “쓰읍, 아무래도 아쉽단 말이야. 더 쑤셔볼까?”

  가까이 다가온 행렬을 보며 아쉬워 입맛을 계속해서 다시는 채주 옆에서 눈치 빠른 부하 하나가 눈을 반짝이며 거들었다.

 

  “채주님! 저쪽에 여인들이 어떻습니까?”

  부하가 가리키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쟁자수 무리 중에서 쟁자수로 쓰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여인들이 여럿 눈에 들어왔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이곳 산채에도 여인이 항시 부족했다. 그리고 저 정도의 여인들이라면 이제껏 본 여인들 중 최상이었다.

  통행세로 돈도 받지만 부족할 시에는 대신에 남녀 가릴 것 없이 산채로 끌고 가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이유야 어쨌든 만들면 그만이었다.

 

  “행렬을 잠시만 멈추시오!”

  채주의 명을 받은 마석과 부하들은 다시 한 번 무게를 잡고, 표국의 행렬을 즉시 멈춰 세웠다.

  안 그래도 갈 길이 먼데 또 행렬을 세우자 천표두는 짜증이 밀려와 인상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무슨 볼일이 더 남았소?”

  “아아, 다름이 아니고, 요즘 산채에 일손이 턱없이 부족해서 말이요!”

  손짓으로 쟁자수들을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말하는 꼬라지를 보니 이제껏 이런 수모를 당해본적이 없기에 오랜 무공수련으로 단련된 천표두라 해도 순간 속에서 열불이 치미는 것을 참지 못하고 놈들에게 살기를 피워 올렸다.

 

  “갈!”

  ‘크윽, 빌어먹을 무슨 놈의 살기가, 이러다 죽겠는데…….’

  녹림도들은 몸을 옥죄이는 따끔거리는 살기에 안 그래도 더러운 인상을 쓰며 힘겹게 무기에 손들을 가져갔다.

  울컥한 천표두가 검을 뽑아 눈앞에서 어기적거리는 녹림도들의 목을 치려는 찰나, 귓가에 전음이 들려왔다.

 

  ‘잠깐! 놈들이 원하는 대로 해줘라. 이참에 실전을 거치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겠지.’

  ‘존명!’

  강호에는 수많은 눈과 귀들이 존재했다. 이곳이라고 없지 말란 법도 없으니 조심해서 나쁠 건 없었다. 시작도 하기 전에 말썽이 일어나면 자칫 큰일에 누가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상관의 명령을 받은 천표두는 복잡한 표정을 짓다가 살기를 거두었다.

  마석 일당은 예상치 못한 상대의 무공 실력에 잔뜩 긴장을 하며 표두를 예의 주시했다. 여차하면 실력행사에 들어가려고 당당히 마음먹었던 마석은 오히려 두려운 마음이 앞서기 시작했다.

 

  ‘이거, 보통이 아닌데 조심해야겠는걸.’

  천표두가 옆에서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수하에게 뭐라 지시를 내렸고, 수하는 잠시 뒤에 쟁자수 십여 명을 데리고 왔다.

 

  “좋다. 이들을 데리고 가라. 만약, 더 이상 요구하면 그땐…….”

  -스륵

  시퍼렇게 날이 선 검을 반쯤 꺼내어 실력행사에 들어가겠다며 겁을 주었다.

  안 그래도 방금 전 엿보인 인물의 무공실력이 만만찮음에 마석은 걱정이 앞서 있었다.

  충분히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음에 자신을 죽일 듯이 노려보는 천표두에게 넙죽 고갤 숙이고 아부를 했다.

 

  “하하하. 더 이상 바라면 사람이 아니지요! 표두님. 안전한 표행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끄으으응. 참아 참자.’

  좋아서 입을 헤, 벌리고 웃는 놈의 아가리를 찢어 죽이고 싶은 걸 겨우겨우 참았다.

  예정에도 없던 횡재수를 했다고 생각했는지 녹림도들은 친절하게 손까지 흔들었다. 녹림도들은 쟁자수로 위장한 강시들을 데리고 신속히 본거지인 산채로 사라졌다.

  능글거리는 놈들을 뒤로하고 천표두는 말에 채찍을 가해 출발을 했다.

 

  “출발한다. 이랴!”

  오랜 표행길로 인해 먼지를 잔뜩 뒤집어쓰고 씻지 못해 지저분했어도 여인들의 외모를 전부 가릴 수는 없었다.

  왕채주는 물론이고, 그의 부하들도 끌고 가는 쟁자수들 사이에 섞인 여인들에게 향한 눈빛이 점점 벌겋게 탐욕에 물들어 갔다.

  그리고 그들은 몰랐다. 쟁자수들의 외모에 혹한 왕채주 이하 자신들의 운명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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