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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문 (門)
작가 : 이태희
작품등록일 : 2017.10.31

내가 강시라고! 그런데 그녀도 강시······. 차원의 틈을 통해 알 수 없는 무림의 세계로 떨어진다. 그곳에서 대법을 통해 강시(强尸)가 되어버린 나강현의 신묘한 이야기!



사뿐사뿐 달빛이 내려앉듯
사뿐사뿐 꽃잎이 내려앉듯
그의 한마디 손짓, 눈빛
그녀의 가슴에 수 놓인다.
눈에 머리에 영혼에 각인 한다
야속하게 눈 녹듯 사라질세라.

 
열화문
작성일 : 17-12-13 10:11     조회 : 27     추천 : 0     분량 : 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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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천수검 일행은 추적당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최대한 살피면서 강 하류에 도착했건만, 자혼 강시인 적표와 화령을 찾을 수 없었다. 이대로 마냥 둘을 찾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너무 위험했다.

  곁에서 난감한 표정으로 서있는 환요를 보며 천수검은 어떻게든 결정을 해야 했다.

 

  “화령과 적표. 둘의 능력으로 보건데 크게 잘못되지는 않았을 거요. 문제는 우리에게 시간이 많지 않다는 거지.”

  “혹시 그들이 궁주님의 신변에 위해라도…….”

  환요는 말하려다 말고 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들이 궁주를 언제까지 살려둘지 모른다는 생각이 미치자 너무 앞서간다고 느낀 환요는 고개를 도리질하며 다시 말을 이었다.

 

  “그보다 갈 곳은 정하셨나요?”

  힘든 상황에서도 환요가 걱정스런 얼굴은커녕 자신을 믿는다는 듯이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천수검은 자신에게 희망의 눈빛을 보내는 환요와 지쳐있는 일행들에게 걱정 없다는 듯이 웃었다.

 

  “허허허, 아무래도 누이를 한번 찾아가 도움을 청해야 할 듯 하오만, 다들 괜찮겠소?”

  “네, 천수검님.”

  “예. 뜻대로 하세요.”

  모두의 대답에 천수검은 고개를 끄덕였다.

  갈 곳을 정했으니, 더 이상 이곳에서 지체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이들에겐 소궁주의 안위가 제일 중요했기 때문이다.

 

  “천수검님, 준비 끝났습니다.”

  진부장이 떠날 준비가 됐음을 알려오자 천수검 일행은 적표와 화령을 끝내 못 찾은 것이 안타까웠으나,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떼었다.

  천수검과 환요를 선두로 백 명이 채 못 되는 무사들이 빠르게 경공을 펼치며 북쪽으로 몸을 날렸다.

  그들이 마침내, 도착한 곳은 밀궁의 눈을 피해 다니면서 반년 가량의 수소문 끝에 어렵게 찾은 천수검의 누이가 있는 곳이었다.

  누이가 마련해준 장원에서 밀궁으로의 복귀와 소궁주의 안위를 도모하며 천수검 일행은 중원에서의 새로운 생활을 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환요는 회상에서 깨어나 소궁주를 다독이며 내실로 몸을 옮겼다. 화려함 대신에 고풍스럽고 정갈하게 꾸며진 내실에 앉자 시비가 차와 다과를 내왔다.

  다과를 권하는 환요의 손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여린은 말을 꺼냈다.

 

  “할머니. 부모님 소식은 있나요?”

  “진부장이 노력하고 있으니, 좋은 소식이 있을게야.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

  “예. 할머니”

  “그보다 이젠 장원에 나가는 걸 그만 두었으면 하는 생각인데 소궁주의 안전 문제도 있고 해서 말이야.”

  처음에는 소궁주가 걱정이 돼 다른 곳에 신경을 쓰게끔 기예공연을 권했지만, 지금 소궁주를 보니 이것도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꺼낸 말이었다.

 

  “아니에요 할머니. 제가 잠시 못나게 투정부린 거예요. 기예공연이 오히려 무공수련에 도움도 되고 재미있어요.”

  “그럼, 그렇게 하려무나.”

  소궁주의 부탁에 환요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환요와 천수검은 어린 나이에 평소에도 애써 밝은 표정을 지으며 지내온 소궁주의 모습을 보니 자신들의 가진바 능력이 보잘 것 없음에 마음이 씁쓸해졌다.

  그때, 가라앉은 분위기를 흔드는 밝은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

 

  “오라버니, 선아예요!”

  누이인 지선아의 목소리에 천수검 지율은 반색했다.

 

  “어서 들어오너라.”

  문을 열고 들어선 여인은 천수검의 누이로 겉모습은 사십대로 보였고, 머리를 길게 늘어뜨려 비단 천으로 묶은 모습과 그에 어울리는 푸른빛의 옷이 한데 어우러져 자태가 더없이 고왔다. 옥에 티라면 한 가지 왼쪽 뺨 아래 부분에 작게 검상이 남은 것이었다.

  지선아는 밝게 웃으며 환요에게 안부를 물었다.

 

  “언니, 그동안 별고 없으셨는지요?”

  “호호호. 덕분에 잘 지내고 있어요.”

  마주 웃어 답하는 환요와는 대조적으로 낮이 어두운 여린을 보며 지선아가 물었다.

 

  “아가씨, 무슨 걱정이라도 있어요?”

  지선아의 물음에 여린은 애써 희미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무공수련을 해야겠으니 말씀들 나누세요.”

  아니라고 말했지만, 표정은 여전히 밝지 않았다. 무공수련을 하겠다고 밖으로 나가자 천수검이 따라 나갔다.

  잠시 후 지선아는 환요의 손을 잡고서 넌지시 물었다.

 

  “언니. 편하게 생각하시고 저에게 자세히 말씀해주세요. 제가 도와 드릴 수 있는 건 성심을 다해 도울게요.”

  진심이 담긴 말과 두 눈을 마주하자 환요는 잠시 갈등이 일었다. 지금 처한 현실에서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지만, 잘못 했다가는 도와주다가 상대가 큰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지선아가 남이 아니라는 생각에 마음을 정했는지 속내를 털어놓기 위해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내려놓았다.

 

  “남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얘기하는데, 실은 나를 비롯한 우리는 모두 밀궁이라는 곳에 있었어요.”

  “밀궁이요? 아! 설마 그 전설의 밀궁에…….”

  무림인이 아니면 웬만해선 밀궁을 알지 못했다. 그런데 밀궁을 아는 것을 보니 내심 보통 신분은 아니라고 짐작했던 바가 어느 정도 맞다 생각이 들어 자신과 천수검의 만남에 대해 얘기를 시작해 나갔다.

 

  “나는 본래 중원인이 아니라, 서역에 있는 유리달라궁이 사문입니다. 사실 중원에 온 이유는 술법에 관해…….”

  환요의 지난 얘기에 지선아는 고개를 끄덕이기도, 맞장구를 치며 감탄사를 연발하기도 했고, 천수검에 대한 사모의 마음을 얘기하는 대목에서는 같은 여인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환요가 속내를 털어놓자 지선아도 자신에 관해 말을 꺼내 놓기 시작했다.

 

  “저는 과거에 객잔을 운영했었어요. 오라버니와 한동안 연락이 끊긴 뒤에, 객잔 운영이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은인을 만나게 되었어요. 그분과 사제의 연을 맺고 잔재주에 불과하지만, 무공도 익혔답니다. 지금은 사부님의 제자로서 열화문(悅花門)의 소문주를 맡고 있습니다.”

  “아! 열화문이요.”

  해향장원의 주인으로 알고 있었는데 본인이 생각한 것 이상이기도 했고, 대 문파인 열화문의 소문주라는 말에 감탄했다. 둘은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었다.

 

  “제가 아래 수하들을 시켜 자세한 걸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궁주의 신변을 알아본다는 선아의 말에 환요가 정색을 하며 만류했다.

 

  “위험해서 안 돼요. 열화문의 능력을 못 믿어서가 아니에요. 밀궁을 일반 문파 수준으로 봤다가는 큰일 납니다. 고수들이 많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건…….”

  환요는 잠시 말을 끊었다 다시 이었다.

 

  “바로 술법과 강시들 때문입니다.”

  “음음! 술법에다 강시라…….”

  그녀 자신도 술법과 강시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마교를 비롯한 사파에서는 강시들을 보유하고 있었고, 일부 정파에서도 사파를 견제하고, 연구할 목적으로 강시를 소유하고 있다는 보고를 수하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래요. 밀궁에는 많은 수의 강시가 존재합니다. 강시는 상대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에요. 저기 밖에 있는 설화와 적표도 사실은 강시입니다.”

  “네에! 어쩐지, 그렇군요.”

  안 그래도 내심 상당한 고수라 눈여겨봤는데 환요의 입에서 강시라는 말이 나오자 적잖이 놀랐다.

  강시를 실제 대면한 적이 과거에 있었다. 헌데 저 정도로 분간이 어려운 강시는 여태 듣도 보도 못했었다. 지선아는 놀란 표정을 지우고 말했다.

 

  “언니. 쉽지는 않겠지만, 제가 조심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환요의 만류에도 지선아는 괜찮다고 재차 말했고, 차를 새로 마시며 환담을 더 나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공수련중인 오라버니와 아가씨에게 인사를 하고 타고 온 마차에 올랐다.

  환요는 떠나는 마차를 보며 내심 중얼거렸다.

 

  ‘도움은 고마우나 행여, 화를 입을까 걱정이로구나.’

  걱정이 앞서는 환요는 마차가 눈에서 멀어지자 몸을 돌려 천수검과 한참 무공수련중인 소궁주를 바라봤다. 하루가 다르게 무공 실력이 느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음 한쪽이 아려왔다.

  장원을 떠난 마차는 소주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마차 안에는 외부와 다르게 아늑하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지선아와 마주 앉은 여인 둘은 존재감 없이 조금의 미동도 않고 앉아 있었다.

  무심한 눈빛이 마치 한 자루 비수와도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뛰어난 고수들이었다.

 

  관도로 들어서자 오가는 행인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어도 마부는 마차를 능숙하게 몰아갔다. 한시진이 넘도록 마차가 달려간 곳은 해향장원이다.

  지선아가 탄 마차는 장원 한쪽에 별도로 마차들이 드나들 수 있게 마련된 입구로 들어갔다. 안에는 고급스럽게 치장된 마차들이 여러 대 줄지어 있었다.

  아마도 내세우기를 좋아하는 부호나, 힘깨나 쓰는 무림 문파들의 인물들이 타고 온 마차들일 것이다. 지선아가 탄 마차는 서지 않고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다각다각

  “소문주님을 뵙습니다.”

  마차가 작은 전각에 도착하자 허드렛일을 하고 있던 하인들이라고 보기에는 믿기지 않게 민첩한 행동으로 마차 양옆으로 물러서서 고개를 숙였다.

  마차에서 내린 지선아는 호위를 앞세우고, 전각 안으로 들어섰다. 안은 일반 전각과 모양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장원의 주인이 머무르는 곳으로는 좀, 아니 많이 소박한 모양새였다.

  지선아는 태사의 뒤쪽에 위장되어 구분이 쉽지 않은 좁은 문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니 통로가 보기보다는 넓었으며 비스듬히 아래로 경사진 길이었다.

 

  벽에는 어느 때인지 알 수없는 오래된 글씨와 그림들이 여럿 그려져 있었다.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음에도 수하들이 주위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으며 앞서 걸어갔다.

  얼마 못가 장정 오십여 명이 충분히 늘어서 있을 정도의 넓은 연무장이 나왔다. 연무장을 곧장 지나쳐 또 다른 문을 열고 지선아 혼자만이 안으로 들어갔다.

  문 안쪽 내실 끝에는 부드럽고 솜털처럼 푹신하고, 누울 수 있을 정도의 커다란 태사의에 여인이 비스듬히 기대어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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