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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성범죄 수사팀
작가 : 유지
작품등록일 : 2017.12.11

과거 삼촌에게 성폭행을 당했던 성범죄 피해자 차유연, 유연은 형사가 되자마자 성범죄 수사팀을 만들고 팀장인 한상혁과 함께 끝없이 일어나는 성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강남역에 일어난 강간사건의 해결을 위해 출동한 유연은 예상밖의 인물과 마주치는데, “네가 날 벗어날 수 있을거라 생각해?” 뗄레야 뗄 수 없는 지독한 악연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유연과 강간의 후유증으로 자살을 택해버린 동생의 복수를 위해 불구덩이로 뛰어든 상혁의 미스터리 로맨스.

 
File 25. 충격의 연속
작성일 : 17-12-11 16:22     조회 : 295     추천 : 0     분량 : 3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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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종일 생각해봤으나, 명확히 떨어지는 답은 없었다. 아니, 답은 있는데 그걸 답이라고 인정하기가 싫었다. 시언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거라는 것 쯤은, 선경도 이미 짐작하고 있던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걸 직접 확인하게 되니 생각보다 더 아팠다. 차라리, 몰랐으면 하는 진실들이 자꾸만 마음을 옥죄였다.

 

  '나 좋아하지마.'

 

 그 말은 진심이었다. 시언의 눈빛과 말투를 보면, 느끼지 않으려고 해봐도 다 느낄 수 있던 사실이었다. 그때까지만해도, 가볍게 던진 말인 줄 알았지만, 막상 시언을 마주하게 되니, 그 말이 가볍게 던진 말이 아니라는 걸 눈치챘다. 시언은 선경을 피했고, 부담스러워했다. 그게, 제 짝사랑의 답이었다.

 

  "선, 아?"

 

 넋을 놓고 있던 선경이 어깨를 툭 건드는 유연의 손길에 정신을 차렸다. 무슨 일 있어? 걱정스런 얼굴로 묻는 유연의 목소리가 웅웅 울리는 것 처럼 들렸다. 어색하게 웃은 선경이 고개를 저었다. 유연은 자리를 떠났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선경은 자신이 귀를 틀어 막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진짜 못생겼네."

 

 거울을 쥐었다가 놓는 것을 반복하며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선경은 자리에 앉은 내내, 좀처럼 일에 집중하지 못했다. 거울에 비친 제 얼굴을 보는게 두려운 탓이었다. 꼭 필요할때 이외에는 거울을 잘 보지 않았다. 그냥, 제 모습을 보는 것이 어색했고, 낯설었다. 못생긴 얼굴을 인정해버리는 것만 같아서, 뚱뚱한 몸을 또 다시 각인시키는 것만 같아서, 모든게 다 힘겹기만 했다.

 

 피부는 재생이 불가했고, 살은 좀처럼 빠지지 않았다. 사실, 살을 빼지 않는게 아니라 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과호흡 증후군으로 인해서, 조금만 빨리 걷거나, 뛰면 호흡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다보니, 움직이는 것을 피했고, 산더미 처럼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먹는 것을 반복했다. 바보 같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매일 똑같은 일들의 반복이었다.

 

  '체격이 너무 좋으시네요, 일 하실 수 있겠어요?'

  '뚱뚱한 사람이 일하기엔 힘들텐데.'

 

 그리고 그건, 경찰서에 들어온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수사팀으로 들어오기 전, 선경은 쓴 고배를 맞봐야만 했다. 따가운 시선들, 비난 가득한 험담들, 익숙해질래도 익숙해질 수 없는 조롱들까지. 선경은 경찰서에서 일하는 내내, 사람들이 만든 편견속에 갇혀살았다. 뚱뚱해서 싫다, 못생겨서 싫다, 소심해서 싫다 등등, 남들에겐 평범해 보일 수 있는 것 까지도, 선경이 하니 모두 다 싫고 끔찍한 것들이 되고 말았다.

 

 뭐라 말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소심한 성격 탓에 그것 조차 쉽지 않았다. 선경은 결국, 입을 닫고 귀를 닫았다. 최대한 못들은 척하고 말하지 못하는 척 했다. 그게, 유일하게 그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성범죄 수사팀으로 발령을 받게 되었다. 처음에는, 또 다른 곳으로 간다는 사실이 무서웠는데, 그 무서움은 금세 사라지고 말았다.

 

 수사팀 멤버들은 달랐다. 따뜻하진 않았어도, 남들과 똑같은 시선을 보내진 않았다. 선경은 그것이 좋았다. 다르게 취급되는 것보다, 똑같이 취급대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그건, 시언도 마찬가지였다.

 

  '야, 너.'

 

 처음으로 같이 사건 현장에 나간 날, 시언은 선경을 불러세우더니, 뜬금없이 선경의 몸을 향해 손가락을 뻗었다. 표정이 잔뜩 일그러져잇는걸로 봐선, 또 몸에 대한 지적일거라고 생각했다. 왜이렇게 뚱뚱하냐, 몸도 그러면서 여길 왜 나왔냐, 일상적으로 겪었던 말이기에 크게 상처받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언은 달랐다.

 

  '너, 안 춥냐?'

  '네?'

  '옷이 얇아보여서.'

  '아, 전 괜찮습니다.'

  '따뜻하게 입고다녀라, 추우면 차에 담요있으니까 덮고.'

 

 민망한 듯, 금세 자리를 뜨는 시언의 모습을 보면서 선경은 한참 동안이나 말을 잇지 못했다. 지금 듣게 된 말들이 모두 거짓처럼 느껴졌다. 몇번이고 되새겨봤지만, 제 귀가 잘못된게 아닌 이상, 제 몸매에 대한 지적이나, 얼굴에 대한 지적은 없었다. 당연한건데, 선경에겐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라, 눈물이 났다.

 

 

 *

 

 

 박권석 교수는 학교에서도 알아주는 유명인사였다. 워낙 학점을 잘 주기로 소문이 나있었고, 그 탓에 박교수 수업을 들으려는 학생들도 많았다. 하지만, 수업 평가에서는 늘, 최악의 평점을 받았다. 그 이유에 대해선 적혀있지 않았지만, 이미 무수히 퍼진 소문으로 어림짐작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바로, 성추행을 한다는 것 말이다.

 

 처음엔 대부분의 학생들이 믿지 않았지만, 자신이 직접 겪어보고 나서야 그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신고하는 사람은 없었다. 박교수의 인맥이 회사 곳곳에 퍼다하게 퍼져있었기 때문이었다.

 

 취업을 하기 위해선 박교수의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좋았다. 학점을 잘 받기 위해선 박교수 수업을 들어야하는데, 그걸 듣게 되면, 받게 되는 댓가가 너무도 컸다. 대부분의 여학생들은 설마, 나한테도 그러겠어?라는 심정으로 수업을 신청했다가, 나한테도 그러다니, 라는 생각으로 수업을 빼먹었다. 끝내려고 해도 끝낼 수가 없는,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단편적인 예로, 학생 중 한명이 학교에 신고를 했다가, 역 신고를 받게 되는 상황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 성추행으로 신고했던 학생이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았다는게 박교수의 입장이었다.

 

 불행하게도, 그 여학생은 박교수의 성추행을 피하기 위해, 수업을 밥먹듯이 빼먹었었고, 그 증거물로 인해, 신고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그 학생은 아직까지도 취업을 못한 상태였다.

 

  '박교수님, 이상한 것 같아.'

  '에이, 야 그런 소리하지마. 너도 소문듣고 그러는거야? 박교수님이 얼마나 좋은 분인데 그래.'

 

 남자들은 그 말을 믿지 못했다. 박교수님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데, 그런 소리 하지말라며 고개를 내젓는 탓에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그 이유로 인해 헤어진 커플들도 여럿이라고 했다. 남자는 안믿고, 여자는 믿어달라고 소리를 쳤지만, 증거가 없던 탓에 신고한 사람만 이상한 꼴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박교수, 미친 것 같아.'

  '너 까지 왜그러냐?'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

 

 

 

 유연은 그 모든걸 믿지 않았다. 아까 전, 양갈래 머리를 한 여학생에게 들은 얘기는 놀랄만큼 충격적이였지만, 그게 다였다. 더 이상의 의심도, 더 이상의 혼란도 없었다. 그저 어떻게든 박교수를 잡아 쳐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인간이 학교에 남아 학생들을 가리킨다는건, 생각만해도 소름이 끼쳤으니까.

 

  "유연씨?"

 

 허겁지겁 사무실 안으로 뛰어들어온 사이, 한 남자가 유연을 불러세웠다. 동그란 안경에 짧은 스포츠 머리, 190cm 정도는 되보이는 키와 얄쌍한 몸까지. 난생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아, 유연씨 맞네요."

  "누구시죠?"

  "오늘부터 성범죄 수사팀을 담당하게 된 팀장, 권민석이라고 합니다."

  "네?"

 

 유연의 눈이 크게 뜨였다. 남자의 말을 듣고도 못 믿는겠다는 눈치였다. 어깨를 으쓱거린 뒤, 느릿하게 걸어온 남자가 유연을 향해 섰다. 어마어마한 키 차이였지만, 귀여운 외모 탓인지 딱히 위화감이 들지 않았다. 남자는 뒷머리를 석석 긁더니, 뒷주머니에서 꺼낸 명함 한장을 유연의 앞으로 불쑥 내밀었다.

 

  '성범죄 수사팀, 권민석.'

 

  "이게 뭐에요?"

  "뭐, 곧 알게 되실겁니다."

 

 더 이상 말을 붙일 새도 없이, 꾸벅 인사를 건넨 남자가 뒤를 돌아 자리를 떠났다. 넋을 놓은 채로, 눈만 끔뻑이던 유연이 세게 닫히는 문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도무지 믿을 수가 없는 말들의 투성이었다. 팀장이라니 이게 무슨, 기가 차서 말조차도 나오질 않았다. 적어도 유연이 알고 있는 이상, 수사팀의 팀장은 상혁 뿐이었다. 그런데, 방금 전 남자가 던진 말을 정리하자면 상혁이 팀장의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것을 뜻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제기랄."

 

 하, 하는 기가찬 숨이 터져나왔다. 제가 자리를 비운 사이, 뭔가 꼬여도 단단히 꼬여버린 듯했다. 유연은 급히 상혁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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