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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성범죄 수사팀
작가 : 유지
작품등록일 : 2017.12.11

과거 삼촌에게 성폭행을 당했던 성범죄 피해자 차유연, 유연은 형사가 되자마자 성범죄 수사팀을 만들고 팀장인 한상혁과 함께 끝없이 일어나는 성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강남역에 일어난 강간사건의 해결을 위해 출동한 유연은 예상밖의 인물과 마주치는데, “네가 날 벗어날 수 있을거라 생각해?” 뗄레야 뗄 수 없는 지독한 악연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유연과 강간의 후유증으로 자살을 택해버린 동생의 복수를 위해 불구덩이로 뛰어든 상혁의 미스터리 로맨스.

 
File 22. 교수 성추행 사건(1)
작성일 : 17-12-11 16:20     조회 : 304     추천 : 0     분량 : 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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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잠하다 싶더니 또 다시 사건이 터졌다. 이번엔 대학생이었다. 21살의 여대생 김선희는 대학교 전공 교수가 자신을 지속적으로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특이하게도, 김선희는 경찰서에 찾아온 이후로 단한번도 고개를 들지 않은 상태였다. 붉게 염색한 머리와 왼쪽 눈썹에 박힌 피어싱이 눈에 띄는 학생이었다.

 

  "왜 진작 신고하지 않았죠?"

  "학점을 못받을까봐요, 이번 학기 저한테는 정말 중요하거든요."

 

 선희는 무덤덤한 어투로 말했다. 표정의 변화가 거의 없는걸로 봐선, 바짝 긴장하고 있는 상태라고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었다.

 

 맞은편에 앉은 형사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흰 종이에 선희의 말을 받아적었다. 하품을 쩍쩍 하고, 간지러운 머리를 벅벅 소리가 날 정도로 긁었다. 형사는 몹시 귀찮은 기색이었다.

 

 사실 이번 사건은 성범죄 수사팀이 담당해야만 했지만, 경찰 청장의 지시로 인해 다른 팀으로 넘어가게 된 상태였다. 대충 듣기론, 경찰청장과 대학교수가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했다. 틈틈히 만나 술잔을 기울이는 절친한 친구 말이다. 그 탓에 강력계 형사 한명이 뜬금 없는, 성범죄 피해자를 수사하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

 

 박교수는 경찰청장에게 친구의 의리를 말하며, 사건을 쉽게 넘어가줄 것을 부탁했다. 그랬기에 성범죄 수사팀이 아닌 강력계로 사건을 보내버린 것이었다. 어떻게든 사건을 묻어버리려고 했으니까.

 

 박교수는 뻔하게도 선희의 학점을 F로 확정했고, 유연이 발칵 뒤집어지는 것 역시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뭐어?"

  "이번 사건 강력계 1팀으로 넘어갔어요."

 

 수사팀의 사건 조사를 맡고 있는 보순이 한숨을 쉬듯 말했다. 하, 기가 찬 웃음을 터트린 유연이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쓸어 올렸다. 며칠간 죽어라 고생하고 돌아왔더니, 고작 전해온 소식이란게, 강력계로 성범죄가 넘어갔다는 소식이었다. 그것도, 다른 사건들은 다 빼고, 대학 교수 성추행사건만 말이다.

 

  "사람을 우습게 봐도 유분수지, 진짜."

 

 왈칵 화가 치밀어올랐다. 더 이상 화를 참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건들도 가져가면 몰라, 교수 성추행 사건만 쏙 빼간건, 누가봐도 뭔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는게 확실했다. 씩씩대던 유연이 다급히 경찰청장 사무실을 향해 뛰어올라갔다. 절대, 뛰지말라고 누누히 강조했던 상혁이였지만, 지금 유연의 귀에 그런게 들릴리 만무했다.

 

  "어? 문이 잠겨있는데요?"

 

 유연이 찾아올걸 알기라도 한건지, 경찰 청장 사무실의 문은 잠겨있었다. 허겁지겁 유연을 쫓아온 보순이 어떻게든 문을 열기 위해 끙끙거리고 있었으나, 안에서 잠긴 문은 좀처럼 열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똑똑, 신경질적으로 노크를 하던 유연이 안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눈을 번뜩였다. 오호, 있으면서 안열어줬다 이거지?

 

  "비켜볼래?"

  "네!"

 

 유연의 입가의 섬뜩한 미소가 번졌다. 문 옆에 세워져있던 화분을 들어올린 유연이 조금이 망설임도 없이 문을 향해 화분을 내던졌다. 쾅! 쩌렁쩌렁한 소리와 함께 부숴진 문과 화분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유연은 문에 뚫린 구멍으로 손을 집어넣어, 문고리를 풀었다. 순식간에 정리된 상황에 보순의 입이 저절로 떡 하니 벌어졌다.

 

  "됐다, 들어가자."

 

 유연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 어버버한 얼굴로 서있던 보순이 힘겹게 뒤를 따랐다. 정신이 다 멍했다.

 

 

 *

 

 처음엔 싫다고 말하려 했다.

 

  "선희는 참 몸매가 좋네."

 

 허벅지 위를 더듬는 더러운 손도, 가슴 부위를 만지작거리는 끔찍한 손도 쳐내면서, 싫다고 강력하게 얘기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 인간은 교수였고, 저는 그저, 학점이 몹시 필요한 학생일 뿐이었다. 수강 신청을 하기 전, 그 교수는 학점은 잘 줬으나, 미심쩍은 뭔가가 있다고. 몇명의 여학우들에게 들은 적이있었다. 그때까지만해도, 그저, 성격이 괴팍하겠거니, 생각했는데 이건 생각보다 더 심했다.

 

  "어허, 가만히 있어봐."

 

 붉게 물든 머리때문인지는 몰라도, 아님 눈썹에 뚫은 피어싱때문인지도 몰라도, 박교수는 선희를 발랑 까진 아이로 보았다. 싫다고 거부할때마다, 에이. 너 이런애 아니잖아! 하고 버럭 소리를 치면서 사람을 타박하는게 다였다. 그때 마다, 선희는 너무 놀라서 아무말도 못하고 돌아섰다. 엉엉 운적도, 수업을 빠진적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억울한 것들의 투성이었다.

 

  내가 왜, 이런 짓을 당해야하는걸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저 공부를 하기 위해 학교에 온것이고,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해 그 교수의 수업을 들은 것 뿐이었다. 그런데 왜, 가해자가 갑, 피해자가 을의 입장에 서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야하는걸까? 한참을 속만 끓이던 선희는, 교수의 손이 치마속으로 들어오는 순간, 박교수를 신고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건, 한 학기가 끝나기 바로 직전, 그러니까, 아주 오랜 고민 끝에 나온 결론이었다.

 

  "김선희씨는, 뭐하던 사람이에요?"

  "네? 저, 학생인데요?"

  "학생? 요즘 학생은 그러고 다니나?"

 

 하지만, 이건 아니였다.

 

  "솔직하게 말해봐요, 여기서 거짓말치면 큰일 나. 뭐, 밤에 돈 벌고 그런거 해요?"

 

 이건, 선희가 원하던 신고가 아니였다. 사람을 몰아가고, 사람에게 수치심을 주고, 장난이라는 이름에 포장된 독설을 던지는건, 박교수와 크게 다를게 없었다. 기가찬 듯 대꾸도 못하고 있던 선희가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자연스레 따라오는 형사라는 인간의 시선이 소름끼칠정도로 더럽기만 했다. 선희는 생각했다. 박교수던, 경찰이던, 모두,

 

  "가볼게요."

 

 똑같은 인간들 뿐이라고.

 

 

 

 

 *

 

 

 선경은 하루종일 민식과 민혁의 간호에 힘을 썼다. 오전에는 민식의 병실에 있다가, 오후에는 민혁의 병실에 있으면서 둘의 상태를 살폈다. 남들에 보기엔 이상한 광경이겠지만, 선경에겐 딱히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둘의 얼굴을 볼때마다, 자꾸만 속이 끓은 탓이었다.

 

  "강민혁, 어떡하냐 진짜."

 

 헌데, 그 중에서도 더 마음이 쓰이는건, 역시 시언에게 당해 팔이 빠져버린 민혁인듯 했다. 수술이 끝난 이후로, 며칠동안 민혁은 좀처럼 눈을 뜰 생각을 하지 않았다. 선경은 민혁의 병실을 맴돌며, 애꿏은 시간을 태웠다. 눈이라도 뜨면 좀 나을텐데, 미동도 없이 누워있는 얼굴을 보니, 밉다는 마음보다도 걱정되는 마음이 더 컸다. 학창 시절, 저를 지독할정도로 괴롭힌 놈이라는걸 알면서도 그랬다.

 

  "언제 일어나려나."

 

 선경은 침대 옆에 놓인 간의의자에 무너져내리듯 주저앉았다. 1인실은 간의의자와 냉장고, 침대가 다였다. 그 탓인지는 몰라도, 온 몸에 섬뜩한 한기가 도는 기분이었다. 팔뚝을 쓱쓱 매만지던 선경이 이불을 끌어다가, 민혁의 목끝까지 덮어주었다. 민혁에게선 아직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하, 힘드네 진짜."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던 선경이 문득, 시언의 말을 떠올렸다. 날 좋아하지마. 어느정도 예상했던 말임에도, 막상 듣게되니 눈물이 날정도로 아프기만했다. 기대를 하는게 아니였는데, 그의 다정함을 오해하는게 아니였는데, 바싹 타들어간 눈물을 펑펑 흘렸다. 모든게 다 허탈했고, 허무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시언의 다정함을 오해하지 말걸그랬다고. 선경은 스스로를 자책했다.

 

 깊은 한숨과 함께 밤이 깊어갔다. 힘들지만, 시언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기로 마음 먹었다. 지금은 어떻게든, 민혁의 생사를 확인하는게 우선이였기 때문이었다. 한참 동안 민혁의 얼굴을 바라보던 선경의 고개가 꾸벅꾸벅 거리더니, 머지않아 침대위로 툭 떨어져내렸다. 그렇게, 몇시간이 지나갔다.

 

 민혁은 드디어 깨어났다. 며칠 동안 누워있던건지 감이 오질 않아, 정신을 차리는 것도 한참이었다. 눈을 뜨자 상황판단이 느려졌다. 병실인것을 파악하기 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을 정도였다. 눈을 끔뻑끔뻑 거리던 민혁의 시선이 순간, 아래를 향했다. 침대에 기대 자고있는 익숙한 얼굴이 들어오자, 하, 하는 기가찬 숨이 터져나왔다.

 

  "뭐야, 진짜."

 

 선경은 침대 맡에 기대 잠이 들어있었다. 어찌나 곤히 자는지, 새근새근 거리는 숨소리가 병실 안을 가득 매울정도였다. 어이없다는 듯, 선경을 빤히 바라보던 민혁이 신경질적으로 이불을 걷었다. 그리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다가, 그대로 멈칫하고는 이불을 끌어 선경의 몸위에 휙 던지고는 코를 쓱 문댔다. 괜히 기분이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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