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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성범죄 수사팀
작가 : 유지
작품등록일 : 2017.12.11

과거 삼촌에게 성폭행을 당했던 성범죄 피해자 차유연, 유연은 형사가 되자마자 성범죄 수사팀을 만들고 팀장인 한상혁과 함께 끝없이 일어나는 성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강남역에 일어난 강간사건의 해결을 위해 출동한 유연은 예상밖의 인물과 마주치는데, “네가 날 벗어날 수 있을거라 생각해?” 뗄레야 뗄 수 없는 지독한 악연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유연과 강간의 후유증으로 자살을 택해버린 동생의 복수를 위해 불구덩이로 뛰어든 상혁의 미스터리 로맨스.

 
File 04. 혼란스러운 하루
작성일 : 17-12-11 16:02     조회 : 254     추천 : 0     분량 : 4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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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연은 생각보다 바빠졌다. 김주니 사건을 조사하던 중, 검찰에서 급히 온 연락은 유연을 깜짝 놀라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도 그럴만한 게 하루에 강간사건이 2개나 터졌으니까.

 

  김주니의 강간 사건이 일어 난지 얼마 되었다고, 또 다시 강간 사건이 터졌다. 이번 사건은 강간 후 살해 사건으로, 살인사건이 껴있었기에 살인사건 전담팀과 함께 작업을 해야만 했다. 그 성격 더러운 놈을 또 만나야한다니, 머릿속에 떠오른 재환, 아 그러니까 살인사건 전담팀 팀장의 얼굴에 유연은 치를 떨었다.

 

  살인사건이 알려지자, 세상은 금세 시끌시끌해졌다. 유연은 수없이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를 피해 경찰서 안으로 꾸역꾸역 몸을 밀어넣었다. 사건만 터지면 이 난리라니까, 경찰서 앞을 꽉 매운 기자들 덕에 정말이지 눈이 멀어버릴 뻔했다고 생각했다.

 

  유연은 익숙하게 성범죄 수사팀으로 향했다. 검찰청 4층에 위치한 성범죄 수사팀은 부검실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워낙 어둡고 꿉꿉한 냄새가 코를 찌르다보니 웬만한 사람들은 잘 오지 않는 곳이기도 했다. 하긴, 부검실이 바로 옆에 있는데, 자주 오는 것도 생각해보면 이상하기도 했다.

 

  “자자, 모두 출동 준비하세요.”

 

  벌컥, 문을 열고 들어선 유연이 수많은 시선들을 향해 손짓했다. 휙휙 돌아오는 고개들이 한없이 지쳐 보이긴 했지만, 유연은 그 시선들을 모른 척 할 수밖엔 없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선 어쩔 도리가 없었으니까.

 

  유연은 의자 뒤에 걸어놓은 짙은 갈색 가죽 재킷을 걸치며, 차키를 챙겼다.

 

  “오늘도 또, 개고생 하겠네.”

 

  어깨를 축 늘어트린 민식이 터덜터덜 걸어 나오며 투덜거렸다. 어느새 유연은 주차장으로 내려간 뒤였다.

 

 

 *

 

  선경은 좀처럼 잠이 들지 못했다. 아까 전 시언의 뜬금없는 행동으로 인해서 심장이 쿵쿵 거려 미칠 지경이었기 때문이었다. 앉았다가, 일어났다가, 누웠다가 다시 서는 것의 반복, 선경은 사무실 주변을 빙빙 맴돌며 뜨겁게 달아오른 얼굴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를 썼다.

 

  “화 낼 때는 언제고….”

 

  입이 삐죽 튀어나왔다. 아침에 소리치던 그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시언은 밤이 되자 180도 달라진 뒤였다. 잘 자라는 말이 이렇게 달콤할 줄이야, 선경은 하마터면 그 말을 듣자마자 악 하는 비명을 지를 뻔했다. 그 말을 참아 넘기기엔 속이 너무 달달했으니까.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을 대충 닦아내며, 선경은 양손으로 한껏 얼굴을 감싸 쥐었다.

 

  “으아, 나 어떡해.”

 

  선경은 한없이 따뜻했던 시언의 모습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원래의 시언이 맞나 싶을정도로, 무심한듯 챙겨주는 그의 행동은 굳어있던 선경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포기하려고 했는데, 이제 정말 잊으려고 했는데 그럴 때마다 시언은 자신을 잊지 말라는 듯 자꾸만 선경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사실, 따지 고보면 시언은 이런 적이 많았다. 얼마 전 단 둘이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으니까.

 

  그건 우연이었다. 지각을 할까봐 급히 문이 닫히려는 엘리베이터를 잡았고, 하필이면 그 안에 시언이 타있었다. 좁은 공간 안에 둘만 있는 게 이렇게 어색할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입술이 바짝 타들어갈 정도였으니, 말은 다한 듯했다. 정적을 이기지 못한 선경이 먼저 입을 열려고 할 때쯤, 3층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말았다.

 

  심장이 터질 듯, 거세게 분탕질을 했다. 워낙 사람을 무서워했기에 선경은 급히 엘리베이터 구석으로 향했고, 밀고 또 밀리는 사람들에 의해 억, 하는 비명을 지르며 한껏 몸을 구겼다. 땀이 어찌나 나던지, 이러다가 정말 쓰러질 것만 같았다. 그런데 그때,

 

  “뭐.”

 

  사람들을 파고 들어온 시언이 양손으로 벽을 짚으며, 선경을 품 안에 가두었다. 그렇게 많던 사람들도, 한없이 무섭기만 했던 공포도 시언이 막아주자,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사라지고 말았다. 코끝을 맴도는 향기가 달콤했다. 코앞까지 다가온 얼굴에 놀란 선경이 흠칫 몸을 떨자, 시언은 못마땅한 표정을 하며 작게 읊조렸다.

 

  “눈 깔아.”

 

  하고.

 

  역시 시언답다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날의 일은 좀처럼 잊을 수가 없었다. 어찌나, 가슴이 떨리던지 매일 밤마다 잠을 제대로 못잘 정도였으니까. 선경은 무심한 듯 챙겨주는 시언의 매력에 빠져서 영영 헤어 나오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고.

 

 *

 

  사건현장은 그야말로 정신이 없었다. 우르르 몰려든 기자들을 피해, 폴리스 라인 안으로 들어선 유연이 매서운 눈길로 현장을 살폈다. 강간 후 살인 사건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기자들이 많았다. 다들, 자극적인거만 보면 더 난리라니까. 유연은 한껏 투덜대며 시체 근처로 걸음을 옮겼다.

 

  “여대생이라는데요?”

 

  옆에 다가온 민식이 힘겨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말이 거짓은 아닌 듯, 살해당한 시체의 소지품에서 대학교 학생증이 나왔다. 학생증에 찍혀있는 사진이 한없이 앳되보이기만 해 자꾸만 속이 타들어갔다. 유연은 장갑을 낀 손으로 피해자의 학생증을 증거 봉투에 챙겨 넣으며, 민식에게 사건을 수습할 것을 명령했다.

 

  누구의 짓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쉽게 끝날 사건은 아닌 듯했다. 그도 그럴만한 게 벌써 강남역에서만 6번째 살인사건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은 살인사건만 일어났었는데, 5번째 사건부터는 강간 후 살인사건으로 변해있었다. 살인사건 전담팀의 현장 분석결과, 동일인의 범죄라는 게 확실시 된 상황이었다.

 

  피로 물든 바닥하며, 심하게 부패된 시체하며, 하나같이 잔인하기 그지없었다. 민식은 코를 한껏 틀어막은 채, 주변을 정리했다. 벌거벗겨진 시체를 보자, 한없이 마음이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마음 같아선 옷으로라도 가려주고 싶지만, 예전 비슷한 살인사건 때 벌거벗겨진 시체를 옷으로 가려줬다가 엄청나게 혼난 적이 있었기에 이번엔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 게 좋을 듯 했다.

 

  “나쁜 새끼.”

 

  유연은 작게 욕을 읊조렸다. 이송되는 피해자의 시체를 보자, 뜨거운 분노가 차올랐다. 강간 후 살해, 피해자는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일들을 당한 뒤 숨이 끊겼다. 손목에 붉은 자국이 남아있는 걸로 봐선, 수없이 많은 반항을 한 듯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참혹했다.

 

  꼭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나쁜 새끼를 꼭 잡아서 철창 안에 쳐 넣고 말거라고 유연은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울컥, 화가 치밀어 올랐다. 유연은 신경질적으로 앞에 놓인 깡통을 힘껏 걷어차며, 버럭 소리를 쳤다.

 

  “아니, 그나저나 한 팀장은 어디 간 거야?”

 

 *

 

  무쌍의 눈과 짙은 눈썹 그리고, 날렵한 턱 선까지,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수려한 외모의 남자가 부검실 밖으로 터덜터덜 걸어 나왔다. 축 늘어진 등 뒤로, 묵직한 피로가 양 어깨를 짓눌렀다. 끔뻑 끔뻑이는 눈이 붉게 충혈된 상태로 안쓰러움을 더했다. 힘빠진 다리와 움푹 들어간 눈두덩이를 보아하니, 남자는 며칠간 잠을 못잔 듯했다.

 

  후, 한숨이 샜다. 남자는 ‘부검의 박서준’ 이라고 적힌 명찰을 목뒤로 휙 돌리며, 뻑뻑한 눈 두덩이를 손으로 꾹 눌렀다. 깔끔하게 잘린 손톱 끝엔 희미한 핏자국이 묻어있었다. 매일 겪는 일인데도, 한없이 힘들게 느껴지기만 했다. 기분 탓인가? 망연히 생각했다가 금세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기분이 나쁘지 않았으니까.

 

  “으아, 피곤해.”

 

  며칠간 잠을 설친 탓에 눈앞이 핑핑 돌았다. 부검을 마친 서준은 찝찝한 표정으로 걸음을 옮겼다. 강간 후 살해당한 여대생의 시체를 하루 종일 부검해봤지만, 딱히 나온 증거는 없었다. 범인은 강간 후 자신의 흔적들을 깨끗이 지워 놓은 듯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리가 없을 테니까.

 

  하루 종일 시체만 들여다보고 있으니, 속이 울렁거려 미칠 지경이었다. 서준은 밖으로 향하며, 가운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이렇게 된 거 나가서 담배라도 좀 피우고 와야 할 듯했다. 안 그러면 당장이라도 돌아버릴 것 같았으니까.

 

  사실, 서준은 담배를 즐겨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부검을 하고 나면 영 기분이 좋질 않은 탓에 어쩔 수 없이 피우게 된 상태였다. 담배라도 없으면 도저히 버틸 수가 없을 것 같았으니까. 서준은 가운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었다. 불을 붙이지 않았음에도, 속이 뻥 뚫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죽겠네, 정말.”

 

  부검의가 된지 벌써 6년차를 향해 달려가고 있음에도, 여전히 시체를 보는건 힘들기만 했다. 가뜩이나 겁도 많은 성격에 심지어 성범죄 수사팀을 전담하게 되었으니, 그 고통은 배가 되어갔다.

 

  서준은 담배 끝을 잘근잘근 씹었다. 기분이 바닥을 쳤다. 강간 후 살해당한 여대생의 시체가 눈앞에 아른거리며, 시야를 뿌옇게만 만들었다.

 

  제길, 탄성이 샜다. 서준은 늘 이런 식이었다. 부검의라는 이름을 달고 있음에도, 매번 시체를 볼 때마다 한없이 흔들리고, 힘들어하고, 아파했다.

 

  바보 같다는 거 잘 알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잔인하게 난도질당한 시체보다, 성폭행이나 강간 후 살해당한 시체가 서준에겐 더 끔찍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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