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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현대물
서울역 네크로맨서
작가 : 진설우
작품등록일 : 201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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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역 1번출구 던전에 입장하셨습니다.]

""뭐지?""

20년만에 지구로 귀환한 네크로맨서의 지하철역.... 이 아닌 던전 접수기가 시작된다.
1인군단의 위용에 경배하라.

 
14화 - 집안의 가장
작성일 : 16-06-08 17:23     조회 : 745     추천 : 0     분량 : 7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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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집안의 가장

 

 

 

 지루한 공방이 이어졌다.

 “그만두세요.”

 “못 그만둔다.”

 “돈 안 버셔도 돼요. 제가 많이 번다니까요? 이게 하루 만에 번 돈입니다.”

 우진이 은행 어플로 들어가 통장의 잔고를 보여줬지만 어머니는 요지부동이었다.

 “5년 만에 돌아온 자식을 또 사지로 내미는 어미도 있다더냐?”

 “그럼 평생 백수로 이 나이에 용돈이나 받으며 살까요? 어머니 고생하셔서 번 돈으로?”

 우진은 답답한 듯 가슴을 쳤다.

 “돈 많이 벌 겁니다. 어머니께서 돈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벌 겁니다. 어머니, 수아는 제가 책임집니다. 제가 돌아왔으니 이 집 가장은 접니다.”

 “우, 우진이 너…….”

 어머니는 뭐라 대꾸하지 못하고 그저 눈물을 흘리셨다. 가장이라는 말이 그녀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큰아들이 행방불명되고 남편마저 죽었다.

 두 살배기 늦둥이 딸을 위해 평생 가정주부였던 그녀가 가장의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았다. 살았다기보단 버텼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를 우진은 꼭 안아주었다.

 그리고 눈물 젖은 모자의 대화를 지켜보는 식당의 주인이자 승미의 어머니인 김순옥은 헛기침을 했다.

 마음 같아서는 남의 가게에서 무슨 짓이냐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옆에서 눈치 주는 딸 승미 때문에 잠자코 구경만 하고 있었다.

 “허음, 이런 말 하긴 뭐한데. 그렇게 일 그만두는 게 어디 있어. 사정이야 알겠지만 이 씨도 양심이 있으면 사람 구해질 때까진 일 좀 봐줘야지. 가게 바쁜 거 뻔히 알면서.”

 김순옥의 말에 우진이 인상을 굳혔다. 당장에라도 힘든 식당 일은 관두게 하고 싶었는지라 그가 대답하려는데 어머니가 더 빨랐다.

 “그래. 관둘 때 관두더라도 사람이 책임감 없게 그러면 안 된다. 이건 돈 문제가 아니니 더 말하지 마라.”

 “끙, 그럼 일주일 안엔 관두세요. 저보다는 수아가 어머니를 더 필요로 해요.”

 겨우 일곱 살 유치원생이다. 평소 수아에 대한 미안함이 컸던지라 동생을 언급한 것은 결정적 한 수가 되었다.

 ‘우진 아버지. 우리 우진이가…….’

 무슨 재주인지 5년 만에 나타난 아들은 검정고시를 준비하러 간다더니 어마한 돈을 벌어왔다. 식당에서 일하는 그녀로서는 엄청난 목돈이었다.

 지난날들의 고생이 떠올라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어머님. 흐흑. 너무 슬퍼요.”

 승미는 따라 울며 손수건을 건넸다. 김순옥은 딸의 낯선 모습에 어이없다는 얼굴이 되었다. 자신의 딸이긴 하지만 착하기보단 싸가지 없다는 것을 안다.

 평소에도 아줌마, 아줌마 하면서 신경질적이던 딸아이가 오늘은 어찌 된 영문인지 요조숙녀처럼 굴었다.

 한참이나 울더니 감정을 추스른 이수경은 사장인 김순옥을 보며 사정했다.

 “오늘은 먼저 퇴근하면 안 될까요?”

 “안 시켜주면 아예 관두고.”

 우진의 추임새에 김순옥이 앓는 소리를 냈지만 결국 허락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쁜 식당 일에 한 명 빠지는 게 크지만 별수 없었다.

 당장 내일부터 안 나와 버리면 그게 더 큰 일이니까.

 “네, 어머니. 먼저 들어가세요. 우진 오빠랑 좋은 시간 보내세요.”

 “그, 그래. 승미 씨.”

 이수경은 식당집 딸인 승미의 싹싹한 반응에 영 얼떨떨했다.

 “오빠, 잘 가! 다음에 또 봐. 아참, 여기 전화번호.”

 박승미는 우진의 휴대폰을 뺏듯이 가로채 자신의 전화번호를 찍어 전화를 걸었다.

 “헤헤, 그럼 어머니 들어가세요.”

 그녀의 인사를 받으며 우진과 이수경이 식당을 나섰다. 곧 저녁손님이 들이닥칠 시간이지만 오늘 같은 날은 도무지 마음잡고 일할 기분이 아니었다.

 

 “어, 엄마, 어디 가요?”

 우진은 어머니 이수경의 손에 이끌려 집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걷고 있었다.

 “가보면 안다. 그보다 승미 씨랑은 아는 사이냐?”

 “아, 걔요? 학교 후배예요. 왜요?”

 “음.”

 어머니는 한동안 말없이 걸음을 재촉하다가 멈춰 섰다. 등 돌려 우진을 똑바로 돌아보는 그녀의 얼굴은 많은 고민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아들 연애에 끼어들 생각은 없다만, 그런 싸가지 데려오면 이 엄마는 반대다.”

 어머니의 말에 우진이 피식 웃었다.

 “그런 애 관심 없어요. 난 또 뭐라고.”

 발렌타인데이다 뭐다 바리바리 많이도 가져다줬기에 20년의 의식시간이 흐른 우진도 얼굴을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그때 당시에도 별 감정이 없었는데 지금 감정이 생길 리 만무했다. 더욱이 어머니 반응을 보면 그동안 어떻게 대했는지 상상이 돼 괘씸하기도 했다.

 “그보다 어디 가는 거예요?”

 “가보면 안다.”

 

 이수경이 아들 강우진을 데리고 간 곳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형성된 아파트였다.

 본래 폐허가 되었던 곳에 해머길드 본사가 세워지며 많은 발전을 이룬 곳이지만 한쪽은 거대한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이수경은 공원 입구의 매점에서 아들에게 술을 한 병 사도록 시켰다. 그리고 꽃집에서 국화꽃도 한 송이 샀다.

 한적한 공원길을 걸어 도착한 곳은 공원 중앙에 위치한 커다란 비석 앞이었다.

 

 - 사당역 희생자 추모비.

 

 던전쇼크 때 희생당한 사람은 수십만 명에 달했다. 그 이후 던전 브레이크마다 희생당한 사람들의 수가 더 많았지만 하루 동안 희생자가 가장 많았던 날을 꼽으라면 던전쇼크 당일이었다.

 우진이 사라졌던 그날.

 그날에 지하철을 이용했던 사람들이 모조리 죽어버렸다. 이후 던전 브레이크 때 초토화된 역 근처엔 공원이 많이 조성되었는데 이곳도 그중 하나였다.

 우진은 말없이 추모비 앞에 꽃을 바치고 술을 따랐다.

 무거운 마음에 절하는 우진을 보며 이수경은 함께 눈물 흘리며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여보, 우진이가 돌아왔어요. 우리 우진이가…….”

 우진은 절을 마치고도 감정이 추슬러지지 않는 듯 하염없이 우는 어머니를 꼭 안아 달래주었다.

 ‘아버지…….’

 우진은 아버지를 생각하자 기분이 울적했다. 지난날 홀로 고생하셨던 어머니 때문에 여유가 없었다 뿐이지 아버지를 잊은 것은 아니었다.

 우진도 아버지가 그리웠다. 다만, 그보다 어머니와 수아의 안타까움이 더 컸다. 어쩌면 지난 20년의 시간 동안 우진은 죽음에 대해 너무 무뎌졌는지도 몰랐다.

 

 “이제 말해주려무나.”

 “뭘요?”

 “그동안 어디서 무얼 했는지 말이다.”

 “…….”

 진지한 어머니의 얼굴을 보며 우진은 수없이 갈등했지만 결국 사실을 털어놓기로 하였다. 하지만 어머니가 받을 충격을 생각해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

 얼마나 많은 죽을 고비를 넘겼으며, 치열하게 생존하며 자신의 손으로 앗아야 했던 수많은 목숨. 자신을 두려움 가득한 시선으로 보던 그 수많은 사람.

 어머니가 자신을 그렇게 보는 건 싫었다.

 “어, 음. 던전쇼크 영향이었던 거 같아요. 아르펜이라는 행성에 소환되었어요.”

 평소라면 믿지 않았을 말이나 이미 변해 버린 세상이 비상식을 상식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래, 거기서 뭘 했더냐?”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우진은 고민하다 생각을 정리하고는 입을 열었다.

 “그렇게 위험하진 않았어요. 아, 게임 같은 거예요. 가서 레벨 업도 좀 하고, 사냥도 열심히 하고, 소환수도 부리고, 전쟁도 했는데 막, 어머니가 걱정하시고 그럴 건 아니에요. 전 거의 소환수들 부려서 한 거라 멀리서 구경만 했어요.”

 “…….”

 우진의 말에 어머니의 표정이 굳었다.

 “하이고,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그동안 게임만 하다 왔어.”

 어라? 이게 아닌데.

 “아이고 이놈아! 엄마는 너를 얼마나 걱정했는데.”

 우진은 등짝을 맞으며 고민했다. 이거 사실대로 이야기해야 하나?

 “하이고, 5년 동안 폐인처럼 게임만 하다 왔어!”

 허허, 이게 아닌데?

 “그래도 몸 성히 이렇게 돌아와 줘서 고맙다.”

 우진은 오해를 풀기 위해 어머니에게 조금 더 사실을 이야기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관두었다.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떤가?

 집으로 돌아왔고, 어머니가 기뻐하신다.

 어머니의 눈물엔 아들에 대한 원망은 없었다. 원망이 있다면 지난 세월의 야속함일 것이다.

 때리는 어머니의 손엔 점점 힘이 빠졌고, 눈물방울은 굵어졌다. 우진도 함께 울었다.

 지난 20년의 세월을 털어버리기라도 하듯 한없이 울었다.

 

 ***

 

 수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응? 엄마 왜 그렇게 눈이 빨개? 울었어?”

 “아니야. 엄마가 울긴 왜 울어.”

 “아닌데, 울었는데? 난 엄마가 왜 운지 안다.”

 “왜에?”

 “엄마도 소고기 먹을 생각하니까 좋아서 그렇지?”

 “응? 호호, 얘가. 그래 좋다. 오빠가 소고기 사주니까 좋아서 눈물이 나네.”

 어머니의 눈에서 이슬이 비쳤다. 슬픔이 아닌 기쁨의 눈물방울에 우진은 슬며시 미소 지었다.

 공원을 나온 우진은 유치원에 있던 수아를 데리고 한우 전문점으로 왔다. 인근에서 가장 맛있기로 소문난 집이지만 가격이 비싸 한 번도 와보지 못한 곳이었다.

 

 치지직.

 우진은 맛있는 소리를 내며 구워진 소고기를 수아의 앞 접시에 올려주었다. 수아는 오물오물 씹으면서 하나를 집어 어머니의 접시에 올려주었다.

 “엄마도 먹어봐. 엄청 맛있어.”

 “그래그래. 수아가 줘서 그런지 참 맛있네.”

 어머니는 고기를 한 점 드시곤 행복한 미소를 지으셨다. 수아는 우진을 보며 씩 웃었다.

 “오빠 오니까 참 좋다.”

 “그래? 오빠가 고기 사주니까 좋아?”

 “응! 엄청 좋아. 민수가 맨날 놀려. 자기는 엄청 맛있는 고기 먹었다고.”

 “민수?”

 “우리 반에서 엄청 잘살아. 그래서 맨날 맛있는 거 먹으면서 유치원 와서 자랑해. 장난감도 짱 많아. 걔네 아빠 각성자라서 엄청 부자야.”

 “허, 그래? 이제 그런 거 부러워하지 마. 수아도 가지고 싶은 거 있으면 오빠한테 말해. 다 사줄 테니까. 오빠도 각성자야.”

 “우와, 진짜? 오빠 최고야. 나 오빠 좋아.”

 수아의 함박웃음에 어머니는 아직도 걱정을 떨치지 못한 듯한 모습이었다.

 “나는 아직 이래도 되는지 모르겠구나.”

 “괜찮아요. 저 그렇게 약하지도 않아요. 크게 위험한 일 없으니 걱정 마세요.”

 “오빠 위험해?”

 “아니야. 오빠 안 위험해.”

 우진은 고기가 본격적으로 익기 시작하자 소주를 한 병 시키고는 어머니께 따라 드렸다. 어머니는 그게 또 감동인지 눈물지으셨다.

 “고3 아들이 어른이 되어 돌아왔네. 엄마랑 술도 한잔하고.”

 “그러네요. 저도 소주는 처음이에요.”

 “응? 아들 소주 처음 마셔보는 거야? 술은 어른한테 배워야지. 자 한잔 받아.”

 소주야 처음이지. 다른 술을 많이 마셔봐서 그렇지. 우진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소주잔을 받았다.

 꼴꼴.

 “늬들 아빠가 봤으면 얼마나 뿌듯해 하셨을까. 우리 아들이 벌써 장성해서 이렇게 술도 같이하고, 고기도 사주고.”

 아버지 이야기에 괜히 울적해졌지만 슬프기야 어머니만큼 일까. 우진은 소주를 한 잔 털어 넣었다. 달큰한 맛이 제법 괜찮았지만 조금 맹숭맹숭해 아쉬웠다.

 뭐, 그래도 여운이 남는 쓴맛은 꽤 좋았다.

 ‘마실 만하네.’

 아르펜 행성이 다른 건 몰라도 술맛은 정말 우진의 마음에 쏙 들었는데. 언젠가 그것을 추억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아직은 아니었다.

 그 지옥 같은 곳을 벗어나 지금 이 자리에, 가족들과 함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우리 행복하자, 엄마.”

 “그래, 아들.”

 “나도, 나도!”

 멋도 모르고 컵을 내미는 수아에게 음료수를 따라주고는 건배했다.

 

 ***

 

 취하셨는지 연신 고맙다는 어머니와 마냥 해맑게 웃는 수아를 집에 데려다주고 나왔다.

 나오는 길에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뽑아 100만 원의 돈을 식탁 위에 올려두었다.

 번 돈을 모두 주고 싶었지만 이것은 종잣돈이다.

 어느 정도 입장료가 있어야 높은 등급의 던전에 갈 테고, 그래야 빨리 돈을 벌 테니까.

 우진은 얼른 괜찮은 집으로 이사하고 싶었다.

 “하, 좋다.”

 우진은 어머니와 수아를 집에 바래다주고는 밤거리를 걸었다. 시간은 7시. 수아를 데리고 일찍 저녁을 먹은 덕에 아직 이른 시간이었다.

 처음 마셔보는 소주 맛이 계속 아른거렸다. 더 마셨으면 좋겠지만 혼자서 궁상떨고 싶지는 않았다.

 20년이 지나 이제 기억도 아른한 친구들 얼굴보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도재민이었다.

 “짜식, 이제 돈도 갚아줘야지.”

 이것저것 신세 진 게 많았다. 우진은 은원관계를 확실히 하는 것에 익숙했다. 선의에는 보답을, 원한에는 복수를.

 변해 버린 지구에 대해 개념을 잡는 데 재민의 도움이 컸다.

 우진은 아직 문을 연 백화점에 들러 선물을 샀다. 허름한 옷에 술 냄새를 풍기며 서성이는 우진을 보고도 친절한 점원을 따라 들어갔다.

 화장품 매장이었는데 추천을 받아 고등학생 남자아이가 쓸 만한 제품을 구입했다.

 제법 많은 돈이 들었지만 크게 아깝진 않았다. 선물을 들고 오는 길에 치킨집에서 치킨도 한 마리 시켰다. 편의점에 들러 소주도 한 병 사고 재민의 집으로 향했다.

 

 벨을 눌러도 반응이 없어 도어락 덮개를 열었다.

 띠띠띠, 띠! 띠! 띠!

 “이 새끼… 그새 바꿨네?”

 우진이 곧장 전화하려다 재민이 학원을 마치고 올 시간이 다 되어가기에 그냥 기다렸다.

 재민은 현관문 앞에 서 있는 우진을 보고 흠칫 놀랐다.

 “왔냐?”

 “혀, 형 오셨어요?”

 “그래. 닭이나 한 마리 뜯자.”

 재민은 우진을 힐끗 보고는 얼핏 손가락을 가리고는 현관문을 열었다.

 띠로리!

 우진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식탁에 사온 치킨을 올려두고는 판을 깔았다.

 “잔 좀 가져와 봐.”

 “아, 잠시만요.”

 책가방을 벗어놓자마자 재민은 컵을 찾아왔다. 매일 밤 찾아오는 우진 때문에 불편하지만, 치킨을 생각하자 군침이 돌았다.

 아직은 한참 먹을 나이의 재민이었다. 자신의 컵에 콜라를 따르려는 재민을 우진이 막았다.

 “자, 너도 한잔 받아봐.”

 “네? 형, 저 고등학생인데요?”

 “쓰읍, 형이 주는 건 마셔도 돼.”

 “그, 그럴까요?”

 우진은 재민의 컵에 소주를 가득 부어주고는 자신의 컵에도 소주를 가득 채웠다. 소주잔이 없어 컵에 따랐더니 겨우 두 잔만에 소주 한 병이 바닥나 버렸다.

 “자, 한잔하자.”

 “네….”

 우진이 시원하게 한 잔 비우고는 닭다리를 하나 잡아 뜯었다. 재민도 어설프게 고개를 돌려 한 모금 마시고는 오만상을 지었다.

 “크.”

 쓰고, 쓰다. 이딴 걸 왜 마실까? 재민은 닭날개를 집어 들고는 한입 베어 물고 질문했다.

 “던전 가신 건 잘 되셨어요?”

 “그러엄. 자, 여기 선물이다.”

 재민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쇼핑백을 열어보니 향수였다. 브랜드를 보니 꽤 값이 나가는 제품이었다.

 “혀, 형?”

 “짜식 놀라긴. 이건 빌린 돈이다.”

 우진이 지갑에서 50만 원을 꺼내 건넸다. 재민의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너무 많아요. 빌린 돈만 주셔도 돼요. 아니, 솔직히 그것도 안 받아도 돼요. 형이 저한테 해주신 게 얼만데.”

 그래. 사람이 은혜를 입었으면 감사할 줄 알아야지. 우진이 뿌듯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집 비밀번호를 바꿨구나.”

 “그, 그건….”

 당황하는 재민을 보며 우진이 씩 웃었다.

 “빌린 돈의 나머지는 앞으로 숙박비로 퉁치자.”

 어? 계속 여기 있겠다는 소린가?

 재민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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