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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장미의 교단
작가 : 우와아와앙
작품등록일 : 2017.11.22

여신 '셀레스틴' 과 함께하는 본격 교단 부흥기-!!
전직 톱모델 출신 강우진. 하지만 인기는 물거품과 같다고 우진은 금세 연예계에서 묻히게 되고, 우진은 다시 유명세를 되찾기 위해 '에스테반' 속으로 눈길을 돌리게 되는데..

 
어스름한 달빛 아래(6)
작성일 : 17-11-28 18:55     조회 : 324     추천 : 0     분량 : 8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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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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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스름한 달빛 아래, 새하얀 자작 나무들이 빛난다.

 

 그리고 그 자작 나무들 아래로 보라색 장미가 그윽한 향을 뿜어대고 있고, 그 사이로 스무명 가량의 수상한 복면인들이 보인다.

 

 복면인들이 위치한 이 곳은 '장미의 신전' 에서 1킬로미터 가량 멀찍이 떨어진 '장미의 숲' 귀퉁이였는데, 그들은 1킬로미터라는 멀찍한 거리에도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연신 주변을 곁눈질하고 있었다.

 

 "그래서, 준비된 인원들은 모두 군중들 속에 잘 숨어들었나?"

 

 복면인들 중 가장 상급자로 보이는 이가 물었다.

 

 그에 그를 제외한 나머지 복면인들의 고개가 위아래로 끄덕거려졌다.

 

 "옙. 말씀하신 대로 물약을 하나씩 지급한 뒤 군중들 사이로 배치해 두었습니다."

 

 "흠.. 그래?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아무런 문제없이 일이 잘 돌아가고 있구만."

 

 상급자 복면인이 수하의 보고에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복면인들 중 하나가 망설이는 기색을 보이며 슬그머니 앞으로 나섰다.

 

 앞으로 나선 복면인은 주저주저 하면서 조그맣게 입을 열었다.

 

 "저.. 그 물약 말입니다만.. 어디에 쓰이는 물건인지?"

 

 복면인의 입을 통해 가느다란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아무래도 질문을 던진 복면인의 성별은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여성인 듯 했다.

 

 "갑자기 그건 쓸데없이 왜 묻는 것이지?"

 

 여성 복면인의 질문에 상급자 복면인은 날카로운 어투로 되물었다.

 

 그녀의 질문으로 인해 다른 복면인들 사이에서도 수근거림이 일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물약의 효력에 대해서는 상급자 복면인을 제외하고는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

 

 하여 다른 복면인들 역시 여성 복면인과 마찬가지로 물약의 정체에 대해 의문을 품고있는 중이었다.

 

 그러던 차에 여성 복면인이 그 의문의 핵심을 찌르고 들어오니, 다른 복면인들 사이에서도 동요가 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상급자 복면인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빠르게 주위를 훑었다.

 

 그러자, 그의 눈빛을 받은 다른 복면인들의 어깨가 흠칫 움츠러들기 시작했다.

 

 "너희들의 직책이 무엇이지?"

 

 상급자 복면인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허튼 대답을 했다가는 바로 목을 날려버리겠다는 위협이 가득 담긴 목소리였다.

 

 꿀꺽-!

 

 복면인들 사이로 대답 대신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려 왔다.

 

 모두들 긴장감에 몸이 굳어 제대로 대답도 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저희들의 직책은.. 이단심문관입니다."

 

 동료들을 대신해 여성 복면인이 대답했다.

 

 그에 상급자 복면인은 시선을 돌려 여성 복면인을 바라 보았다.

 

 "그래. 너희들의 직책은 이단심문관이지. 그렇다면 너희들의 임무는 무엇이냐?"

 

 "저희들의 임무는 교단의 명에 따라, 이단들을 심문, 배제 하는 것입니다.."

 

 여성 복면인이 고개를 숙인 채 대답했다.

 

 상급자 복면인은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 본 후 고개를 돌려 이번에는 다른 복면인들을 바라 보았다.

 

 "너희들의 생각도 물론 같겠지?"

 

 "그, 그렇습니다!"

 

 복면인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들의 머리속에는 이미 물약에 대한 의구심은 저멀리 사라진 듯 보였다.

 

 괜한 의구심을 품기에는 눈앞의 상급자에 대한 공포심이 너무도 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들과는 달리 여성 복면인은 여전히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는지, 그녀는 재차 입어 물었다.

 

 "물약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 후에 저희들의 임무는 어찌 됩니까?"

 

 "임무 말인가?"

 

 "예. 물약을 소지한 요원들을 군중 속에 투입시키는 일 다음에는, 아직 아무런 임무 하달이 없지 않았습니까?"

 

 여성 복면인이 한 발자국 더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

 

 아무래도 그녀는 이번 임무에 관해 유달리 불신감이 큰 모양이었다.

 

 상급자 복면인은 가만히 여성 복면인을 응시했다.

 

 그에 여성 복면인은 움찔 몸을 떨면서도 애써 그의 시선을 받아 넘겼다.

 

 "임무 하달이라.. 그렇군, 아직 다음 임무를 하달하지 않았군. 다음 임무도 간단하다. 우리는 군종 속에 배치 되어있는 요원들이 물약을 들이킬 때까지 기다린다. 그리고 그들이 물약을 들이키는 그때, 단상으로 돌격해 이교도 대신관을 척살한다. 그 뿐이다. 이제 됬나?"

 

 상급자 복면인이 담담히 입을 열어 대답했다.

 

 여성 복면인은 그의 대답에 다시 떨리는 입술을 움직였다.

 

 "이교도.. 말입니까..?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묻겠습니다.. 정말 그 대신관이라는 자가 이교도가 맞는 것입니까..?"

 

 "그게 무슨 의미지?"

 

 여성 복면인의 떨리는 질문.

 

 상급자 복면인의 손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의 손이 검집에 닿는 것이 보였다.

 

 여성 복면인의 목덜미가 움찔 떨렸다.

 

 자기도 모르게 꿀꺽 침을 집어 삼켰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상급자 복면인은 그 목덜미의 떨림을 보더니, 돌연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방금 그 질문은 못 들은 걸로 하지. 자- 다들 자신의 대기자리로 돌아가라! 어서 빨리 움직여라-!"

 

 """네엡-!"""

 

 타다다닥---!!

 

 상급자 복면인의 외침에 다른 복면인들이 재빨리 자리를 떠나기 시작한다.

 

 그에 여성 복면인 역시 채념의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벗어나려 했다.

 

 하지만, 그녀의 움직임보다 한 박자 빠르게 상급자 복면인이 그녀의 앞으로 뛰어 들어왔다.

 

 그리고는 그는 그녀의 바로 앞에서 멈춰 선 채 조용히 귓가에 속삭였다.

 

 "레즐리. 니 심정은 이해 한다만, 의구심이 많으면 금방 목이 달아나는 법이다."

 

 "에이든님, 그건... 충고 입니까? 아니면... 경고 입니까?"

 

 "......"

 

 "......"

 

 여성 복면인, 레즐리가 곁눈질로 물었다.

 

 상급자 복면인, 에이든은 조용히 침묵했다.

 

 둘 사이에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먼저 침묵을 깬 쪽은 에이든이었다.

 

 "이건... 충고다."

 

 "..그렇습니까?"

 

 "그래.. 잘 들어라, 레즐리. 너한테까지 이 명예롭지 못한 명령에 억지로 따를 것을 강요하지는 않으마. 그러니까 이대로 교단을 떠나도 좋다. 그러니까 이대로 명령에 불복하고 우리들을 고발하여 저 '셀레스틴 교단' 이라는 신흥 교단에 몸을 의탁해도 좋다. 다만.. 그에 대한.. 너의 행동에 대한 모든 책임은 너 자신이 지어야 할 것이다. 알아 들었나?"

 

 "어째서.. 어째서 저한테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글쎄..? 이 X같은 임무에 의문을 품는 게 너뿐이라서, 네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랄까? 아무튼, 선택은 네가 하려무나.. 오필리아와 아놀드님이 괜히 그 교단을 선택한 건 아닐꺼다.."

 

 그 말을 끝으로 에이든은 레즐리에게서 등을 돌려 점점 멀어져 갔다.

 

 레즐리는 조용히 그의 등을 바라 보았다.

 

 에이든에게서 조그마한 한탄이 세어나왔다.

 

 "선택의 기회라도 있는 네가 부럽구나.. 그에 비해 나는... 레즐리. 신앙이란 양날의 검과도 같다. 네 마음이 나약해지면 나약해질수록 나머지 한쪽 날이 네 마음을 좀먹어 들어 갈 것이다. 네가 어딜 가더라도 꼭 이 말을 명심하거라.."

 

 에이든의 신형이 점차 어둠속으로 녹아 들어갔다.

 

 레즐리는 여전히 말 없이 그의 등을 바라 보았다.

 

 

 

 

 "하아~ 어떡하지? 겁나 떨리는데, '에스테반' 에는 우황청심환 같은 거 없나?"

 

 임명식이 한창인 '장미의 신전' 의 한 귀퉁이. 이안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몸을 떨고 있었다.

 

 광장에는 이미 수만명의 플레이어들이 모여 축제의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고, 이리나가 베푼 엄청난 양의 요리들은 메이드들에 의해 쉴 새 없이 테이블로 이동하고 있는 중이었다.

 

 또, 신전의 주위에는 이때다 싶어 개설된 무수히 많은 노점상들이 있었고, 그 노점상들 역시 임명식의 열기를 돋구는데 한 몫을 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이안의 대신관 임명식은 이미 '화이트 런' 전체의 축제인 것처럼 모두가 먹고 즐기는 화려한 파티의 현장이 되어 있었는데, 물론 지금의 이 가벼운 분위기는 다른 여타 교단들의 대신관 임명식과는 그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 분위기는 이안과 이리나가 기획한 '친숙한 이미지로 가자!' 의 그대로 였고, 그에 교단의 구성원들 중 딱히 불만을 갖는 이들은 하나도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들 역시 찾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조용한 임명식 보다야 떠들석한 축제의 분위기가 교단의 새 출발에 더욱 어울린다고 한마음 한뜻으로 생각을 일치시키고 있기 때문이었다.

 

 "톱 모델까지 했던 놈이 뭘 그렇게 떨고 있어? 너 진짜 모델 강우진 맞냐?"

 

 떨고 있는 이안을 향해 칼슈타인이 말했다.

 

 그는 노점상을 한바퀴 돌고 왔는지, 양손에 한아름 군것질거리를 들고 있었는데 그 향기가 이안의 대기실을 꽉 채우고 있는 상태였다.

 

 이안은 코를 찌르는 향신료 향기에 와락 인상을 찡그렸다.

 

 "야 이 모질이 새X야! 내가 말했지? 너는 갑옷 입고 밖에 돌아다니지 말라고. 니가 유저인거 뽀록나면 머리 아파진다니까?"

 

 "아- 거 참! 더럽게 모질이 모질이 찾아 쌋네! 안 그래도 니가 지랄 할 거 같아서, 갑옷 벗고 갔다 왔어! 됐냐?"

 

 "아.. 그러냐?"

 

 칼슈타인이 닭꼬치를 뜯으며 거칠게 소리쳤다.

 

 그에 이안은 의자에 앉은 채 멋쩍은 얼굴로 그를 올려다 보았다.

 

 하지만, 이미 빈정이 상한 칼슈타인은 여전히 화가 안 풀렸는지 이안을 향해 한번 더 이죽거렸다.

 

 "네네~ 그리 했습니다요. 대신관님이 말씀하신 건데 모질란 이놈이 따라야지요! 좀 이따 연설, 이 모질란 놈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저 새X가 진짜..?"

 

 이안은 칼슈타인의 이죽거림에 얼른 그를 향해 고개를 쳐들었다.

 

 하지만 칼슈타인은 이미 저멀리 도망을 간 후였고, 그에 이안은 하는 수없이 오필리아에게 고개를 돌렸다.

 

 임명식의 차례를 다시 한 번 숙지하기 위함이었다.

 

 "하아~ 오필리아 경. 임명식의 차례가 어떻게 진행된다고 했었죠?"

 

 이안이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그러자 곁에 있던 오필리아가 서둘러 이안의 말을 받았다.

 

 "아.. 예! 임명식의 차례는 우선 하객들이 자유롭게 파티를 즐기게 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그 다음은 이리나 영주님의 축하 연설이 있고, 또 아놀드 경의 저희 '셀레스틴' 교단의 유래와 교리를 설명하는 선교 시간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마지막으로는 이안 대신관님께서 직접 교단의 출범 선포를 알리시고, 셀레스틴님께 관을 수여 받으심으로써 임명식이 모두 끝마치게 됩니다."

 

 "흐음... 그렇군요."

 

 오필리아의 질서정연한 설명이 이어진다.

 

 이안은 그녀의 설명에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어디까지 임명식이 진행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점점 자신의 차례가 다가 오고 있다는 것은 막을 수 없는 사실이었다.

 

 이안은 숙였던 고개를 들어 올려 방 안의 좌중을 살폈다.

 

 오필리아와 함께 파티의 맴버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셀레스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안은 그대로 고개를 돌려 오필리아에게 물었다.

 

 이미 '플로렌스 숲' 을 다녀온 이후로 셀레스틴의 정체가 교단의 주신이라는 것을 구성원 모두에게 알린 상태였으니, 그녀의 본명을 부르는 데 더 이상 거리낌이 없는 이안이었다.

 

 "셀레스틴님은 어디에 계신지?"

 

 "셀레스틴님께서는 차례가 올 때까지 대신관님의 관을 준비하고 계시겠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관? 관이라면, 이미 이리나 영주님께서 준비해주시지 않았습니까?"

 

 이안은 관이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하며 반문했다.

 

 그도 그럴 것이 관이라면 사전에 이리나가 준비를 해주었는데, 이제와서 그게 무슨 소리냐는 물음이었다.

 

 "그게.. 셀레스틴님께서는 이리나 영주께서 준비하신 관을 그대로 이안님께 드린다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고 직접 신성력을 부여하실거라 말씀 하셨습니다."

 

 "음... 그래요? 엥...? 잠깐만..."

 

 이안은 오필리아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다 문득 고갯짓을 멈추었다.

 

 생각해보니 직접 신성력을 부여하고 있다는 말은, 즉 지금 셀레스틴이 성물 혹은 성물에 버금가는 물건을 만들고 있다는 뜻이 아니었는가.

 

 그렇다면 그 개고생을 해가며 '플로랄 플래그폴' 을 되찾아 온 것도 헛수고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부정적인 생각도 잠시, 이안은 재차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지.. '플로렌스 숲' 에 가기 전에는 셀레스틴의 힘이 바닥을 치고 있을 때였으니까, 쯧.. 그때는 어쩔 수 없었겠지.'

 

 이안은 금세 수긍을 하고는 다시금 고개를 들어 오필리아를 바라 보았다.

 

 지금은 뭐니 뭐니 해도 임명식의 진행 상황이 가장 중요했으니 말이다.

 

 "저 오필리아 경. 현재..."

 

 콰아아앙--!!

 

 질문을 던지려는 그때, 돌연 대기실의 문가에서 커다란 굉음이 울려 퍼졌다.

 

 그에 이안은 질문을 하려던 입을 다물고는 대기실의 문을 향해 얼른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활짝 열려진 문 사이로 패티리샤를 비롯 더글라스, 수인족 족장들이 대기실로 들어서고 있는 게 보였다.

 

 "오-! 패티리샤님. 더글라스님! 딱 좋은 때에 와 주셨군요."

 

 이안은 반가운 마음에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에게 다가갔다.

 

 "오랜만이야, 대신관! 패티는 대신관이 너무 보고 싶었어!"

 

 "하하~ 그러셨습니까?"

 

 패티리샤가 얼른 이안의 품에 안겨 들었다.

 

 이안은 그런 패티리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더글라스에게 고갯짓으로 인사를 건냈다.

 

 그러자, 시선을 받은 더글라스가 민망함인지 불만인지 모를 애매한 표정을 지었다.

 

 "크릉... 인간들 앞에 서는 게, 도대체 얼마만인지.."

 

 "하하.."

 

 이안은 패티리샤를 품에 안은 채 어정쩡한 웃음을 지었다.

 

 엘프들이면 몰라도 아직 수인족들에게는 어색함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때, 품에 안겨있던 패티리샤가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아-! 대신관, 대신관!"

 

 "말씀 하시지요."

 

 "있잖아, 있잖아! 밖에 세콰이어님이랑 잉그리드 그리고 엘더 엔트들도 와 있어! 근데 걔들은 덩치가 너무 커서 밖에서 기다린다고 했어! 사람들이 엄청 놀라든데? 꺄하하하하~~~!!"

 

 "에-? 그게 정말입니까?"

 

 이안은 엔트들의 짬짝 방문 소식에, 순간 눈을 동그랗게 떴다.

 

 수인족들과 엘프들의 방문은 이미 예견돼 있는 것이었지만, 설마하니 엔트들까지 올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었다.

 

 "응-! 당연히 정말이지! 패티는 거짓말 안해."

 

 "거짓말이고 나발이고, 수호자는 일단 비켜 서시지 그래?"

 

 "뭐야? 에에에~ 이거 놔!"

 

 패티리샤가 계속 이안에게 달라 붙어있자, 잠자코 서 있던 더글라스가 패티리샤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이안은 더글라스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슬쩍 그에게 눈길을 던졌다.

 

 아무래도 더글라스가 무슨 용건이 있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런 이안의 생각이 맞았는지, 더글라스는 마저 패티리샤를 밀어내고는 기다란 주둥이를 들썩거렸다.

 

 "크르릉.. 대신관 미안하구만. 우리 수호자의 정신연령이 유아 수준이라 대신관이 이해 좀 해주게.. 아무튼, 지금은 밖으로 나가지."

 

 "밖으로 나가다니요?"

 

 "으흠~? 아! 내 정신 좀 보게. 설명을 먼저 해준다는 걸 깜빡했군! 아까 복도를 지나오는 길에 대신관의 성기사들이 전해 달라더군. 대신관의 차례가 왔으니까, 늦지않게 광장으로 오라고 말이야."

 

 "아...."

 

 

 

 

 철그럭- 철그럭-

 

 적막감에 휩싸인 광장을 걷는다.

 

 플레이트 아머의 익숙한 마찰음 소리가 귓가로 들려왔고, 그 마찰음에 맞춰 거세게 뛰던 심장박동이 점차 차분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단상으로 이어진 광장의 뒷 길.

 

 이 길은 사방이 천막으로 가려져 군중들과는 완벽히 차단되어 있는 이안만의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안의 등장 차례가 왔음을 군중들 역시 이미 눈치를 채고 있었고, 그에 군중들은 모두가 숨 죽인 채 이안의 등장을 손꼽아 기달리고 있었다.

 

 수근~ 수근~ 수근~

 

 귓가로 군중들의 수근거림이 들려왔다.

 

 이안은 잠시 걸음을 멈춰 세우고는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어스름한 달빛이 얼굴을 감싸오기 시작했다.

 

 "후우~~"

 

 이안은 그 달빛을 느끼며 조심스레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흐트러졌던 마음이 다시 안정을 되찾아 감이 느껴졌다.

 

 철그럭- 철그럭-

 

 고개를 내려 다시금 발걸음을 옮겼다.

 

 수근~ 수근~ 수근~

 

 귓가로 군중들의 수근거림이 들려왔다.

 

 이안은 살짝 눈을 내리감아 보았다.

 

 그러자, 군중들의 수근거림이 어째 조금씩 멀어져 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안은 그대로 눈을 내리감은 채 걸음을 옮기는데 집중했다.

 

 철그럭-!

 

 첫 번째 계단에 드디어 이안의 발이 닿았다.

 

 그러자, 전방에서 아놀드의 고함이 터지기 시작했다.

 

 이안의 등장을 알리는 소개 인사말이었다.

 

 "모두들- 정숙해주십시오! 지금 이 자리에 '생명의 여신 셀레스틴님' 의 첫번째 기사이시자..."

 

 철그럭-!

 

 아놀드의 고함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이안은 두 번째 계단을 밟았다.

 

 "공명정대한 이단심문관...!"

 

 철그럭-!

 

 이안은 다시 걸음을 옮겨 세 번째 계단을 밟았다.

 

 "영광스러운 신의 기수 이안 대신관님께서 드십니다--!"

 

 철그럭--!!

 

 그리고 이안은 마지막 계단을 밟고 단상위로 올라섰다.

 

 "......"

 "......"

 "......"

 "......"

 

 조용한 적막감이 대광장을 감돌았다.

 

 그리고 그 적막감과는 달리 뜨거운 열기를 품은 시선들이 사방에서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안은 여전히 눈을 내리 감은 채, 조용히 그 적막감과 열기를 느껴 보았다.

 

 그리고.

 

 번쩍- 눈을 떴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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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전후처리(2) 2017 / 11 / 28 347 0 5095   
93 전후처리 2017 / 11 / 28 335 0 9289   
92 그라니아 요새의 마지막 결전(3) 2017 / 11 / 28 321 0 6276   
91 그라니아 요새의 마지막 결전(2) 2017 / 11 / 28 323 0 6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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