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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 이차원 헌터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9.13

 
외전 - 그 남자의 첫사랑
작성일 : 17-11-27 20:56     조회 : 27     추천 : 0     분량 : 10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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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이씨~ 아버지는 매일 유강이만 편들고······.'

 

 햇볕이 따사로운 정오의 한강, 14살의 배대강은 산책로를 따라서 뛰고 있었다.

 

 한 달 전에 갑자기 자신의 집에 사촌인 천유강이라는 아이가 왔다. 작은이모의 아들이었는데 나이는 동갑이다.

 

 처음에 그 아이를 만났을 때는 사람이 아니라 인형인 줄 알았다.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고 눈에도 생기 같은 것이 보이질 않았다.

 

 그런 아이가 영웅 풍신의 아들이고 또 그 유명한 천부경의 후계자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감흥이 없었다. 전왕인 아버지의 무술 또한 천부경에 전혀 뒤지지 않는 무공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리비리하고 멍해 보이는 녀석 따위야 한 방만 때려도 기절할 줄만 알았다. 늘 그래왔으니까. 한 달이라는 시간동안 아버지의 문파인 창천문에서 사촌인 천유강과 공식 대련이 있었다.

 

 결과는 놀랍게도 참패.

 

 아버지와 사범님들이 모두 모여 있는 자리에서 배대강은 도끼 한번 제대로 휘두르지도 못하고 처참하게 쓰러졌다.

 

 한 달 동안 비무 성적은 5전 무승 5패의 초라한 전적이었다.

 

 천유강이 오기 전에는 자신의 또래에게서는 절대 져본 적이 없는 배대강이었기에 같은 나이에 아이에게 져본 적이 없었따. 그것도 자존심을 산산이 조각내는 일인데 더 기분 나쁜 것은 모든 사범님들이 천유강을 하나같이 입을 모아 칭찬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자신을 한 번도 칭찬해본 적이 없는 아버지마저 천유강을 칭찬하니 왠지 억울하고 분했다.

 

 그 분한 마음을 어찌하지 못하고 이렇게 하염없이 무작정 뛰고 있다.

 

 "헉~ 헉~ 헉~"

 

 배대강은 그렇게 몇 시간 동안 내공도 안 쓰고 달리다가 한쪽 공원을 발견하고 벤치에 누웠다. 천천히 숨을 고르고 다음 대련에는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며 착잡한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역시 천부경의 후계자라서 그런가? 하지만 아버지 무술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했는데······."

 

 어린 나이었지만 무공의 질로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기에는 자신의 아버지인 전왕의 무공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

 

 누가 뭐라 해도 자신이 아는 최강자는 다름 아닌 아버지다.

 

 그건 중학생의 치기 어린 말이 아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나 그 누구에게 물어봐도 현존하는 최강의 무인을 꼽으라면 아버지인 전왕을 꼽았다.

 

 일신과 이제가 잠적을 감춘 지가 몇십 년이 넘었기 때문에 오왕 중에 최강으로 불리는 전왕이 최고의 대접을 받는 것이다.

 

 그런 아버지이기 때문에 마음속으로 제일 존경하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보다 천유강이 더 칭찬을 받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쳇!"

 

 배대강은 그런 자신의 마음을 담아서 길바닥에 놓인 돌멩이를 세게 찼다. 배대강이 찬 돌은 천유강이 있는 공터를 지나 나무들을 뚫고 멀리 날아갔다. 그리고······.

 

 "아악!"

 

 돌이 날아간 쪽에서 누군가의 비명이 들렸다.

 

 "헉!"

 

 놀란 배대강은 급히 비명이 들린 쪽으로 뛰어갔다. 그곳에는 자기보다 더 커다란 개와, 자신보다 어려 보이는 여자아이가 머리를 부여잡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아······."

 

 “멍~ 멍~”

 

 갑자기 쓰러진 여자아이 곁에서 끙끙거리던 개는 배대강이 다가오니 시끄럽게 짖었다.

 

 "번개야 조용~ 조용~"

 

 여자아이는 아픈 와중에서도 자신의 개가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배대강은 조심스럽게 다가가 여자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괜찮아? 많이 다쳤어?"

 

 "내가 왜 쓰러졌지?"

 

 “끄응~ 끄응~”

 

 번개라고 불린 덩치 커다란 개가 여자아이의 볼을 혀로 핥았다. 여자아이는 아직도 자신이 뭐에 맞았는지 모르는 눈치였다.

 

 "미안, 내가 돌을 발로 찼는데 그 돌이 날아가서 맞았나 봐. 정말 미안해."

 

 "아~ 내가 돌에 맞았구나. 조금 아프지만 괜찮아 이 정도는 늘 있는 일인걸."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동안에도 여자아이의 이마에는 커다란 혹이 점점 불어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배대강은 덜컥 겁이 났다. 창천문에서 대련에서도 머리에 큰 부상은 긴급하게 다룬다. 자칫 잘못하다가 뇌에 손상이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히익! 혹이 났잖아! 안 되겠다. 이걸 써."

 

 배대강은 평소에 가지고 다니는 창천문의 특효 외상약을 여자아이에게 발라주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상처가 난 것이 아니라 혹이 난 것이라 금방 가라앉을 턱이 없었다.

 

 "큰일 났다. 병원!! 병원!!!!"

 

 무가의 자손으로 태어나 나름대로 거친 삶을 산 배대강이지만 이렇게 지나가는 여자아이에게 상처를 입힌 적은 처음이었다. 그 때문에 놀라서 허둥대고 급기야는 여자아이를 무작정 업고 병원으로 달려가려 했다.

 

 "까야야야~~~ 오빠 내려줘!!!"

 

 ***

 

 몇 분 후 겨우 마음을 진정시킨 배대강은 겨우 여자아이를 똑바로 볼 수가 있게 되었다. 나이는 자기보다 한두 살 정도 어려 보였는데 한눈 보아도 예쁜 아이였고, 특히 웃을 때, 주변을 환하게 밝히는 것 같은 깨끗한 미소가 일품인 아이였다.

 

 "내 이름은 김지현이야. 오빠 이름은 뭐야?"

 

 공원에서 둘은 그렇게 통성명을 시작했다. 이름은 김지현 이 근처에서 살고 있었고 대강보다 한 살 어린 13살이었다.

 

 그걸 들은 김지현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엑! 14살? 나보다 한 살밖에 안 많네?"

 

 배대강의 얼굴은 그렇게 삭은 편은 아이였지만 이미 이때 180이 넘는 키를 가지고 있고 무술로 다져진 근육이 풍선처럼 자리를 잡고 있어 도저히 14살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하···하."

 

 이미 그런 쪽에서는 많은 오해를 받은 전력이 있는 배대강이었기에 그저 쓴웃음만 질뿐이었다.

 

 "그래, 운동해서 그렇구나."

 

 "응. 뭐······, 아버지도 워낙에 커서 유전이라고나 할까? 그런 면이 더 많지."

 

 "그런데 왜 울고 있었어?"

 

 "응?"

 

 김지현의 말에 배대강은 허를 찔린 듯, 찔끔 놀라서 반문했다.

 

 "아까까지 울고 있었잖아."

 

 "내, 내가 언제! 난 초등학교 입학한 후로 한 번도 운 적이 없어."

 

 "하지만 마음은 울고 있었는걸······?"

 

 김지현은 배대강을 향해 손을 뻗으며 말했다.

 

 "슬픔······, 아닌가? 이건 뭐랄까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많이 힘들구나. 오빠."

 

 우웅~

 

 김지현의 손에서 따스한 무언가가 나와서 배대강을 감쌌다.

 

 특이한 이능이었는데 마법이나 신성력과는 다른 힘이었다.

 

 '에스퍼?!'

 

 들은 적이 있다. 에스퍼 계열 중에서는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그들 중에서 강한 자는 심지어는 상대방의 마음마저 조정할 수 있다고 들었다.

 

 "설마, 마음을 읽은 거야?"

 

 "아니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그냥 상대의 감정 같은 것이 색깔로 변해서 흘러들어와. 그래서 여기 번개와는 말이 통하지 않아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충 알 수가 있어."

 

 "그래? 편리하겠네."

 

 조금 놀라긴 했으나 배대강은 단순히 김지현의 능력을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편리하게만 생각했다.

 

 "별로 그렇지도 않아."

 

 김지현의 미소는 어딘지 모르게 쓸쓸해 보였다.

 

 "하여간 다쳤으니까 집으로 업어줄게, 으쌰~"

 

 배대강은 김지현을 번쩍 들어서 등 뒤로 업었다.

 

 "꺄아아악~"

 

 "가자! 집이 어디야?"

 

 "오빠, 힘 짱 세다."

 

 “뭐, 이 정도야 가뿐하지. 달릴 수도 있는데?”

 

 배대강이 뛰니까 김지현이 웃으면서 소리쳤다.

 

 “꺄~ 재밌다.”

 

 “더 빨리 달려줘?”

 

 “멍~ 멍~ 멍~”

 

 그렇게 배대강과 김지현은 처음 만났다.

 

 그 날 이후로 배대강은 시간이 날 때마다 김지현을 만나러 왔다.

 

 "아~ 또 유강이한테 졌어. 왜, 안 되지?"

 

 "괜찮아. 다음번엔 이기겠지."

 

 "그런데······, 아직도 어머니는 아프셔?"

 

 "응. 이번에 꽤 오래가네."

 

 김지현의 어머니는 몇 년째 병을 앓아오고 있는 상태였다고 했다. 특히 몇 달 전부터는 병세가 갑자기 악화하여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김지현의 아버지는 어려서 돌아가셔서 얼굴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는데, 어머니마저 쓰러지니 어린 김지현의 얼굴에도 수심이 가득한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어머니마저 돌아가시면 어떡하지?"

 

 "왜 그런 소리를 해?"

 

 "하지만······."

 

 "곧 괜찮아지실 거야. 그리고 만약에······, 정말 만약에 그런 일이 생겨도 걱정하지 마. 우리 집 되게 넓어. 그러니 우리 집에서 머물면 될 거야."

 

 "정말?"

 

 "응! 그렇다니까."

 

 그렇게 배대강과 김지현의 만남이 시작된 후도 6개월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항상 같은 장소에 있던 김지현이 오질 않아 이상하게 여긴 배대강은 직접 김지현의 집 앞으로 찾아갔다.

 

 그곳에서 도저히 참질 못할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김지현에게 여러 명의 아이가 모여서 돌을 던지고 있었다.

 

 “멍~ 멍~ 멍~”

 

 "기분 나빠!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며?"

 

 "마녀야. 이것도 한 번 피해 봐."

 

 "네 엄마도 네가 죽이고 있는 거라며?"

 

 김지현은 주저앉아서 돌을 그대로 맞고 있었고 번개는 그녀에게 돌을 던지는 아이들에게 이를 드러내며 짖고 있었다. 당장에도 뛰쳐나갈 기세였지만 돌을 맞는 가운데서도 김지현은 번개의 목줄을 놓지 않아서 그저 짖기만 했다.

 

 “지현아!”

 

 배대강은 뛰쳐나가서 김지현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러자 돌을 던지던 아이들이 멈칫했다.

 

 "넌 뭐야? 혹시, 저 마녀에게 홀린 거냐?"

 

 "하하하~ 누가 마녀 아니랄까 봐 벌써 남자나 홀리고 다니네."

 

 가장 앞에서 돌을 던지던 아이가 나왔는데 커다란 덩치와 교복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 고등학생인 듯했다.

 

 "너야말로 무슨 짓이야! 여자아이에게 돌을 던지다니 그러고도 너희가 사내냐!"

 

 "웃기네. 너 이 애가 누군지 모르냐?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는 마녀라고! 이년이 사람들을 조종해서 이 근처에 온갖 범죄를 일으킨다고."

 

 "웃기지 마! 지현이는 그런 거 안 해!"

 

 "헤~ 이놈도 완전히 홀렸네. 너 같은 놈들이 이 애한테 완전히 홀려서 밤에 사람들 죽이고 다니는 거야."

 

 남자아이가 소리 지르자 주변의 아이들도 모두 동조하였다. 돌을 손에 한 움켜쥐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 정말로 화형이라도 시킬 기세였다.

 

 김지현이 가지고 있는 능력인 에스퍼 계열의 '마인드 뷰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남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일이다. 특히 자신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김지현의 능력을 다른 사람들이 달가워할 리가 없다.

 

 그래서 늘 다른 사람들은 김지현의 근처에도 오는 것을 꺼렸다. 그것은 또래 친구들뿐만이 아니라 어른이나 심지어는 학교 선생마저도 예외는 아니었고 그래서 늘 김지현은 혼자였다.

 

 두려움은 간혹 이렇게 극단적인 형태로도 종종 표출되었다.

 

 "너도 비키지 않으면 똑같이 해준다!"

 

 배대강의 키가 180이 넘고 덩치도 컸지만, 상대도 고등학생이라서 키는 비슷했다. 그리고 숫자의 우위가 있으니 전혀 꿀릴 것이 없다고 생각한 그들은 배대강마저 압박을 하려 했다.

 

 배대강은 뒤돌아 김지현의 상태를 살폈다. 온몸의 멍투성이였고 이마는 깨졌는지 피가 나고 있었다.

 

 차라리 울기라도 했으면 좋을 것을 두려워 벌벌 떨면서도 필사적으로 울음을 참으며 행여나 번개가 뛰어나갈까 봐 줄을 놓지 않고 있었다.

 

 그런 장면을 보니 배대강은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을 받았다.

 

 "이 자식들!!"

 

 퍽!!!

 

 앞의 한 명이 주먹 한 방에 나가떨어지자 주변 아이들은 멈칫했다. 한눈에도 범상치 않은 배대강의 모습 때문이었다.

 

 하지만 숫자는 그들이 압도적으로 유리했고 그것이 그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모두 덤벼서 뭉개버려!”

 

 “아아아아!!! 용서하지 않는다!”

 

 다음은 일방적인 구타였다. 배대강은 주위에 몰려있던 아이들에게 주먹을 날리고 발길질을 했다.

 

 수년간 무술로 단련된 배대강을 아무리 숫자가 많아도 일반 고등학생이 당해 낼 리가 만무하다. 결국, 그들은 제대로 방어도 못하고 뭇매를 맞아야 했다.

 

 “아아악!!!”

 

 “이 새끼 뭐야!”

 

 “도망가!”

 

 퍽! 퍽! 퍽! 퍽!

 

 특히, 제일 앞장서서 돌을 던졌던 남자아이는 너무 많이 맞아 얼굴의 형태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변했다. 이미 의식은 없었지만 쓰러지지도 못하고 계속 배대강에게 멱살을 잡힌 채로 맞았다.

 

 "오빠! 그만! 그만해!!!"

 

 결국 김지현이 배대강을 뒤에서 껴안아 멈추게 했을 때야 겨우 주먹을 거두었다.

 

 "씩~ 씩~"

 

 이미 주변은 정적만이 감돌았고 쓰러진 아이들만이 벌레처럼 꿈틀거리고 있었다.

 

 삐요! 삐요! 삐요!

 

 몇 분 후

 

 누군가 신고를 했는지 곧 경찰이 왔고 단번에 배대강을 잡아갔다.

 

 그리고 경찰서 안.

 

 배대강과 김지현은 경찰서에서 진술서를 쓰고 있었고 배대강에게 맞은 아이들은 모두 얼굴을 부여잡고 자신들의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있었다.

 

 "저 녀석들이 먼저 이 아이를 때리고 돌을 던졌다니까요!!!"

 

 "조용! 조용히 해!"

 

 탕!

 

 조서를 쓰던 경찰이 책상을 세게 내리쳤다.

 

 "집에다가 연락했으니 부모님 곧 올 거야. 어떤 작자이기에 얘를 이렇게 가르쳤는지 면상이나 봐야겠다."

 

 그때 정장을 차려입은 어떤 사람이 경찰서로 들어왔다. 그가 오자마자 경찰들이 일제히 일어서 경례를 하는 것을 보니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분명했다.

 

 "아버지! 저놈이에요 저놈!"

 

 가장 많이 맞은 고등학생이 배대강에게 손가락질했고 들어온 중년의 남자는 배대강을 날카롭게 쏘아본 후에 경찰에게 반갑게 인사했다.

 

 "허허~ 오랜만이요, 김 경관!"

 

 "아이고! 이거 박 검사님 아닙니까? 그동안 잘 계셨습니까?"

 

 "그럼. 이거 내 아들놈 때문에 고생이 많군."

 

 "아니요, 고생은요! 아드님은 지금 가셔도 좋습니다."

 

 일이 이상하게 흘러가자 배대강이 벌떡 일어서서 외쳤다.

 

 "그런 법이 어디 있어요!! 저놈이 제일 지현이에게 돌을 세게 던진 놈이라고요!"

 

 "조용히 못 해!"

 

 경찰은 들고 있던 두툼한 책자를 배대강의 머리로 내리쳤다.

 

 팍!

 

 하지만 호락호락하게 맞을 리가 없는 배대강은 손으로 책을 잡았고 경찰이 더더욱 눈에 불을 켰다.

 

 "어쭈! 이게 잡아? 진짜 감방 한번 가볼래!"

 

 경찰이 손에 힘을 주었지만 배대강의 손에 잡힌 책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쯧 사나운 놈이군. 정말 호된 맛을 먹어봐야겠는데?"

 

 검사마저도 배대강을 은근히 몰아붙였다. 아들이 관계되어 있으니 배대강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울 생각이었다.

 

 "거봐요 저 녀석 아주 악질이라고요!"

 

 눈탱이가 밤탱이가 된 고등학생마저 배대강을 비난하고 나섰다.

 

 모두가 그렇게 배대강을 매도할 때 경찰서의 문이 다시 한번 열렸다.

 

 끼이익!

 

 문이 열린 곳을 보던 배대강의 눈이 커졌다.

 

 "아, 아버지!"

 

 그곳에는 거대한 덩치를 가진 배하진이 위풍당당하게 걸어오고 있었고 그 옆에는 양복을 입은 어떤 사람이 같이 걸어오고 있었다.

 

 "오호라! 당신이 이 녀석 아비 되는 사람이군. 도대체 자식 교육을 어떻게 한 거요!"

 

 경찰이 배하진에게 뭐라고 하였으나 배하진은 못 들은 척 그 말을 무시하고 배대강에게 다가갔다.

 

 "싸웠냐?"

 

 "네, 아버지."

 

 "이유는?"

 

 아버지의 말에 배대강은 옆에 있는 김지현을 한번 쳐다보고 말을 했다.

 

 "저놈들이 맞을 짓을 했어요, 아버지. 이 아이에게 이유 없이 돌을 던졌다고요!"

 

 배대강이 크게 소리 지르자 그 모양을 지켜보던 검사가 나섰다.

 

 "흠! 상황이 어떻게 됐던 우리 아들은 전치 12주가 넘는 상처를 입었소. 이건 당신 아들이 몇 년간 소년원에서 썩을 수도 있는 죄요. 알겠소? 무조건 내 아들에게 잘못했다고 비시오. 그러면 아직 미성년자니 정상 참작을 해 주겠소."

 

 "아버지! 저놈은 정상 참작도 필요 없어요. 그냥 감방에 넣어주세요."

 

 배하진은 두 부자가 하는 꼴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그냥 무시하고 김지현에게 고개를 돌렸다.

 

 "얘야~ 몇 살이니?"

 

 "······13살이요."

 

 자신들이 무시당하자 검사와 경찰이 길길이 날뛰었다.

 

 "뭐야! 당신 지금 날 무시하는 거야?! 나 대한민국 검사야! 검사!"

 

 "헛쭈! 아주 그 아들의 그 아비군, 둘이 아주 똑같아!"

 

 그런 경찰과 검사를 보고는 배하진은 가볍게 말했다.

 

 "시끄럽다, 쓰레기들."

 

 "뭐, 뭐!"

 

 "감히 누구한테 하는 소리야! 당신 명예 훼손죄로 고발할 거야!"

 

 전왕의 말에 검사는 거의 거품을 물고 난리 치기 시작했다. 검사가 된 후로 자신에게 이렇게 무례하게 말한 사람은 없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배하진은 다시 배대강에게 물었다.

 

 "폭력을 썼구나."

 

 "······네."

 

 "그것도 자신보다 무공도 훨씬 낮은 이에게."

 

 "······네."

 

 "잘못을 알겠느냐?"

 

 배하진의 말에 배대강은 이를 악물고는 나지막이 말했다.

 

 "아니요. 전 잘못한 게 없어요."

 

 "그래?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느냐?"

 

 "네!"

 

 "아비의 무공을 함부로 썼는데도?"

 

 "네. 전 부끄러운 것이 없습니다! 제가 손을 쓰지 않았다면 지현이가 더 다쳤을 거예요. 저보다도 어린 여자아이라고요! 연아하고 나이가 같아요! 무공을 함부로 쓴 것은 죄송하지만 이럴 때도 무공을 쓰지 않는다면 제가 무공을 배울 필요가 없을 거예요! 지금도 저 녀석에게 주먹을 날리고 싶어요!"

 

 "그래?"

 

 그러고 배하진은 배대강에게 손을 내밀었다. 순간 배대강은 자신을 때리는 줄 알고 눈을 감았다.

 

 하지만 느껴지는 것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아버지의 자비로운 손이었다.

 

 "우리 아들이 많이 컸구나. 매일 걱정만 시키더니 이제는 남자가 다 되었네. 그래 그런 자기 행동에 후회가 없다면 되었다. 약자를 지키는 것도 무도의 한길. 그런 이유라면 언제라도 무공을 써도 괜찮다."

 

 "아버지······."

 

 그러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검사와 경찰이 다시 화를 냈다.

 

 "보자, 보자 하니까 이 작자들 안 되겠어. 이보게 김 경관! 이 작자들도 같이 감옥에 넣어버리게!"

 

 "네, 알겠습니다. 당신! 명예 훼손죄로 잠시 이곳에 있어야겠어!"

 

 그러자 이번에 나선 것은 배하진과 같이 왔던 남자였다.

 

 "하하하~ 명예 훼손죄라 법을 자기 마음대로 막 바꾸는군. 이래서 대한민국 검사들이 욕을 먹는 거야."

 

 "뭐야 당신은! 당신도 같이 끌려가고 싶어?"

 

 "끌고 간다라. 날 잡아넣을 수 있으면 2계급 특진시켜주지."

 

 남자는 품속에서 신분증을 꺼내서 경찰관에게 넘겼다.

 

 "뭐야 이건. 어? 엑!!!!!!"

 

 신분증을 보더니 경찰관이 기겁하며 뒤로 물러섰다. 그 모습을 본 검사가 신분증을 빼앗아 보았다.

 

 "뭐, 서울지검 특별 판사!!! 파, 판사님이 여기 어떻게!!"

 

 "전왕의 부탁이라면 만사 제치고 달려와야지."

 

 "저, 전왕!!!"

 

 전왕이라는 말에 판사라는 말을 들을 것보다 더 얼굴이 하얗게 질린 두 사람이다. 전왕이라는 이름은 인류 최강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

 

 털썩!

 

 두 사람은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동시에 무릎을 꿇었다.

 

 "덕분에 우리 후배님의 추태도 보고 잘 되었어. 박 검사, 검 경관이라고 했나? 내일 해가 뜨기 전에 실직자가 되는 것에 내 이름을 걸지. 하하하."

 

 판사의 말에 두 남자는 세상을 다 산 표정을 지으며 무너져 내렸다.

 

 "가자 아들아."

 

 "네! 아버지!"

 

 ***

 

 그 일이 일어난 지 1달이 지난 어느 날.

 

 배대강은 평소처럼 김지현을 만나기 위해서 그녀의 집으로 갔다.

 

 띵동!

 

 띵동!

 

 "이상하네. 어디 나갔나? 조금만 기다려볼까?"

 

 잠시 어디 나간 것으로 생각하고 계속 기다렸으나 몇 시간이 지나도 김지현은 오질 않았다. 그렇게 하염없이 기다려도 도통 소식이 없자 동네를 지나가는 아이에게 달려가 물었다.

 

 "혹시 여기에 사는 지현이 못 봤니?"

 

 "응? 그 누나? 며칠 전에 이사 가는 거 같던데?"

 

 "이사?! 어디로?"

 

 "몰라. 며칠 전에 보니까 시꺼멓고 커다란 차가 10대 넘게 오더니 그 누나 태우고 갔어."

 

 "뭐?"

 

 동네 꼬마의 말에도 배대강은 포기하지 않고 기다렸다.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최소한 자신에게는 어떤 메모라도 남겼을 것으로 생각하고 집주변을 샅샅이 찾아보았지만, 그 어떤 흔적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 달 동안을 매일 같이 찾아오다가 30일째가 되는 날 그때야 비로소 배대강은 느낄 수가 있었다. 자신의 첫사랑이 이렇게 지나가 버렸다는 것을.

 

 그렇게 김지현과 이별한 후 2달이 지났을 때 배대강은 처음으로 천유강을 비무에서 이기게 된다. 나중에는 실력이 더더욱 늘어 결국, 둘의 전적이 거의 비슷한 경지에 이르렀다.

 

 그날 컨디션에 승패가 좌우될 정도로 실력이 엇비슷해졌다. 둘은 서로를 라이벌로 인식하고 경쟁하고 싸우면서 동시에 비약적으로 발전해 나갔다. 결국, 그 또래에게서의 적수를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울 만큼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고 7년이 지났다.

 

 무과 특례 입학으로 합격한 쥬신 대학교, 역시 특례로 입학한 자신의 여동생인 배연아와 대학을 걷고 있었다.

 

 "와! 여기 정말 예쁘다."

 

 "예쁘긴 개뿔이."

 

 "에~ 왜 그렇게 감수성이 없냐? 이렇게 멋진 대학교에 감탄도 안 하고 살아?"

 

 "그런 거 한다고 먹을 거라도 떨어지냐?"

 

 "그러니깐 여자 친구가 이제까지 한 번도 없었지."

 

 "이게, 그거랑 무슨 상관이냐?"

 

 "여기 여자아이들 예쁜 얘들 많던데? 아직 여자 친구 사귈 생각 없어?"

 

 "모르겠다. 귀찮아."

 

 "저기 봐봐. 저기 저 여자아이만 해도 되게 예쁘고 귀엽잖아. 저런 아이를 보고도 아무런 생각이 안 들어?"

 

 "무슨, 어?"

 

 배대강은 배연아가 가리킨 여자아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

 

 "지현? 김지현?"

 

 "어? 오빠 어디가?"

 

 배연아의 물음을 무시하고 배대강은 무섭게 뛰어가 그 여자아이 앞에 섰다.

 

 "꺅!"

 

 여자아이는 갑자기 2미터가 넘는 배대강이 뛰어와 자신의 앞에 서니 당연히 깜짝 놀라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배대강은 여자아이의 손을 부여잡고 말했다.

 

 "지현? 김지현 맞지? 나야, 배대강?"

 

 "네? 누구세요? 전 신지현인데요?"

 

 "뭐? 김지현 아니야? 나 기억 안 나?"

 

 "네?"

 

 "나, 기억 안 나? 나··· 컥!!!!"

 

 여자아이가 배대강의 물음에 당황해 보이자 뒤에서 뛰어온 배연아가 뛰어와서 배대강을 걷어찼다.

 

 "뭐하는 거야, 오빠?! 헌팅의 기본자세도 안 돼 있잖아! 호, 호호호! 죄송해요. 우리 오빠가 착각했나 봐요. 어서 가세요."

 

 "네? 아, 예."

 

 그렇게 신지현은 도망치듯 뛰어서 사라졌다.

 

 "오빠, 도대체 뭐야? 왜 그래? 엥? 오빠, 많이 아파? 왜, 못 일어나?"

 

 아무리 자신의 날아 차기가 정통으로 적중했다고 해도 자신이 아는 오빠라면 이것은 모기에 물린 정도밖에는 되지 않는다. 하지만 배연아의 물음에도 배대강은 그냥 누워서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았다.

 

 "분명, 지현인데······, 김지현인데."

 

 다시 시간이 지나, 천유강과 배연아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자신을 스카웃하려는 신지후를 만나게 된다. 그 신지후가 신지현의 오빠라는 것을 안 배대강은 그를 아무도 없는 곳으로 데려갔다.

 

 "저기······."

 

 "왜, 그러십니까? 대강 군?"

 

 "음······, 그러니까······."

 

 "괜찮으니 말을 하세요."

 

 한참을 망설이던 배대강은 결국 한마디를 내뱉었다.

 

 "형님으로 모시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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