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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간택하였노라
작가 : 울림
작품등록일 : 2017.6.25

조선 최대의 정보거래조직의 수장, 은월.
그리고 그녀를 중전으로 간택하겠다는 조선의 왕, 이한. 그들의 피튀기는 궁궐로맨스!

 
12. 대제학의 과거(외전)
작성일 : 17-11-24 18:23     조회 : 200     추천 : 0     분량 : 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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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따뜻한 봄 햇살이 비추던 5월.

 그해 10살이었던 나의 여식 수련이는 그 어여쁜 얼굴에 한가득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제 아비인 나를 맞이했다.

 

 "어서 오시어요. 아버지!"

 

 "예, 빈궁마마. 궁에서의 생활이 힘드시지는 않으신지요?"

 

 수련이는 힘차게 고개를 저어가며 내게 대답했다.

 

 "아버지, 어머니를 자주 못 뵙는 것이 서운하긴 하지만.. 세자저하께서 재밌는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고 또 매일매일 선물도 주셔서 너무너무 좋습니다!"

 

 나는 그런 수련이를 보며 흐뭇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마마, 세자저하께서 오셨.."

 

 "빈궁! 빈궁에게 주려고 오늘도 꽃반지를 만들어왔소..!"

 

 당시 세자였던 어린 주상전하께서는 상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 손에 꽃과 풀을 엮어 만든 반지를 들고 해맑은 미소와 함께 뛰어들어왔다가 장인이자 스승인 나를 발견하고는 새삼 어른스러운 표정으로 내게 인사하며 말을 건넸다.

 

 "크흠! 흠흠..! 스승께서 와계신 줄은 몰랐습니다."

 

 "소신도 저하를 이리 갑자기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허허허!"

 

 동갑내기였던 세자 내외는 서로가 있어 하루하루가 참으로 행복했던 날들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행복한 날들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선왕이었던 당시 주상전하의 정인이자, 중전마마였던 지금 주상전하의 모친께서 의문의 병으로 승하하시자 어린 두 분에게 불행이 시작되었다.

 

 당시 후궁이었던 지금의 대비가 새로운 중전이 되었지만, 사랑하는 정인이 죽었다는 충격에 덩달아 마음의 병을 얻으신 주상전하께서는 그다음 해에 승하하신 중전마마의 뒤를 따르셨고, 갑작스럽게 부모를 모두 잃은 전하께서는 자신의 슬픔을 돌볼 겨를도 없이 어린 나이에 떠밀리 듯이 왕의 자리에 오르셨다.

 

 그러자 전하께서는 자연히 장인이자 스승이었던 내게 의지하였으며, 나는 열과 성을 다하여 전하께서 왕으로서 자리 잡으실 수 있도록 도왔다.

 

 그것이 화근이었을까.

 

 대비와 그의 오라비인 이조판서 김중현은 선왕이 승하하고 어린 주상전하를 마음대로 조종하려 하였지만, 나의 존재가 걸림돌이 된다 생각하였는지 나와 나의 가문을 늘 경계하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너무도 큰 비극이 찾아왔다.

 

 "중전마마! 중전마마! 어서 어의영감을 불러오거라! 어서!"

 

 주인을 닮아 늘 조용했던 중궁전이 소란스러워졌고, 이어서 중궁전 상궁과 궁녀, 내관들의 구슬픈 통곡소리가 중궁전을 가득 매웠다.

 

 이날, 중궁전은 주인을 잃었다.

 

 사랑하는 나의 여식이자, 조선 백성들의 온화한 어머니가 되어주었던 14살 어린 중전의 죽음은 온 나라를 슬픔에 잠기게 하였다.

 

 사망 원인은 독이었다. 기미를 하여도 알 수 없는 독이었고, 섭취 후 한시진 가량의 시간이 지나야 반응하는 독이라 온몸에 독이 퍼질 때까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독살에 의해 살해당한 것을 알게 된 어린 전하께서는 크게 노하시어 범인을 색출하라 명했지만, 이미 모든 증거가 없어진 후였다. 한 가지 발견한 사실은 그날 대비전의 궁녀 하나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뿐이었다.

 

 이로 인해, 모두가 심증으로는 대비전을 범인이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외에는 아무런 물증이 없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던 대비를 범인으로 몰수는 없었다.

 

 하지만 나를 따르던 부제학 홍승필을 필두로 홍문관 관원들이 들고일어나 전하께 수련이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대비전을 조사할 것을 청하는 상소를 올렸고, 급기야 대전 앞에 꿇어앉아 소리 높여 청하기까지 했다.

 

 "승하하신 중전마마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셔야 하옵니다! 중전마마께서 독으로 인해 승하하시던 날 대비전의 궁녀가 사라진 것은 심히 수상한 일이옵니다! 속히 대비전을 조사하시어 진실을 밝혀주시옵소서! 전하!"

 

 "진실을 밝혀주시옵소서! 전하!"

 

 하지만 이 또한 오래가진 못했다. 대비가 분노하여 제학 홍승필이 무고한 자신을 모독한다며 옥에 가두고 자신의 죄를 시인할 때까지 고문을 행하라 명하였고,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았던 홍승필은 끝내 옥에서 명을 다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결국, 범인을 잡지 못하고 두 사람의 장례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이후, 전하와 내게는 큰 변화가 생겼다.

 

 부모를 모두 잃고부터 웃음을 잃으셨던 전하께서는 자신의 비까지 잃고 나자, 마치 다른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차가운 냉기를 풍기는 냉혈한 군주로 변하셨다. 또한, 평소에도 무예를 익히는데 열심이셨지만 이후에는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연습에 매진하셨다.

 

 그리고 나는 후진양성을 핑계로 관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어린 왕의 곁을 떠나게 되었다. 내 모든 것을 수련이를 죽인 범인을 찾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서 내린

 결단이었다.

 

 관직에서 물러나고 가장 먼저 향한 곳은 고인이 되어버린 부제학 홍승필의 집이었다.

 

 손님이 왔는데도 기척이 없어 대문을 열어 들어가니 이상하게도 일하는 사람 한 명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집안에서는 작은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덜컹!

 

 "얘야, 거기 있는 것이냐?"

 

 방문을 열어보고 나는 너무 놀라 얼른 아이를 내 품에 감싸 안았다.

 

 부제학 홍승필의 부인이 방 안에서 목을 매단 채 죽어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부제학의 죽음이 큰 충격이 되어 그녀를 자결하게 만든 것이리라.

 

 "어찌 이 어린아이를 남겨두고 그리 간단 말인가.."

 

 열 살 남짓 되었을까? 이 어린아이는 목을 매단 어미 곁에서 무슨 생각을 하였을지.. 목이 메어가는 것을 참아가며 어린 너를 달래주었다.

 

 그날부터 너를 내 여식으로 귀하게 키우리라 다짐했다.

 

 

 

 그로부터 한동안은 부모를 잃고 홀로 남겨진 아이들을 모아 한 때 최고의 무사로 칭송 받았던 20년 지기 친우에게 무예를 가르쳐달라 부탁했다. 최고의 스승을 만나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들을 보며, 아무리 애를 써도 어미의 자결을 본 것이 큰 충격이었는지 말도 잘 않고 미소도 짓지 못하던 너는 처음으로 내게 부탁이란 것을 하였다.

 

 "저도.. 저도 무예를 배우고 싶어요."

 

 이후로 너는 미친 듯이 무예를 배우기 시작했고, 먼저 배우던 아이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무예를 배우며, 호연이라는 친우도 생기고 그나마 말수가 늘어났기에 그저 그런 너를 지켜보았다.

 

 네가 15살이 되자, 성인 남성 네댓 명쯤은 거뜬히 이길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자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어느 정도 성장한 아이들과 비로소 은월단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러자 너는 내게 두 번째 부탁을 하였다.

 

 "아버지, 저도 은월단의 일원이 되고 싶습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가 없다는 것이 사실인지 아무리 반대를 해도 뜻을 굽히지 않는 너를 막을 수가 없었기에 은월단에 입단시켰지만, 고민이었다. 나의 목적을 이루려면 모두가 목숨을 걸어야 했다.

 

 이미 정이 들 대로 들어버린 은월단 녀석들과 너를 희생하면서까지 내 욕심을 채워도 되는 것일까?

 

 고민은 길지 않았다. 모든 분노와 원망을 가슴속에

  묻어버렸다. 더 이상 사랑하는 여식과 제자들을 잃고 싶지는 않았다. 또한, 들어오는 모든 혼사를 거절하고 오직 무예를 익히는데 전념하는 여식을 보며 결심을 굳힐 수 있었다.

 

 "너에게 은월단을 맡기마. 지금처럼 많은 정보들을 수집하며, 정보로 조선을 움직이는 거상이 되어보거라. 단, 왕실에 대한 정보는 절대 안 된다. 알아도 모른척하고 보아도 못 본 것으로 생각하거라."

 

 "명심하겠습니다."

 

 "네가 원한다면, 양반 댁 규수가 아닌 은월단의 단장으로서 살아가도 좋다. 그럼 너의 이름을 은월이라 부르겠다."

 

 그렇게 너는 월하정으로 거처를 옮겼고, 지금처럼 가끔씩 본가에 들르곤 했다. 나 또한 골치 아픈 일들에서 벗어나 유유자적 살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네가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주상전하께서 은밀히 찾아오셨다.

 

 "전하! 어찌 이리 누추한 곳까지 납시셨사옵니까?!"

 

 "스승.. 아니, 장인."

 

 "장인이라니요.. 이제 당치않은 말씀이시옵니다."

 

 "..스승. 나는 스승이 필요합니다. 이제 그만 원래의 자리로 돌아와 주세요."

 

 "전하, 소신은 관직에서 물러난지 오래라 더 이상 전하께 힘이 되어드릴 수 없사옵니다.."

 

 "제가 그리 밉습니까?"

 

 "당치 않은 말씀이시옵니다.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옵니까?"

 

 "그런 것이 아니라면 나에게 힘을 보태주세요. 나 혼자서는 대비마마와 대적할 수가 없습니다."

 

 "전하! 대비마마와 대적을 하신다니요?! 어찌 그런 무서운 말씀을 하시옵니까?"

 

 전하의 말씀에 내가 더 놀라 물었지만 전하께서는 오히려 담담히 말씀하셨다.

 

 "스승도 알고 있지 않습니까? 모든 것은 대비전의 소행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겉으로는 담담해 보이셨지만, 그 속은 이미 수많은 상처들로 얼룩져 너덜너덜 해졌음을 모르지 않았다. 그 슬픔을 차가운 겉모습으로 위장하고 계실 전하를 역시나 나는 외면할 수가 없었다.

 

 다시 대제학이 되어 전하의 곁으로 돌아간 나는 대비가 자신의 사람을 새로운 중전으로 세우려는 것을 겨우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또다시 반복되는 대비와 김중현의 은밀한 악행을 막지는 못했다.

 

 새로운 중전은 일부러 대비와 반대되는 가문의 여식이지만 그 세력이 크지 않은 가문으로 세웠다. 대비가 경계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가문이라면 해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전하께서도 그런 점을 고려해 일부러 관심을 주지 않으시고 차갑게 대하셨다. 하지만 늘 전하를 마음속에 품고 계셨던 중전께서는 울다 지쳐 잠들곤 하셨다.

 

 그런 나날이 반복되자 보다 못한 전하께서 특별히 명을 내리셨다.

 

 "중전, 몸이 안 좋다면 사가에서 조금 쉬고 오는 건 어떻겠소?"

 

 작은 배려였지만 중전께서는 크게 감동하셨고, 조금만 쉬고 오겠다며 기쁜 마음으로 궁을 나서셨다.

 

 하지만 사가에서 쉬고 돌아오던 날, 중전께서는 괴한들의 습격을 받아 승하하시고 말았다. 호위하던 많은 관군들도 모두 숨진 채 발견되어 큰 충격을 주었다.

 

 늘 전하를 마음에 품고 계시던 중전이었지만 자신의 비를 위해 차갑게 대할 수밖에 없었던 전하께서는 겉으로는 평소와 다를 것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뒤돌아서 눈물을 삼키시고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이라 자책하시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또한, 전하께서 중전 시해 사건의 범인이 대비전이라는 것을 직감하셨지만 또다시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 대비와 김중현의 세력이 그만큼 어마어마한 탓이리라.

 
작가의 말
 

 이번 회차는 대제학이 은월에게 들려주는 과거의 이야기였습니다. 스토리상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에요! 사실 연재를 시작할때 이 부분부터 시작해서 첫 회차를 풀어갈까 했었는데 풀어쓰면 너무 길어지는 내용이라 은월과 이한의 로맨스가 너무너무 뒤로 밀릴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줄이고 줄여서 한 회차로 끝내게 되었습니다! 얼른 은월과 이한의 로맨스가 시작되길 바라는 사심..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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