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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일반/역사
나는 김구다! 제2부 - 홍구공원 1932, 백범 김구
작가 : 과하객
작품등록일 : 2017.11.22

'나는 김구다!' 제2부의 연재를 다시 시작합니다. 전날 천붕을 당해 의욕이 꺾였던 글인데 권유가 있어 다시 써보게 되었습니다.
역사를 기록하는 작업에 가장 조심스러운 부분이 인물의 명예에 누를 끼치는 일인데, 혹시 아니다 싶은 부분이 보이거든 가차없는 질책을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12. 전설을 만드는 사나이 4 (제자들의 보고문 계속)
작성일 : 17-11-23 14:00     조회 : 455     추천 : 3     분량 : 4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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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전설을 만드는 사나이 4 (제자들의 보고문 계속)

 

  호랑이 가죽 몇 장으로 왜인들끼리 총질을 하여 서로 죽이게 만든 계책은 조선인 포수들과 몰이꾼들의 도움 아니면 성공할 수 없었습니다. 운산금광의 금점꾼들과 대암천의 사금 채취꾼들이 몰이꾼으로 나서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분위기를 높였고, 호랑이 가죽을 뒤집어쓰고 요소에 출몰한 백의대의 정예들이 혼란을 일으켜, 왜인 사냥꾼들과 헌병대의 오발과 자중지난을 불렀던 것입니다. 진종일 호랑이를 기대하며 목을 지키던 사냥꾼들과 헌병들의 눈에 쫓겨 오는 몰이꾼들의 뒤쪽 숲에 어른거리는 호랑이 가죽은 살아있는 호랑이의 습격으로 착각하기에 십상이었을 것입니다.

  왜인 사냥꾼들의 대장인 혼다가 자신이 쏜 호랑이의 정체를 사냥꾼들의 대장 야마다와 그에게 전령으로 다녀오던 호위무사였다고 알게 된 후 당황하는 모습은 보는 것은 통쾌함의 백미였습니다. 야마다와 호위무사가 총알받이가 된 건 이미 죽은 후였다는 것을 알 리 없는 혼다로서는 자신의 실수를 덮을 방법을 찾기에 급급했을 뿐 사건의 경과를 살필 겨를이 없었습니다. 조선인 포수들의 대장 이희선은 "죽은 자들의 몸에서 찾아낸 총탄은 영국제 라이플의 탄환이 확실하다"고 증언하고 총탄을 들이대어 증거를 삼았는데, 이번 사냥에서 혼다만이 갖고 있던 총이 그것이었으니 어쩔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달리 유해조수구제이겠습니까? 희생자가 날 수밖에 없는 위험한 사냥이었습니다. 더구나 이번의 호랑이는 사람 고기 맛을 본 난폭한 놈이라 우리처럼 도망을 쳤어야 하는데 오히려 맞섰으니, 용감함이 죽음을 부른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이걸로 전과를 대신하시고 희생된 분들에게 보상이나 두둑이 하심이 좋을 듯합니다.”

  조선인 포수들의 대장 이희선과 몰이꾼들의 두목 김갑동이 어디선가 가져온 호랑이 가죽 몇 장을 올리고서야 혼다의 발작은 멎었다. 어떻게든 명분을 만들어 덮지 않으면 호랑이가 아닌 부하들을 사냥한 멍청한 대장으로 소문이 날 테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였다.

  “호랑이다! 선불 맞은 호랑이다!”

  몰이꾼들과 조선인 사냥꾼들이 쫓겨 오며 외치던 말의 뜻을 통역을 통해 들은 후 사건 전체의 경과를 재구성해본 혼다는 혼잣소리로 욕설을 퍼부어 댔다.

  “못난 것들이 도대체 일 처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 거야! 호랑이를 몰아 오랬더니 제 놈들 목을 들이밀어서 총알만 낭비하게 만들고 있어!”

  최초의 발포자는 자신을 따라나선 일본인 사냥꾼들이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얼치기들이 조선 땅의 호랑이를 싹쓸이 하며 사냥의 맛을 자랑하는 것을 일삼더니 수박처럼 깨진 머리통을 달고 발견되었던 것이다. 호랑이의 앞발에 제대로 맞은 거라고 설명하는 조선인 사냥꾼들의 대장 이희선의 설명을 들으며 같은 꼴이 안 된 자신의 행운에 감사했던 혼다였다.

  “호랑이 사냥은 단 한 발의 승부가 있을 뿐입죠. 일순에 서른 길을 도약하는 호랑이에게 헛방을 쏘아 부상을 입혀 놓았으니, 선불 맞은 호랑이가 얼마나 무서운 지 겪어보지 않은 나리님들의 실수이십니다요.”

  이희선은 ‘왜 우리에게서 총알을 빼앗아 갔느냐? 우리라면 호랑이에게 부상을 입히는 실수 따위 없었을 것이다’의 표정으로 주절대고 있었다. 조선인 사냥꾼들에게 빈총을 주도록 명령을 내린 당사자였던 혼다는 똥 씹은 얼굴이 되어 외면을 했다.

  “헌병 나리님들도 그렇습니다요. 모처럼 몰아온 호랑이를 쏘기는커녕 엉뚱한 데다 총질을 하여 우리 사람들을 열댓 명이나 부상을 입히고 나리님들까지 망자로 만들어 놓았으니, 이 노릇을 어쩐답니까? 야마모도 나리라면 그런 실수는 없었을 텐데…”

  “입 다물어! 보상을 할 테니 이 문제로 다시는 일을 만들지 마!”

  야마모도의 이름이 이희선의 입에서 나오자 혼다는 분통을 터뜨렸다. 도쿄의 제국호텔에서 있었던 호랑이 고기 시식잔치에 참석한 직후 조선 땅에 와보니 남아 있는 것이 없었다. 2년여에 걸친 조직적인 사냥으로 남한 지방의 호랑이는 씨가 말라 있었고, 몰이꾼들을 동원하느라 지갑만 가벼워졌던 것이다.

  “북으로 올라가서 백두산 근처나, 더 올라가 만주 흑룡강 근처에 호랑이가 남았다는 보고일세. 조선 땅 남단에는 호랑이가 없는 게 확실해. 나는 아무르강 근처에 볼 일이 있어 떠나니 호랑이고기를 맛보고 싶거든 북조선의 백두연봉을 노리시게.”

  야마모도 다다사부로(山本唯三郞). 내각 어딘가의 비밀기관에 속한 고급 첩자임이 확실한 야마모도는 구 막부 직속 하다모토(旗本) 가문 출신으로 옛 무사의 기질이 남아있는 자였다. 화족의 일원으로 작위를 약속받고 있는 혼다는 십여 살 연상인 야마모토와 친구연하고 있었지만 신분상의 특혜를 누린 결과였을 뿐 같은 그릇은 못되었다. 때문에 혼다는 조선인 포수들의 대장 이희선으로부터 야마모토의 이름을 듣는 순간 성질이 폭발하고 말았다.

  “한 번 더 호랑이를 쫓는다! 돈은 얼마든지 낼 테니 몰이꾼들을 모아 다시 시작하도록!”

  혼다의 호기는 귀족 가문 특유의 치기였지만 명령은 명령, 돈이 뿌려지고 조선인 포수들과 몰이꾼들이 다시 모인 것은 불과 하루 사이의 일이었다.

  “총독부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혼다를 말린 것은 조선 총독 사이토 마코토(齋藤實)의 특사였다. 기미년의 만세운동을 수습할 임무를 맡아 제3대 조선총독으로 부임한 사이토는 문화통치를 표방하여 전임 총독들의 무단통치에 의한 상처를 어루만지고 있었는데, 혼다의 사냥소동을 보고 받고 심복을 보내왔던 것이다.

  “이 일은 여기까지입니다. 지난 일은 눈감겠으나 더한 소동이 있을 경우 본국에 보고가 갈 것입니다.”

  사이토 총독이 보내온 특사는 왼손과 왼발이 불편한 듯 굴곡이 심한 보행을 하는 40대 중반의 다부진 사나이였다. 얼굴 한쪽이 칼날에 잘려나간 듯 깊게 패여 첫눈에 괴물로 보였는데, 이름은 사사키 주로라고 하였다.

  “본국에 돌아가셔도 이 사건의 경과에 대해서는 일체 모르는 것으로 하십시오. 체면은 세워드리겠습니다.”

  체면을 세워준다는 사사키의 말이 결과로 나타난 게 호랑이 가죽 몇 장이었다. 조선인 포수들의 대장 이희선과 몰이꾼들의 두목 김갑동은 호랑이 가죽들을 황송한 듯 받들고 왔다.

  “이들에게 호랑이는 단순한 유해조수가 아닙니다. 산군님으로 불릴 때는 조상신의 대리자로 신앙의 대상이 되고, 이야기 속에 등장할 때는 친근한 이웃 할아버지입니다. 애당초 우리가 해수구제정책 명목으로 조선 땅의 호랑이를 멸절시킬 계획을 세운 목적은 각하와 같은 유한족의 도락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자는 야마모토 정도와는 격이 다르다! 적으로 삼아서는 안 돼! 혼다는 등골이 오싹하는 공포를 느끼고 사사키의 명을 받은 즉시 꽁지를 빼고 달아났다. 그가 남긴 숱한 돈은 사냥 중에 오발로 죽은 일본인 사냥꾼들의 목숨 값과 부상당한 조선인 몰이꾼들의 치료비로 치러질 예정이었는데, 대가로 얻은 호랑이 가죽 몇 장을 품을 수 있었음은 그 나마의 다행이었다.

 

  -사사키 주로를 보았습니다. 몰이꾼들의 두목 김갑동으로 변한 저를 알아보지는 못한 듯싶었지만 냉정한 일처리로 사태를 마무리하는 품이 왕년의 솜씨 그대로였습니다.

  조선인 포수들의 대장 이희선은 저를 이끌어 매끄럽게 일을 처리해 주었습니다. 그는 김의군 동지의 동료로 유능한 포수였고 좋은 친구였습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계통의 명령을 받아 한 가지 일을 행한 결과였지만, 왜적의 조선 땅 호랑이 멸절 만행에 대한 복수를 시원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사사키의 등장은 선생님의 염려를 증명하는 증거가 될 듯합니다. 왜적의 난데없는 호랑이사냥 소동과 나남사단의 한만국경 월경, 만주벌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중인의 마적단의 조선인 부락 습격 등은 거대한 음모의 단편들일 수 있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기억하여 다음 일을 진행하겠습니다.

 

  국내에 남아 활빈당 백의사의 일지대를 끌고 왜적과 싸우고 있는 김오산의 편지는 조선호랑이들이 떼죽음을 당한 한을 다소간이나마 풀었다는 소식과 함께 숙적 사사키 주로의 출현을 보고하고 있었다. 서대문의 옥중에서 갈 데 없는 사형수로 죽음을 당할 찰나에 홀연 나타나 석방에 일조를 한 사사키는 직후에 있었던 대결에서 양패구상으로 헤어진 지 10여년 만에 다시 선생의 앞에 모습을 보인 것이었다.

  (그도 나도 지천명을 눈앞에 둔 나이, 손발을 휘둘러 싸움을 할 처지가 아니니 다음은 어떤 방식으로 공격해 올지, 그가 가진 세력이 일본국의 암흑계를 대표하는 것이니만큼 어떠한 공격도 예사가 아니리라. 이제 한 싸움을 이겼다지만 왜적의 성은 이미 난공불락, 어렵고 외로운 이 싸움에 사사키의 세력이 적세에 더했다니 헤쳐 나갈 일이 막막하다. 믿을 것은 동지들의 애국혼 뿐이니 피를 뿌려 가시밭을 덮을 각오이지만, 나라를 다시 찾을 날은 멀기만 하구나.)

  기록에 의하면 조선 남부의 호랑이는 1922년 경주 대덕산에서 마지막 개체가 사살되는 걸로 멸종되었다고 한다. 1924년에 전남지방에서 여섯 마리가 포획되었다는 지방관청의 기록이 있기는 하지만 사진 자료 등이 발견되지 않아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그 무렵 상해 임시정부의 무력은 경무국장 김구 휘하의 백의대가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만주벌에서의 독립운동은 왜적과의 직접적인 대결로 승전을 거듭하고 있었지만 상해에서는 일본인들이 공공연히 현상금을 걸고 임시정부의 요인들을 쫓고 있는 형편이었다.

  일본인 첩자들과 조선인 배신자들이 중국인 군벌 세력과 뒤얽혀 난마처럼 돌아가는 상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력하고 냉정한 무력이 필요했다. 내무총장 안창호가 선생을 초빙하여 경무국장으로 임명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였지만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였던 것이다.

  선생은 이런저런 생각으로 속을 끓이며 김오산의 편지를 접고 부경주가 보내온 서신을 펼쳤다. ‘만주 길림성 화룡현 청산리 백운평·천수평·완루구의 싸움에서 왜적을 대파했기로 이에 보고를 올립니다’로 시작하는 승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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