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작가연재 > 일반/역사
나는 김구다! 제2부 - 홍구공원 1932, 백범 김구
작가 : 과하객
작품등록일 : 2017.11.22

'나는 김구다!' 제2부의 연재를 다시 시작합니다. 전날 천붕을 당해 의욕이 꺾였던 글인데 권유가 있어 다시 써보게 되었습니다.
역사를 기록하는 작업에 가장 조심스러운 부분이 인물의 명예에 누를 끼치는 일인데, 혹시 아니다 싶은 부분이 보이거든 가차없는 질책을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9. 전설을 만든 사나이 1 (김당쇠의 보고문)
작성일 : 17-11-23 13:10     조회 : 425     추천 : 2     분량 : 416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9. 전설을 만든 사나이 1 (김당쇠의 보고문)

 

  #. 1918년 8월. 함경남도 갑산 개마고원일대 삼림

  건너편 산등성이에서 몰이꾼들의 함성이 올랐다. 또 한 마리의 산짐승이 포위망 안에 들어온 모양이다. 꽹과리 소리가 요란한 품이 필시 호랑이나 표범이 쫓기고 있는 듯했다.

  “못된 왜놈들…… 감히 이 땅에서 산군을 일소할 생각을 해? 명색이 좋아 해수구제정책이지, 이 땅의 기상을 싹쓸이할 잔꾀야. 호랑이는 우리 땅의 영물인데.”

  탕! 탕! 양총의 연속된 발사음이 울린다. 산짐승의 포효소리도 간단없이 들린다. 산군이다. 호랑이가 총에 맞아 부상을 당한 몸으로 쫓기고 있는 것이다. 분노와 고통이 아울러 표현된 으르렁거림에는 단말마적인 처절함이 있었다. 백두산 포수 김의군은 손에 잡은 총에 힘을 주었다.

  “산군님이 피해를 주어 잡는다고? 멧돼지들을 잡아먹어 농사에 도움 준 건 왜 몰라? 이 왜놈들을 그냥……”

  수확 철 멧돼지 떼의 횡포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한 해 농사를 싹쓸이해 버리는 멧돼지들 때문에 화전도 못 일궈먹는다지 않던가. 산사람들이 호랑이를 산군으로 모시는 이유는 호랑이가 있는 산에서는 멧돼지가 꼼짝도 못한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야마모도 다다사부로(山本唯三郞)라는 자가 포수들을 사서 조선팔도의 호랑이를 싹쓸이할 기세로 잡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온 것은 작년 12월의 일이었다. 많은 조선인들이 일본인들과 함께 호랑이를 잡고 있다고 하였다. 백두산 포수 김의군이 혼잣소리로 치를 떨고 있는 데는 동료 조선 포수들의 행태에 대한 분노도 한몫을 했다.

  “강용근과 이윤회도 따라나섰어. 그 사람들이 누군가. 조선 제일의 호랑이 사냥꾼과 황실 어용포수 아니었는가. 나라에서 인정한 사람들이 돕는 일인데 무작정 왜놈들 일이라고 배척하는 건 옳지 않네.”

  “야마모도 다다사부로(山本唯三郞)라는 일본 사람, 일본국의 높은 데에서 직접 허가를 받은 사람이라네. 지난 번 사냥에서는 몰이꾼들에게까지 두둑이 챙겨 주었다네. 호랑이 고기 맛을 볼 수 있게 해준 사람도 그 사람뿐이었네. 조선의 높은 분들이야 자기들 챙기기 바빠 정작 사냥을 한 사람들에게 내장 한 조각이라도 떨구던가.”

  “경성의 조선호텔에서 호랑이 고기 잔치를 했을 때의 이야기 못 들었나. 이왕가의 사람들이 모두 나왔다네. 일본 도쿄의 제국호텔에서 호랑이고기 잔치를 했을 때는 일본인 조선인 할 것 없이 몰려나와서 발 디딜 틈이 없었다는군. 시세가 그러한데 자네 혼자 고집 피운다고 무슨 수가 난다던가.”

  불시에 방문한 동료 포수들의 설득은 가뜩이나 못마땅했던 일본인들에 대한 김의군의 분노에 불을 질렀다. 김의군은 일갈 호통으로 포수들을 쫓아냈다.

  “어떤 쓸개 빠진 인간들이 제 땅에서 함께 살아온 산군님의 고기를 씹었어? 내 이놈들을 그냥!”

  화가 머리끝까지 솟아오른 김의군은 주먹을 들어 동료 포수들을 을러댔다. 백두산 포수 김의군의 비위를 건들이면 무사할 수 없다는 것은 감수갑산 일대 사람들에게는 알려진 상식이었다. 겁을 먹고 뒷걸음질로 물러나는 포수들에게 김의군의 호통이 따랐다.

  “날더러 그런 놈들과 함께 하라고? 당장 돌아가! 너희 같은 놈들은 이제 친구도 무엇도 아니니 다시는 내 앞에 얼씬도 하지 마!”

  당장이라도 주먹질을 할 것 같은 김의군의 기세에 포수들이 질색을 하며 물러난 후, 집안으로 달려 들어가 애용하는 총을 들고 나온 김의군이 하늘을 향해 한 발 쏘았다. 참을 수 없는 울화를 그렇게 표시한 것이었다.

  삼수군과 갑산군에는 백마산 복개산 운주봉 원동복산 절덕산 등이 백두연봉에 연계되어 곳곳에 봉우리를 만들고 있었다. 김의군은 스스로 ‘백두산 포수 김의군’로 자처하고 그렇게 불리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따라서 긍지 높은 조선의 백두산 포수로서 왜놈들의 만행에 자신이 참여하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러한 그인지라 일본인들의 만행에 분노를 품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더는 안 돼! 산군님이 없는 백두산이라니……”

  조선 땅의 해로운 짐승을 구제한다는 명목으로 야마모도가 그 난리를 떨고 간 후 어중이떠중이 일본인들이 건너와 호랑이를 쫓는 바람에 백두산 인근의 고을들은 온통 몰이꾼 소동이었다. 김의군이 애용하던 총을 들고 나온 이유는 쫓기고 있을 호랑이들에게 도움이 될 방법이 없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몰이꾼들의 함성을 가늠하여 목을 지키고 있는 이유도 다른 일류 포수가 호랑이를 쏘기 좋은 위치를 잡지 못하게 함이었다.

  두만강을 월강하여 청나라 상인에게서 사들인 김의군의 스나이더소총은 청일전쟁 때 흘러나온 유물로 단발총이었지만 명중률이 높았다. 김의군처럼 숙련된 포수에게 연발총은 오히려 쓸데없는 무기였다. 단 일발로 승부를 내야하는 맹수 사냥에서 두 번째 총탄이 필요하기는 한 걸까. 그러한 필살의 기세가 아니면 백두산 연봉의 사냥터에서는 포수로서 행세를 못했다. 따라서 백두산포수 김의군의 출두는 백두산의 영물 호랑이를 지키겠다는 필사의 각오가 뒷받침된 것이었다.

  가문비나무 숲이 흔들리며 큰 짐승이 다가오고 있는 소리가 들렸다. 주위의 나무들이 흔들리는 품으로 보아 정상 상태는 아닌 듯싶었다. 호랑이를 비롯한 고양이과 동물은 아무리 위급한 순간일지라도 발자국소리를 숨기는 법이었다. 그런데 저렇게 흔들리며 오다니, 필시….

  여덟 자가 넘음직한 대호였다. 그것도 털가죽에 임금 왕(王)자 표시가 선명한 왕대가 피를 흘리며 자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삼수갑산 두 고을 제일의 솜씨를 자랑하는 백두산 포수 김의군은 벌떡 일어나 왕대를 맞았다. 산행 길에 몇 차례 마주친 적이 있는 왕대는 외길에서 만나도 낮게 으르렁거릴 뿐 길을 비켜가는 사이였다. 그런 왕대가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중상을 입고.

  눈으로 상처를 확인할 만큼 다가온 왕대는 김의군을 발견하고 신음하듯 으르렁거리며 달리기를 멈추고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의 최후를 짐작하고 있는 거다. 김의군은 왕대에 동조하여 낮게 신음소리를 흘렸다.

  몰이꾼들은 맞은편 산등성이를 넘어 오고 있었다. 다른 포수를 만나면 온전히 죽지 못하고 가죽이 벗겨져서 왜인들에게 팔릴게 확실하다. 조선 땅 최고의 영산 백두연봉에서 그런 모욕을 당해서야 백두산 포수로 행세를 할 수 있겠는가. 당장 조상님들이 노하실 게다. 김의군은 총을 들어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었다. 호랑이는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위엄을 잃지 않고 바른 자세로 서 있었다.

  총소리가 울리고 호랑이가 쓰러졌다. 그리고 백두산 포수 김의군도 호랑이 울음을 울었다.

  어허! 어허!

  며칠 후 호랑이 가죽 한 장만을 달랑 챙겨 어께에 걸친 삼수갑산 제일의 사냥꾼 백두산 포수 김의군은 젊은 아내와 다섯 살 된 어린 아들을 처가에 맡기고 국경을 넘어 만주로 갔다.

 

  -김당쇠 동지가 보내온 백두산 포수 김의군의 과거사일세. 중근 아우와도 면식이 있는 당쇠 동지는 백의사의 정예를 이끌고 김의군 동지를 추적하고 있네.

  왜적은 우리의 주권을 빼앗은 후 얼까지 흔들려 하고 있네. 국내에 머물러 남은 동지들을 지휘하고 있는 김오산 동지가 전해 온 바에 의하면 왜적들은 조선 땅의 서적들을 모아 불살랐다 하네. 저들에게 필요한 서책들을 골라 남긴 나머지가 산같이 쌓였는데, 기름을 끼얹어 불을 질렀다 하니 우리의 혼이 망국을 조상하는 소지가 된 셈일세.

  남으로 유달산부터 북으로 백두산까지 휩쓸고 있는 왜인 포수 집단의 만행도 조선 혼 말살하기 정책의 하나일세. 호랑이는 곰과 함께 우리 민족의 상징적인 생령인데 그를 잡아 일류 호텔에서 고관대작들을 모아놓고 시식 잔치까지 하였다니, 그런 모욕이 다시 있을까 싶네.

  당쇠 동지의 보고로 내막을 알게 된 후 왜적의 간교한 술책에 분노를 금할 수가 없었네. 야마모도 다다사부로(山本唯三郞)라는 왜인이 책임자라는데 도쿄의 교(京) 동지에 의하면 저들 내각 직속 첩보기관에 속한 간부급 인물이라네. 조선의 혼을 빼놓을 방법으로 조선 호랑이를 잡는 일에 조선인 포수와 몰이꾼을 앞세우고 있으니 이 얼마나 가증스러운 일인가. 유해조수구제라는 명목을 걸고 많은 액수의 포상금을 주는 그들의 술책에 걸려든 조선인 포수들에게 김의군 동지를 비롯한 뜻있는 인물들이 훈계를 주고 있다는 게 그 나마의 다행일세.

  김의군 동지를 알게 된 건 뜻밖의 행운일세. 당쇠 동지는 암중에서 호위하여 그가 추적하고 있는 사건의 경과를 보고해 오고 있는데, 앞에서 보신 기록은 출신에 관한 것이었네. 홍범도장군의 봉오동전투에 참여하여 공로를 세운 김의군 동지의 소식이 제2신으로 도착하였으니 함께 읽고 그를 키워 보내 주신 독고스님에게 감사를 드리도록 하세.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5 25. 서울진공작전 1 2018 / 6 / 19 438 3 6096   
24 24. 상해의 김구 5 2018 / 5 / 7 417 2 5241   
23 23. 상해의 김구 4 (6) 2017 / 11 / 23 537 3 4715   
22 22. 상해의 김구 3 2017 / 11 / 23 411 2 4794   
21 21. 상해의 김구 2 2017 / 11 / 23 411 1 4666   
20 20. 상해의 김구(金九) 1 2017 / 11 / 23 662 2 4801   
19 19. 전설을 만드는 사나이 11 2017 / 11 / 23 400 2 4233   
18 18. 전설을 만드는 사나이 10 2017 / 11 / 23 404 2 4201   
17 17. 전설을 만드는 사나이 9 (1) 2017 / 11 / 23 440 3 4398   
16 16. 전설을 만드는 사나이 8 (김당쇠의 보고문) 2017 / 11 / 23 409 2 5381   
15 15. 전설을 만드는 사나이 7 2017 / 11 / 23 396 2 4836   
14 14. 전설을 만드는 사나이 6 (제자들의 보고문 … 2017 / 11 / 23 408 3 4471   
13 13. 전설을 만드는 사나이 5 (제자들의 편지 계… 2017 / 11 / 23 408 3 5281   
12 12. 전설을 만드는 사나이 4 (제자들의 보고문 … 2017 / 11 / 23 443 3 4776   
11 11. 전설을 만드는 사나이 3 (제자들의 보고문) 2017 / 11 / 23 409 2 4168   
10 10. 전설을 만든 사나이 2 (김당쇠의 보고문 계… (2) 2017 / 11 / 23 474 2 7609   
9 9. 전설을 만든 사나이 1 (김당쇠의 보고문) 2017 / 11 / 23 426 2 4167   
8 8. 기미년 4 2017 / 11 / 23 395 2 5367   
7 7. 기미년 3 2017 / 11 / 23 428 2 4859   
6 6. 기미년 2 2017 / 11 / 22 407 2 5396   
5 5. 기미년(己未年) 1 2017 / 11 / 22 389 2 5375   
4 4. 종교 전쟁 3 2017 / 11 / 22 397 3 5726   
3 3. 종교전쟁 2 (1) 2017 / 11 / 22 460 3 5033   
2 2. 종교전쟁 1 2017 / 11 / 22 425 3 5500   
1 홍구공원 1932, 백범 김구 - 1. 프롤로그 (8) 2017 / 11 / 22 743 5 622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태양 셋 장미는
과하객
늘 푸른 은하에
과하객
유로파(Europa)는
과하객
장편 SF 시나리오
과하객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