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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 이차원 헌터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9.13

 
최종병기 (1)
작성일 : 17-11-19 15:09     조회 : 39     추천 : 0     분량 : 8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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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다시 몇 주가 흐른 어느 날이었다. 천유강은 평소 때처럼 산속에서 홀로 수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젠 자신만의 성이 생겨서 반듯한 수련장도 생겼지만 아직은 산이 더 편한 그다.

 

 수련이 두 시간을 넘어가던 때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야! 야! 내 목소리 들리냐?」

 

 “산신님? 무슨 일인가요?”

 

 급박한 음성의 주인공은 금강산 산신인 흰 사슴이었다. 좀처럼 들리지 않는 다급한 음성에 천유강의 소리쳤다.

 

 「너 거기 있지? 야 네가 도와줄 일이 생겼어. 빨리 이리로 와봐.」

 

 “네? 무슨 일로······.”

 

 「야! 설명할 시간 없어 빨리 이리로 와!」

 

 산신령의 전음이 끝나자마자 숲에 있던 나무들이 움직이더니 마치 사람처럼 한곳을 가리켰다. 이것도 산신령의 권능이다.

 

 아직 영문도 몰랐지만 산에 영지를 세울 장소까지 준 산신을 모른 척할 수 없어 무작정 뛰었다.

 

 “지금 가고 있습니다. 무슨 일입니까?”

 

 「이상한 놈들이 잔뜩 나타나서 내 숲을 망치고 있어. 지금 내가 수습하고 있지만 손이 부족하다. 네 도움이 필요해.」

 

 “이상한 놈들? 사람들입니까?”

 

 「아니야. 사람도 아니고 동물도 아니야. 하여간 빨리 좀 와봐.」

 

 "거의 다 왔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다행히 지금 수련하는 장소가 금강산의 입구라서 안까지는 금세 달려갈 수 있었다. 산의 중턱에 온 천유강이 주변을 둘러보며 다시 한번 물었다.

 

 "지금 왔습니다. 어디로 가야 합니까."

 

 「내가 인도하는 데로 가라. 그곳에 네가 상대해야 할 놈들이 한 무더기 있을 거다.」

 

 “일단 가보고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리고 천유강은 곧 정체불명의 침입자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건?”

 

 사방에 넘어져 있는 그것들은 눈에 익은 것들이었다. 다만 그것을 볼 수 있는 곳이 현실 세계가 아니라 디멘션 세계라는 것이 문제였다.

 

 “로봇 병사?”

 

 대재앙이라고 불리는 세계 대전 이후 빠른 시기에 문명을 복구했지만 아직 전투 로봇 같은 걸 다시 만들어내기에는 무리였다. 그런데 지금 금강산에는 하늘을 나는 전투 드론부터 인간의 모습을 흉내 낸 안드로이드 로봇 그리고 탱크와 장갑차처럼 생긴 전투 로봇이 즐비했다.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 바닥에는 피 흘리며 쓰러진 동물들이 잔뜩 있었고 나무들도 거의 다 파괴되어 밑동만 덩그러니 남았다.

 

 그 정도 파괴는 성에 차지 않는 듯이 로봇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다가 천유강을 발견했다.

 

 「목표물 발견. 섬멸 모드로 전환.」

 

 전투 로봇이 동시에 돌더니 각자 장착된 무기를 꺼내 천유강에게 향했다.

 

 철컥!

 

 “이런.”

 

 초절정의 초입부에 든 천유강에게 화약을 이용한 화기는 전혀 통하지 않는다. 피부에 내기를 불어넣어 보호하는 경기공의 달인이라 내기가 실린 공격이 아니면 피부조차 뚫지 못한다.

 

 하지만 이들은 디멘션 월드에서 넘어온 몬스터들이다. 그런 그들에게 현실의 공식이 그대로 통한다는 확신이 없어서 일단 피하기로 했다.

 

 두두두두두!!!

 

 동시에 총탄이 비 오듯이 쏟아졌다. 고목의 뒤에 숨어서 노출을 피한 천유강은 슬쩍 손을 뻗어 날아오는 총알을 손으로 잡았다. 일류만 되어도 날아오는 총알을 피하거나 잡는 건 어렵지 않다.

 

 “이 정도는 괜찮나?”

 

 적들의 수준은 아직 모르지만 잔뜩 내공을 주입한 손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한 번으로는 확신할 수 없어서 점점 내공을 줄여서 총알을 잡고는 마침내 그들의 공격이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뭐 하는 거야?! 놀러 왔어?!」

 

 천유강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안 산신이 채근하자 천유강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로 마음먹었다.

 

 “이제 갑니다.”

 

 두두두두두두!!!

 

 천유강이 앞으로 나오자 다시 총알 세례가 쏟아졌다. 누가 봐도 아찔한 광경이지만 온몸에 내기를 두르니 그들의 총알은 마치 장난감 총알처럼 허무하게 튕겨 나갔다.

 

 ‘약간 고통은 있어.’

 

 원래 화기라면 아무 감각도 없어야 하는데 이들의 공격은 천유강의 피부를 약간이지만 따갑게 만들었다. 이런 것을 보면 현실과 아주 똑같은 공격은 아니라는 소리다.

 

 만약 이들보다 더 높은 레벨의 적이 나왔으면 천유강의 경기공도 뚫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천유강의 경기공이 뚫린다는 소리는 천유강보다 낮은 레벨의 경기공, 강체술, 철포삼, 마나 실드도 모두 뚫린다는 말과 같다.

 

 수십 년간 쌓아온 수련이 아이템 하나 때문에 모두 헛수고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했다. 만약 그런 아이템이 악당의 손에 들어가면 다시 대재앙을 준하는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일단 지금에 집중하자.’

 

 먼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전쟁보다는 당장 닥친 부모님의 안위가 더 중요하다. 각인 아이템이 악용되면 큰일이 일어나겠지만 전미린의 동생 전소진처럼 천유강의 부모님에게도 기적을 가져다줄 수 있다.

 

 탕! 탕! 탕!

 

 혹시 모르니 급소 쪽에 날아오는 총알만 모두 손으로 쳐내며 안으로 붙었다. 일단 붙으니 기계들이 고철이 되는 건 한순간이었다. 천유강이 움직일 때마다 기계가 대응도 못하고 날아가 폭파했다.

 

 펑!!

 

 기계가 상대하기 까다로운 것은 팔다리를 부순다고 해도 공격을 멈추지 않고 머리 부분을 부숴봤자 행동에 지장이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로봇은 정보처리에 필요한 핵심 장치가 머리가 아닌 다른 곳에 있어서 정확한 위치를 찾는 게 까다롭다. 무기들을 모두 부수면 무력화되긴 하지만 너무 번거로운 일이다.

 

 “여기!”

 

 천유강은 기계 몸통을 손으로 찢는 짧은 시간에 핵심 장치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다음 공격으로 부쉈다. 처음에는 쓰러진 기계가 다시 움직일까 걱정도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는 게 완전히 망가진 기계는 점차 희미해지더니 아이템 하나를 떨어트리고 완전히 사라졌다.

 

 진짜 디멘션 월드 안에 있는 느낌이었다.

 

 “내가 꿈꾸고 있는 건 아니겠지.”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현실이 맞았다.

 

 탕탕!!

 

 어리둥절할 시간도 아까웠다. 아직 금강산 여기저기에 기계 로봇들이 산적해 있어 동물들을 학살하고 있다. 이러다가는 금강산의 동물들이 씨가 마를지도 몰랐다.

 

 산신의 힘은 산에서는 절대적이다. 그런 산신도 이들을 모두 처치할 수 없는 이유는 죽여도 끊임없이 리스폰되기 때문이다.

 

 「이러다가는 끝이 없겠다. 원흉을 없애지 않으면 이것들이 끊임없이 나올 거야.」

 

 “원흉이요? 그게 뭐죠?”

 

 「멍충아! 그게 뭐일 것 같냐? 균열이지 균열!!!」

 

 “균열이라고요? 이게 균열에서 튀어나온 몬스터란 말입니까?”

 

 「그래. 균열이 오래되면 시공이 불안해져서 가끔 이렇게 몬스터들이 튀어나온다는 이야기가 있어. 나도 말로만 들었는데 직접 이렇게 볼 줄은 몰랐다. 그것도 하필 내 산에서······.」

 

 “균열이 어느 곳에 있는지 파악하셨습니까? 그렇다면 제가 도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대략적으로는 파악했어. 내가 알려주는 곳으로 와. 베타 테스트 플레이어 이럴 때 써 먹여야지.」

 

 산신의 말이 끝나자마자 꽃들이 춤추는 것처럼 살랑거리더니 한 방향을 향해서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수만 송이의 꽃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니 그 또한 장관을 이루었지만 지금은 구경할 시간이 없었다.

 

 쾅!! 쾅!!

 

 사방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 산신이 지휘하는 동물 병사들도 열심히 맞서 싸우고는 있었지만 상대는 최첨단의 화기로 무장한 과학 대륙의 병력들이다. 싸우면 싸울수록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켕!”

 

 로봇의 공격에 굴이 무너졌는지 여우 가족들이 황급히 뛰쳐나오는 것이 보였다. 어미로 보이는 큰 여우와 새끼로 보이는 작은 여우가 다섯이나 있었는데 아직 덜 자라서 걸음이 빠르지 않았다.

 

 「타겟 확보.」

 

 여우가 뛰어봤자 이미 목표물 포착을 한 전투 로봇에게서 도망칠 수 있을 리가 없다. 천유강이 급히 소원 스킬을 사용해 방어막을 생성했다.

 

 타다다다당!!

 

 총알과 방어막이 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그 소리에 놀란 여우 가족들이 다급하게 뛰어 도망갔지만 불행은 끝나지 않았다. 도망간 쪽에도 전투 로봇이 대기하고 있던 것이다.

 

 「타겟 확보.」

 

 “큭!”

 

 천유강이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은 후였다. 아직 방어막에 집중하고 있으니 뒤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그때 검푸른 기파가 날아왔다.

 

 싹둑!

 

 단단한 전투 로봇이 두부처럼 간단하게 두 조각이 났다. 엄청난 위력을 지닌 기파다.

 

 ‘누구지?’

 

 천유강도 저렇게 위력적인 기파를 멀리서 쏟아낼 수 없다. 물론 날붙이 무기를 쓰지 않는 맨몸 공격을 주특기로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하지만 그것을 생각해도 최소 천유강 수준의 무인이 나타났다.

 

 방어막을 거둔 천유강이 앞의 로봇을 정리하고 기파의 주인을 찾았다. 그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는데 멀리서도 뚜렷한 특징이 보였다.

 

 “가면?”

 

 중국풍의 무복을 입은 그는 푸른색의 가면을 쓰고 있었다. 손에는 얇고 긴 검을 들고 있었는데 아마 검기를 발사한 검인 것 같았다.

 

 누가 봐도 수상한 복장이지만 천유강에게 적의는 없고 오히려 위기에 빠진 동물들을 돕고 있었다. 최소한 균열에서 나온 몬스터는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그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이 낯설지 않았다. 분명히 처음 느끼는 기운을 품은 무인이었지만 어쩐지 친근하기까지 한 기운이었다.

 

 혹시 가면을 벗으면 아는 얼굴이 나오지 않을까도 생각했지만 또 느낌은 생소했다. 이질적인 기운과 친근한 기운이 섞여 혼란스러웠다.

 

 궁금한 것은 많지만 지금은 그에게 가 정체를 물을 시간도 없다. 이러는 사이에도 여우 가족 같은 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늘어날 거다.

 

 이를 악물고 빠르게 뛰어간 천유강은 예전에 느껴봤던 기운을 포착할 수 있었다. 분명 균열이 주는 특이한 감각이었다.

 

 감각이 이끄는 대로 뛰어가니 마침내 균열을 발견할 수 있었다.

 

 《플루토》

 (상급)

 

 상급 균열이다. 전에 수행했던 특급에 비교해서는 두 단계나 떨어지는 균열이지만 절대 방심할 수 없는 것이 균열이다. 하지만 천유강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균열 안에 발을 넣었다.

 

 “좋아, 그럼.”

 

 위잉~

 

 그리고 다시 익숙한 어지러움이 천유강을 덮쳤다.

 

 ***

 

 시끄러운 공장의 소음이 한시도 멈추지 않는 기계 도시 아스트리아.

 

 변방에 위치한 도시지만 나라의 심장이라고 불릴 만큼 물자의 대부분이 생산되는 곳이며 수출입의 절반 이상이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항구에서는 매일 물자들이 오르내리고 각종 안드로이드 로봇들과 인간들이 쉬지 않고 움직이며 도시를 움직인다.

 

 경제적으로는 수도보다 더 중요한 곳이지만 결코 부유한 곳은 아니다. 공장에서 뿜어내는 매연과 폐수 때문에 생활환경은 최악이었고 그 때문에 공장을 제외하면 가난한 노동자들이 거주하는 낡은 건물밖에는 없었다.

 

 거리에는 부서진 로봇들의 잔해가 아무렇지도 않게 나뒹굴고 있고 사람들은 기름이 묻어나오는 기침을 하며 병든 몸을 겨우 움직인다. 아이들이 뛰놀 공간이 없어서 기름 범벅이 된 아이들은 쓰레기 더미를 놀이터 삼아서 놀곤 했다.

 

 그나마도 놀 공간이 있는 아이들은 차라리 행복한 편이다. 더 가난한 지역은 유독물질을 뿜는 산업 폐기물도 도처에 가득하여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최악의 지역은 기계의 무덤이라 불리는 폐기장이다. 이곳에는 재활용되지 않는 모든 산업 쓰레기들이 뭉쳐있는 쓰레기장으로 살 곳을 구하지 못한 극빈층이나 부모를 잃은 고아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알렉이 가야 하는 곳이 바로 그 폐기장이었다.

 

 취익~

 

 기차에서 내리니 바로 쇳가루를 품은 메케한 공기가 알렉을 반겼다. 본능적으로 꺼려지는 냄새에 눈을 찡그린 그는 쏟아지는 인파 속에 섞여 모자를 푹 눌러쓰고 천천히 걸어갔다.

 

 알렉은 30대 중반의 건장한 체격을 가진 남성이다. 평범한 외모를 지니고 있지만 실은 정부의 비밀 요원 중에서 최고의 실력을 지닌 특급 파견 수사관이다.

 

 그가 이곳에 온 이유 역시 임무를 위해서인데 다른 이도 아니고 그가 파견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임무라는 것을 뜻한다. 물론 알렉이 아닌 다른 비밀 요원이 파견되었을 테지만 조직에서는 그에게 거는 기대가 가장 컸다.

 

 그가 이곳에 온 정확한 이유는 과거 고대의 유물을 연구하던 제이콥 박사가 어느 날 갑자기 행방불명이 된 사건이 일어났었는데 제이콥 박사의 흔적을 이곳에서 발견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엄청난 기술력을 지닌 고대의 나라 아틀란카가 하루아침에 멸망했다고 전해진다.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기에 그때 당시의 물품은 거의 부서졌거나 유실되었는데 간혹 형태가 남아있는 유물들이 발견되곤 했다.

 

 까마득한 과거의 유물이지만 현대의 기술로도 전혀 해석할 수 없는 엄청나게 진보된 기계들이 많았다. 물론 고장 난 기계를 복구하는 것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고 열심히 복원했더니 청소기나 애들 장난감 같은 쓸모없는 것들이기도 했지만 그것을 연구하는 것만으로도 기술 발전에 엄청난 도움을 주었다.

 

 제이콥 박사 팀이 우연히 발견해서 비밀리에 연구하던 것은 플루토라고 불리는 물건이었다. 정확한 물건의 용도나 형태는 박사와 그를 수행하던 제자들밖에 몰랐는데, 돈에 눈이 먼 제자 중 하나가 그것이 고대의 전쟁 무기라고 타국에 알리면서 비극이 일어났다.

 

 다른 것도 아니고 아틀란카 시대의 전쟁 병기가 발견되면 균형을 이루고 있는 세계정세가 한쪽으로 확 기울 수도 있는 일이다. 그 사실을 파악한 각 나라가 플루토라는 병기를 확보하기 위해서 군대까지 파병하려 했지만 제이콥 박사의 연구소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더니 모든 관련된 자료들이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그게 벌써 5년 전의 일이다.

 

 이 사건을 두고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가정을 내세웠지만 뚜렷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가장 유력한 이야기는 다른 나라에서 개입하기 전에 자국의 병사들이 플루토를 확보한 뒤에 연구소를 폭파했다는 말이었지만 공식적인 발표에서는 정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했다.

 

 물론 그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곳에서 죽은 줄만 알았던 제이콥 박사를 보았다는 사람이 나온 것이다. 진상을 알기 위해서 정부에서 부랴부랴 요원들을 보냈다. 허위 정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만에 하나라도 사실이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하필 기계 무덤이라니.”

 

 알렉은 크게 인상을 쓰며 모자를 고쳐 썼다. 많은 요원들이 파견된 일에 하고 많은 지역 중에 폐기장을 가게 된 이유는 단순히 상급자의 심술 때문이다. 어린 나이에 조직의 최고 명성을 지니게 된 알렉을 평소 시기하던 사람이라서 매번 이렇게 힘들고 더러운 임무만 골라 준다.

 

 “네놈보다 빨리 진급해서 그대로 갚아주지.”

 

 지금 진급 속도라면 알렉의 소망이 꿈만은 아닐 거다. 그때를 위해서 더러워도 꾹 참고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최악이네.”

 

 공장 지역은 비교적 깨끗한 편이지만 도시 외곽은 눈 뜨고 못 봐줄 정도로 가관이다. 냄새 때문에 조금만 숨을 쉬면 머리가 깨질 것 같고 깨끗한 물을 구할 곳을 찾을 수도 없다. 주변에는 녹슨 금속들이 나뒹굴고 있어서 저곳에 긁히기라도 하면 파상풍 같은 각종 질병에 걸릴 거다. 이런 곳에 병원이 있을 리가 없다.

 

 “제이콥 박사가 이런 곳에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곳이라서 숨기에는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이런 곳에서 생활한다면 누가 잡아가기 전에 질병으로 먼저 죽을 거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수명이 평균의 반의반도 되지 않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일은 일이니 알렉은 폐기장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간혹, 기척이 있어서 다가가 봤지만 모두 쥐였다. 이런 척박한 곳에도 쥐는 존재했다.

 

 한참을 수색하다가 드디어 인기척을 발견했다.

 

 “누구냐!”

 

 알렉이 빛처럼 빠른 속도로 총을 뽑아 들어 한쪽을 겨누자 누군가가 털썩 주저앉는 소리가 들렸다. 도망가기 전에 빠르게 다가가 봤지만 그가 찾던 제이콥 박사가 아니었다.

 

 “아이?”

 

 그건 겨우 10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아이였다. 얼굴은 검댕 때문에 남아인지 여아인지도 알 수 없고 넝마가 된 옷을 덕지덕지 끼어 입은 아이가 두려운 표정으로 알렉을 보고 있었다.

 

 “미안하다. 놀라게 할 생각은 아니었어.”

 

 상대가 어린아이라는 것을 안 알렉이 총을 치우고 손을 내밀었다. 그가 아무리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특수 요원이라도 어린아이에게 총을 겨눌 악한은 아니었다.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총성이 연달아 울리기 시작했다.

 

 탕! 탕! 탕!

 

 알렉이 방심한 틈을 타서 뒤쪽에서 쏜 공격이다. 대응할 틈도 없이 어깨와 종아리에 한 발씩 허용해야 했다,

 

 ‘누가!’

 

 생살을 찢는 통증에 눈앞이 흐려지고 손이 떨렸지만 알렉은 최고 수준의 요원이다. 재빠르게 몸을 반전해서 총이 날아온 방향으로 총을 발사했다.

 

 탕! 탕!

 

 “크윽!”

 

 반응이 있었다. 적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하지만 총에 맞은 알렉도 사정은 좋지 않았다. 종아리에 맞은 총알은 관통되었지만 어깨에 맞은 총알은 아직 남아있었다.

 

 재빨리 응급치료를 해 출혈은 최대한으로 줄였지만 빨리 총알을 빼내지 않으면 상처 부위가 곪는다.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너무 멀어서 이 다리로는 걸어갈 수 없고 또 걸어간다고 해도 다른 적들이 어디서 숨어있을지 알 수 없다.

 

 ‘정보가 샌 거야.’

 

 정보를 받자마자 뛰어왔음에도 다른 나라로 보이는 요원이 왔다는 소리는 내부에 정보를 빼간 자가 있다는 소리다. 그것도 고위직에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일단 같이 파견된 다른 요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했다. 품에 넣어둔 무전기를 꺼내려는 순간······.

 

 딱!!!

 

 머리에서 엄청난 통증과 함께 의식이 서서히 흐려지는 것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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