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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간택하였노라
작가 : 울림
작품등록일 : 2017.6.25

조선 최대의 정보거래조직의 수장, 은월.
그리고 그녀를 중전으로 간택하겠다는 조선의 왕, 이한. 그들의 피튀기는 궁궐로맨스!

 
10. 금혼령(1)
작성일 : 17-11-19 15:08     조회 : 218     추천 : 0     분량 : 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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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이한과 무영이 습격을 당하고 며칠 후.

 

 큰 부상을 당하고 의식을 차리지 못하던 무영이 깨어났다. 무영이 깨어나자 이한은 크게 기뻐하며, 무영을 보살폈던 어의와 의녀들에게 상을 내렸다.

 

 그리고는 곧바로 자신들을 습격한 자들을 추적하고 잡아들이기 시작했다.

 

 습격했던 자들을 잡아들인 이한은 편전회의 시간에 대소신료들이 모인 곳에 그들의 두목을 끌고 와서 추궁하였다. 이번 일에 배후를 찾기 위해서였다.

 

 "저희는 저.. 정말로 주.. 주상전하이신지 모.. 몰랐습니다.. 그.. 그저 시키는 대로만 했을 뿐입니다..!"

 

 그날 밤, 이한과 무영을 습격했던 자들은 조선에서 꽤 큰 세력을 보유한 산적들이었다.

 

 무영이 산적들의 두목에게 소리쳤다.

 

 "누가 감히 주상전하를 습격하라 시켰다는 말이냐! 분명 배후가 있지 않느냐!"

 

 "그.. 그것이.. 저..! 저 나으리입니다! 저 나으리가 시키신 대로 따랐을 뿐입니다!"

 

 관군들에게 붙잡혀온 산적들의 두목은 생각보다 쉽게 입을 열어 좌우로 도열해있는 대신들 무리들 중 좌측에 서있던 대신 중 한 사람을 가르켰다.

 

 지목 당한 사람은 이조참판 정윤식이었다.

 

 평소 이조판서 김중현 일당 중 한 사람이었던 이조참판 정윤식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무릎 꿇고 바닥에 머리를 박으며 소리쳤다.

 

 "억울하옵니다! 전하!"

 

 이한은 그런 정윤식을 차갑게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이조참판 정윤식을 끌어내라!"

 

 "예!"

 

 관군들이 정윤식을 붙잡고 끌어내려 하자 정윤식은 억울하다 소리치며 이조판서 김중현을 향해 애원의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김중현은 그런 정윤식을 본체만체하며 외면했다.

 

 결국 정윤식은 끌려나갔고, 편전회의의 분위기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차갑게 가라앉은 분위기에 그보다 더 찬물을 끼얹는 듯한 이한의 차가운 목소리가 신료들을 얼어붙게 했다.

 

 "대소신료들은 들으시오. 과인은 이번 일을 이조참판이 단독으로 벌인 일이라 생각하지 않소. 분명 함께 도모한 자들이 있을 것이오."

 

 차가운 목소리가 자신들을 향하자 신료들은 혹 자신들에게 불똥이 튈까 숙인 머리를 더 푹 숙이며 몸을 떨었다.

 

 이한은 그런 신료들을 쭉 둘러보다 한 곳에서 눈길을 멈추더니 날이 선 목소리로 물었다.

 

 "안 그렇소? 이판?"

 

 이조판서 김중현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 차가운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렸음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으며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그러하옵니다. 전하. 감히 전하께 위해를 가하려던 대역죄인들을 한 놈도 빠짐없이 색출하고, 그 죄를 엄히 다스려 본보기로 보여야 할 것이옵니다!"

 

 김중현의 능청스러운 대답에 이한은 옥좌의 손잡이를 꽉 쥐며 분노한 자신을 다스렸다.

 

 

 

 편전회의가 끝나자 김중현은 자신의 사람들을 소집해 긴급회의를 벌였다.

 

 쾅!

 

 김중현이 탁자를 내려치며 소리쳤다.

 

 "감히..! 감히!"

 

 옆에 있던 호조판서 박춘명이 다급하게 그를 말렸다.

 

 "고.. 고정하십시오! 대감!"

 

 "고정? 내가 지금 고정할 수 있게 생겼나?! 계획이 실패한 것도 문제지만, 주상이.. 주상이 감히 대소신료들 앞에서 나를 떠보려 하지 않는가..!"

 

 박춘명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이게 다 전하를 도와줬다는 정체불명의 놈들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그 괘씸한 놈들을 찾아보라 명해두었는데도 어찌나 꽁꽁 숨었는지 아직도 찾지 못했다 합니다."

 

 김중현은 분한지 이를 갈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내 그놈들을 찾으면 갈기갈기 찢어 들짐승들의 먹이로 던져줄 것이다.."

 

 김중현의 무시무시한 기세에 박춘명은 눈치를 보다가 김중현의 기세가 조금 가라앉자 말을 꺼냈다.

 

 "저.. 대감! 그나저나 이번 일들을 얼른 해결해버리고.. 그보다 큰일을 터뜨려 이번 일을 덮어버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흠.. 그렇지. 사건을 덮는 데엔 또 다른 사건만큼 좋은 게 없지. 무슨 좋은 생각이라도 있는 겐가?"

 

 김중현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려 하자 박춘명은 신이 나는지 화색을 띠며 말했다.

 

 "지난 번 말씀하셨던 금혼령이 있지 않습니까? 금혼령의 일자를 앞당기고 속히 중전 간택을 추진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나라에 경사가 있으면 안 좋은 일은 금세 잊혀지는 법이지요!"

 

 김중현은 박춘명이 자신의 딸을 속히 중전으로 세우고 싶어 하는 말이라는 것을 눈치챘지만, 따지고 보면 틀린 말도 아니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흠.. 그래. 지금으로서는 중전 간택만큼 좋은 해결책이 없겠구먼."

 

 "예! 대감. 제 여식도 간택을 위해 부단히 준비하고 있으니, 제 여식이 중전이 되면 대감께 더 많은 힘을 실어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호조판서 박춘명 댁의 안채.

 왜인지 이곳에서는 여인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오호호호~얘 월매야."

 

 "예?"

 

 "오늘따라 내 피부가 참 고와 보이지 않느냐?"

 

 "예? 아무렴 그렇고말고요~ 아가씨 피부가 조선에서 제일로 고울 것입니다!"

 

 여인은 자신의 몸종인 월매가 자신의 혼을 담아 아부하자 더욱 기분이 좋은지 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오호호홋! 당연하지! 곧 간택이 열리면 중전이 될 내가 아니더냐~아마 주상전하께서도 나를 보시면 한눈에 반하실 테지! 오호호~"

 

 월매는 자화자찬하는 주인의 모습에 몰래 한숨을 쉬었다.

 

 '내 주인이지만, 얼굴만 좀 고왔지 성격이 저래서야.. 어휴..'

 

 월매의 주인이자 호조판서 박춘명의 여식인 박화윤은 요새 몹시 기분이 좋았다.

 

 자신의 아버지인 박춘명이 조금만 기다리면 자신을 중전으로 만들어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했기 때문이다.

 

 '주상전하께서도 조금 무섭긴 하지만 엄청난 미남이시라고 하니.. 이 박화윤에게 이보다 더 제격인 신랑감이 없지~호호호!'

 

 

 

 어둠이 내려앉은 밤.

 

 대역죄인들을 수감하는 감옥을 지키고 있는 경비들을 매수하고 누군가가 은밀하게 그곳을 찾았다.

 

 "이보게."

 

 "대.. 대감!"

 

 그곳은 이조참판 정윤식이 갇혀있는 감옥이었다. 은밀하게 정윤식을 찾은 것은 이조판서 김중현이었다.

 

 김중현이 자신을 찾아오자 정윤식은 처음엔 감격하는 듯했지만 금세 그를 노려보며 원망하기 바빴다.

 

 "저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 씌우시고는 여긴 어인 일로 오셨습니까!"

 

 정윤식의 원망이 섞인 목소리에도 김중현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허어.. 거 사람이 왜 그러나. 내가 어찌 자네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 씌운단 말인가?"

 

 "그런 것이 아니라면 왜 그 산적 놈에게 저를 지목하라 하셨습니까?!"

 

 "그건 미안하게 됐네.. 내 오른팔인 자네가 아닌 다른 자들이라면, 이렇게 자네처럼 입을 무겁게 하지 못하고 금방 모든 것을 주상에게 고해버릴 것이 아니겠는가?"

 

 김중현이 자신을 오른팔이라 칭하자 조금 마음이 풀리는 것인지 정윤식의 말투가 부드러워졌다.

 

 "그럼 대감의 오른팔인 저를 구해주실 방도가 있으신 겁니까?"

 

 "그럼, 내가 누군가? 나 김중현일세. 내 대비마마께 잘 말씀드려 저기 가까운 곳에 잠깐 유배 가는 것으로 마무리하겠네. 그러고 나면 곧 내가 자네를 다시 불러들여 더 좋은 자리를 주겠네. 약속하지!"

 

 "대.. 대감! 그리만 해주신다면..! 앞으로도 대감의 충실한 오른팔이 되겠습니다!"

 

 김중현은 정윤식의 대답이 만족스러운지 껄껄 웃으며 자신의 뒤에 있던 수하에게 손짓했다.

 

 김중현의 수하는 들고 있던 도시락을 정윤식에게 걷냈다.

 

 "허허.. 내 감옥에서 고생하는 자네를 위해 특식을 준비해왔으니 기운 내서 조금만 더 버텨주게."

 

 정윤식은 감격했는지 김중현에게 큰절까지 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대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날.

 궁이 발칵 뒤집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역죄인 정윤식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것이다.

 

 그가 있던 감옥의 경비들은 모두 도망친 후였고, 그의 주변에는 도시락통 하나가 나뒹굴고 있었다. 도시락을 이용한 독살이었다.

 

 "이런 젠장!"

 

 무영에게 소식을 들은 이한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 죄인을 심문하지도 못했다. 날이 밝으면 직접 심문하여 이조판서 김중현이 배후라는 것을 밝히려 했다. 그런데 독살이라니!

 

 "분명, 이 또한 이판의 짓일 테지!"

 

 이한은 당장 김중현을 찾아갈 것처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지만 다급하게 또 다른 소식을 전하는 상선의 말에 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전하! 전하! 대비마마께서..! 대비마마께서 금혼령(禁婚令)을 내리셨다 하옵니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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