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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소유 생활기
작가 : 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7.6.28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휴머노이드 한소유가 우주를 떠돌다 도착한 이세계에 적응하며 생활하는 이야기.

 
수도 마할레스
작성일 : 17-11-17 11:23     조회 : 274     추천 : 0     분량 : 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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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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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테눔 기사단 소속 기사단원들에겐 고유의 통신 방법이 없습니다. 지금 여기서 일어난 일이 아이테눔 기사단 전체의 귀로 들어갈 때까지의 기간은 약 한 달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기서 시작하시겠습니까?"

  "결국 알려질 일이니까. 응."

  "소유 님의 뜻이 그러하시다면, 알겠습니다."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마더의 붉은색 눈동자가 재차 유렌 카스테야에게 옮겨졌다.

  여전히 멍한 표정으로 복잡한 눈빛을 마더에게 보내던 유렌 카스테야는 마침 뒤를 돌아보는 마더와 허공 중에 시선이 맞물리자, 다시 창을 고쳐 잡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짜고짜 사람을 죽이는 건, 너희들이 이상한 거다. 그리고, 신들이란 것들의 결정이 이렇게 역겨워지는 건 정말 오랜만이군."

  드래곤과 신들의 부탁을 받았다는 말에 다소 혼란이 온 것 같았지만, 지금은 제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린 듯, 그는 더 이상 멍한 표정이 아니었다.

  "꿈을 잊어버린 지 오래지만, 적어도 꿈을 빼앗긴 인형이 되지는 않았다. 넓다른 사막을 오고 다니다 이젠 빈껍데기만이 남았지만, 그래도 나 자신이 모래가 되지는 않았다. 폭풍이 몰아쳐도, 그 속에 섞인 한 줄기의 바람은 되지 않았고, 하늘에 모든 것을 빼았겼지만, 난 그들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주진 않았다."

  잠시 사그라들었던 시커멓고 끈적한 기세를 거듭 뿜어내며, 눈의 시신경에 약간의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국수다발 같은 아지랑이가 삽시간에 전신에서 쭉쭉 뽑아져 나왔다.

  더욱이 신체를 넘어 신체와 맞닿은 무기물에도 그 영향력을 충분히 미치게 할 수 있는 건지, 유렌 카스테야의 창 끝엔 어느새 미역줄기 비스무리한 검은 연기가 창두를 휘감으며, 걸쭉한 액체처럼 슬금슬금 흘러내리고 있었다.

  "…때문에…, 인간의 죽음을 보고도 외면할 정도로…, 나는 아직 모든 걸 잃어버리지 않았다."

  금방이라도 창을 휘두를 것만 같은 자세와 기세.

  확실히 그건 소유의 시선을 단번에 끌어당길 만큼 강렬하고 도드라지는 광경이었다.

  그 모습을 빤히 지켜보던 마더가 마침내 말을 이었다.

  "대화의 기본이 되어 있질 않군. 우릴 막을 생각인가?"

  바람마저 유렌 카스테야의 기세에 눌린 듯, 한 점 불어오질 않았지만 유렌 카스테야의 검은 머리카락은 어찌된 일인지 연신 흐느적거리며 나부끼고 있었다.

  그건 비단 머리카락 뿐만 아니라 그가 걸친 가죽 하드레더의 옆구리 부분, 그 사이의 조그마한 이음매 부분에 끼인 용도를 알 수 없는 흰 천도 마찬가지였다.

  "앞으로 이 행성이 멸망할 때까지, 영겁을 살아갈 존재들이 인간 하나의 생사를 그렇게까지 받아들이는 건, 잘 이해가 되질 않는군. 이 앞을 막아서 너에게 오는 이점은 뭐지? 저 인간 소년이 너에겐 중요한 인간인가? 저 인간이 네 목숨까지 내걸을 만큼의 가치가 있는 인간인가?"

  하지만 더 이상 유렌 카스테야의 대꾸는 없었다. 그는 마치 끔찍한 무언가를 입에 넣고 씹은 듯, 이맛살이 잔뜩 찌푸려진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마더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덧붙였다.

  "인간을 구하는 것은, 대게 부가적인 목적을 기대하기에 이루어지는 행동이다. 자기 만족, 금전적인 보상, 혹은 명예, 인기를 위한 필수 불가결의 행동일 뿐이지. 너는 무엇에 해당하지? 그건 순전히 자기 만족을 위한 행동인가?"

  가만히 마더의 말을 듣고 있던 유렌 카스테야가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듯, 바득바득 말을 뱉어 내었다.

  "…사람을 구하는 데에도 이유가 필요하다는 걸 이제서야 알았군…. 넌 이 세상의 모든 인간들이 저마다 목적을 가지고 움직인다 생각하나? 일 초라도 목적을 잃어 버리면 바로 죽어 버릴 만큼 인간이란 것들이 죄다 목적에, 제 목숨까지 내걸고 있다고 생각하나? 어린아이까지도? 만약 그런 인간이 있다면… 그건 단지 영혼까지 잃어 버린 빈껍데기일 뿐이다. 어떤 매개체가 없으면 바로 정지해 버리는… 낡은 태엽 장치에 불과하지. 그리고 그런 인간들은… 나와 기사단만으로 충분하다. 앞으로 더 늘어날 필요는 없다. …넌 대체 어디서 온 거지? 대체 어디의 인간들이 그런 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거냐?"

  "돈을 받고 목숨을 살리는 직업이 있다는 것부터가 어불성설이다. 그리고 어린아이들은 모두 자기 만족을 위해 또래와 어울린다. 그보다 좀 더 나이를 먹은 인간들은 그 관계 하나하나가 모두 돈, 명예와 연결되어 있지. 전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욕망에 사로잡혀 욕망이 이끄는 대로 움직이는 인간들은, 너의 말대로 영혼도 없는 빈껍데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망령들일 뿐이다. 세상을 떠돌아 다니는 기간이 제법 긴 인간치고는, 상당히 희망찬 생각을 하고 있군. 이 행성이 여기까지 발전한 건 모두 인간의, 생명체들의 목적 의식 덕분이다. 네가 지금 그 자리에 있는 것도, 기사단에 소속해 있는 것도 모두 그 때문이지. 단지,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다. 무의식의 목적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저 인간 소년도 마찬가지지. 저런 행동을 하고 있지만, 무의식 속의 스스로가 목적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 앞을 가로막았지. 그렇기에 저렇게 살아 있는 거다. 아무리 작고 소박한 목적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목적이 있기에, 목숨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목적이 없는 인간은 살아 있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지. 이 행성엔 단 한 명도 자살한 인간이 없나?"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장황하다기보단, 머릿속을 헤집어 놓는 설명이 무섭도록 생각 하나하나에 박혀든 탓인지, 유렌 카스테야는 더할 나위 없이 혼란스런 얼굴이었다.

  자신이 여태껏 믿고, 또 여태껏 경험했던 인간이란 족속을 단 몇 마디의 말로 부정당했기에 더욱더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몰랐지만, 유렌 카스테야는 그렇게, 짧은 한 마디만을 내뱉고 더 이상 말을 이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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