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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브라콘 여동생은 울지 않아!
작가 : 송완청
작품등록일 : 2017.10.20

19세기와 20세기를 더불어 크고 작은 갈등으로 이어진 전쟁들로 인해, 남성 인구에 대한 감소가 절대적으로 많아지면서 전 세계에 남성 인구 부족 현상이 뒤따랐고, 성비 불균형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몇 차례의 국제 회의에서 거론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 심각성이 바다 위로 떠올라 선진국, 후진국 할 것 없이,모든 국가에서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1960년대부터 시행해온 정책의 이름은
치카사 제도(近さ制度).
수 십, 수 백번의 시행착오와 함께 많은 이들의 우려를 샀던 치카사는 역경을 딛고 성공을 향해 도약하여
비로소 21세기가 된 2000년 전후가 되어서야 정책의 효과가 눈에 띄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7년이 된 지금, 조금 특별하고 별난 이 현재의 법을 지지하는 절대적 브라콘 오빠바라기 여동생과,
현재의 법은 적절하지 않다고 인정하지 않는 은근한 시스콘 여동생바라기 오빠와 그의 파트너가 된 국가 연인 추천상대 외 몇 명의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기 펼쳐진다.

 
『빼빼로데이外』좋아한다고 말해줘
작성일 : 17-11-12 22:25     조회 : 280     추천 : 0     분량 : 8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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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장 『外傳』빼빼로데이 외전 (2)。 좋아한다고 말해줘

 

 

 5교시 쉬는 시간에 미리 히마리한테 오늘은 같이 갈 거니까 반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문자를 남겨놨다.

 오늘은 6교시 수업이라서 평소 7교시인 날보다 한 시간 정도는 더 일찍 끝날 수 있었다.

 '슬슬 가볼까나.'

 짐을 챙긴 나는 곧바로 1학년 반이 있는 다른 건물로 향했다.

 

 우리 학교의 구조가 어떤지 정도는 대충 알고 있지 않은가?

 나랑 히마리, 그리고 친구들이 다니고 있는 여기 쇼오토쿠 고등학교는 3학년 교실과 학생부를 포함한 중요한 교무실들이 밀집해 있는 나무동

 2학년과 과학실, 미술실 같은 특수 수업 교실이 위치해 있는 새싹동

 1학년과 보건실 외 체육 교무실 등이 있는 씨앗동

 점심 급식은 제공하지 않지만 방과후에 야자를 하는 학생들을 위한 석식을 제공하는 급식실과 뒷편에는 학교 수영장이 있는 건물

 그리고 음악실이나 컴퓨터실, 수학 교실, 영어교실 등이 있는 정보동과 운동장 옆에 있는 강당.

 크게 이 다섯 건물로 나뉘어 있고, 일정한 대열을 이루고 있는 건물들의 중앙에는 중앙광장이라는 개념의 홀이 존재한다.

 각 동은 구름다리로 연결돼 있어서 외관 상으로는 간편한 구조 같아 보이겠지만 사실 보기보다 복잡하다.

 

 물론 이 학교를 처음 접한 신입생들한테만 해당된다.

 학기 초에 선생님들의 잡일을 돕거나 장난을 쳐서 교무실로 끌려가는 게 흔한 일이라서 그저 지나다니기만 해도 빠르게 익숙해진다.

 나도 이 학교 전체를 맵핑하는데 겨우 1주도 걸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구름다리를 건너 씨앗동에 도착한 나는 히마리를 찾기 위해 이 반 앞, 저 반 앞을 모조리 싸돌아댕겼다.

 분명히 반 앞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는데 말이야..

 그리고 한가지 알려줄 건 상급생이 하급생 건물을 돌아다니는 것을 꺼려하는 특이한 학교문화 특성상 아까부터 계속 지나가다 마주치는 여자 후배들이 옆에 친구랑 깔깔대며 웃다가도 나를 발견하고선 나를 흘겨보고 지나가고 있다.

 아무 짓도 안 했는데… 괜히 찔리네.

 

 히마리네 반 앞에서 기다리면 되는데 솔직히 말하면 걔가 몇 반인지도 잘 모른다..

 아니 뭐 내가 여기까지 올 일도 없는데 알 필요가 있을까.

 

 아무래도 히마리가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 일단은 화장실에 들렸다.

 볼일을 다 보고 바지 지퍼를 올리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뒤에서 내 허리에 팔을 두르며 백허그를 시도했다.

 "뭐 뭐야. 누구야?"

 허리를 감싸안은 팔을 보니 여자 아이의 팔이었다.

 와 설마.

 

 혹시나해서 옆 쪽 세면대에 달려있는 큰 거울을 통해 내 뒤에 매달려 얼굴을 등에 푸욱 파묻고있는 아이의 정체를 확인하지만 역시나 그건 내 동생 히마리였다.

 "와앗?! 야 니가 왜 여기 들어와 있는 거야?"

 "지나가다 오빠가 보이길래 반가워서 따라왔어."

 "아니 그걸 물어보는 게 아니잖아… 누가 보면 어떡하려고 그래! 못 살아.."

 누가 화장실로 들어와서 이 광경을 봐버리기 전에 어서 빨리 뒤에 히마리를 매달고서 엉거주춤 움직이며 손을 씻고 밖으로 나왔다.

 

 잠시의 망설임도 안 하고 나를 발견하자마자 아무렇지 않게 남자 화장실로 들어온 말썽꾸러기 녀석을 끌어 내 앞에 세워놓고 무릎을 굽혀서 자세를 낮춘 뒤 교복 마이 밖으로 삐져나온 히마리의 셔츠를 정리해주며 타일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화장실 안까지 따라 들어올 필요는 없어. 누가 보면 어쩔려고 그래?"

 "남매니까… 괜찮아. 헤헤."

 "바보야. 남매니까 더 이상하게 여길 거 아니야. 쨋든… 이번엔 넘어가줄테니까 담부턴 조심해."

 옷정리를 마치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내뱉는 히마리의 손을 꼬옥 잡아주며 간곡하게 부탁했다.

 적어도 최소한의 인내심은 가져주기를 바래……

 네가 손가락질 당하는 게 아니라 교육 잘못시킨 오빠가 욕 먹는다구.

 

 "그리고 오빠가 볼일 보고있는데 어? 그렇게 뒤에서.."

 "죄송합니다.."

 불현듯 민망할 뻔했던 방금 전이 떠올라 잔소리를 조금 하려고 하자 얘기가 길어질 것을 예측한 히마리가 본내용을 읊어 나무라기도 전에 싹둑 잘라내고 반성했다.

 나랑 오랫동안 같이 지내다보니 쉼 없는 잔소리에 대처하는 노하우를 깨달은 모양이다.

 그래도 할 말은 해야지.

 

 "오빠는 말이야, 너가.."

 "오늘 어디 가려던 거 아니였어? 어디든 빨리 가자."

 재차 판도라의 입을 연 나로 인해 다급해진 동생이 화제를 돌리며 내 손을 잡고 학교 밖으로 이끌었다.

 어어… 아직 할 말 많은데.

 그래 그럼. 그러지 뭐..

 나머지는 집에 가서 해야겠다~

 후에 데자뷰처럼 다시 이루어질 상황까지는 예견하지 못하고 나 몰래 안도의 한숨을 조용히 내쉬는 히마리였다.

 

 … …

 

 예정대로 시내로 나온 우리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 역으로 항했다.

 오늘은 나 같은 사람들에겐 평범한 11월 11일일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이벤트의 날이 될 수 있는 날이니까 학교도 일찍 끝났고, 또 아직 친구들이 모일 저녁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오랜만에 히마리를 데리고 단둘이 데이트나할까해서 히마리랑 같이 하교한 것이었다.

 

 대낮이라 사람이 많지 않아 칸마다 우리 남매를 포함한 4~5명뿐인 한산한 전철을 타고 어딘가로 향하던 중 곁에 앉아 내가 사준 아이스크림을 열심히 먹고있던 히마리가 대뜸 물어봤다.

 "오빠, 우리 어디 가는 거야?"

 "으응. 히마리 너가 좋아할 만한 곳."

 여름 동안 카나미나 친구들 때문에 시내나 시외로 나갈 기회가 많아져 요즘은 밖으로 나가서 노는 것도 꽤나 쏠쏠하게 재미를 느끼던 참이었다.

 처음에는 전철 타는 법도 제대로 몰랐었는데 제법 많이 발전했다고!

 

 전철을 타고서 대략 10분에서 20분 정도 이동해 우리가 도착한 곳은 각종 문구나 전자제품, 주로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덕질 상품들을 파는 상점들이 줄줄이 세워진 그런 쪽으로 특화된 지역이었다.

 그리고 히마리가 나랑 같이 꼭 가보고 싶어 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여기는…?"

 "예전부터 너가 계속 같이 오자고 했었잖아. 나도 궁금하기도 해서 한 번 와본 것 뿐이야."

 초롱초롱해진 눈으로 빤히 나를 올려다보던 히마리의 손을 끌어 잡아 역을 빠져나왔다.

 "가볼까?"

 "웅."

 

 밖으로 나온 나는 화려한 네온 사인으로 장식된 건물들과 캐릭터가 그려진 간판을 내걸은 가게, 메이드복을 입고서 전단지를 돌리는 뭔지 모를 여대생 알바생, 점포 앞에 전시해놓은 여러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피규어들을 발견하였다.

 생각과는 다르게 매우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나름대로 그들만의 질서가 유지되어 있는 것같아서 조금만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네."

 "정말? 이건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구."

 나보다 이곳에 훨 배는 익숙한 히마리의 리드를 받으며 이곳 저곳을 들리며 거리를 구경하였다.

 

 히마리는 Blu-Ray나 만화책, 라이트노벨 같은 도서류를 취급하는 가게에 들려서 신작 몇 권을 골라 구매하거나 캐릭터 상품점에서 특정 캐릭터의 열쇠고리를 샀다.

 이외에도 피규어나 다키마쿠라(끌어안는 베개)를 파는 가게도 구경했지만 지금 당장은 거기서 살 여건이 되지 않아 눈으로만 둘러보았다.

 저것들만 해도 돈 좀 꽤 든 것 같은데 아직도 살 게 남아있는 걸까.

 신이 난 동생은 나를 끌고 사방팔방을 돌아다녔다.

 

 아마도 지금까지 같이 어디를 다녀보면서 동생이 가장 즐거워했던 날이 언제냐고 물어본다면 단언 오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

 

 

 마지막 가게를 돌 때 쯤, 3층을 돌아다니며 구경하고있는 히마리와 따로 다니고 2층을 돌아다니면서 하나 하나 상품들을 구경하던 나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와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메리골드 브롯치 머리핀

 

 돌고래, 별 등의 다양한 하고 많은 머리핀들 사이에서도 굴하지 않는 노란색과 주황색이 섞인 꽃 모양 브롯치가 달린 머리핀이 유난히 반짝거려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내 마음은 저 예쁜 머리핀을 머리에 달고있는 히마리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었고, 손은 이미 계산대로 향하고 있었다.

 

 삑ㅡ

 "780엔 입니다."

 우왁.. 무슨 머리핀 하나가 780엔이나 하는 거야...

 별 수 있나. 나한테 쓸 돈은 아까울지 모르지만 히마리를 위한 선물이잖아.

 마음은 충격적인 가격을 인정하고 받아들였지만 돈을 들고 건네는 내 손은 부들부들 떨렸다.

 

 … …

 

 

 덕질 쇼핑을 끝내고 다시 우리가 사는 동네의 시내로 돌아온 우리 둘은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아있는 관계로 근처에 있는 시립 공원에서 산책을 하기로 했다.

 

 붉은 단풍 나무들과 함께 가을빛으로 물든 공원은 커플들로 가득하다.

 나무 기둥에 난 구멍 사이에서는 도토리를 입안 가득 물고 있는 다람쥐도 보인다.

 손을 잡고 맨들하게 다듬어진 돌길로 된 산책로를 나란히 걸으면서 옆으로 나있는 물길을 따라 앞으로 앞으로 향하자 새들과 커플들이 많이 모여있는 드넓은 호수가 나타났다.

 

 벤치에 앉아서 물 위에서 옹기종기 몰려다니며 물장구치는 물새들 바라보고 있으니 히마리가 팔 옷깃을 잡아당기며 한 곳을 향해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작은 나룻배를 타며 호수 위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 커플들.

 그걸 조용히 바라보고있던 히마리의 눈은 부러움의 눈을 하고있었다.

 

 "배 타고 싶어?"

 "웅.."

 "그래 알았어. 한 번 타보자."

 호수에서 탈 수 있는 배를 대여하는 곳의 매표소로 향했다.

 매표소 창문에는 가격표가 써서 붙혀져 있었으며 어린이, 청소년, 성인 요금말고도 몇가지 다른 형태의 할인 방식도 존재하는 것 같았다.

 매표소의 젊은 여직원이 우리를 보고 물었다.

 "커플이세요? 학생 커플은 할인 요금이 적용되서 부담 없이 탈 수 있어요."

 "아 정말요? 음, 근데 우린."

 "잘 어울려요..?"

 커플은 아니라고 말하려했지만 듣고만 있던 히마리가 나서서 말을 끊었다.

 

 "네~ 완전 잘 어울려요! 그리고 오늘은 포키데이 기념 이벤트를 하고 있어서 배를 타고 돌아오시면 포토존에서 무료로 커플 사진도 찍어 드린답니다."

 "커플 사진?.. 그럼 커플 요금으로 할게요."

 싸게 받고 사진까지 찍어준다는데 마다할 이유는 없지, 암.

 우리 남매 둘이 사진 찍은 적도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이참에 좋게 하나 찍어서 걸어두자.

 

 "감사합니다~ 선착장으로 가서 직원 분의 안내에 따라 즐거운 데이트 되시길 바랍니다!"

 매표소 직원이 준 표를 들고 선착장으로 이동해 방금 막 물에 띄운 배 위에 올라타고서 직원 분이 뒤에서 밀어준 덕분에 땅으로부터 멀리 빠져나왔다.

 

 "훠ㅡ이ㅡ 훠ㅡ이ㅡ.. 히마리, 너도 노 좀 저어봐."

 아까부터 계속 나만 노를 젓고 있다.

 서로를 마주보고 앉는 배인데 크기가 조금 작아서 다리와 다리가 겹쳐지는 가까운 거리로 배를 타야했기 때문에 노를 젓는 입장에서는 불편한 자세가 되었다.

 자세가 불편한 건 둘째 치고 팔이 너무 아프다..

 

 "연약한 동생은 팔이 부러질지도 몰라. 히히"

 품 속에 굿즈들이 담겨있는 봉지를 끌어안고 힘들게 노를 젓는 나를 바라보며 헤벌쭉하게 웃는 히마리.

 얼씨구? 자기가 연약하다는 사실을 이용해서 발뺌을 하려고 하네.

 어디서 안 좋은 것만 배워와서는… 그리고 그런다고 팔 안 부러지거든.

 "에휴.. 어련 하시겠어. 네네. 오빠가 다 할게요. 편히 앉아서 쉬십시오. 공주마마?"

 

 이제 호수 한 가운데 쯤 다다르니 주변에는 우리 외에도 다른 커플들이 탄 배들이 몇 팀정도 더 있는 것이 보였다.

 노를 갖고 장난치는 커플도 있고, 배 위에서 뽀뽀를 하는 커플들이 대다수였지만..

 "허허, 배 타는 거 별로 재미 없지?"

 주위를 둘러보다 땅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얘기라도 나누려고 히마리를 쳐다보니 주변에서 뽀뽀나 키스를 하고있는 커플들을 보며 굿즈를 끌어안은 채로 한 손으로는 자신의 입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앗차. 이건 또 뭐다냐. 영 느낌이 안 좋은데...'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보고있던 히마리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서둘러 눈길을 돌렸다.

 그 후로 계속 발과 다리를 꼼지락거리며 긴장한 듯한 히마리의 수줍은 움직임이 좁아서 맞대고있는 내 다리를 통해 느껴져왔다.

 "히마리.. 할 말 있어?"

 "… …"

 히마리의 침묵은 나까지 긴장하도록 만들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걸까.

 초조해지는 마음에 갈증이 더해져 마른 침만 꿀꺽 삼켰다.

 

 "오늘 오빠가 기억해줘서 고마웠어.. 잊고 있다고 생각해서 더이상 말 안 하고 있었거든."

 하지만 동생의 대답은 예상과는 달리 가벼웠다.

 안도감이 몰려오면서 온 몸의 긴장이 풀린 탓에 자칫 노를 놓칠 뻔하여 정신이 번쩍 들었다.

 "휴… 그게 잊었다기 보다는.. 가기가 귀찮았을 뿐이었는데 말이지. 뭐 어때. 너가 좋아해서 나도 내내 기뻤어."

 "아! 선물 있는데."

 "선물..?"

 

 교복 주머니 속에 넣어두었던 780엔짜리 꽃모양 브롯치가 달린 머리핀을 꺼내 그걸로 히마리의 머리카락을 살포시 집었다.

 얕은 저녁 노을에 메리골드 브롯치는 제 주인을 만난 것 마냥 불그스름한 빛을 내며 반짝였다. 

 핀으로 찝으면서 생긴 가르마조차 너무 사랑스러운 나의 여동생이다.

 

 "음. 예쁘네. 잘 어울려."

 "정말?"

 노을처럼 붉게 물든 두 뺨을 손으로 가리고 수줍어하는 동생에게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다.

 "정말. 세상에서 제일 예뻐."

 "카나미 언니보다도?"

 "어…… 그래도 내 동생인데 당연히 사랑스럽지."

 미안해 카나미…

 카나미가 아무리 나랑 히마리 사이에 우호적이라도 역시 조금은 부담스럽거든.

 오늘만큼은 히마리에게 양보할게.

 

 슬슬 운항 시간이 다 되어가 노를 느릿느릿 저으며 뭍가를 향해 뱃머리를 움직였을 때 히마리가 머뭇거리다 말을 걸어왔다.

 "오빠.."

 "으음?"

 "또 오빠랑 같이 이렇게 놀 수 있어?"

 진심어린 히마리의 마음이 옮겨져 나도 덩달아 그 때가 기다려지게 되었다.

 "물론이지. 꼭 또 오자."

 "우웅."

 

 "오빠아."

 "왜 또."

 

 「정말 좋아해..」

 

 뭍가에 가까워지고 땅에 배가 부딪히면서 쿵하고 흔들렸다.

 

 「휘이이이ㅡㅡㅡ--」

 

 히마리가 말하는 동시에 바람이 세차게 휘몰아치고 지나가 나무에서 단풍잎들이 떨어져 한가을에 벚꽃이 지는 모습을 형상했다.

 바람소리에 묻혀 내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배에서 내린 후 커다란 단풍나무 아래에 마련된 심플한 포토존으로 안내 받아 쭈뼛쭈볏 서서 사진사가 사진을 빨리 찍기를 기다렸다.

 "두 분, 좀 더 바짝 붙어서 서주세요."

 "이렇게요?"

 밀착하다시피 붙어서 히마리 허리에 팔을 두르고 섰다.

 사진 찍는 건 영 익숙치 않아서 몸이 뻑뻑하네..

 "남자 분, 긴장 푸세요! 그리고 포즈가 너무 딱딱한데 다정한 포즈 한 번 취해보는 게 어때요?"

 "다정한 포즈.."

 어떻게 무슨 포즈를 해야되련지..

 

 여기에는 우리 남매 말고도 차례를 기다리는 몇 커플이 더 있었다.

 그리고 공원 한 가운데에 위치해서 그런지 산책로를 지나다니던 사람들이 멀리서 뭐하는 건지 지켜보기도 했다.

 이렇게 눈에 띄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게 내 철학적 원칙인데…

 사진사 직원이 준비하는 동안 히마리와 함께 단풍나무 바로 아래에 서있던 나는 불편한 미소를 지으며 히마리를 내려다 보았다.

 "히마리, 대충 이렇게 찍고 넘어가자?"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입을 툭 튀어내며 뾰루퉁한 표정을 지었다.

 아쉬운 건 알지만 오빠 체면 좀 살려줘…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부끄러워지는 건 카나미 만으로도 충분하니까.

 

 "준비 다 됐습니다. 시간 설정을 해둘테니 두 분이서 알아서 포즈 상의하시고 취해주세요."

 카메라 정비를 끝마친 직원이 포즈를 취해보라는 몸짓을 하며 카메라로부터 떨어졌다.

 "자, 5초 남았어요. 여러분들도 다같이  카운트 다운!"

 

 5ㅡ!

 직원의 미친 어그로로 주변에서 구경하던 다른 커플들과 그저 길 가던 와중에 관심이 쏠려서 제자리에 멈춰선 시민들이 모두 입을 모아 카운트 다운을 외치기 시작했다.

 아니 저 사람들은 도대체 왜 저렇게 신난 거야?

 사진 한 장 찍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거였으면 처음부터 오지도 않았을텐데..

 

 4ㅡ!

 안 그래도  경직돼 있던 몸이 곤란함을 겪어 더욱 굳어버렸다.

 무엇보다도 많은 사람들에게 지켜보아지고 있다는 생각에 눈길조차 제대로 돌리지 못하고 시선은 정중앙으로 보이는 저 앞의 호숫물만을 집중적으로 쫓았다.

 

 3!

 이미 긴장 때문에 도탈하게 된 나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포즈가 너무 심심하다는 주변의 소리도 얼핏 들렸지만 내 정신 차리기도 바빠 별 신경 쓰지 않았다.

 

 2!

 

 1ㅡ!~

 

 화악ㅡ

 카운트 다운이 끝나며 사진이 찍히기 바로 전에 가만히 카메라를 응시하고있던 히마리가 갑자기 내 얼굴을 자기 쪽으로 끌어들여와 진ㅡ하게 입을 맞췄다.

 

 찰ㅡ칵ㅡ

 생각치도 못한 동생의 기습 키스에 눈이 휘둥그레해진 상태로 키스를 당한 나와 눈을 있는 힘껏 감고서 앵두같은 입술을 오빠의 입에 맞춘 히마리가 카운트 다운이 끝나는 동시에 삼각대 위에 세워져 있던 카메라의 플래시와 함께 찍혔다.

 

 와아ㅡ

 짝짝짝

 히마리의 파격적인 포즈 선정에 구경하던 다른 사람들도 환호하며 축하했다.

 

 사진은 찍혔지만 히마리의 입술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기분이 나쁜 건 아닌데 주변에 눈이 불편하게 느껴져서 빨리 그만두고 싶었다.

 입술은 히마리한테 그대로 맡긴 상태로 사진사 직원에게 눈빛으로 SOS 신호를 보냈지만..

 그걸 내 의미와는 다르게 잘못 알아들은 모양인지 지금 이 자리에서 사진을 현상하고 뽑아내려면 1분 정도 걸릴 것같으니 애정표현은 계속 해주셔도 좋다, 아 그래도 이곳은 공공장소이니 너무 찌~인하게는 하지 말아달라며 옆에서 기다리는 다른 커플들과 저질 농담 따먹기를 하는데 너무 꼴보기 싫었다.

 

 자꾸 이렇게 응석 부리는 걸 받아주면 버릇 들텐데…

 걱정이 들어서 마음이 편치는 않았지만, 그러나 나 역시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 순간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기위해 사진이 나올 동안 잠자코 히마리와의 키스를 이어갔다.

 뺨을 타고 또르르 흐르는 히마리의 뜨거운 눈물이 느껴져 엄지 손가락과 손바닥 사이로 스윽하고 닦아주었다.

 

 현상된 사진에는 두 남매의 우스꽝스럽지만 진지한 키스와 때마침 위에서 떨어져 내리던 커다랗고 붉은 단풍 한 잎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찍혀 있었다.

 
작가의 말
 

 어찌보면 짧은 스포일 수도 있겠네요? 이들의 이야기는 이후로도 쭈욱 이어지겠지만 아무래도 이것은

 외전일 뿐, 아직 본편은 6월의 배경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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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III 너와 내 마음의 준비 2017 / 11 / 1 310 0 5885   
3 Ⅱ 충고와 갑작스런 준비 2017 / 10 / 30 333 0 4406   
2 Ⅰ 아침부터 이러기냐 2017 / 10 / 21 378 0 3469   
1 프롤로그 2017 / 10 / 20 569 0 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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