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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페이크 라이프.
작가 : 빈둥남
작품등록일 : 2017.9.9

인기 장르소설 작가였던 박건호. 소설 속 엑스트라인 금발 미소년 '노아'가 된다. 왜? 하필 주인공도 아닌 엑스트라? 본격 생존을 위해 주인공에게 빌 붙는 엑스트라 이야기. 페이크 라이프!

*표지는 무료 이미지 입니다.

 
episode 6. 대륙의 별 #8
작성일 : 17-11-02 09:18     조회 : 252     추천 : 0     분량 : 6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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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지랄염병. 누가 보내주긴 한데?”

 

 에반이 가소롭다는 듯이 웃으며 비수를 장난스럽게 돌리고 있었다.

 

 “굳이 노아를 인질로 잡으면서까지 왜 저를 초대했는지 이유를 알고 싶군요.”

 

 키리얀은 담담한 얼굴로 사람들을 한 번씩 훑어보며 말했다.

 

 “너를 부른 건 한 가지 확인을 하기위해서야. 최대한 협조를 해줬으면 좋겠군.”

 

 일레인이 대표로해서 입을 열었다.

 

 “그것만 확인시켜주면 저희를 무사히 보내줄건 가요?”

 

 대답은 일레인이 아니라, 에반에게서 들려왔다.

 

 “응 안 돼. 저 꼬맹이가 숨기고 있는 게 분명히 있어. 협조를 해주면 대신 고통 없이 죽여주마.”

 

 “…….”

 

 에반이 나를 지목하며 말도 안 되는 제안을 선심 쓰는 양 지껄였다. 미친 새끼. 지 좋을 대로구만. 캐릭터성을 부여하기위해 저런 놈으로 만들었지만 직접 당해보니 굉장히 짜증나는군.

 

 “무리한 요구로군요. 저는 당연히 곱게 죽을 의향이 없습니다만?”

 

  키리얀의 정당한 말에 일레인이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미안. 재가 좀 아픈 애야. 그러니 에반 말은 무시하고 앞으로 대화는 나랑 만 하지.”

 

 “…….”

 

 키리얀의 두 눈이 일레인으로 향하자, 그녀는 입을 열었다.

 

 “우리의 질문에 모두 솔직히 대답한다면 이 금발머리는 무사히 보내줄게 어때?”

 

 “…….”

 

 이번에는 충분히 수긍이 갈만한 요구였다. 그때였다. 갑자기 에반이 빼액 소리를 질렀다.

 

 “안 돼! 저 애는 내 장난감이란 말이야. 일레인 멋대로 정하지마!”

 

 “닥쳐. 에반. 자꾸 방해하면 브라이언에게 너의 훈육을 부탁할거야.”

 

 “…….”

 

 일레인이 싸늘한 표정으로 말하자, 그제야 에반은 ‘흥’ 콧방귀를 끼며 입술을 삐죽였다. 그래봤자 하나도 안 귀엽다. 이 새끼야. 설정 상 에반은 리더 격인 알폰소보다, 냉철하고 일원 중 가장 강한 브라이언을 무서워하고 있었다.

 

 어쨌든 장내는 드디어 조용해졌다. 키리얀은 더 생각해볼 것도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지. 너는 로그위드가 사람인가? 그리고 네가 술자리에서 말한 리치몬드는 가주를 말하는 것일 테고?”

 

 -흠칫

 

 생각지도 못한 이름이 등장하자, 키리얀은 처음으로 당황하는 기색이었다. 젠장. 원래 스토리라면 키리얀이 레비아탄을 궤멸시켰으니 그들의 원수가 되겠지만 현재는 아니었다. 그런데 그가 리치몬드의 핏줄이라는 게 밝혀지면 이곳에서 무사히 빠져나가긴 다 틀렸다.

 

 “…….”

 

 “어서 대답해!”

 

 키리얀이 침묵하고 있자, 일레인이 새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지금 몹시 예민해져 있었다. 나는 제발 그가 융통성을 발휘해 거짓말을 하기를 바라고 또 바랬다. 하지만….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사실입니다. 전 그의 사생아이고요.”

 

 “…….”

 

 키리얀이 인정하자 ‘다섯 뱀‘들의 표정이 돌변하며, 농도 짙은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미치겠군. 저들의 분노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칼슈테인을 제외한 사대가문은 합심하여 레비아탄이 강제로 ’카이시어르‘를 살해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쓸모없어진 사냥개 신세였다.

 

 또한 로그위드 가문의 수장 리치몬드는 저들의 중심이 되어 흉계를 꾸미지 않았던가, 그들로서는 모두가 복수의 대상이겠지만 리치몬드는 가장 증오해 마지않는 불구대천의 원수임은 분명했다.

 

 앞 뒤 상황을 모르는 키리얀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입장이 반대가 된 것 같지만, 어쨌든 약속을 지키세요. 지금 당장.”

 

 “…좋다. 가라 꼬마야.”

 

 일레인은 나를 노려보며 씹어뱉듯이 말했다. 나는 잠시 눈치를 보다가 있는 힘껏 달렸다. 시발! 이거 영화에서 많이 본 장면 같은데.

 

 한 발짝, 한 발짝 그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결국 근처까지 도착하자 키리얀이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노아 피해!”

 

 시벌. 그럴 줄 알았다. 불길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지. 나는 몸을 사리지 않고, 옆으로 몸을 날렸다.

 

 -슈우웅

 

 -챙

 

 뭔가 부딪치는 소리에 아픈 몸을 뒤로한 채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매서운 표정으로 검을 들고 있는 키리얀이 보였다. 그리고 그것을 보며 에반이 치기 넘치는 표정으로 감탄했다.

 

 “키야. 설마 그걸 쳐낼 줄은 몰랐었던 부분. 인정? 어 인정.”

 

 “…….”

 

 아오. 저놈은 내 인생 최대의 오점이다. 키리얀은 굳어있던 얼굴을 풀며 싱긋- 웃었다. 나는 그가 극도로 화가 나면 오히려 웃는 경향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여러분은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군요. 적당히는 없을 테니 각오하시길.”

 

 “와우. 마치 내려다보는 말투인 걸? 완전 나사롯인줄~”

 

 계속해서 깐족거리는 에반. 일레인은 옆에 있는 젊은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에이든 무조건 생포해.”

 

 “그럴 생각이었어.”

 

 스릉-

 

 그동안 묵묵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던 에이든이 검을 뽑으며 키리얀에게 달려들었다.

 

 -챙

 -챙

 

 날붙이들이 무서운 속도로 부딪치기 시작한다. 일레인과 에반은 에이든의 낙승을 자신하는지, 여유롭게 방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큰 실수인지 깨닫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챙

 

 아무 표정도 없었던 에이든의 얼굴에 당혹감이 한줄기 비췄다. 헹 쌤통이다. 단순히 대회 본선 진출자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가 키리얀의 검에 담긴 힘이 상상 이상으로 묵직하다는 걸 깨달은 것 같았다.

 

 -챙챙

 

 -챙챙

 

 날붙이들이 불꽃을 튀기며, 눈을 어지럽힌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전력이 아니었던 듯 키리얀의 검격이 더 빨라지기 시작했다.

 

 -챙챙

 

 -파앗

 

 마침내 키리얀의 검이 에이든의 오른다리를 베었다. 그가 주춤거리는 그때.

 

 키리얀은 빗살처럼 달려 그의 어깨를 짚고 등 뒤로 넘어갔다. 16강전 토마스한테 썼던 동일한 기술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뒷목을 노린 횡 베기.

 

 토마스는 이것에 저항 한번 못하고 제압당했지만, 에이든은 그와 비할 바가 되지 않는 실력자였다. 그 기상천외한 동작에도 당황하지 않고 검을 머리 뒤로 넘기며 막아내는데 성공하는 에이든. 그러나 키리얀은 공격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챙

 

 검들끼리 부딪치는 순간에 키리얀은 상대의 다리를 걷어찼다.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지는 에이든.

 

 그와 동시에 회전하는 키리얀의 검.

 

 -휘릭

 

 -슈우웅

 

 키리얀은 검을 역수로 잡고 그대로 에이든의 가슴을 관통시켰다. 그리고 검을 회수할 생각도 하지 않고 앞으로 구르는 키리얀. 이 일련의 동작들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쿵

 

 그때 즉사한 에이든의 시체가 묵직한 착지음을 냈다. 이 모든 것들이 그가 중심을 잃고 땅에 떨어지는 찰나에 순간에 벌어진 것이었다.

 

 “…….”

 

 그리고 나는 이제야 발견했다. 또 다른 비수가 땅에 떨어져 있음을. 키리얀이 왜 검을 포기하고 앞으로 구르나 했는데, 위기감을 느낀 에반이 도중에 암기를 날린 것이었다.

 

 “…….”

 

 장내는 묘지와 걸맞게 죽음과 같은 적막이 흘렀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체로 다가가 태연스레 검을 뽑는 키리얀.

 

 “…….”

 

 시종일관 차갑고 도도한 표정을 유지했던, 일레인의 얼굴에도 균열이 생겼다.

 

 “에반 더 이상 장난칠 생각마라. 킬링베어를 상대한다고 생각하고 전력을 다해. 그리고 생포는 포기한다.”

 

 “…알았어.”

 

 대꾸하는 에반의 목소리는 진지하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품속에서 단검 두 자루를 꺼냈다.

 

 키리얀은 수호하듯 내 앞에 서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노아. 먼저 가. 마치고 뒤따라갈게.”

 

 “…그래.”

 

 나는 쓸데없이 자존심을 챙기려하지 않고, 즉답했다. 최근 검술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긴 했지만 이들 같이 손에 꼽을만한 일류들 상대로는 짐만 될 뿐 이었다. 차라리 내가 사라지는 게 부담을 줄여주는 일이었다.

 

 내가 그런 결심을 하고 발에 힘을 주려고 할 때였다. 에반이 빠른 속도로 달려오며 단검을 날렸다.

 

 -캉

 

 암기를 무난하게 쳐내는 키리얀.

 

 -캉

 

 하지만 내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려고 하면 계속해서 견제하듯 암기를 날렸다. 그리고 이어서 검을 휘둘러오는 일레인.

 

 -챙

 -챙

 

 키리얀은 지금 일레인의 검을 막으랴, 에반의 암기로부터 나를 보호하랴 분주했다.

 

 ‘다섯 뱀‘은 한명을 제외하고는 검술이 주가 아니라 암살에 특화되어있었다. 그래서 에이든은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지도 못한 채 허무하게 쓰러진 것이다. 물론 키리얀을 얕보고 있었던 게 가장 크겠지만.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랐다. 일레인과 에반은 철저하게 역할을 분담하며, 키리얀과 되도록 백병전을 피하고 있었다.

 

 -챙챙

 

 일레인은 키리얀의 압도적인 신위를 목격했음인지, 철저하게 버티는데 주력하고 있었다. 에반은 먹이를 노려보는 눈빛으로 상황을 주시하다 중요한 순간마다 암기를 던져 그의 흐름을 끊어놓고 있었다.

 

 

 ‘젠장.’

 

 나는 섣불리 움직일 수가 없었다. 움찔이라도 하는 순간 가공할 속도로 암기를 날릴 텐데,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는 도저히 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챙

 

 -챙

 

 한동안 이 숨막히는 대치구도가 계속되어지다, 이윽고 결말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일레인이 키리얀의 폭풍 같은 공세를 놓치며 몸에 일격을 허용했기 때문이었다.

 

 “…악”

 

 짧은 비명과 함께 일레인의 왼팔이 날아갔다. 키리얀은 이대로 끝장내려는 듯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그때.

 

 에반이 여태껏 비교도 안 되는 속도로 연속해서 암기 세 개를 날렸다.

 

 -캉

 

 -캉

 

 두 개는 쳐내고 한 개는 간신히 피하는데 성공한 키리얀.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일렀다. 계속해서 일정 거리를 벌리고 있었던 에반이 전속력으로 달려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덕분에 시간을 벌었던 일레인도 악귀와 같은 얼굴로 피를 철철 흘리는 왼팔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검을 들며 전진했다.

 

 “안 돼!”

 

 나는 분통한 외침을 터트렸다. 당장이라도 그들에게 짓이겨져 쓰러지는 키리얀의 모습이 상상되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용기를 내 달려들었다. 몸으로라도 시간을 벌 생각으로. 하지만 이 판단이 천추의 한을 남기게 될 줄이야. 에반은 처음부터 그가 아니라 나를 죽이려 달려든 것이었다.

 

 ‘아뿔싸’

 

 나는 최후를 직감하고 눈을 감았다.

 

 -푸욱

 

 생각했던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눈을 뜨자 내 앞에는 키리얀이 서있었다.

 

 “…키리얀.”

 

 나는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 주변을 둘러봤다. 한쪽엔 일레인의 이마가 키리얀의 검에 꿰뚫린 채 쓰러져있었다.

 

 ‘…아아.’

 

 이게 무슨 개떡 같은 상황인지 알았다. 그리고 그것에 확신을 더해줄 에반의 광소가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

 

 “크하하하핫! 내가 이겼다. 멍청한 새끼. 그 단검에는 베놈이 묻어있다고. 앞으로 7초 후면 모든 구멍에 피를 토하며 쓰러지겠지”

 

 “…….”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키리얀은 일레인에게 자신의 검을 던져 격살시키고, 나대신 몸으로 에반의 단검을 막아준 것이었다.

 

 -울컥

 

 피를 한 움큼 토해내는 키리얀. 그리고 이어서 귀에서도 눈에서도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정말 처참하고 그로테스크한 모습. …아아. 나는 눈물이 핑 돌았다. 명색이 작가 출신이면서 그에게 해줄 어떤 단어도 생각나지 않았다.

 

 에반은 그것을 보며 신나게 떠들어댔다.

 

 “크하하하핫! 죽어라 죽어!”

 

 “…시끄러워.”

 

 “아니?!”

 

 키리얀은 복부에 찔린 단검을 왼손으로 붙잡고 오른손으로 에반의 목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전력을 다해 졸랐다.

 

 필사적으로 바동거리는 에반. 그는 어쩔 수없이 단검을 더 후비려고 했지만 키리얀의 악력으로 인해 그것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억…어떻게”

 

 그것이 에반의 유언이었다. 그 뒤로 몇 차례 바동거렸지만 끝내 더 이상 말을 뱉지 못하고 숨이 끊어진 것이었다.

 

 -풀석

 

 이제는 고혼이 된 에반을 풀어주며 그와 동시에 무릎이 꺾이는 키리얀.

 

 “키리얀!”

 

 나는 달려가 그를 안았다. 희미해진 초점으로 나를 바라보는 키리얀.

 

 “…노아.”

 

 “…아무 말도 하지 마.”

 

 나는 나보다 훨씬 체격이 큰 그를 업으며 미친 듯이 달렸다.

 

 “…노아”

 

 “…….”

 

 제발. 아무 말도 하지 말아줘. 나는 더욱 발에 힘을 주었다.

 

 “…내려줘.”

 

 “…말을 아껴. 반드시 널 살리겠어. 조금만 더 버텨줘.”

 

 신이시여 제발. 제발. 제발. 그런데 왜일까. 세상이 온통 뿌옇게 변해 있었다.

 

 “…울지마. 네 잘못이 아냐.”

 

 “…….”

 

 그제야 나는 울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참을 수 없는 자책과 분노가 속안에서 끓어올랐다.

 

 “…부탁이야. 더는 시간이 없어.”

 

 “…….”

 

 “…나는 남자 등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지 않아.”

 

 애달프기까지 한 키리얀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나는 결국 걸음을 멈추고 그를 내려다 주었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나는 그 말만 계속해서 미친놈처럼 중얼거리고 있었다.

 

 이제 키리얀은 나의 목소리 따윈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그는 초점이 없는 눈빛으로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무언가를 갈망하는 것처럼.

 

 “…누구보다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

 

 키리얀의 목소리는 점차 작아지고 있었으며 이제는 속삭임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희미했다. 나는 한 음절도 놓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귀를 기울였다.

 

 “…어머… 자랑스…운 아들이 되고…”

 

 

 그의 오른손이 힘없이 떨어졌다.

 

 -털썩

 

 “으아아아아”

 

 나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어린아이처럼 울었다. 그렇게 나의 별이 졌다.

 

 

 

 ***

 

 

 

 어느새 날이 밝아 있었다. 나는 좋은 곳을 찾아 그를 묻어주었다. 원래라면 대륙을 구원하는 영웅치곤 초라하기 그지없는 무덤이었다.

 

 나는 자조적으로 웃으며 아무렇게 세어져있는 묘비석을 바라보았다.

 

 -소년영웅 키리얀. 이곳에 잠들다.

 

 하하. 나는 너의 비석에 성도 써주질 못하는구나. 하지만 약속할게. 네 꿈이 이루어지는 날. 당당히 돌아와 너에게 걸 맞는 모습으로 꾸며 놓을게. 그땐 까진 참아주라.

 

 “…….”

 

 사실 그때가 언제 올지는 까마득하기만 하다. 그래도 반드시 해낼 것이다. 네가 얼마나 빛나는 사람이었는지, 세상에 알려줄 것이다.

 

 나는 한동안 비석을 바라보다 각오를 다진 후, 뒤를 돌아 걸어갔다. 아직 다섯 뱀 중 두 명이 남아있었다. 계속 이곳에 머무르기에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이였다. 물론 그 둘이 이미 죽었을 가능성도 있으나, 나는 더 이상 방심하지 않을 것이다.

 

 아침 햇살이 나를 비춘다. 나는 슬쩍 내손을 바라보았다. 거기엔 그의 검과 반지가 쥐어져 있었다. 맹세한다. 앞으로 나는 키리얀이 될 것이며, 그가 했던 것처럼 세상을 구원하는 영웅이 되리라.

 

 

 episode 6. 대륙의 별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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