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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간택하였노라
작가 : 울림
작품등록일 : 2017.6.25

조선 최대의 정보거래조직의 수장, 은월.
그리고 그녀를 중전으로 간택하겠다는 조선의 왕, 이한. 그들의 피튀기는 궁궐로맨스!

 
07. 홍문관 대제학
작성일 : 17-11-02 06:57     조회 : 229     추천 : 1     분량 : 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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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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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젯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은월단 단원 명훈이 무사히 돌아왔다.

 이 사건으로 오늘 월하정 지하의 은월단 본거지도 떠들썩했다. 특히, 은정이 눈물을 보여 단원들을 놀라게 했다.

 

 은월단이 이런저런 일들로 떠들썩했지만 한 곳만은 시간이 멈춘 듯 고요했다.

 

 그곳은 은월이 머물고 있는 방.

 은월은 바깥의 소란이 신경 쓰이지도 않는지 그저 은월단에 새로 들어온 정보들을 검토하는데 집중하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곧 요란하게 문을 열고 들어와 그녀를 부르는 우렁찬 사내의 목소리에 문서에 고정되었던 눈을 문을 향해 돌렸다.

 

 "단장!"

 

 우렁찬 목소리의 사내는 은월에게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런 사내의 모습이 은월은 어쩐지 언젠가 겪어본 듯 익숙하게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은월의 입에서 오랜만에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한결같은 녀석.'

 

 은월이 자신을 보며 보기 드물게 웃음을 보이자, 은월단의 부단장 호연의 얼굴이 새빨게지며 잔소리를 퍼부으려 기합이 잔뜩 들어갔던 호연의 어깨가 살며시 내려왔다.

 

 "뭐.. 뭐.. 뭐야. 왜 웃어!"

 

 "그냥."

 

 은월에 싱거운 말에 힘이 빠졌는지 호연이 은월의 맞은편 의자에 털썩 앉았다.

 

 "은정에게 들었어."

 

 호연이 말하자, 은월이 고개를 끄덕였다.

 

 "은정이 눈물을 보이더라. 명훈이 그 녀석 걱정을 많이 했나봐."

 

 은월이 또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은정에게 월하정을 맡겼잖아. 책임감 강한 녀석이니 아마 명훈이 죽기라도 했으면 평생 마음에 짐을 안고 살아갔을 거야."

 

 호연도 은월의 말에 동감하는지 고개를 끄덕이다가 곧 무언가 이상한지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그렇지. 근데 그러고 보니까 말야. 우리 단원이 임무를 수행하다 적에게 잡히거나 죽임을 당한 일이 있었나?"

 

 은월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은월단 초기에는 간혹 있었지만, 월하정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부터는 전혀 없었지."

 

 은월단의 단원들은 부모가 없거나 버려진 아이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갈 곳 없던 그들에게는 은월단이 곧 집이자, 단원들이 가족이었다. 그래서 단원 한 명 한 명의 목숨이 소중했던 그들은 월하정을 만들고 자금력이 좋아지자 단원들을 등급으로 나누어 등급에 적합한 임무만을 수행하게 했다. 이런 체계로 바뀌자, 임무 성공률도 훨씬 높아졌고 임무를 수행하다가 목숨을 잃는 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은월의 대답에 호연이 곰곰히 무언가를 생각하는가 싶더니 화가난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근데 요새 대체 왜 이러는 거지? 지난번 침입자들도 그렇고 이번에 명훈이 녀석 사건도 그렇고!"

 

 호연이 영문을 모르겠는지 머리를 쥐어뜯다가 문득 생각난 것이 있는지 은월에게 호기롭게 외쳤다.

 

 "우리 약해졌나 봐! 오늘부터 단원들 훈련량을 3배로 늘려라고 해야겠어!!"

 

 호연의 외침에 전국에 퍼져있던 은월단 단원들은 왠지 모르게 등에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훈련량이 3배로 늘어나는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은월이 고개를 저었기 때문이다.

 

 "아니야."

 

 "그럼 대체 뭐 때문인 거지?!"

 

 호연이 답답하다는 듯이 다시 머리를 쥐어뜯자 은월이 다시 입을 열었다.

 

 "전에 침입자들과 이번 사건을 일으킨 자들, 모두 같은 자들이야."

 

 "그렇군... 뭐?!"

 

 호연의 다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황당한 듯 소리쳤다.

 

 "그럼 우리가 그렇게 찾아다닌 녀석들이 제 발로 다시 월하정에 나타났단 거잖아?! 그런 녀석들을 왜 그냥 보내준 거야!"

 

 "명훈이 잡혀있었잖아."

 

 "그건 그렇지만.. 놈들의 말이 거짓이었다면!"

 

 "거짓이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그들은 우리가 붙잡는다고 잡힐 자들이 아니었어. 얼마든지 빠져나갈 수 있었을

  거야. 또.. 잡아두어서도 안되는 자들이지."

 

 "우리 은월단 손아귀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잡아서도 안된다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하는 거야? 주상전하라도 계셨냐!"

 

 "응."

 

 ...

 

 은월과 호연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먼저 침묵을 깬 것은 은월이었다.

 

 "어제 아버지께 다녀왔었어."

 

 

 

 어젯밤, 은월이 월하정의 대행수로서 이한과 무영을 만나기 전.

 

 은월은 은월단의 술창고에서 가장 좋은 술을 챙겨 어딘가로 향했다. 월하정에서 조금 떨어진 인적이 드문 곳에 다다르자 늘 한 몸처럼 착용하던 자신의 검은 복면도 벗어버렸다.

 

 그리고는 어느 댁 대문 앞에서 멈춰 섰다.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기품이 있고 반듯한 집이었다.

 

 잠시 대문 앞에서 뜸을 들이던 은월이 문으로 손을 가져가려던 순간, 대문이 먼저 열렸다.

 

 대문이 열리고 나온 사람은 차림새로 보아 이 댁에서 일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내였다. 그의 손에 빗자루가 들려 있는 것을 보아 대문 앞 청소를 하기 위해 나온 것 같았다.

 

 그런데 대문 앞에 서있던 은월을 보고는 사내가 손에 들고 있던 빗자루를 바닥에 툭 떨어뜨리더니 그닥 크지 않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소리쳤다.

 

 "아이고! 아가씨!"

 

 사내의 외침에도 은월은 놀라지 않고 사내의 어깨를 가볍게 두어 번 툭툭- 쳐주고는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그에 사내는 잠시 멍하니 서있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는 서둘러 사랑채로 뛰어가 소식을 전했다.

 

 "대감마님, 아가씨께서 오셨습니다!"

 

 사내가 대감마님이라 부른 사람은 이 집의 주인이자, 홍문관의 정2품 대제학(大提學) 한종근이었다.

 

 대제학 한종근이 들어오라 허락하자 은월은 안으로 들어가 그에게 인사하였다.

 

 대제학은 그런 은월을 흐뭇한 눈빛으로 바라보았고, 은월의 인사가 끝나자 대제학이 먼저 입을 열었다.

 

 "오랜만에도 오는구나. 이게 몇 달만이더냐?"

 

 꾸짖는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말투에는 섭섭함이 묻어 나왔다. 이에 은월은 멋쩍은 듯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송구합니다. 아버지."

 

 홍문관 대제학 한종근은 은월의 양아버지였다. 은월이 어릴 적 부모를 잃고 혼자 남았을 때, 그녀를 거두어 자신의 딸로 입양하였다.

 

 은월이 잘 보여주지 않는 미소를 보여주며 말하자 섭섭한 마음이 조금은 나아졌는지 입가에 미소를 띄며 말했다.

 

 "허허. 그래도 얼마 전에 호연이가 다녀갔단다. 처음으로 임무를 실패했다며 내게 어찌나 푸념을 늘어놓는지.."

 

 "호연의 방문이 성가시셨다면 앞으로 발길을 자제하라 할까요?"

 

 무뚝뚝한 은월의 말에 대제학은 잠시 머리를 짚었다. 은월은 모든 것에 뛰어났지만 감정을 헤아리는 것에는 너무도 서툰 아이였다.

 

 "성가실 리가 있겠느냐. 오히려 내게는 호연의 방문이 참 즐거운 일이었거늘.. 그보다 호연이 말했던 침입자들이 참으로 심상치 않은 자들인 것 같더구나. 그 자들은 찾은

  것이냐?"

 

 대제학의 물음에 은월은 술창고에서 챙겨온 술을 꺼내어 보이며 말했다.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아버지와 오랜만에 술 한잔 함께 하고 싶습니다."

 

 은월이 가져온 술을 보자 대제학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아니, 백년에나 한 잔 먹어볼 수 있다는 백년주가 아니더냐? 이리 귀한 술은 어디서 난 것이냐?"

 

 "다른 것은 다 멀리하셔도 술은 평생의 벗처럼 여기시는 아버지를 위해 좋은 술들이 들어오면 챙겨두고 있습니다."

 

 "오! 역시 내 딸이로구나. 그럼 어디 한 잔씩 마셔보자꾸나!"

 

 백년주 한 병을 반 정도 비워갈 때쯤, 대제학이 기분 좋게 취한 듯하자 은월이 이야기를 꺼냈다.

 

 "아버지께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대제학은 자신의 풍성한 수염을 쓰다듬으며 흐뭇하게 자신의 딸을 바라보았다.

 

 "호오.. 조선 땅에 모르는 것이 없을 네가 내게 물어볼게 있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이구나."

 

 "그 조선 땅에 제가 모르는 것이 딱 한 가지 있지요."

 

 대제학이 취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뭇 진지한 얼굴로 변하여 대답했다.

 

 "왕실에 관한 일이더냐."

 

 은월단은 조선 땅 곳곳에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그런 은월단이기에 조선 땅에 모르는 것이 있을 리가 없었지만, 오직 한 곳만은 예외였다.

 

 그곳은 바로 궁이었다.

 왕실의 사람들이 거주하는 궁만큼은 은월단의 손길이 미치지 않았다.

 

 마음만 먹으면 어떻게든 침입하여 왕실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을 테지만, 그들은 왕실만은 건드리지 않았다. 물론, 지난번 금혼령과 같이 알아서 궁 밖으로 흘러들어오는 정보는 수집하지만 말이다.

 

 그것은 은월단의 철칙이자 은월단을 만들었던 대제학 한종근의 뜻이었다.

 

 "예."

 

 은월이 긍정을 표하자 딸에게는 한없이 부드러웠던 대제학의 표정이 단호해졌다.

 

 "알고 있지 않느냐? 알려고 해서도, 알아내려 해서도 안된다는 것을."

 

 단호한 대제학의 말에도 은월은 꿋꿋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아까 침입자들에 대해 물으셨지요? 아직 그자들의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게 사실이더냐?!"

 

 "예. 그래서 아버지께 여쭤보려 하는 것입니다."

 

 "흠.. 난 네 말이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구나. 그걸 왜 내게 묻는다는 것이야. 은월단도 모르는 것을 내가 어찌 안다고?"

 

 말을 마친 대제학은 다시 술잔을 들어올렸다.

 

 "그자들 중에 한 명이 부채를 들어 얼굴을 가리고 있었습니다."

 

 탁-

 

 대제학이 입으로 가져가려던 술잔을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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