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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소유 생활기
작가 : 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7.6.28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휴머노이드 한소유가 우주를 떠돌다 도착한 이세계에 적응하며 생활하는 이야기.

 
수도 마할레스
작성일 : 17-10-29 09:07     조회 : 283     추천 : 0     분량 : 2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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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문을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유 님."

  그리고 경비병의 말이 채 끝을 맺기도 전에, 알파가 곧장 소유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그래."

  종이는 어느새 소유의 키보다 두 배는 더 커진 상태였다. 이젠 더 이상 혼자의 힘만으로는 서서 펼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 된 것이었다.

  따라서 아예 바닥에 펼쳐 놓거나, 알맞은 탁자 하나를 찾아 그 위에 펼쳐 놓는 것이 마냥 우두커니 서서 종이를 만지작거리는 것보다 나았다.

  '마더.'

  소유가 머릿속으로 마더를 불렀다.

  -예, 소유 님.

  마더의 딱딱한 목소리가 마찬가지로 소유의 머릿속을 간질이며 울려퍼졌다.

  소유가 다시 말했다.

  '이 종이의 끝을 알아봐. 될 수 있으면 재질이나 원리 같은 것도 알아봐 주면 좋겠어.'

  -알겠습니다.

  간단한 대답 이외의 부연적인 대화는 아무 필요도 없다는 듯, 무척이나 짧고 간단하게 대화의 종지부를 찍는 마더의 목소리가 마침내 완전히 사그라들기 무섭게, 소유는 두 팔로 펼치고 있기도 힘든 종이를 다시 반절로 접고 접어 자신의 몸통, 나아가 한 손으로 쥘 수 있는 크기로 접어낸 다음, 곧장 종이를 어디론가로 날려보냈다. 아니, 날렸다기보단 아예 손바닥 안에서 사라지게 했다고 봐도 무방했다.

  두 눈을 부릅뜨고 꼭 뭔가에 다급한 사람처럼 안절부절 못하며 종이와, 여전히 주저앉아 부들부들 떨고 있는 소년을 불안한 눈으로 쳐다보던 경비병이 일순 꺽! 괴이한 비명을 토해낼 정도로, 종이는 말 그대로 '귀신처럼' 눈 깜짝할 새에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물론 소유가 '물질 전송 장치'를 이용했음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플래시 셔틀Flash Shuttle 내부로 무사히 전송되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연구를 위해서는 필히 천신의 내부로 옮기는 것이 적합하다 판단되므로, 약 이틀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추측됩니다.

  '응.'

  작게 고개를 끄덕여 보인 소유가 다시 시선을 돌려 여전히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경비병, 그리고 더 이상 일어서지도 못하는 소년을 번갈아 보았다.

  경비병은 다소 머뭇머뭇 바닥에 떨어진 쌍두창을 조심스레 주워들고 있었다. 그에 반해 소년은 자신의 두 무릎을 구부려 세우고, 그 안에 얼굴을 파묻은 채 연신 알 수 없는 중얼거림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중이었다. 전형적인 PTSD 환자의 모습이었다.

  소유가 재차 마더에게 물었다.

  '저 아이는 이제 계속 저렇게 있어야 하는 거야?'

  -임의적으로 기억을 소거시킨다면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소년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소유 님이 원하신다면, 지금 당장 기억을 지울 수 있습니다. 물론 흔적을 지워버리는 것고 하나의 방법입니다.

  '방해가 될 확률은?'

  꽤 포괄적인 질문이었지만, 곧장 흘러나오는 마더의 대답은 막힘이 없었다.

  -신들이 이들의 기억을 지우지 않았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추측됩니다. 때문에 이 소년의 미래가 저희들의 예상을 뛰어 넘을 가능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앞으로 방해가 될 확률은 약 50% 내외라 추정하고 있지만, 이건 앞으로 3년 정도 후의 확률이며, 그 이상은 좀 더 높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마음대로 처리할 순 없잖아. 드래곤… 이란 존재들과, 신하고 약속했다 하지 않았어?'

  -그들은 단지 '혼란'을 불러오지만 않으면 된다 하였습니다. 그리고 모든 생명체의 정점이라 불리는 그들의 입장에서 인간 하나의 운명은, 그다지 큰 혼란거리가 될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 그러면…….'

  언제나 즉각 대답을 내놓던 이전과는 달리 말꼬리를 길게 늘려 가며, 알파의 안내에 따라 경비병이 알려준 성문 옆의 작은 문을 목표로 사뿐사뿐, 가벼운 발걸음을 옮기던 소유가, 이내 늘려 놓았던 말꼬리에 무거운 마침표를 찍어 내었다.

  '마더가 알아서 처리해 줘.'

  -알겠습니다.

  대화는 이것으로 끝이었다.

  콰직!

  그리고 주저앉아 있는 소년의 물리적인 형체도 그것으로 끝이었다.

  언젠가, 토마토가 터진 것처럼 터져 나간 사제의 몸뚱아리가 그러했듯, 소년의 몸뚱아리도 위에서부터 떨어진 자그마한 빛줄기에 의해 삽시간에 꿰뚫리고, 갈라지며, 폭발해 버렸던 것이었다.

  먼저, 터져 나간 머리통 위로 살, 뼈, 피가 함께 어우러진 한 다발의 붉은 꽃이 무더기로 피어 올랐다. 그리고 그 뒤로, 각종 내장들로 이루어진 짓무른 두 쌍의 날개가 갈라진 몸뚱아리 앞뒤로, 달리 옆구리 양옆으로 사방에서 드러나며 활짝 펄쳐졌고, 바람에 흩날리는 깃털 같은 핏방울들은 순식간에 주변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조차 감을 잡지 못하는 사람들의 몸에 흡사 새똥이 묻은 것 같은 조그마한 흔적을 남겨 놓았지만, 그건 아주 잠깐 뿐인 일이었다.

  -아무래도 신들이 재미난 장난을 쳐둔 모양이군요.

  마치 이 모든 게 환상이고 거짓말이라는 것처럼, 일순 소년의 몸이 만들어 낸 여러가지의 현상들이 죄다 허무하게 무無로 돌아간 것같이,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는 양 소년의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가 버렸던 탓이었다.

  핏방울들은 다시 회수되어 몸 곳곳에 흡수되어 갔고, 날개처럼 활짝 펼쳐진 내장들은 전부 본래의 모습으로 재구성되며 스멀스멀 갈라진 틈 사이로 기어 들어갔다.

  또 피가 받침대가 되고, 뼈가 장식이 되어, 종국엔 살이 꽃다발이 된 붉은 부케는 튀어 나온 순서 그대로 시간이 역주행을 하는 것처럼 찰나에 원상복귀가 되어 다시 소년, 그 본연의 형태로 되돌아갔고, 무너졌던 몸의 자세 또한 자그맣지만 탁한 빛이 떨어지기 전으로, 그러니까 얼굴을 파묻고 있던 그때로 되감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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