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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간택하였노라
작가 : 울림
작품등록일 : 2017.6.25

조선 최대의 정보거래조직의 수장, 은월.
그리고 그녀를 중전으로 간택하겠다는 조선의 왕, 이한. 그들의 피튀기는 궁궐로맨스!

 
06. 두 번째 만남
작성일 : 17-10-28 17:36     조회 : 224     추천 : 1     분량 : 5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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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하정의 행수와 호위무사들이 일제히 인사를 하게 만든 대상은 얼굴을 가리는 붉은색 너울을 쓰고 들어온 여인이었다.

 

 "대행수님!"

 

 월하정 사람들이 그녀를 부르는 호칭을 보아 그녀는 아마 이곳 월하정의 대행수인 것으로 보였다.

 

 그녀는 너울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그녀의 아름다움을 숨길 수는 없었다. 오히려 얼굴을 가린 너울이 그녀를 신비로워 보이게 하였다.

 

 대행수가 마치 자신을 위해 비워둔 듯한 상석에 자연스레 걸어가 앉자 그제야 월하정 사람들이 고개를 들었고 행수 은정도 고개를 들고 자리에 다시 앉았다.

 

 그러자 대행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런, 제가 너무 늦었군요."

 

 대행수는 짧은 한마디와 함께 천천히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그러다 월하정을 찾아온 두 사내에게 시선이 멈췄다.

 

 '저들은..?'

 

 대행수의 몸이 살짝 움찔거렸다.

 

 사실 월하정 살림은 대부분 행수인 은정이 처리하기 때문 대행수는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었다. 가끔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만 은월이 대행수라는 신분으로 참석했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은월은 월하정에 신분을 속이고 호위무사들을 보여달라 했던 쥐새끼들을 처리하기 위해 월하정의 대행수로 참석한 것이다.

 

 그런데 낯설지 않은 두 사내의 모습을 보고 은월단 단장인 은월이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 특이하게도 부채를 손에 들고 얼굴을 가리고 있는 남자.. 그리고 그 옆의 무영은 이미 한 차례 얼굴을 본 적이 있었다.

 

 반면, 은월을 찾기 위해 호조좌랑과 내금위 종사관으로 위장한 이한과 무영은 그녀가 지난밤 만났던 복면의 여인이라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은월이 얼굴을 가리는 너울을 착용하고 있기도 했고 지난밤에는 검은 옷과 복면을 착용했던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고운 여인의 옷을 입어 전혀 분위기가 달랐기 때문이다.

 

 두 사내가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듯하자 은월은 안심하고 자신을 소개했다.

 

 "저는 월하정의 대행수랍니다. 마땅히 이름을 밝히는 게

 도리이나 사정이 있어 이름은 밝히지 못합니다. 송구합니다."

 

 이에 두 사내는 기분 나쁜 표정은 커녕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한은 자신이 들었던 소문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대의 소문은 들어서 알고 있소. 월하정의 대행수는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이름을 밝힌 적이 없다지. 그래서 베일에 싸여있긴 하지만 신분을 밝힐 수 없을 만큼 권세가 대단한 가문의 여인이라는 소문이 있잖소. 음.. 뭐 덕분에 그런 월하정을 우습게 보는 이들은 없을 테니 소문이 퍼진 것이 참 잘 된 것 아니오?"

 

 이한의 말이 맞았다. 가명을 써도 되겠지만 일부러 이름을 밝히지 않고 은월단의 세력을 이용해 가짜 소문을 만들어서 퍼트렸다. 월하정의 대행수는 대단한 양반가의 여인이다. 월하정은 권세가를 뒷배로 두고 있다. 이런 소문들이 퍼지자 종종 월하정에서 추태를 부리거나 월하정을 넘보는 놈들의 씨가 말랐다.

 

 '예리한 사내로구나. 우리의 수를 단번에 간파했어.'

 

 은월은 속으로 감탄했지만, 겉으로는 티 내지 않고 태연하게 대답했다.

 

 "저희 월하정으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이득이었지요."

 

 이후 두 사내가 은월에게 자신들을 소개하였고 은월은 월하정 호위무사들에게 다시 실력을 보여주라 명하였다.

 

 호위무사들이 차례대로 자신들의 실력을 뽐내었지만 두 사내는 별 흥미가 없는 듯했다. 마지막 호위무사의 차례가 끝나고 은월이 먼저 말을 꺼냈다.

 

 "자, 모두 마무리가 되었군요. 두 분께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마음에 드는 자가 있으셨는지요?"

 

 은월의 말에 무영이 답했다.

 

 "다들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었소. 하지만 내가 찾는 수준의 호위무사는 없는 것 같소. 시간을 내주어 고맙지만, 오늘은 이만 돌아가고 후에 이만한 수준의 인재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다시 찾아오겠소."

 

 무영의 말을 이어 월하정 호위무사들을 보는 내내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이한이 한 마디를 덧붙였다.

 

 "다음에는 부디 숨겨놓은 진품을 보여줬으면 좋겠소."

 

 이한의 의미심장한 말에 은월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문을 표했다.

 

 "진품이라..? 저들이 진품이 아니란 말입니까? 저희 월하정 호위무사들의 실력은 조선의 어느 기방을 가도 찾지 못할 최고 수준입니다. 특히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월하정 내에서도 손꼽히는 자들입니다. 이보다 더 뛰어난 실력자를 찾으신다면 애초에 기방을 찾아오지는 않으셨을 텐데요?"

 

 은월이 날카롭게 쏘아부치자 상황이 안 좋아지는 것을 느낀 무영이 수습하려고 나섰다.

 

 "하하! 내 친우가 기대가 컸었는지 말을 잘못한 것 같소. 내가 대신 사과드리겠소. 그럼 우린 다음 약속이 있어서 가보겠소."

 

 무영의 말을 끝으로 이한이 자리에서 일어나 발걸음을 옮기려고 하자 은월의 말이 그들을 멈춰 서게 했다.

 

 "어딜 가신다는 말입니까?"

 

 은월의 질문에도 이한은 별다른 표정의 변화가 없었지만 무영은 심상치 않은 낌새를 눈치챈 건지 허리춤의 검집으로 손을 가져다 대며 답했다.

 

 "무슨 문제라도 있소?"

 

 은월이 소리를 내어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하하! 두 분의 볼 일만 끝났다고 가시면, 제가 이 자리에 왜 나왔겠습니까? 아직은 돌아가실 수 없습니다. 아니, 제 질문에 대답하기에 따라서 영원히 돌아가시지 못하실 수도 있겠지요."

 

 은월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호위무사들이 두 사내를 포위했다. 그와 동시에 무영이 재빨르게 검을 빼들고 이한의 앞에 서서 이한을 호위했다.

 

 꼼짝없이 독 안에 든 쥐와 같은 꼴인데도 이한과 무영은 크게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

 

 은월은 그런 두 사내를 바라보며 물었다.

 

 "두 분께서 내금위 종사관과 호조좌랑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신분까지 속여가며 우리 월하정에 침입한 목적이 무엇입니까?"

 

 은월은 혹시라도 이한과 무영이 은월단에 대해 알고 침입한 것이라면 그냥 보내줄 수는 없었기 때문에 두 사내를 추궁했다. 하지만 은월의 말에도 이한은 그저 여유롭게 무엇을 떠올리려는 듯 눈을 감았다가 뜨고는 은월을 바라보며 답했다.

 

 "얼마 전 월하정에서 한 여인을 만났소."

 

 너울 속 은월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그녀는 여인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아주 뛰어난 무예실력을 지녔소. 복장이 월하정의 호위무사로 보이기에 내금위를 핑계로 월하정의 호위무사들을 만나려고 한 것이오."

 

 자신을 만나기 위해 찾아온 것이라는 이한의 말에 은월은 조금 당황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은월단 부단장인 호연을 시켜 찾아보려 할 때는 꼬리조차 잡히지 않았던 그들이 제 발로 자신을 찾아오다니.. 복잡미묘한 감정이 은월을 당황스럽게 했다.

 

 "또한, 신분을 속인 것은 대행수처럼 우리도 신분을 밝히지 못할 사정이 있어 그런 것이니 서로 이해해주는 것이 좋지 않겠소?"

 

 이한의 솔직하고 당돌한 이야기에 은월은 잠시 생각에 잠겼는데, 그 사이 은월의 곁에서 듣고만 있던 월하정 행수 은정이 화가 나서 떨리는 목소리를 꾹꾹 눌러 내뱉었다.

 

 "고작.. 고작 여인 하나 만나기 위해서라고?! 거짓말 하지 마시오! 그렇다면 그날 밤 당신들을 따라나섰던 우리 월하정 호위무사를 어찌하여 죽인 것입니까!"

 

 은정의 분노 섞인 말에 답하지 않고 무영이 도리어 은정에게 물었다.

 

 "그날 밤, 왜 내게 사람을 붙여 감시한 것이오?"

 

 "당신의 그 어설픈 연기를 눈치채지 못하는 자가 있겠습니까! 당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단 사실은 어린아이가 와도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은정의 말에 무영이 살짝 이한의 눈치를 보며 식은땀을 닦아내고 말했다.

 

 "그.. 그랬소? 하지만, 그 자는 무사하니 걱정 마시오."

 

 은정은 무영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의 쫓아오는 괴한을 발견하고도 죽이지 않는 자가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혹 죽이지 않는다고 해도 온갖 고문으로 만신창이를 만들어놓았을 것이다.

 

 "헛소리는 집어치우시오!"

 

 은정이 믿지 못하고 다시 소리쳤고, 무영은 고개를 살짝 저으면서 답했다.

 

 "믿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사실이오. 혹여라도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그를 이용하려고 잡아둔 것 일 뿐. 들키지 않았다면 그냥 보내주려고 했소. 그러니 이대로 우리를 조용히 보내준다면 우리도 그를 돌려보내주겠소."

 

 솔직한 무영의 말에도 은정은 믿을 수가 없는지 다시 검을 바로잡았지만 은월이 그런 은정을 제지하며 말했다.

 

 "걱정 말거라. 저들의 말은 거짓이 아니다. 그 아이는 무사할거야."

 

 "예..?"

 

 은정이 의아한 듯 되물었지만, 은월은 호위무사들에게 명을 내렸다.

 

 "저들이 나갈 수 있게 길을 열어주어라."

 

 "예!"

 

 은월의 명이 떨어지자 이한과 무영을 둘러싸고 있던 호위무사들이 빠르게 길을 터주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은정이 놀라서 소리쳤다.

 

 "대행수님! 안됩니다! 저들이 거짓을 말하고 있는 것이면 어찌합니까?!"

 

 은월은 평소의 현명한 모습을 잃고 흥분한 은정을 바라보며 단호하지만 위로하는 듯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은정. 나를 믿어라."

 

 은정은 은월의 짧은 한마디에 마음속에 있던 분노와 슬픔, 죄책감 등이 모두 녹아내리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잠시라도 은월의 말에 토를 달았던 제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워졌다.

 

 은월단의 주인이자, 자신의 주인인 은월은 은정이 평생 보았던 사람 중에 가장 강한 사람이자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은정이 평생을 따르기로 맹세한 것이었다.

 

 '감히 단장의 말을 믿지 못하고 거역하려 했다니..'

 

 은정은 스스로를 자책하며 은월에게 고개를 숙여 답했다.

 

 "따르겠습니다."

 

 상황이 정리된 것 같자 이한과 무영은 월하정을 나가기 위해 문을 열었다. 그때, 그들의 등 뒤로 은월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묻겠습니다."

 

 이한이 뒤를 돌아 답했다.

 

 "무엇이오?"

 

 아주 잠깐 정적이 흘렀다.

 

 ".. 그대들이 말했던 그 여인을 찾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은월의 물음에 이한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살짝 드러나있던 이한의 눈이 반달 모양으로 접히며 그가 미소짓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했다.

 

 "이유는 없고, 다시 만나면 이름이나 묻고 싶소."

 

 이한의 말에 은월은 왠지 부채를 내려 그의 미소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얼굴이 뜨거워지면서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이 느껴졌다.

 

 이한의 뒷모습을 보고 있던 무영은 이한의 미소를 보지 못했다. 이름을 묻고 싶다는 이한의 말에 혹시 마음이 변해서 그 여인의 삼족을 멸하라 할까 봐 걱정이 되었는지 서둘러 이한을 데리고 월하정 밖으로 나갔다.

 

 

 

 이한과 무영이 돌아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월하정에는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으아악!"

 

 월하정에 들어오려던 손님의 비명이었다.

 

 월하정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보자 그곳에는 은월단의 단원이자 공개적으로는 월하정의 호위무사인 명훈이 입에는 재갈이 물려지고, 손발이 묶인 채로 월하정 대문 밖에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

 

 그의 얼굴은 조금 핼쑥해보였지만, 몸은 상한 곳 하나 없이 멀쩡한 모습이었다.

 

 아마도 자결이나 도망만 방지하기 위해 입에는 재갈을 물리고, 손발은 밧줄로 묶어두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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