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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만인지우
작가 : 야운
작품등록일 : 2017.10.6

만 명의 친우를 사귀어야 하는 주인공 계낙천의 성장물이자 유쾌통쾌한 구주강호 종횡기.

(악인이 개과천선한다는 말은
호사가들이 흔히 하는 개소리일 뿐.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5. 그런 세상은 없다.(4)
작성일 : 17-10-19 13:49     조회 : 371     추천 : 0     분량 : 3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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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그 말을 끝으로 사내는 낙천을 가부좌를 틀게 한 후 명문혈에 손에 대고 자신의 진기를 불어넣었다.

 낙천의 단전 안에는 그동안 현극천과의 씨앗이 녹으면서 내기가 전신에 흩어져있었다.

 사내는 자신의 진기로 낙천이 제 몸의 내기를 느낄 수 있도록 이끌었다.

 그리고 진기로 낙천이 스스로 흩어진 내기를 모아 단전 안으로 모이게 하는 길을 알려주었으며 액체가 된 씨앗을 내기로 단단하게 묶는 길 또한 인도해 주었다.

 그 모든 것을 알려주는 시간은 늦은 밤까지 계속되었다.

 사내는 유난히 핼쑥해져 있었다.

 낙천은 사내가 자신에게 해 준 것이 얼마나 큰일인지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

 [너의 이름은 계낙천이다.]

 사내의 말이 끝나자마자 술에 잔뜩 취한 탈혼귀조가 들어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미쳤어? 애새끼한테 무슨 소릴 한 거야?]

 [흥! 왜 양심이 찔리긴 하는 거냐? 걱정할 거 없다. 이름 석자만 알려준 것이니.]

 탈혼귀조는 바로 낙천을 옆구리에 끼고 그 사내의 집을 나섰다.

 나서는 탈혼귀조 뒤에서 사내가 낮고도 차가운 음성을 토해냈다.

 [다시는 날 찾지 마라. 난 여길 떠날 거고 너와의 형제의 연은 오늘부로 끊겼다.]

 [흥! 그러던지.]

 그 뒤로 탈혼귀조는 어디를 가든 낙천을 홀로 두지 않고 끌고 다녔다.

 그렇다고 해서 칼로 상처를 내서 피를 빨아먹는 짓을 멈춘 것은 아니었다.

 칼을 잘못 놀려 살점이 뚝 떨어져 나가도 탈혼귀조는 아무렇지도 않게 피만 빨아먹었다.

 낙천은 고통과 폭력에 만성이 되어 살점이 떨어져도 아이답지 않게 인상만 찡그릴 뿐 몸부림조차 치지 않았다.

 폭력은 갈수록 거세졌고 휘두르는 횟수도 많아졌다.

 밤마다 제 피를 빨아먹고 화풀이로 폭력을 행사하는 탈혼귀조를 보면서 낙천은 분노를 알았고 사람에 대한 불신을 키워나갔다.

 그리고 낙천은 제 또래의 아이들을 보면서 부모란 존재를 알았고 그 부모가 아이에게 어떤 존재인지도 알아갔다.

 부모에 대한 결핍은 원망으로 분노로 세상에 대한 냉소로 변해갔다.

 18년이 지난 후 낙천은 탈혼귀조를 죽이고 지옥 같은 삶에서 자유를 찾았다.

 낙천이 부모에 대해서 안 것은 그로부터 3년 뒤 무영신투 금노균을 만나고 나서였다. 그리고 제 나이가 스물셋이 되었다는 사실도 알았다.

 

 뒤척이다가 잠이 든 낙천은 코를 자극하는 냄새에 스르르 눈을 떴다.

 또 생선 굽는 냄새였다.

 “아, 씨. 내 오늘은 기필코 찾고 만다.”

 중얼거린 낙천은 운기조식도 건너뛰고 방문 앞 세숫대야에서 눈곱만 떼고 뛰어나갔다.

 냄새를 쫓아 주방을 지나는데 안에서 주방장이 뛰쳐나와 소리쳤다.

 “이놈이! 다시는 내 주방엔 오지 말라고…….”

 하지만 낙천이 그냥 지나치자 뻘쭘해진 주방장이 뒤의 보조를 슬쩍 바라보더니 허리를 좌우로 흔들고 양팔을 올렸다 내리며 구령까지 붙였다.

 “하나둘, 하나둘. 몸이 이상하게 뻐근하네.”

 재정각 건물을 지난 낙천은 냄새를 쫓아 내당으로 들어서는 월동문(月洞門)을 통과했다.

 외당은 수인장의 공적인 일을 처리하는 건물들이 있는 반면 내당은 수인장주의 가족과 중요인사들의 가족들이 기거하는 곳이었다.

 대부분의 수인당 인물들은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어도 내당에는 조심스러워서 함부로 들어가지 못했다.

 남의 눈치를 보는 일이 전혀 없는 낙천은 그냥 활보하며 한 별채에까지 이르렀다.

 “아가씨! 내가 한다니까요. 아가씨가 생선 굽는 거 알면 저 죽는다고요.”

 “오늘 너 할 일 많다고 하지 않았니?”

 “그래도……!”

 “그냥 가. 아버지한테 내가 직접 구워드릴 거라니까. 너 자꾸 말 안 들으면 나 혼자 다닌……”

 “알았어요. 간다고요, 가!”

 갑자기 들리는 소리에 낙천은 고개를 갸웃하며 중얼거렸다.

 “어디서 많이 들은 말툰데?”

 점점 짙어지는 냄새에 낙천은 이번엔 제대로 찾아왔구나 싶어 별채 뒤로 얼굴을 쑥 내밀었다.

 여인 하나가 낙천이 얼굴을 내민 곳과는 반대편으로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냄새 죽이네. 어라, 네가 왜 여기 있냐?”

 고양이의 이름을 붙여준 여인이 멍한 얼굴로 낙천을 보며 서 있었다.

 그녀 앞에는 장작을 넣었는지 불기운이 올라오는 놋쇠 항아리가 놓여있었는데 가는 대나무 가지에 꽂힌 생선 다섯 마리가 먹음직스럽게 구워지고 있었다.

 여인이 겁에 질린 얼굴로 경계하며 그 불편한 다리로 뒤로 슬쩍 물러섰다.

 기분이 상한 낙천이 인상을 팍 찡그렸다.

 “시, 뒤질래? 내가 적어도 변태 치한은 아니거든? 나도 여기 소속이라고.”

 여인이 그제야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정말 본 장 사람이었어요?”

 “여기가 그리 허술해? 낯선 사람을 마구 들일 정도로?”

 여인은 수긍한 듯하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물었다.

 “근데 여기까지는 어쩐 일로?”

 “생선!”

 “뭐라고요?”

 “생선 냄새가 죽여서 왔다고. 나도 한 마리 좀 주지?”

 침까지 꿀꺽꿀꺽 삼키는 낙천을 본 여인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다 그 모습이 고양이 시시와 닮은 것 같아서 저절로 경계하던 마음이 풀어졌다.

 저번에는 감정이 서툴러 보이더니 이번엔 이 깊은 내당까지 불쑥 찾아와 대놓고 생선을 달라고 뻔뻔하게 구니 여인은 낙천이 참으로 별난 사람이구나 싶었다.

 그래도 고양이한테 하는 행동을 보면 심성이 나쁜 사람 같지는 않았다.

 물론 그 행동 하나로 사람을 정확하게 판단할 순 없지만, 같은 식구라는데 생선 한 마리 정도는 줘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잠만 기다려요!”

 여인이 생선을 건네기도 전에 낙천이 먼저 꼬챙이를 집어 들었다.

 “아, 뜨거. 아, 뜨거!”

 뜨겁다고 하면서도 낙천은 꼬챙이를 놓지 않고 양손에 번갈아가며 꼬챙이를 던져댔다.

 “괜찮아요? 잠만 봐요!”

 여인이 놀란 듯 낙천의 손을 잡아챘다.

 손가락과 맞닿은 손바닥이 벌겋게 달아오른 것을 본 여인은 인상을 찡그렸다. 입을 앞으로 내밀고 여러 번 “호!” “호!” 바람을 불어줬다.

 뻣뻣하게 굳은 낙천은 여인의 행동을 바라보다 손이 잡힌 채 여인과 눈이 마주쳤다.

 화들짝 놀란 여인이 낙천의 손을 던지듯이 팽개쳤다.

 “엄마야! 아가씨! 저놈 누구예요?”

 그새를 참지 못하고 찾아온 소화가 놀라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낙천을 알아본 소화는 다시 기가 막힌다는 얼굴로 물었다.

 “어머머멋! 당신이 왜 여기 있어?”

 “생선!”

 낙천은 꼬챙이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이놈이! 그 생선을 네가 왜 가지고 있는 거야? 우리 아가씨한테 빼앗은 거냐?”

 “소화야!”

 버럭버럭 화를 내는 소화를 보고도 붉어진 얼굴을 식히느라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던 여인이 드디어 말렸다.

 “가만있으세요, 아가씨! 내 이놈을 당장……!”

 소화가 난리를 치는데도 낙천은 그 자리에서 생선을 덥석 물어뜯어 씹기 시작했다.

 “내가 준 거라고. 내가!”

 소매를 걷어 올리던 소화가 멈칫하며 여인을 바라봤다.

 “아가씨가요?”

 고개를 끄덕이는 여인을 보며 영 못마땅하다는 듯이 소화가 낙천을 쏘아봤다.

 낙천이 꼬챙이에 꽂힌 생선 한 마리를 다 먹어치우곤 놋쇠 항아리에 남은 네 마리의 생선을 힐끔 바라봤다.

 “지길, 탄다. 타!”

 “어멋!”

 낙천의 말에 놀란 여인과 소화가 행주를 잡아 꼬챙이를 두 개씩 꺼내 들었다.

 낙천은 그동안 어슬렁어슬렁 왔던 길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여인이 생선 꼬챙이를 양손에 들고 낙천에게 입을 열었다.

 “이봐요! 불에 덴 손 의원한테 가서 약이라도 달라고 해요. 덧난다고요.”

 낙천은 손만 흔들어 보이곤 그곳을 벗어났다.

 “아가씨, 저게 인사하는 거죠? 사람이 정말 예의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다니까요……. 그렇다고요.”눈치를 보는 듯 소화의 끝말이 갈수록 작아졌다.

 “그냥 별거 아니라는 뜻 같은데?”

 “뭐가요?”

 “손 다친 거 말이야.”

 “체! 그 속을 어찌 그리 잘 안데요?”

 “아, 그게 아니라 귀찮다는 뜻인가?”

 “……생선 식겠는데요? 장주님 아침상에 가져다 드릴 거라면서요?”

 “어머멋!”

 그 시간에 낙천은 제 손바닥의 덴 상처를 옆 눈으로 바라보다 이상한 기분에 마구 흔들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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