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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만인지우
작가 : 야운
작품등록일 : 2017.10.6

만 명의 친우를 사귀어야 하는 주인공 계낙천의 성장물이자 유쾌통쾌한 구주강호 종횡기.

(악인이 개과천선한다는 말은
호사가들이 흔히 하는 개소리일 뿐.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5. 그런 세상은 없다.(3)
작성일 : 17-10-18 14:02     조회 : 381     추천 : 0     분량 : 3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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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낙천은 처소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였다.

 교기풍이 아비로 생각했던 놈에게 모든 것을 빼앗긴다고 생각하니 이상하게 기분이 가라앉았다.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그 지긋지긋한 탈혼귀조와 수년간 살았던 기억은 지우려고 해도 지워지지 않는 흔적으로 남아있었다.

 당시에는 단전과 액체 씨앗의 존재도 몰랐지만, 낙천은 하루에도 수십 번은 액체 씨앗에서 흘러나오는 뜨거운 화기에 열이 올랐다가 가라앉고 했다.

 일곱 살이 될 때까지 낙천은 거의 그 화기에 시달리느라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 없었다.

 그런 낙천 옆에는 항상 탈혼귀조가 있었다.

 탈혼귀조는 언제나 낙천의 몸에 칼로 상처를 내고 피를 뽑아 마시곤 했다.

 평소에도 마셨고 화기가 들끓을 때도 마셔댔다.

 그것이 정상적인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낙천이 탈혼귀조와 함께 지낸 지 7년이 흐른 후였다.

 언제나 골방에 틀어박혀 있던 낙천은 화기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는지 조금씩 자리에서 일어설 수 있게 되었다.

 탈혼귀조는 낙천을 두고 홀로 나갈 때가 많았고 그 날도 낙천은 혼자였다.

 낙천은 밖이 궁금해서 견딜 수 없었다. 낙천이 아는 밖이란 온갖 새소리와 동물들의 울음소리, 천둥과 빗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밖에 없었다.

 낙천은 휘청이는 걸음으로 밖을 나섰고 처음으로 보는 세상에 넋을 잃고 말았다.

 울창한 나무가 빽빽하게 위로 솟구쳐 올라갔고 나무마다 잎은 무성했다. 하늘은 드높다 못해 얼마나 높은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자신이 이제껏 지내왔던 다 쓰러져가는 모옥(茅屋)조차 낙천의 눈엔 신기하기만 했다.

 [시벌, 어느 게 하늘이고 어느 게 나무야? 악(岳) 대협이 말한 하늘이 저건가?]

 낙천은 탈혼귀조의 말투로 나무를 바라보며 말했었다.

 신이 난 낙천은 그날 그 주위의 산을 온통 둘러보며 신비한 동물들을 확인했고 많은 물이 위에서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폭포를 봤으며 땅속에도 작은 벌레들이 수없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날이 저물기 시작하자 낙천은 어둠에 대한 두려움에 모옥으로 돌아갔다.

 자신을 악 대협이라고 부르라 한 탈혼귀조가 모옥 앞에 서 있었다.

 온몸에 피칠을 한 탈혼귀조는 다쳤는지 옆구리를 부여잡은 채 낙천을 쏘아봤다.

 그날 탈혼귀조는 기절할 정도로 낙천을 두들겨 팼다. 어딜 싸돌아다니냐는 말과 왜 마셔도 소용이 없냐는 당시엔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였었다.

 눈을 뜬 낙천은 생전 본 적이 없는 낯선 곳에 와 있었다.

 자신은 투명한 천으로 둘러싸인 침대에 누워 있었고 탈혼귀조와 한 사내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보였다.

 탈혼귀조 이외의 사람을 처음 본 낙천은 투명하게 비치는 천 너머로 사내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았다.

 [왜 소용이 없지? 매일 뽑아 마시는데도 공력이 늘기는커녕 아예 소용이 없다고. 이번에도 내가 무림맹 놈들에게 어떤 수모를 당했는지 알아?]

 탄혼귀조가 화를 내며 말하는 소리에 낙천은 저절로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아이의 몸에서도 아직 자리 잡지 못한 현극천과(玄極天果)가 피를 뽑아 마신다고 효험이 생길 것 같으냐? 그냥 생피를 뽑아 먹는 거지.]

 [그럼 당장 저놈의 배를 갈라 그 씨앗을 마셔버릴까?

 [이미 액체가 된 씨앗을 마실 특별한 능력이 너에겐 있나 보구나?]

 낙천은 이해할 수 없는 다른 말보다 아무렇지도 않게 배를 가른다는 탈혼귀조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기절할 정도로 때리긴 했지만, 그 전에도 탈혼귀조는 폭력을 행사했던 터라 낙천은 그게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너무 아플 때는 성이 나고 이상하게 서러워지긴 했지만, 항상 화기로 몸이 안 아픈 적이 없었기 때문에 감내해야 하는 것으로 알았다.

 가끔은 죽으면 이 고통도 사라질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래도 탈혼귀조가 가져다주는 식량으로 배를 채우며 낙천은 그 고통을 견디어 냈다.

 자신의 배를 채워주는 그 단순한 행동이 낙천에게는 유일하게 세상에서 느끼는 온기였다. 그 작은 온기가 낙천이 살아갈 힘이 되어 주었다.

 그래서 탈혼귀조는 낙천에겐 그 온기를 주는 유일한 존재였고 신뢰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존재였다.

 그것이 무너진 것이다.

 [시벌! 내기가 감싸져 있다며? 그러니 흘러내리기 전에 마셔버리면 되지 않아?]

 [네가 바보가 다 되었구나? 배를 가르는데도 그 내기가 가만히 뭉쳐져 있을 것 같으냐? 씨앗의 액체가 흘러나와 아이의 단전은 물론 내장까지 모두 녹여 버리겠지. 뭐 너는 아이의 생명엔 전혀 관심 없는 놈이었지. 그리고 이 얘기는 수년 전 핏덩이였던 저 아이를 데리고 왔을 때도 설명한 것 같은데?]

 [그럼 정말 현극천과를 바로 눈앞에 두고도 내가 먹을 방법이 없는 거야?]

 [그렇다고 하지 않았어? 그 현극천과는 아이의 입에 들어간 순간부터 이미 아이 것이다. 어떤 누가 와도 설사 신의가 온다 해도 아이의 단전에 있는 현극천과를 빼앗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는 없다는 말이다. 물론 아이도 현극천과의 씨앗이 완전히 녹을 때까지 고통과 싸우면서 어떻게든 버텨야만 하겠지. 아니면 현극천과의 효험이든 뭐든 경험하기도 전에 죽을 테니까.]

 [이 시버럴 돌팔이야. 내가 어떻게든 녀석의 몸에서 현극천과를 빼앗아 먹을 방법을 찾고 말 테다. 너 같은 돌팔이가 아니라 진짜 제대로 된 의원을 찾을 거라고. 전설의 영약을 두고도 내가 그냥 포기할 거 같아?]

 [네가 이제 아주 이 형한테도 바닥을 보이는구나. 마음대로 해보려무나. 하지만 이것만 알아라. 헛된 미몽에 사로잡히면 인생 자체가 헛것이 된다.]

 콰직!

 탈혼귀조는 탁자를 손바닥으로 쳐서 부러뜨리고는 낙천이 누워있는 침대로 훌쩍 다가왔다.

 화들짝 놀란 낙천은 잠든 척을 했다.

 [뭐하는 짓이냐?]

 [헛된 것이라면 그냥 죽이면 되는 거지!]

 소리친 탈혼귀조는 벌게진 눈으로 낙천의 목을 졸랐다.

 숨이 막혔지만, 낙천은 하나 있는 온기마저 거짓이었다면 이대로 죽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을 끝으로 낙천은 정신을 잃었다.

 [이 미친 새끼! 이 버러지만도 못한……]

 퍼어억!

 사내가 뒤에서 탈혼귀조의 머리통을 도자기로 된 주전자로 후려쳤다.

 휘청거린 탈혼귀조는 머리에서부터 흘러나온 피가 뺨을 적시는 것을 손끝으로 확인하고는 침대 옆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너 같은 놈이 내 동생이라는 것이 정말 징글징글하게 싫다. 어떻게 너 같은 놈이…….]

 [그리 싫었으면 내가 저놈을 납치해 왔을 때 조처를 했어야지? 세상에 내가 한 짓을 알리기라도 하지 그랬어?]

 사내는 할 말을 잃은 듯 탈혼귀조를 바라봤다.

 [내가 저놈 부모를 죽이고 저 아이를 데리고 왔을 때 독약을 타서라도 날 죽이기라도 하지 그랬어? 아, 의원이라서 사람을 죽일 수는 없었나?]

 사내는 괴로운 눈으로 탈혼귀조를 바라봤다.

 [너, 넌 내 동생이다.]

 [인제 와서? 웃기는군. 결국, 내가 한 짓은 형의 동조로 이루어진 거지. 그리고 하늘도 내 편이었어, 그거 알아? 형의 집에 저 아이의 부모가 무영신투와 찾아오지 않았다면 내가 어떻게 저 아이의 몸에 현극천과가 있다는 것을 알았겠냐고?]

 [너는, 정말 너는……!]

 사내가 괴로움에 말을 잇지 못하자 탈혼귀조가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한번 눈감았으면 끝까지 눈감아.]

 탈혼귀조는 그대로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저녁에 올 때까지 놈을 고쳐 놔!]

 탈혼귀조의 나가면서 하는 말에 사내는 그대로 주저앉아 한동안 울음을 토해냈다.

 낙천이 깨어나자 사내는 붉어진 눈으로 낙천에게 입을 열었다.

 [그나마 살 기회라도 잡고 싶다면 오늘 내가 하는 말대로 해야 할 것이다. 내 말을 잘 따른다고 해도 인명은 재천이라 결과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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