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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니트 무사와 답이 없는 모험가 길드
작가 : 2Yoi
작품등록일 : 2017.10.13

검을 싫어하는 무사 루크와 돈을 밝히는 신입 모험가 제인의 이야기.

 
만사 귀찮은 그가 모험가로 전직한 이유
작성일 : 17-10-13 02:54     조회 : 339     추천 : 0     분량 : 2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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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쾅-!!!

 

 이곳은 수도에서 조금 떨어진 해안가 마을인 코로나 타운. 마을 주변에 있는 모래사장과 푸른 바다 이외에는 장점이랄 것이 없는 이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의 한 민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대폭발이 일어났다.

 대체 왜 이렇게 된 거지……?

 머리를 더벅하게 길러 묶은 청년, 루크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자신의 집을 보며 중얼거렸다.

 “우와, 집이 사라졌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반면, 루크의 옆에 서 있던 소녀, 제인은 개운한 얼굴로 손을 털며 말했지만-

 “야! 이 자식아아아아아아아! 이게 지금 제정신이냐? 아아아앙?!”

 루크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며 그녀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댔다.

 “물어 내! 내 집 물어내라고! 으아아아아!! 내 즐거운 백수 생활을 돌려내란 말이야!!”

 루크는 제인의 멱살을 잡아 흔들다 말고, 주저앉아서 머리를 싸맸다. 그런 그를 안쓰럽다는 듯이 보고 있던 제인이 입을 열었다.

 “아니…… 나는 적당히 겁만 줄려고 했는데 당신이……”

 “닥쳐어어! 그런 위험물을 민가에 들고 온 게 상식에 어긋나는 거라고!! 젠장! 가슴 큰 금발 여자는 멍청하다는 소문을 듣기는 했지만 사실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루크가 소리치자, 금발 소녀 제인이 몸을 흠칫 떨었다.

 “……실례네! 어, 어찌됐든 결국 집은 사라졌고. 당신은 이제 살 곳이 없잖아? 그러니 길드로 돌아오는 것을 추천…… 하는 바인데.”

 “…….”

 루크는 자신의 집이었던 잔해들을 초점이 사라진 멍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참 이상하다…… 분명 자신의 신난 백수 생활은 영원토록 계속될 터였는데…….

 대체 왜 이렇게 된 거지…….

 “으아아아아아악!!”

 루크는 머리를 바닥에 찧으며, 마을 전체가 떠나가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절규했다.

 

 ★

 

 “야! 열어어~!!”

 “젠장! 거절한다. 이제 좀 돌아가!”

 이곳은 수도에서 조금 떨어진 해안가 마을인 코로나 타운. 마을 주변에 있는 모래사장과 푸른 바다 이외에는 장점이랄 것이 없는 이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에서, 왠지 모를 말다툼이 일어나고 있었다.

 한 민가에서 벌어진 이 말다툼은 도통 끝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너도 양심이 있으면 일을 좀 해라! 너 때문에 길드 재정이 바닥나게 생겼잖아!”

 “그럼 헌터로 전향하라고. 할멈이 돈도 안 되는 모험가 같은 걸 고집하고 있으니까 이런 상황이 된 것 아냐!”

 “이 뻔뻔한 자식이……”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소녀와 머리를 더벅하게 길러 묶은 청년이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실랑이를 벌였다.

 어린 소녀가 저렇게 거칠게 말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보면 상당히 놀랄 수도 있겠지만, 청년은 당연하다는 듯이 넘겨버렸다.

 믿기 어렵겠지만…… 그 백발의 유녀, 마스터 라트리아는 어려보이는 외모와는 다르게 루크가 소속되어 있는 모험가 길드의 마스터였기 때문이다.

 “루크, 내가 진짜로 돈이 없어서 이러는 거겠니……? 나는 네가 조금 활기차게 살아줬으면 할뿐이야!”

 그 백발의 유녀, 마스터 라트리아는 이내 문을 강제로 열려는 것을 멈추고는, 진심을 담아 문 너머의 청년에게 말했지만……

 “아, 그래? 돈은 있다는 거지? 하하, 괜히 걱정했네~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할게. 다신 찾아오지 말아줘. 아, 용돈은 매달 1일에 꼬박꼬박 넣어주고.”

 딸깍-

 “할멈에게 나를 부양할 권리를 주지…….”

 청년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문을 잠가버렸다.

 “…….”

 마지막까지 뻔뻔한 청년의 태도에 마스터 라트리아는 기가 찬 나머지 한동안 말이 없더니……

 “야! 루크!!! 얼른 나와! 이 밥벌레 자식아!!”

 열 받은 얼굴로 문을 쾅쾅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안에 있는 루크는 도통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물었다.

 “아니, 이렇게 잘 살고 있는 나를 굳이 밖으로 끄집어내려는 이유가 뭐야?”

 그리고 청년…… 루크는 마스터 라트리아가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애초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기는 한 거야? 나는 이젠 그저 먹고 자는 것 밖에 못하는 밥벌레일 뿐인데……”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분명 있어. 네가 일도 안 하고 가만히 노는 것이 아니꼬워서 그러는 게 아냐.”

 “……그럼 뭔데?”

 “모험가는 자유를 추구하는……”

 “훗……”

 루크가 피식 웃으며 마스터 라트리아가 하는 말을 끊어버렸다.

 “그런가. 자유를 추구한다. 라…… 그럼 난 이미 모험가라고 할 수 있지.”

 “뭐……?”

 루크가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하자, 마스터 라트리아는 의미를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 나 또한 자유를 추구한 결과…… 이 백수라는 직업을 발견하게 된 거다.”

 “…….”

 “아아, 굉장하지? 부모 같은 존재에게 빌붙으며 하루 종일 먹고 자고…… 백수라는 건 자유의 극치라고.”

 루크의 말을 가만히 듣고만 있던 마스터 라트리아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너는 내가 주워 온 10년 전부터 매일 계속 먹고 자고…… 아무 일도 안 하고 멍하니 시간만 보내고…… 아직 젊은 너에겐 그건 인생 낭비잖느냐!”

 마스터가 늙은이 같은 소리를 했지만, 루크는 개의치 않았다.

 “흥…… 할멈이나 잘하시지. 모처럼 불로불사인 몸인데, 즐겨두지 않으면……”

 “그건 네가 신경 쓸 일 아니니까 신경 꺼!”

 소녀가 입 다물라는 듯이 소리치자, 문 너머에서 바로 대답이 돌아왔다.

 “그럼 할멈도 나한테 신경 끄시죠.”

 “…….”

 “그리고 나 같은 놈은 그냥 집에 처박혀 있으면 돼. 할멈한테는 미안하게 되었지만…… 나한테는 이제 아무것도 안 남았어. 죽지 못해 사는 거라고.”

 마스터 라트리아는 더 이상 할 말이 사라진 듯,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 쉬고 돌아섰다. 그리고는-

 “에라이, 이거나 처먹어라!”

 하고 소리를 치며 길드에서 가져온 삶은 감자를 루크의 집 창문을 향해 던져버렸다.

 쨍그랑-!

 “할멈!!”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창문이 깨지고, 루크가 소리를 치는 것이 들려왔다.

 “앞으로도 잘 부탁해!”

 “야이 자식아! 음식을 가져다주는 것도 이게 마지막이야! 향도 대신 사다주지 않을 거니까 알아서 해!!!”

 “용돈은 매달 1일에 꼬박꼬박 넣어주고!”

 “용돈도 없을 줄 알아!!”

 그녀 또한 질세라 소리를 쳤지만, 루크는 들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하아……”

 마스터 라트리아는 땅이 꺼질 정도로 무거운 한숨을 푹- 쉬고는 어딘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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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만사 귀찮은 그가 모험가로 전직한 이유 2017 / 10 / 13 340 0 2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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