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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해경 특공대
작가 : 심삼일
작품등록일 : 2017.6.1

고교 시절 좀 놀았던 코모도섬의 왕도마뱀.
세월호 시신인양 임무에 환멸을 느껴 퇴역했다.
밀수꾼?... 간첩?... 조폭?
뭍으로 올라온 해경특공대의 맹활약이 전개된다.

 
새로운 시작- (제3부 시작)
작성일 : 17-10-06 15:18     조회 : 221     추천 : 2     분량 : 6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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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시작 - (제3부 시작)

 

 

 수원 지하철 분당선 영통역 주변 M모텔 지하 룸살롱.

 북문파 행동대장 기라성의 아지트인데 대낮에 네 사람이 둘러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다.

 

 테이블 상석에 의젓이 폼을 잡고 앉은 기하성의 왼쪽에는 삼봉 주덕팔과 대포 유대호가 앉았고, 맞은편에는 역전파 중견간부인 피에로 박광대가 앉아있다.

 

 “뭐라고? 구로 디지털단지역을 너희가 접수했다고?”

 피에로 박광대가 놀란 눈으로 기라성과 삼봉을 번갈아 바라봤다.

 

 “그래! 저 지난 주일에 접수했어. 이제는 우리 관할구역이야.”

 기라성이 자랑스럽게 히죽거렸다.

 

 “야, 거기는 신림동 이글스파 나와바리 아니냐? 그 자식들 연합세력이 신이글스파고, 노량진 상도동파랑 시흥사거리 산이슬파까지 합치면 전부 백 명쯤 된다는 것 같던데?”

 광대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두 사람에게 뻥까지 말라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 맞아. 그런데, 산이슬파를 먼저 습격해서 우리 편으로 접수했거든. 그러고 다음날 상도동파를 회유했고, 우리 대원 40명과 연합해서 구로 우신장례식장하고 신림동 이글스 본부 웰 모텔로 쳐들어 갔지. 흐흐.”

 기라성이 세설을 늘어놓으며 기분 좋게 웃었다.

 

 “아, 그랬구나! 대단했네. 그랬다고 이글스파에서 그리 쉽게 구로를 내줬다는 건 안 믿기는데? 두 계파 제외하고 그 놈들 이글스파만 해도 한 육칠십 명 되지 않나?”

 

 광대는 아무리 이글스파가 기습을 당해서 일부 피해를 입었어도 전열을 가다듬으면 전쟁을 치를 수도 있는 수준인데, 그렇게 허망하게 관할구역을 내줄 리가 없다 싶은가 보다.

 

 “그렇지. 그 놈들 이글스파만 65명이야. 우리 쪽은 산이슬파 15명에 상도동파 20명을 더하면 35명이고, 우리 애들 40명까지 합하면 전부 75명인데, 65대 75면 얼추 막상막하는 되니까 덤빌 만 하지. 그래서 우리 책사 삼봉이가 뒷날 곧바로 나서서 윤OO이 만나고 담판 지었다는 거 아니냐? 흐흐.”

 

 “뭐? 삼봉이 네가 이글스파 윤OO 오야붕을 만났다고?”

 광대가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응, 인천 월미도에 있는 호텔에서 만났어. 나 혼자 간 건 아니고, 상도동파 갱재 보스랑 산이슬파 산이슬 보스하고 함께 갔지. 히히.”

 

 “그랬어? 저쪽에서는 누구누구 나왔던고?”

 

 “응. 윤 오야붕하고 재무 담당자 김 전무라는 사람. 그러고 구로 지역을 맡고 있는 똥개 보스가 나왔어.”

 

 “아, 그랬구나. 대표자 회담을 한 모양이네. 그래도 그 놈들이 순순히 따르지는 않았을 텐데? 특히 그 똥개 보스는 구로가 제 관할구역인데 가만히 있던가?”

 광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만히 있을 줄 알았는데, 이것들이 사전에 짜고 나왔는지 똥개가 산이슬 보스한테 이뽄다찌 결투를 신청하더라. 히히.”

 삼봉이 어이없어하는 웃음을 지었다.

 

 “이뽄다찌? 둘이서 구로 관할권 걸고 사생결단으로 한판 떴단 얘기야? 그래서 산이슬이 이겼나 보네?”

 응당 이긴 쪽이 산이슬이어야 이글스파가 승복했을 거니까.

 

 “그랬지. 그 똥개가 랍스터 먹던 포크로 산이슬 보스 허벅지를 찔러서 먼저 반칙했는데, 젊은 산이슬 보스가 끄떡없이 몰아 부치니까 구석으로 몰렸지. 히히.”

 삼봉이 결투장면을 녹화중계 했다.

 

 “아, 맞다. 그 똥개 보슨가 하는 사람은 나이가 오십 줄에 들었다 더만. 그래서 항복 받아낸 거구나!”

 광대가 들었던 얘기를 상기하며 나이 차이가 큰 두 사람의 결투장면을 연상해본다.

 

 “아니야, 그 놈들이 드론을 동원해서 건너편 호텔에 숨겨놓고 있었어. 똥개가 두 팔을 번쩍 드니까, 그 신호 받고 드론이 날아와서 산이슬 보스를 공중에서 위협했지.”

 

 “그래? 그럼 어떻게 이겼다는 거야? 설마 산이슬 보스가 공중에 떠있는 드론을 처치했다고?”

 드론이 공중에 떠있는 장면이 잘 연상되지 않는 광대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게 아니고, 우리 코모도 선배가 날린 드론이 날아와서 테이저건으로 그 쪽 드론을 추락시켰어! 히히.”

 

 “아, 네 선배님이 흥신소 업무 수행할 때 드론을 사용한다고 했지? 이제는 드론에 테이저건도 달고 다니나 보네. 그랬다면 윤OO 오야붕이 혼비백산해서 순순히 항복할 수밖에 없었겠네.”

 

 “그럼! 도망치려다가 드론이 날아가서 머리 위에서 위협하니까 벼락맞고 통닭 되고 싶지는 않은지 순순히 자리로 돌아와서 앉더라. 히히.”

 삼봉이 그날 윤 오야붕의 꼬락서니가 기억나서 계속 웃었다.

 

 “그래서 어쨌는데? 윤 오야붕이 그냥 말로만 이글스파가 구로 지역에서 손 떼겠다고 한 거야?”

 역전파 내에서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광대가 빈틈없이 캐물었다.

 

 “아니지. 말로만 해서 되냐? 내가 합의 각서를 몇 장 작성해 갔거든. 그 중에 우리 쪽에 유리한 조건만 들어있는 거 꺼내서 사인하라고 했지. 히히.”

 삼봉이 나도 너 정도로는 치밀한 사람이야 하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우~와! 우리 삼봉이 정말 책사 정도전이 맞구나! 대단하다, 대단해!”

 광대가 혀를 내두르며 감탄했다.

 

 “그럼! 처음 산이슬파 공격해서 각개격파 하는 것부터 삼봉이가 일러준 대로 한 거야. 조직원 쪽수만 많다고 되는 건 아니지. 흐흐.”

 기라성이 나서서 삼봉의 업적을 치하했다.

 

 “그랬구나. 그럼 구로 유흥업소랑 그 우신장례식장도 다 너희 북문파가 관장하게 된 거야?”

 광대가 부러운 시선으로 삼봉과 기라성을 번갈아 바라봤다.

 

 삼봉의 옆에 조용히 앉아있는, 지난번 보았을 때 성질 더럽게 급했던 대포 유대호도 그 작전에 참가해 한몫 톡톡히 했을 것 같아 오늘따라 기특해 보인다.

 

 “응. 산이슬파에서 다섯 명만 구로로 보내기로 했어. 이글스파 15명 중에 10명은 남아서 유흥업소랑 장례식장 관리를 함께 하기로 했어.”

 

 “그래? 그러면 완전히 접수한 건 아니잖아?”

 접수했다면서 어째 인원은 이글스파가 되레 두 배나 된다.

 

 “접수했다고 완전히 몰아내면 안되지. 그쪽 세력을 받아들여서 연합세력으로 만들고, 서로 공생할 방안을 모색해야 진정한 접수가 되는 거지. 안 그러면 언제고 힘을 길러서 다시 복수하러 들 거 아니야? 안 그래? 히히.”

 삼봉이 도리질을 하며 구로의 인원배치도 신경 써서 한 거라고 일러줬다.

 “그래, 그렇기는 하다. 그러면 그 이글스파 나머지 5명은 어떻게 해?”

 머쓱해진 광대가 딴청을 부렸다.

 

 “응, 그 들은 노량진 상도동파 갱재 보스 밑으로 파견 보냈어.”

 

 “뭐? 이글스파 조직원을 상도동파 밑으로 파견 보냈다고? 그게 무슨 말이야?”

 이번에도 광대가 전혀 생각 못한 일이라 놀라서 눈을 끔벅거렸다.

 

 “무슨 말이긴, 문자 그대로 이글스파가 상도동파 밑으로 원정 파견 간 거지. 히히.”

 

 “아니, 이글스파가 아무리 항복했다지만 그 놈들 조직원까지 너희들 맘대로 부려먹기로 한 거야?”

 이해할 수 없는 광대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게 아니고, 이글스파가 상도동파가 운영할 샤시 공장에 투자하기로 했어. 그래서 자기들 남는 조직원을 그 샤시 공장에 보내서 직원으로 근무하기로 한 거지.”

 삼봉이 설명하며 빙긋 웃었다.

 

 “상도동파가 샤시 공장을 차린다고? 그 샤시는 아파트 창틀에 쓰는 알미늄 샤시 말이냐? 그게, 건설회사에 납품하는 것이 그리 쉽나?”

 광대도 그 샤시 공장 운영을 한번 검토해본 적이 있다.

 그러나 그런 아파트용 건축자재는 싸고 좋게 만든다고 건설회사에 납품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완전히 영업적으로 든든한 빽 줄이 있어야 했다.

 

 “물론 어렵지. 그런데 상도동파가 정계와 오랜 유대관계를 맺고 있잖아? 선거 때 지원유세 앞장도 서주고 하면서. 그런 연줄로 노량진 재정비촉진지구 건설회사에 이글스파가 만드는 샤시를 사다가 납품하고 있었대. 그런데 이번 협상에서 앞으로는 상도동파가 직접 샤시 공장을 차려서 납품하기로 합의를 봤어. 그 물량이 엄청 나대. 그래서 이글스파도 노량진에 자기들 샤시를 납품하는 대신 상도동파가 차릴 샤시 공장에 자본금을 투자하기로 하고 자기들 조직원도 직원으로 파견하기로 한 거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니까, 서로 합의를 봤어.”

 삼봉이 그 배경을 상세히 설명해줬다.

 

 “아, 그런 게 있었구나. 그래도 샤시 공장 차리고 운영하는 자금이 몇 억 원은 넘을 것 같은 데, 그네들 둘이서 알아서 하는 거야? 북문파는 구경만 하고?”

 광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듣자 하니 샤시 공장이 억 원 단위의 황금알 낳는 큰 거위 같은데, 왜 그네들한테만 맡기고 북문파는 이익 챙길 생각을 안 하느냐는 말이다.

 

 “아니야. 투자금액이 한 20억쯤 필요해. 이글스파는 구로 장례식장을 5억들여 차린 거래. 건물 지하 전체 임대하고 내부 시설 갖추는데 든 비용이지. 이번에 산이슬파 이름으로 우리가 2억 투자해서 지분은 40프로지만 이익 배당은 50프로로 하기로 합의 봤어. 이글스파는 그 2억을 상도동파 샤시 공장에 투자할 거야. 상도동파는 자기들 자금이 3억 정도는 있는 가봐.”

 

 “그렇구나. 그러면 나머지 필요한 15억원은 어떻게 할 건데?”

 광대가 속으로 군침을 삼켰다.

 

 “우리가 직접 15억쯤 투자할 거야. 노량진 재정비촉진지구에 웬만한 대기업 건설회사는 다 몰려올 거거든. 몇 년 동안 샤시 납품하면서 연줄을 맺어놓으면 앞으로 다른 지역 건설현장에도 계속 납품할 수 있지 않겠어? 그러면 우리도 이제부터 합법적인 건축자재 제조회사를 운영해서 깨끗한 돈을 버는 거지!”

 삼봉이 드디어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그러려고 힘들게 서울로 북진한 건데 황금 거위를 그냥 구경만 하고 있을 턱이 없다는 말이다.

 

 “그럼! 지금처럼 불법으로 주먹 쑤셔 넣고 돈 뺏어먹기 하는 시대는 지났어. 앞으로는 합법적으로 기업 차려 돈 투자해 넣고 수익 난 돈 나눠먹기 하면서 정당하게 식구들 먹여 살리자는 거지. 어때? 피에로!”

 기라성이 나서서 이제는 우리도 버젓한 기업체 운영하면서 새롭게 시작할 단계가 아니냐고 으스댔다.

 

 “그래, 그렇게만 되면 얼마나 좋아? 나도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하면서 언제 잡혀갈지 늘 조마조마해! 저기 말이야, 혹시 거기에 우리 역전파도 좀 투자하면 안되냐? 몇 억이라도 말이야. 히히.”

 광대가 결국 속내를 먼저 내비치고 말았다.

 

 “그래, 그렇게 해. 그러잖아도 그 문제로 널 보자고 한 거야.”

 기라성이 흔쾌히 대답하며 책사 삼븡에게 미소를 보냈다.

 

 “정말? 야, 고맙다 기라성 대장!”

 광대가 화끈한 기라성의 즉답에 얼른 감사를 표했다.

 

 “아니, 나 개인 생각으로 너보고 투자하라는 거 아니다. 우리 두 조직간에 보다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이면서 발전적인 관계를 도모하자는 의미에서 큰 돈 얘기를 하자는 뜻이니까 너무 조급하게 굴지 마라.”

 갑자기 기라성이 정색을 하며 어려운 말을 지껄였다.

 

 “큰 돈 얘기? 어디 또 다른 데 투자 하게? 아, 지난 번에 얘기했던 그 부동산 투자사업체 설립에 동참하라는 얘기야?”

 광대가 기억이 나는지 ㈜무한책임을 떠올리며 물었다.

 

 “응. 그래 맞아. 지금 우리가 한 120억 정도 준비하고 있어. 그 정도만 해도 부족한 건 아닌데, 너네 역전파가 20억 정도 투자해서 우리하고 금전적으로 혈맹을 맺었으면 해서 하는 말이야.

 기라성이 오늘의 주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담담하면서도 거절할 수 없는 어조로 말했다.

 

 “투자에 의한 금전적인 혈맹이라.. 그거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을까? 우리 역전파가 20억 투자한다면 샤시 공장에 투자할 15억이 우리 투자금의 70프로가 넘는데, 제대로 잘 돌아가는지 지켜보고 있으려면 우리 역전파도 조직원을 상도동파에 파견해야 되잖아?”

 몇 억 원 정도 생각했다가 20억원이라는 너무 큰 금액에 놀랐는지, 아니면 얼떨결에 이글스파처럼 북문파의 하부조직이 될지도 몰라 그러는지, 광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난색을 표했다.

 

 “이 부동산 투자업체 주식회사 무한책임은 말하자면 모 기업이 되는 거지. 그 무한책임에서 상도동파가 설립하는 샤시 공장에 법인 이름으로 15억을 투자하는 거야. 그 샤시 공장이 잘되면 이익은 무한책임 주주들한테 지분대로 배당되는 거니까 아무 문제 없어. 혹시 문제가 생겨서 손해를 본다 해도, 주주들이 지분대로 조금씩 나눠서 부담하는 거니까 역전파 손해는 얼마 안되지 않겠냐? 20억 투자하면 전체 자본금이 140억 되니까, 역전파 지분은 14프로쯤 되네. 히히.”

 삼봉이 다시 나서서 미적거리는 광대를 설득했다.

 

 “아, 그래 맞다! 우리 역전파 투자금액만 고스란히 상도동파한테 들어가는 게 아니지! 내가 착각했네. 흐흐.”

 돈 벌 생각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엉뚱한 오판을 하기도 한다.

 

 “어때? 한 20억 투자는 가능해? 법원에 법인설립 등기를 며칠 내로 할 예정인데 괜찮겠어? 나중에 따로 역전파 추가하려면 주주총회랑 이사회 회의록 만들고, 주주들 인감증명 다시 끊어 첨부하고, 인감도장 다 찍어야 되는 등등, 서류랑 일이 아주 복잡해진다.”

 삼봉이 고삐를 늦추지 않고 광대를 다그쳤다.

 

 “응, 그래 알았어. 우리도 다른 사업에 투자하려고 비축한 돈이 마침 그 정도는 있어. 우리 오야붕한테 잘 보고해서 가능한 빨리 투자하도록 할게. 어쨌거나 친구를 떠나서 우리 역전파를 생각해줘서 고맙다.

 좀 더 솔직해진 광대가 친구라는 단어를 묘하게 사용하며 보험을 들었다.

 

 사람이 어느 정도 이상의 위치에 오르면 개인의 영달보다는 딸린 식구들이나 조직의 번영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인간의 수명을 아는 대기업 회장님이 저승에 가져갈 노자 돈 하려고 악착같이 사업을 확장하겠는가? 어쩌면 글로벌 사회 전체를 보고 자기의 짧은 인생이지만 국가와 민족을 위해 뭔가 영속성 있는 좋은 결과물과 흔적을 남기고자 그러는 건 아닐까?

 

 이제 조직폭력배들도 새로운 시작을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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