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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해경 특공대
작가 : 심삼일
작품등록일 : 2017.6.1

고교 시절 좀 놀았던 코모도섬의 왕도마뱀.
세월호 시신인양 임무에 환멸을 느껴 퇴역했다.
밀수꾼?... 간첩?... 조폭?
뭍으로 올라온 해경특공대의 맹활약이 전개된다.

 
회담 참석 인원
작성일 : 17-09-27 10:30     조회 : 213     추천 : 2     분량 : 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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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담 참석 인원

 

 

 신림동 이글스파 본부인 웰 모텔 윤OO 오야붕 회장실.

 

 “월미도 바다의 별 호텔은 괜찮은 호텔입니다. 전에 애들 등살에 놀러 갔다가 랍스터 레스토랑이 있다고 해서 한번 들러봤어요.”

 땅벌 부몬무가 월미도 베니키아 호텔 씨 스타에 대해 좀 아는 체 하고 나섰다.

 

 “아, 그러셨어요? 그래서 이 놈들이 저녁식사 겸해서 5시에 베니키아 호텔 레스토랑에서 만나자고 했군요.”

 상도동파에서 보내온 문자를 읽어 본 김 전무가 고개를 끄덕이며 오야붕 윤OO를 쳐다봤다.

 

 “뭐야? 식사를 함께 하자고? 미친 새끼들! 우리 본부를 개 박살 내놓고 수습 회담 하자면서 밥을 함께 먹어?”

 윤 오야가 쌍심지를 켜고 으르렁거렸다.

 

 “그야 그렇지요. 그 새끼들 갈갈이 찢어서 랍스터 대신 포크 질 해도 분통이 안 풀리지요. 그래도 맨송맨송 서로 고함만 지르는 것 보다는 간간이 목이라도 축이고, 포크로 바다가재 속살이라도 팍팍 찌르면서 얘기하는 것도 괜찮지 않겠습니까? 회장님! 흐흐.”

 윤 오야 친구인 땅벌이 목을 좌우로 꺾어가며 너스레를 떨었다.

 흥분한 윤OO를 자기가 아니면 누가 달래겠는가 싶은 모양이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아무래도 형님 조직인데, 조무래기들 상도동이나 산이슬파에게 관용과 아량을 베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회장님!”

 김 전무도 나서서 함께 윤 오야의 심기를 달랬다.

 

 “그래, 그러네. 형님이 아우들하고 같이 쪼잔하게 놀 수는 없지. 랍스터는 맛있던가?”

 

 “예, 변두리 호텔 치고는 맛은 아주 좋던데요! 참, 우리는 그때 옥상에 올라가서 먹었는데, 어디서 만나자는 얘기는 없소?”

 

 “아, 예. 그러잖아도 7층 실내보다는 8층 테라스가든이 좋겠답니다. 괜찮겠습니까?”

 

 “음, 옥상이라 사방이 훤히 트여서 전망도 좋아요. 식탁도 우리끼리 모여 앉기 좋게 돼있고. 실내는 아무래도 다른 손님들 이목도 있으니까 마음대로 얘기하기도 좀 그렇지. 회장님 옥상 괜찮겠지요? ”

 

 “응, 그래. 갑갑한 실내보다야 훤히 트인 옥상이 더 낫지.”

 

 “예, 그러면 레스토랑 테라스가든에서 5시에 만나는 걸로 하겠습니다. 회담 참석 인원은 각각 대표 3명씩만 하자고 합니다. 나머지 수행 인원은 운전수 포함해서 9명씩으로 제한하자는데요?”

 

 “그래? 대표가 3명이면 저쪽에서는 갱재와 산이슬이 외에 누가 나올까?”

 

 “글쎄요. 아무래도 이번에 배후로 등장한 조직에서 한 명 나오지 않겠습니까?”

 

 “배후 조직? 음.. 그렇겠지. 구로에 30명이 왔고, 여기도 10명쯤 온 것 같다고 했지? 그럼 이번 작전에 동원된 놈들만 40여명이네. 그게 전부는 아닐 거 아니야?”

 

 “그럴 것 같습니다. 처음에 다 노출시키지는 않았겠지요. 우리에게 도전한 걸 보면 최소한 대원 70명은 되는 조직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대원이 65명인 줄 알고 덤볐으니까, 경우에 따라 상도동이나 산이슬 빼고 우리와 직접 붙어도 대등한 수준일 것 같습니다.”

 

 “흠.. 어떤 놈들인지 궁금하네. 어쨌거나 대표로 한 놈은 참석할 거니까, 회담하면서 찬찬히 파악해 보자고!”

 

 “저희 참석자 세 명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음.. 우리는 나하고 김 전무, 그리고 똥개랑 세 명으로 해. 전대는 애들 여덟 명 골라서 수행하고. 땅굴 보스는 혹시 모르니까 여기 본부에 남아서 애들 비상대기 시켜놓도록 하소.”

 윤 오야가 좌중을 둘러보며 한 명씩 각자의 역할을 지정했다.

 

 “예! 잘 알겠습니다, 오야붕!”

 똥개와 전대가 허리 굽혀 대답했다.

 

 “저기, 회장님! 어제 밤에 그 새끼들이 드론을 동원해서 우리가 엄청 당했다지 않습니까? 혹시 모르니까, 이번에는 우리도 드론을 준비하면 어떨까요?”

 땅굴 부본무가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놓았다.

 

 “응, 그래 맞아! 그 드론만 아니었으면 우리 전대부대가 상도동파를 거의 다 때려 잡을 뻔 했다며?”

 윤 오야도 눈을 번쩍 뜨고 땅굴의 의견에 동조하는 눈치를 보였다.

 

 “아, 그거 정말 좋은 생각입니다, 부 보스님! 어디 구할 데 있으면 여러 대 준비해서 여차하면 그 자식들 아주 작살을 내버리지요!”

 똥개가 반창고 붙인 콧등을 씰룩이며 흥분해서 난리다.

 애들 보는 앞에서 산이슬 보스 돌려차기에 면상을 얻어터진 분통이 아직도 안 풀리고 있다.

 

 “그래! 그 드론이라는 거, 구할 수는 있나?”

 윤 오야가 잔뜩 기대 어린 얼굴로 땅굴을 바라봤다.

 

 “예, 제가 아는 신문사 기자 중에 드론을 갖고 다니는 친구가 있어요. 사건현장이나 행사장을 공중에서 촬영하는 모양입디다. 물론 최루가스 분사기는 없겠지요. 듣자니까, 몇 명이 모여서 드론 동호회도 하고 그런다던데, 한번 알아볼까요?”

 

 “그래, 그렇게 해! 최루가스 분사기 없어도, 저 놈들 드론 날아오면 그냥 부딪쳐서 박살내도 되잖아? 까짓 거 망가지면 새 걸로 사주고, 수고비도 톡톡히 준다고 해봐! 흐흐.”

 윤 오야가 모처럼만에 기분이 좋은지 입술 끝이 올라갔다.

 

 

 **

 

 신림사거리 남쪽 200미터 지점, 버스 정류소 옆 2층건물 ‘더 카페’.

 칸막이로 구분은 되어있지만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스터디 카페인 룸 카페다.

 

 “회의는 잘 마쳤냐? 별 문제는 없어?”

 문도가 커피 프라푸치노를 빨대로 쪽 빨며 삼봉에게 물었다.

 

 삼봉은 조금 전에 노량진역 앞 상도동파 아지트에서 회의를 마치고 오는 길이다.

 거기에 북문파 행동대장 기라성을 대동하고 가서 상도동파 갱재 보스와 산이슬파 보스인 산이슬을 만났다.

 

 “예, 선배님. 이글스파하고 만날 시간과 장소도 정했습니다.”

 삼봉이 득의만면한 표정으로 웃으며 바닐라 크림 프라푸치노 빨대를 입에 물었다.

 

 “그래? 언제 어디서 만나기로 했어?”

 문도가 놀란 눈으로 물었다.

 

 “오늘 오후 5시에 인천 월미도에 있는 호텔의 레스토랑에서 만나기로 이글스파하고 합의 봤습니다.”

 삼봉은 연신 싱글벙글 웃는다.

 

 “월미도 호텔 레스토랑? 식사하면서 회담한다고?”

 문도가 다소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어제 밤에 서로 전쟁 치른 조직들이 수습하러 모이는 자린데, 함께 식사를 한다는 게 좀 안 어울리는 것 같다.

 

 “예. 정식 디너는 아니고 랍스터에 맥주 곁들이기로 했습니다. 맨송맨송한 얼굴로 서로 악담하는 것 보다는 낫지 않겠나 싶은데, 선배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음, 그래. 일리가 있네. 그런데 그 월미도 호텔은 저쪽에서 제안한 거야?”

 문도가 혹시 이글스파 술수에 놀아나지는 않았나 싶어 되물어봤다.

 

 “저쪽에서 처음에 인천시청 옆에 있는 프라자호텔을 지정해 왔어요. 그런데 갱재 보스가 거기는 인천 크라운파가 꽉 잡고 있는 지역이라 위험하다고 했어요.”

 

 “뭐? 인천 크라운파? 그것도 조폭이야?”

 

 “예. 원래 인천 내항 주변 신흥동에서 생긴 조폭인데, 지금은 인천시청 앞 로데오거리를 나와바리로 삼고 활동한답니다.”

 

 “그럼 이글스파가 그 크라운파와 우호적인 관계라도 된다는 말이냐?”

 

 “아직 그런 관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이글스파가 최근에 밀무역을 하려고 한대요. 그래서 인천항 내부에 근무하는 사람들 연줄을 대려고 크라운파를 접촉하고 있다는 것 같습니다.”

 

 “음, 이글스파가 이제 해외진출까지 하는구먼. 그래도 그 크라운파가 잡고 있는 지역의 호텔은 아무래도 위험하지. 그래서 네가 인천 월미도에 있는 호텔로 바꾼 거야?”

 

 “기라성이가 전에 가본적이 있는지 월미도를 추천했습니다. 인터넷 검색해보니까 글쎄, 호텔이 여섯 개나 있더라고요. 하하.”

 

 “와, 무슨 유원지에 호텔이 여섯 개나 있어?”

 문도가 놀라서 입을 떡 벌렸다.

 

 “그러게요. 물론 큰 호텔은 아닌데, 놀러 와서 숙박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마침 바다의 별이라고, 랍스터 레스토랑이 있는 호텔이 있어서 거기로 잡았어요. 7층이 실내 레스토랑인데, 옥상에 테라스가든이 있길래 거기서 만나자고 했습니다.”

 

 “음, 그래 잘했네. 그럼 참석 인원은 몇 명씩으로 정하고?”

 조직들의 회동인데 제일 중요한 것이 참석 인원이다.

 

 “예, 회담장 참석은 대표 3명씩만 하기로 했습니다. 회담장 밖에 대동할 호위 인원은 운전수 포함해서 각각 9명으로 정했고요.”

 삼봉이 그 정도면 괜찮지 않습니까 하는 표정으로 문도를 쳐다봤다.

 

 “음. 적당한 것 같다. 호위 인원은 호텔 밑에 머물 거 아니야? 그럼 우리 쪽 대표 세 명은 누가 가나?”

 

 “예. 상도동 갱재보스랑 산이슬파 산이슬 보스는 빠질 수 없고, 나머지 한 명은 제가 가기로 했습니다. 기라성이는 이글스파에서 얼굴을 알아볼 수 있으니까 북문파가 개입한 게 노출될 수도 있어서요. 아직은 북문파가 관계한 줄 모르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그래, 그건 그렇지. 그런데, 네가 그런 회담장에 가도 괜찮겠어? 안 떨려?”

 문도가 이제 막 군대 제대하고 아직 젖비린내 나는 스물네 살 삼봉을 기특한 듯 쳐다봤다.

 

 “예. 뭐, 솔직히 조금 떨리기는 합니다. 그래도 뒷수습하는 자리라 서로 자기들 주장만 하다 보면 회의가 제대로 진행이 안될 것 같아서요. 그러고.. 저쪽에도 김 전무라는 사람이 있는데, 아마 윤OO 오야붕의 책사인 것 같습니다.”

 삼봉이 그 김 전무를 자기의 라이벌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 그렇다면 당연히 네가 가야 되겠다. 그런데, 저 놈들이 그냥 순순히 아홉 명만 데리고 올까? 처음에 자기들 아는 크라운파 나와바리에 있는 프라자호텔로 지정했을 때는 분명히 무슨 꿍꿍이가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야.”

 문도가 아무래도 안심이 안 되는가 보다.

 

 “그러게요. 월미도 유원지는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니까 수십 명 대원들을 동원해서 잠복시키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래도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대비는 해야겠지요. 호위부대는 기라성의 심복인 대포가 지휘하기로 했습니다.”

 삼봉이 자기와 문도도 잘 아는 대포 유대호가 동행해서 다소 안심이 되는 표정이다.

 

 “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내가 준비를 해서 월미도에 갈 게. 너무 걱정하지 마라. 오케이?”

 문도가 잠시 생각하다가 결단을 내리고 삼봉을 안심시켰다.

 

 “정말요? 선배님이 드론만 갖고 오셔도 저는 안심하고 회담에 참석하겠습니다. 히히.”

 삼봉이 기분 좋게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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