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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해경 특공대
작가 : 심삼일
작품등록일 : 2017.6.1

고교 시절 좀 놀았던 코모도섬의 왕도마뱀.
세월호 시신인양 임무에 환멸을 느껴 퇴역했다.
밀수꾼?... 간첩?... 조폭?
뭍으로 올라온 해경특공대의 맹활약이 전개된다.

 
인천 월미도
작성일 : 17-09-22 18:42     조회 : 221     추천 : 2     분량 : 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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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월미도

 

 

 “그렇군요. 이글스파가 밀무역을 추진하면서 인천항에 근무하는 사람을 접촉하기 위해 원래 인천항 주변에서 놀던 크라운파와 접촉하고 있다는 얘기네요. 그러면 지금 크라운파 나와바리인 인천시청 옆에 있는 프라자 호텔에서 회동하는 것은 아무래도 위험부담이 크겠습니다. 그러면 인천에 있는 다른 호텔로 바꿔서 제안하면 되겠습니까?”

 삼봉도 프라자 호텔은 안되겠다 싶어 다른 회동장소를 물어봤다.

 

 “인천이면 다른 호텔도 찝찝하긴 마찬가진데 아예 수원에 있는 호텔로 하면 안됩니까?”

 산이슬파 보스 산이슬이 아무래도 걱정되는지 북문파 나와바리가 있는 수원을 들먹였다.

 

 “이글스파는 아직 북문파가 개입하고 있는 줄 모르는데, 그리 되면 적군을 우리 안방으로 데려오는 꼴이 아니오?”

 상도동파 보스 갱재가 산이슬에게 눈을 흘겼다.

 

 “저기, 인천 월미도는 어때요? 거기에도 호텔이 있는 것 같던데.”

 북문파 행동대장 기라성이 문득 생각나는지 한마디 하고 나섰다.

 

 “아, 맞소. 월미도에 호텔이 여러 개 있어요. 거기라면 놀러 오는 사람도 많아서 저 놈들이 함부로 애들 풀지는 못할 거요.”

 갱재가 좋은 생각이라는 듯 맞장구를 쳤다.

 

 “그러면 잠깐 기다려보세요. 인터넷으로 검색해보겠습니다.”

 삼봉이 얼른 자기 핸드폰으로 인천 월미도에 있는 호텔을 검색했다.

 

 유원지라서 그런지 월미도에는 생각보다 호텔과 모텔이 많이 있다.

 “호텔 이름이 붙은 것만해도 여섯 개나 되는데요?

 삼봉이 이것 저것 열어보면서 놀라워했다.

 

 “호텔은 많아도 회의실 같은 게 있는 큰 호텔은 안보입니다.”

 열심히 검색하던 삼봉이 고개를 들고 난색을 표했다.

 

 “그렇겠지. 월미도 유원지에 놀러 왔다가 하룻밤 묵거나 잠시 대실 하는 사람들 상대일 텐데 무슨 회의실 같은 게 필요하겠소? 흐흐.”

 스물 여덟 살 청년 산이슬이 팔짱 낀 숱한 데이트족을 떠올리며 히죽거렸다.

 

 “작은 호텔도 레스토랑 같은 건 있을 거 아니요?”

 갱재가 산이슬을 흘겨보더니 삼봉을 바라보고 물었다.

 

 “예, 그러잖아도 여기 전망 좋은 레스토랑 맛집을 자랑하는 호텔이 하나 있습니다.”

 “그래요? 그게 무슨 호텔이요?”

 

 “월미도 바다의 별, 베니키아 호텔입니다. 올려둔 사진에는 7층에 널찍한 실내 레스토랑이 있네요. 8층이 테라스 가든인데, 바다가 훤히 보이는 노천 옥상에 파라솔 씌운 식탁도 보입니다. 랍스터 요리도 맛있어 보이네요. 호텔 사진에 붙은 영문 이름은 베니키아 호텔 씨 스타, ‘바다의 별’ 입니다.”

 삼봉이 혀끝으로 윗입술을 훑으며 읊조렸다.

 

 “랍스타도 있어요? 그러면 저녁식사 겸해서 회동하자고 하면 안됩니까?”

 아직은 청년인 산이슬이 입맛을 다졌다. 월미도에 놀러 가는 줄 아는 모양이다. 청년은 15세부터 29세까지를 이르는 말이다.

 

 “그게 좋겠네. 저쪽에서 수락하면 우리도 미리 가서 좀 살펴볼 시간이 필요해. 회동시간을 5시정도로 늦추고, 랍스터로 저녁식사나 하자고 말해보는 게 어때?”

 분위기를 살피며 조용히 듣고 있던 기라성이 나서서 제안했다.

 

 “그럴까? 위치도 월미도 한가운데고, 유람선 선착장에서 100미터 정도밖에 안되네.”

 삼봉의 생각도 바다의 별 호텔이 위치상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더구나 어제 밤에 전투를 치른 조직의 대표들이 모여 앉아 심각하게 협상을 하게 될 회동장소이다.

 너무 딱딱한 분위기보다는 랍스터에 포도주나 맥주라도 한잔 곁들이면 훨씬 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예상외로 회동 결과가 좋아서 축하파티 자리가 될 지도 모를 일이고.

 

 “그러면, 실내로 할건가요? 분위기상 시원한 바람 부는 옥상이 나아 보이는데…”

 갱재도 동의하면서, 회담할 레스토랑 테이블 위치를 물었다. 그건 생각보다 중요한 요소이다.

 

 “아, 역시 갱재 보스님이 치밀하군요. 그렇지요. 실내는 레스토랑 전체를 전세 낼 수는 없겠지요. 그러면 다른 사람들 눈치도 봐야 하니까 자유롭게 대화하기 어렵겠지요. 옥상은 사진으로 봐서 우리끼리 적당히 모여 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실외로 하고 그렇게 답신을 보내겠습니다.”

 삼봉이 좌중을 둘러봤고,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자 핸드폰에 문자를 찍기 시작했다.

 

 **

 

 그 시각 신림동 이글스 본부 웰 모텔 윤OO 오야붕 회장실.

 

 “그러니까 이 자식들이 구로 디지털단지역 주변 관할권을 요구할 거란 말이지?”

 윤 오야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쪽은 시흥사거리 산이슬파 나와바리와 가깝습니다. 그래서 산이슬이 배신한 걸로 보입니다.”

 금테 사각안경의 김 전무가 분명히 그럴 거라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죽일 놈의 새끼! 그러면 상도동 갱재는 뭐 때문에 배신한 거야? 그 자식은 우리 알미늄 샤시 사다가 건설회사에 납품하고 있잖아?”

 윤 오야의 눈꼬리가 더 치켜 올라갔다.

 

 산이슬은 이글스파에서 별로 얻어 먹는 게 없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도동파는 노량진 재정비촉진지구 건설회사에 자기들 샤시를 사서 납품하고 있는데 어째서 배신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이다.

 

 “글쎄요. 저도 갱재가 왜 그랬는지는 이해가 잘 안됩니다. 다만 한가지 께름칙한 건 있습니다.”

 “그래? 그게 뭔데?”

 

 “전에 우리 샤시 공급가격이 너무 높아서 자기들 이윤이 박하다고 몇 번 불평한 적이 있습니다. 혹시 그것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김 전무 속으로는 분명히 그 일로 배신했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랬어? 우리가 좀 짜게 주기는 했지? 흐흐. 짜식, 그렇다고 배신을 때리면 어떡해?”

 윤 오야가 웃다가 도로 인상을 그렸다.

 

 “오늘 만나서 그 얘기 나오면 가격 팍 깎아준다고 달래보시지요. 갱재는 산이슬이하고는 다르지 않습니까?”

 땅굴 부본무가 미소를 지으며 친구인 윤 오야의 심사를 달랬다.

 

 “그렇습니다. 상도동파는 정치권과 깊은 관계에 있어서 우리가 척을 지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김 전무가 이때다 싶은지 얼른 땅굴의 의견에 동조했다.

 

 “그래. 그렇기는 하지. 뭐, 가격이야 좀 깎아줘도 되지 않겠나? 노량진 거기는 앞으로도 몇 년간은 물량이 엄청날 거니까. 어, 흠!”

 윤 오야가 그 정도로 상도동파와 척을 지지 않고 계속 우호적인 거래를 할 수 있다면 별 문제는 아니다 싶은 표정이다.

 

 “그리 되면 구로의 우리 우신장례식장은 어찌 되는 겁니까? 김 전무님.”

 불안한 안색으로 말할 기회만 노리던 똥개 길도개 보스가 얼른 물었다.

 

 구로는 자기 관할구역인데 만약 산이슬에게 넘겨주게 되면 자기는 당장 조직 내에서 입지가 애매해 진다.

 그나마 장례식장 운영권이라도 보장되어야 15명이나 되는 직속 수하들을 먹여 살릴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우신장례식장 운영권은 우리가 확보해야지요. 나머지 유흥업소는 절반 정도 양보하더라도 말입니다.”

 김 전무가 금테 안경 속 눈알을 반짝이며 너무 염려 마시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그래야지. 오늘 똥개 너도 참석시킬 거니까, 그 새끼들 앞에서 확실하게 말해!”

 윤 오야가 반쯤 감은 눈으로 똥개를 지긋이 바라봤다.

 

 “예! 알겠습니다, 오야붕! 만약에 산이슬이 새끼가 헛소리하면, 그 새끼들 15명하고 내새끼들 15명이 다 죽을 때까지 싸워서, 한 명이라도 남는 쪽이 구로 관할권 차지하자고 하겠습니다, 오야붕!”

 똥개가 대단한 전의를 불사르며 결사항전의 의지를 보였다.

 

 “하하, 야 인마! 애들 다 죽고 너만 남으면 나보고 어쩌라고 그러냐? 어제는 얼떨결에 나가서 산이슬이한테 터졌지만 복수해야지! 안 그래?”

 윤 오야가 똥개의 콧등과 입술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반창고를 쳐다보며 웃었다.

 

 “예, 형님! 아니, 오야붕! 꼭 애들 존나 훈련시켜서 산이슬이 새끼들 다 죽여 놓겠습니다.”

 

 “그게 아니고, 네가 산이슬이하고 일대일로 사생결단 하란 말이야. 네가 지면 그때 우리 애들이 공격하면 되고, 만약 네가 이기면 산이슬파는 아예 우리 새끼들 되는 거 아니야? 알아 들어?!”

 윤 오야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명령을 내렸다. 역시 오야붕 회장다운 발상이다.

 

 “예? 아, 아! 알겠습니다, 오야붕! 음, 흠.”

 똥개가 그제야 무슨 말인지 알아듣고 마지못해 복종의사를 밝혔다.

 괜히 썩 폼 잡고 나섰다가 자칫하면 아까운 목숨 날아가게 생겼다.

 

 그때, 김 전무의 핸드폰이 메시지 착신 경보 음을 내었다.

 

 “상도동 쪽에서 답신이 왔습니다, 회장님.”

 시력이 근시인 김 전무가 안경을 코끝으로 끌어내리고 핸드폰을 맨눈으로 들여다보며 보고했다.

 

 “그래? 뭐라고 했어?”

 윤 오야가 허리를 펴고 물었다. 모두들 잔뜩 긴장된 눈초리로 김 전무를 쳐다봤다.

 

 “회동장소를 인천 프라자 호텔이 아닌 월미도에 있는 베니키아 호텔 씨 스타, 바다의 별 호텔로 하자는 데요?”

 김 전무가 읽으며 눈살을 찌푸렸다.

 상대방이 처음부터 고분고분하게 나오지 않아서 앞으로 진행할 일이 걱정되는 모습이다.

 

 “그래요? 짜식들이 눈치챘나 보네! 흐흐. 그죠? 회장님!”

 땅굴 부본무가 먼저 너스레를 떨며 윤 오야붕의 심기 불편함을 미리 희석시켰다.

 

 그래서 손발이 맞는 친구를 수하로 두면 자신도 모르게 건강에 보탬도 된다.

 

 “그런가 보네. 짜식들 눈치는 있어가지고. 흐흐. 그런데, 그 월미도 바다 무슨 호텔은 괜찮은 덴가?”

 윤 오야가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자기들과 우호적인 인천 크라운파의 관할구역에 있는 프라자 호텔을 제시하며 짰던 쥐덫 작전은 물 건너 갔다.

 그렇다면 저쪽에서 제시한 호텔이 어떤지부터 알아보고 다시 작전계획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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