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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페이크 라이프.
작가 : 빈둥남
작품등록일 : 2017.9.9

인기 장르소설 작가였던 박건호. 소설 속 엑스트라인 금발 미소년 '노아'가 된다. 왜? 하필 주인공도 아닌 엑스트라? 본격 생존을 위해 주인공에게 빌 붙는 엑스트라 이야기. 페이크 라이프!

*표지는 무료 이미지 입니다.

 
episode 2. 지명출장 #7
작성일 : 17-09-20 17:08     조회 : 57     추천 : 0     분량 : 7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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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드 일행은 이제는 죽어버린 사내의 말처럼, 쉽게 촌장의 집을 찾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제일 크기도 했거니와 폐허가 된 다른 집들과 다르게, 오직 이 건물만이 휘황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로이드와, 바이칼은 조심스럽게 접근하자, 건물 안에서는 사내들이 대화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은 최대한 청력에 온 신경을 기우렸다.

 

 “…정말 두령이 우릴 잡으러 오면 어떡하죠. 큰형님.”

 

 사내치곤 높고 얇은 목소리.

 

 “씨발. 두령은 무슨 놈의 두령. 형제들을 사지에 몰아놓으려고 하는 게 대장이 할 짓이냐.”

 

 크고 위압적인 목소리. 그는 무척 흥분한성 싶었다. 그렇게 얼마동안 씨근거리다가 변명처럼 말을 이었다.

 

 “… 아직 시장이 별장으로 출발하려면 며칠은 더 있어야 해. 그 자식이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 리 없어. 그러니 안심들 해라.”

 

 “…그래도 두령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했어요. 지금이라도 돌아가면 받아주지 않을까요?”

 

 또 다른 사내의 목소리. 큰형님이라고 불리는 자는 결국 폭발한 듯 크게 소리쳤다.

 

 “닥쳐. 이 새끼들아. 너희들의 두령은 이제 나다. 그자식이 아니라. 시장 경호원들은 하나하나가 A급 용병의 맞먹는 최정예다. 몇 명이나 데려올지 모르겠지만 우리들 같은 놈들이 아무리 용쓴다 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아.”

 

 그는 무척 다혈질인 듯, 화를 참는 게 힘들어 보였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가까스로 자신을 다스리며 말했다.

 

 “…그리고 이 일이 있기 전이라면 어쩌면 받아줬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제 돌아 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그러니 더 이상 말하지 마라.”

 

 “…….”

 

 큰형님은 침중한 분위기를 전환하고자 다른 화제를 꺼냈다.

 

 “그런데 도주한 계집년 하나 잡는데 뭐 이리 시간이 오래 걸려?”

 

 “…그러게 말입니다. 데릴 일행도 추가로 보냈는데 말이죠.”

 

 큰형님은 좌중을 둘러보다가 손가락으로 하나씩 짚었다.

 

 “너, 너. 그리고 너. 세 명은 데릴 일행을 찾아봐라. 그리고 너랑. 너. 페릭스 일행하고 이제 교대해줘라. 충분히 오래 경비를 섰으니.”

 

 “예. 큰형님.”

 

 “두령이라고 이 멍청한 새끼들아!”

 

 “예, 두령!”

 

 로이드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것에 대해 생각할 겨를은 없었다. 이젠 정말 시간이 없었으니까. 그는 바이칼을 묵묵히 바라보면서 그가 판단을 내리길 기다렸다.

 

 바이칼은 바이칼대로 머릿속이 복잡했다. 화력이 강한 마법 스크롤이나 그걸 대체할 수 있는 물건이 있다면 한방에 일망타진 할 수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수중에 없었다. 그담으로 건물을 일시적으로 암전상태로 만들 생각도 했지만 기각. 창문을 통해 나오는 불빛을 봐선 마을에 모든 휘광석(밝게 빛나는 돌)을 가져와 쓰는 것 같았다. 일일이 그돌을 부수기엔 사실상 불가능 했다.

 

 -저벅저벅

 

 입구로 사내들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바이칼은 결심을 내렸다.

 

 ‘별 수 없군. 강행돌파.’

 

 바이칼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로이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검을 쥐었다.

 

 입구에 사내 둘이 나왔다. 한명은 로이드의 롱소드에 고혼이 되었고, 다른 한명은 바이칼의 단검에 허파를 찔리며 쓰러졌다.

 

 “…으윽”

 

 “침입자다!”

 

 촌장 집 안에서 경호성이 터져 나왔다. 로이드와 바이칼은 동시에 들어갔다. 무장을 한 수 많은 사내들이 그들을 둘러쌓다. 일촉즉발에 상황에서 한 사내가 소리쳤다.

 

 “너희 들은 누구냐!”

 

 바이칼은 곁눈질로 빠르게 적들의 숫자를 샜다.

 

 ‘여덟, 열하나, 열셋. 우리가 마을 입구에서 둘. 창고에서 둘. 집 앞에서 둘. 약 20명이라고 했으니 얼추 맞는군.’

 

 남은 도적들이 여기에 모두 있다고 판단한 바이칼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우리? 청소부.”

 -슈웅

 -푹

 

 그와 동시에 날라 가는 단검, 예상치도 못한 기습에 사내 한명이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이제 열둘. 충분히 승산이 있다.’

 

 “처라!‘

 

 그 말을 끝으로 건물 안은 난전이 되었다. 여태껏 일 이합에 승부를 냈던 로이드도 이번에는 계속 공방을 주고받고 있었다. 그도 그럴게 한명을 쳐내면 둘, 셋이 달라붙었기에 몰아붙이더라도 끝장을 낼 수 있는 상황은 잘나오지 않았다.

 

 바이칼은 바이칼대로 고전 중이었다. 다들 그의 귀신같은 단검투척 기술을 봐서 그런지 모두 크게 경계하며 급소를 허용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다면 방법이 있지.’

 

 오른손으로 카타나를 휘두르며 왼손으로 품안에 있는 단검을 꺼내자, 사내들은 긴장하는 게 느껴졌다.

 

 -푸욱

 

 “크윽.”

 

 급소만을 신경 쓰며 경계하고 있던 사내 한명이 허벅지에서 따가운 통증을 느끼며, 잠시 주춤거릴 때 그가 본 것은 가슴 근처까지 다가온 만곡도였다.

 

 “으아악”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는 사내.

 

 “열하나.“

 

 차갑게 웃으며 숫자를 센 바이칼. 동료의 죽을 눈앞에서 본 탓인지 도적들은 더욱 광분하며 무기를 휘둘렀다.

 

 -챙챙

 -챙챙

 

 한편, 로이드는 계속 반복되는 지겨운 싸움을 하고 있었다. 한명을 끝장내려고 하면 셋이 달러들어 연계한다. 그렇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로이드는 뒤로 빠지는 형태.

 로이드는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두 사내가 동시에 무기를 휘두르며 다가온다.

 

 -채애앵

 

 단 한 번의 칼질로 둘을 쳐내 뒤로 밀어버린 로이드는 옆에서 다가오는 사내의 멱살을 왼손으로 잡으며 다리를 걸어 넘어트렸다. 그리고 물 흐르는 듯 움직이는 검을 든 오른손. 원래라면 이때 다른 한쪽에서 오는 사내 때문에 포기하고 뒤로 물러놔야겠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

 

 멱살을 잡힌 사내의 입을 그대로 뚫고 나간 롱소드. 하지만 로이드도 처음으로 등에 일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크윽.’

 

 신음을 속으로 삼키며, 바로 검을 회수하는 로이드. 천만다행히도 미리 예상을 했기에 그리 깊게 베이진 않았다.

 

 “…독한 놈. 죽어랏”

 

 도적들이 다시 한 번 달려들었다. 로이드는 등에서 느껴지는 쓰라린 통증을 참으며, 검을 휘둘러 막았다.

 

 -챙

 -챙

 

 로이드의 눈에서 독한기운이 흘러 넘쳤다. 다시 한 번 일격을 허용하더라도, 승부를 빨리 낼 생각으로. 자신을 공격하는 이 사내들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듯 상당히 성가신 상대였다. 이놈들만 처리하면 다음부터는 편하게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챙

 

 검 하나를 쳐내고, 다른 검 하나를 피하며, 한 사내 앞에 도달했다. 옆에서 보조만 했던 그 사내는 갑자기 나타난 로이드에게 기겁을 하며 반사적으로 검을 휘둘렀다.

 

 -챙

 

 로이드는 그대로 사내의 검신을 타고 내려가 목을 칠 생각이었다.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지만 어쩔 수 없었다.

 

 “으억…”

 

 로이드는 사내 한명을 베고, 뒤에 오는 충격을 대비할 때.

 

 -슈웅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뒤에서 오는 인기척이 사라졌다. 이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바이칼의 암기술이 로이드를 위기에서 구해준 것이었다.

 

 “어이. 형씨가 흠집이라도 나면 큰일이라고. 그렇게 몸 함부로 굴릴래?”

 

 바이칼은 이어서 소리쳤다.

 

 “그게 마지막 남은 단검이니깐. 이젠 조심해.”

 

 로이드도 마주 소리쳤다.

 

 “고맙소. 바이칼.”

 

 그렇게 다시 난전이 시작되며,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 때였다. 한참을 공방을 벌이던 와중에 파공음과 함께, 사내 한명이 목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바로 바이칼의 단검이 벌인 일이었다.

 

 

 “……”

 

 건물 안은 잠시 침묵이 감돌았다가 누군가 분노를 담아 소리쳤다.

 

 “이런 미친…아직 암기가 남아있다.”

 

 바이칼은 태연자약한 표정과 말투로 대답했다.

 

 “…뭐? 어쩌라고. 그걸 순순히 믿는 머저리들아.”

 

 순순히 믿었던 머저리 중 한사람인 로이드는 쓴 웃음을 지었고, 사내들의 눈이 이제는 홱 돌아갔다.

 

 “이런 씨발.”

 

 “저 새끼는 반드시 족친다.”

 

 로이드를 노렸던 도적들마저 성난 소처럼 바이칼에게 달려들었다.

 

 “으하하하. 와라. 쓰레기들아.”

 

 바이칼은 흥겹다는 듯이 웃음을 터트렸지만, 머릿속은 이곳 어느 누구보다 냉정했다. 그는 싸움을 할 줄 아는 인물답게, 쉴 새 없이 도적들을 도발하며 갖고 놀았다.

 

 흥분으로 시야가 좁아진 사내들은 직선적인 공격만을 할 뿐이었다. 바이칼은 공격은 포기한 채 집안의 지형지물을 이용해 피하며, 최대한 시간을 끌고 있었다.

 

 ‘…어이 형씨. 버티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한편 로이드는 무리들의 대장과 일대일 대전을 벌이고 있었다. 도적들에게 큰형님이라 불리는 이 사내는,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가 바이칼의 도발에 모두가 그쪽으로 쏠리자, 직접 나서게 된 것이었다.

 

 -쾅

 -쾅

 

 로이드의 롱소드와 두목의 투 핸드 소드가 쉴 새 없이 부딪쳤다. 시종일관 힘으로는 누구한테도 밀리지 않았던 로이드지만 이번만큼은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두목의 힘도 힘이지만 검의 무게 자체가 아예 달랐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무거운 것을 자유자재로 쓴다는 것 자체가 무시 못 할 실력자라는 소리였다.

 

 -쾅

 -쾅

 

 다시 한 번 쇠붙이들이 소리를 내며 부딪쳤다.

 

 “감히 내 아우들을 죽이다니. 통째로 씹어 먹어주마. ”

 

 두목이 화를 분출하며 소리쳤다.

 

 “…너희 같이 금수보다 못한 놈들에게도 동료애라는 건 있나보군.”

 

 로이드 눈에서도 불꽃이 튀었다.

 

 “닥쳐!”

 

 다혈질인 두목이 더욱 흥분하며, 미친 듯이 검을 휘둘렀다. 이번에는 로이드도 맞부딪치길 꺼려하며 피하는데 주력했다.

 

 로이드는 날렵하게 계속 피하다가 바닥에 굴러다니는 술병을 걷어찼다.

 

 -키양

 

 두목은 얼굴에 날라 오는 술병을 가뿐히 분쇄시켰다. 내용물과 함께 깨진 조각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때-

 

 로이드의 검이 빗살처럼 움직이며 두목의 복부를 관통했다.

 

 “…꺼윽”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을 하며, 쓰러지는 두목. 로이드는 검을 빼냄과 동시에 목을 쳤다.

 

 “…큰형님이 쓰러지셨다.”

 

 “말도 안 돼.”

 

 그것을 끝으로 싸움은 결정이 났다. 전의를 상실한 나머지 사내들 쯤은 로이드와 바이칼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양떼사이를 누비는 맹수처럼 그들의 손에 도적들은 하나씩 죽음을 맞이했다.

 

 바이칼은 무표정한 얼굴로 뚜벅뚜벅 걸어가, 아무렇게 놓여 져 있는 술병 마개를 열어 벌컥벌컥 들이켰다. 자세히 보니 그의 몸은 왼쪽 허벅지, 오른쪽 어깨. 왼쪽 팔등 크고 작은 상처가 나있었다.

 

 바이칼은 술병을 로이드에게 내밀었으나 그는 고개를 저으며 사양했다.

 

 “…끝났군.”

 

 “…그렇군.”

 

 로이드와 바이칼은 갑자기 밀려오는 전투의 피로를 느끼며, 한동안 말없이 서있었다.

 

 그때였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그것도 다수의. 로이드와 바이칼은 다시 무기를 들며, 긴장했다.

 

 “맙소사….”

 

 “이런… 씨발. 다 죽어 있잖아.”

 

 발자국의 주인은 모두 네 명으로, 무장을 한 사내 둘과 나체의 여인, 그리고 금발의 소년이었다. 그들은 바로 노아와 아비가일, 그들을 사로잡은 도적들이었다.

 

 “…노아.”

 

 로이드가 힘없이 중얼거렸다.

 

 “…어쩐지 운수가 좋더라니.”

 

 바이칼은 작게 한숨을 쉬며,

 

 “…생겼던 신앙심이 다시 사라지게 될 줄이야”

 

 사족을 덧붙였다.

 

 

 아비가일 뒤에서 무기를 겨누고 있는 사내가 입을 열었다.

 

 “…설마 이 모든 게 너희 둘이서 벌인 작품이냐?

 

 그의 중저음의 목소리에는 놀라움과 두려움이 함께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바이칼이 싸늘하게 대답했다.

 

 “…이런 괴물 같은 놈들.”

 

 중저음의 사내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중얼거리며, 이내 결심을 한 듯 아비가일의 목에 칼을 들이대며 말했다.

 

 “꺄악!”

 

 “잘 들어… 무기를 모두 버려. 안 그러면 이 하얀 목이 피로 범벅이 되는 광경을 보게 될 거야. …데릴 너도 어서.”

 

 그러자 데릴이라고 불린 사내도 금발 소년에게 칼을 들이댔다.

 

 “…살려주세요. 아빠… 살려주세요. ”

 

 소년은 벌벌 떨며, 애처롭게 살려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중저음 목소리의 사내는 저열하게 웃으며, 로이드를 바라보았다.

 

 “자봐, 네 아들놈도 그러잖아. 어서 무기를 버려!”

 

 “…….”

 

 로이드는 뭔가 이상한 오해를 한다고 생각했지만, 따지진 않았다. 다만 몹시 안타까울 뿐. 노아는 공포에 잠식된 듯 도저히 제정신으로 보이진 않았다. 어쩔 수 없으리라, 고작 15살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상황이었다.

 

 로이드는 불과 얼마 전에 바이칼과 함께한 대화가 떠올랐다. 응하지 않으면 인질이 죽고 응하면 자신이 죽는 상황.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그 생각하기도 싫었던 가정이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뱉은 말도 분명하게 기억했다.

 

 ‘바이칼. 당신에게 전적으로 맡기기로 했지.’

 

 로이드는 흔들리지 않는 눈빛으로 날카로운 인상에 다부진 몸을 가진 사내를 바라보았다.

 

 바이칼은 아무 말 없이 생각에 잠겨있다가, 끝내 입을 열었다.

 

 “…무기를 버려. 형씨.”

 

 -쿵

 

 그의 애도 카타나가 바닥에 떨어졌다. 로이드가 잠시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두말하지 않고 자신도 롱소드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사실상 항복 선언을 들었음에도 중저음의 사내는 경계를 풀지 않았다. 무섭도록 치밀한 자였다.

 

 “…무기를 여기로 보내.”

 

 “……”

 

 바이칼과 로이드는 발로차서 자신들의 무기를 건 냈다. 중저음의 사내가 다시 한 번 말했다.

 

 “…거기 애 아빠. 저쪽 끝 방에 가면 포승줄이 있을 거야. 그걸로 저 사내 팔을 뒤로 묶어.”

 

 바이칼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어이어이… 이정도면 충분하잖아. 그렇게 겁이 많아서야. 사내새끼 맞나?”

 

 중저음의 사내는 차갑게 웃었다.

 

 “…날 자극 하지 마. 어서 시키는 대로 하도록.”

 

 “…….”

 

 로이드는 바이칼을 쳐다보았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내의 지시대로 로이드는 방에서 포승줄을 가져와 묶었다.

 

 그 모습을 모두 지켜본 중저음의 사내는 흡족하게 웃으며 말했다.

 

 “애 아빠는 무릎을 꿇고 손은 잘 보이게 놔두도록. …조금이라도 허튼짓 하면 알지?”

 

 로이드는 마지못해 무릎을 꿇었다. 사내는 승리자의 미소를 지으며 턱짓했다.

 

 “…데릴. 부탁하지.”

 

 데릴이라 불린 사내는 로이드 일행에게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걸어갔다. 폭발물에 다가가는 사람처럼.

 

 집안은 폭풍전야처럼 조용했고, 오직 사내의 발자국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그때-.

 

 겁에 질려 있어야만 했던 소년이 중저음의 사내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어디서 났는지도 모를 예리한 단검으로 등을 찍었다.

 

 -푸욱

 

 “…크악. 이 미친 새끼가…”

 

 소년의 힘으론 일격으로 살해하기에는 역부족했지만 끔찍한 고통을 견디지 못한 사내는 비명을 질렀고, 여인은 그 틈에 도망 갈 수 있었다.

 

 사내는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지만, 소년은 흉포한 짐승처럼 놓아주지 않았다. 반복적으로 등을 찍어댔을 뿐이었다.

 

 -푸욱

 

 “으아악”

 

 -푸욱

 

 “그만…”

 

 -푸욱

 

 “제발…”

 

 이처럼 아무도 예상 못했던 돌발 상황에 모두가 굳어졌을 때, 바이칼이 가장 먼저 소리쳤다.

 “형씨!”

 

 데릴이 검을 휘두르자 로이드는 불편한 자세 때문에 일단은 굴러서 피했다. 그리고 이어서 오는 공격엔 사내의 팔목을 잡고 비틀었다.

 

 “으윽… 안 돼.”

 

 그것으로 끝이었다. 로이드에게 무기를 빼앗긴 사내는 왼쪽 가슴에 칼이 꽂히며 최후를 맞이했다.

 

 

 그리고…

 

 모두의 시선이 한쪽으로 쏠렸다. 거기에선 산발이 된 소년이 이미 숨을 쉬지 않는 사내의 등에 올라타 기계적으로 찌르는 모습이 보였다. 그 기괴스러운 장면에 보는 이로 하여금 섬뜩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퍼뜩- 정신을 차린 로이드는 달려가며 소리쳤다.

 

 “노아!”

 

 -푸욱

 

 “노아!”

 

 -푸욱

 

 소년의 근처까지 다가간 로이드는 그를 흔들며, 소리쳤다.

 

 “노아!!!”

 

 소년이 시선이 로이드를 향했다.

 

 “…로이드?”

 

 “…그래. 나다.”

 

 소년이 스텔라밖에 모를 자신의 본명을 처음으로 불렀지만, 로이드는 미쳐 신경 쓰지 못했다. 그저 소년이 어서 빨리 안정을 찾길 바랐을 뿐.

 

 “…다 끝났다.”

 

 “…그렇군요.”

 

 소년은 이제는 시뻘게진 자신의 손을 보며, 고개를 숙였다. 장내에는 무거운 공기가 감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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