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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해경 특공대
작가 : 심삼일
작품등록일 : 2017.6.1

고교 시절 좀 놀았던 코모도섬의 왕도마뱀.
세월호 시신인양 임무에 환멸을 느껴 퇴역했다.
밀수꾼?... 간첩?... 조폭?
뭍으로 올라온 해경특공대의 맹활약이 전개된다.

 
도 도 도
작성일 : 17-09-12 18:11     조회 : 213     추천 : 2     분량 : 4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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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 도 도

 

 

 이글스파 본부인 ‘웰 모텔’이 있는 신림동사거리 북쪽 먹자골목.

 신축한 7층 빌딩인 ‘웰 모텔’ 뒤편에 이글스 오야붕 윤OO 소유의 한식당 ‘풍년가’ 간판이 걸린 4층빌딩이 등을 맞대고 붙어있다.

 그 풍년가 건물 바로 우측 옆에 역시 윤OO 소유의 조금 큰 4층빌딩 ‘똥개네 퓨전포차’ 건물이 나란히 서있다.

 

 “아이, 씨. 이거 어쩌면 좋지?"

 

 구로 디지털단지역 앞 우신장례식장이 괴한들의 습격을 받아서 그 곳의 책임자인 중간보스 똥개가 울상을 짓고 있다.

 그는 지금 그가 평상시 지배인을 맡아보는 ‘똥개네 퓨전포차’ 안에 있다.

 

 바로 그때, 오야붕 윤OO의 전화가 걸려왔다.

 ‘아이, 씨. 벌써 오야붕한테 보고가 들어간 모양이네! 어떡하지? 이젠 죽었다!'

 

 “예, 오야붕! 똥갭니다.”

 

 -“야! 애들이 기습당하고 있다는데, 너는 뭣하고 있어?”

 

 “아, 예. 그러잖아도 지금 상도동파랑 산이슬파 보스들한테 전화 걸고 있던 중입니다.”

 

 -“뭐? 그 놈들이 전화를 받았어?”

 

 “아닙니다. 두 놈 다 전화를 꺼놓고 있습니다.”

 

 -“당연하지, 새끼야! 지금 그 놈들이 우리 본부를 습격하는데, 전화 받겠어? 이 등신 같은 새끼! 빨리 구로에 연락해서 애들 불러들여!”

 

 “예? 우리 본부라고요? 그게 아니고, 구로 장례식장입니다, 오야붕!”

 오야붕이 잘못 알고 저런다 싶어 똥개가 피식 웃을 뻔 했다.

 

 -“뭐? 구로 장례식장도 기습당했어?”

 양쪽 다 습격 당한 줄로 알아들은 오야붕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예, 오야붕! 30명 넘게 쳐들어왔답니다.”

 구로에 있는 자기의 수하 대원은 15명뿐인데 괴한들은 30명이나 됨을 강조했다.

 

 오야붕이 헷갈리는지 잠시 아무 말이 없다가 다시 버럭 고함을 질렀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상도동파하고 산이슬파 다 합쳐도 35명밖에 안되잖아? 어떻게 양쪽을 동시에 치냐, 인마! 너 있는 거기, 우리 본부를 그 새끼들이 쳐들어왔단 말이야! 전부 40명쯤 돼 보인대! 그 놈들이 구로를 치다니, 무슨 잠꼬대 같은 헛소리를 하고 있어?”

 

 “예? 상도동파랑 산이슬파가 여기, 우리 본부 웰 모텔을 습격했다고요? 지금요? 진짜요?”

 똥개가 그래도 믿기지 않는지 버벅거리며 물어댔다.

 

 -“그래, 인마! 네가 뭘 잘못 전해 듣고 헛소리하는가 본데, 내가 지금 인천에 있어! 그러니까 애들 전부 불러들여서 그 배신자 새끼들 아작내란 말이야! 알았어?”

 윤OO 오야붕이 고막이 나갈 정도로 고함을 질렀다.

 

 “예, 예. 오야붕! 알겠습니다. 너무 염려 마십시오.”

 똥개가 전화기에 대고 허리를 연신 굽실거렸다.

 

 본부도 습격을 당했단다. 그렇다면 구로 장례식장 피습은 어쩌면 묻혀서 어영부영 넘어갈지도 모른다. 천만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가만 있자. 본부를 습격한 놈들이 40명쯤된단 말이지. 우리 전체 인원 65명에서 구로에 있는 15명 빼면 50명이니까, 다 모이면 싸울 만 하겠다. 그 중에 지금 본부를 지키고 있을 10명을 제하면 40명. 대부업소 14개전대 28명한테 연락하고, 근처에 흩어져있는 놈들 12명부터 불러모아야 되겠다! 전대 쪽은 풍년가 14전대 노 실장한테 전화해서 대신 연락하라고 해야 되겠네.’

 

 잠시 현황을 정리해본 똥개가 대부 14전대 노 실장에게 급히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노 실장의 전화가 꺼져있다는 안내말씀만 흘러나온다.

 

 ‘뭐야, 이거? 노 실장 전화기도 꺼져있잖아! 이 자식도 배신한 거 아니야?’

 똥개는 덜컥 겁이 났다.

 조금 전에 구로 장례식장을 급습당하고 산이슬파와 상도동파 보스들에게 지원요청 전화를 했더니 두 놈 다 전화기가 꺼져있었다.

 

 **

 

 “김 대리 아가씨! 핸드폰 확실히 껐어? 실장님도 껐지요?”

 풍년가 식당 건물 옥상에 올라간 삼봉이 14전대 노 실장과 여직원에게 우격다짐으로 핸드폰을 끄게 했다.

 

 “네, 껐어요. 근데, 여기서 드론 날리러 오신 거에요?”

 여직원 김 대리가 드론 조종기로 막 드론을 날려 올리려는 문도를 보고 삼봉에게 물었다.

 삼봉이 드론 띄우는데 핸드폰 받고 걸면 전자파가 방해준다고 거짓말하고 핸드폰을 끄게 했던 것이다.

 

 문도가 옥상에 있는 낡은 의자를 끌어다 앉아 바닥에 드론을 놓고, 조종기를 만지며 맞은편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 여직원과 노 실장은 드론 좌우에 쪼그려 앉으며 신기한 듯 들여다본다.

 

 문도가 있는 풍년가 4층건물 옥상 뒤편으로 7층 높이의 신축건물 뒤쪽이 빤히 마주 보인다. 바로 이글스파 본부인 오야붕 윤OO소유의 ‘웰 모텔’이다.

 

 온갖 악행을 저지르며 모은 돈으로 윤OO가 자기 인생 반세기 기념작품으로 지은 거라 그런지 빌딩 외관도 특이하게 생겼다.

 어찌된 모텔이 창문이라고는 7층에만 달랑 한 개 달려있고, 온통 매끄럽게 반짝거리는 대리석 벽면뿐이다. 완전히 독수리 요새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 맞아. 저 멋진 모텔을 좀 찍어야 되는데, 여기만큼 좋은 자리가 없더라고. 흐흐.”

 문도의 뒤에 서서 드론 조종기 화면을 함께 들여다보며 삼봉이 배슬거리고 웃었다.

 

 “아, 우리 오야붕이 모텔 광고 내려고 북문파에 공중촬영을 부탁한 모양이구먼!”

 노 실장이 제 딴에 드론을 모텔 위로 날려 올리는 이유를 생각해낸 모양이다.

 

 “맞아요! 내일이면 저 호텔이 방송도 타고, 아주 난리 날 겁니다. 흐흐.”

 삼봉이 전혀 정답이 아닌 노 실장의 얘기에 웃으며 맞장구를 쳐줬다.

 

 “어머나! 그러면 우리도 한 커트 찍어주면 안돼요? 호호.”

 별로 조신해 보이지 않는 김 대리가 생머리를 쓸어 넘기며 역시 별로인 몸매를 비비 꼬고 으스댔다.

 

 “그려! 우리 건물 옥상에서 날려보냈다는 기념으로다, 한 장 찍고 올려 보내소. 크크.”

 노 신사도 덩달아 주책없이 드론과 웰 모텔 사이로 옮겨 앉으며 손짓으로 김 대리를 불러 어깨에 손을 얹고 폼을 잡았다.

 

 “좋아요! 그럼 출발합니다. 치~즈!”

 문도가 웃으며 서서히 드론을 띄워 올렸다.

 

 화면 속에서 영문도 모른 채 활짝 웃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은 그대로 녹화되어 USB에 저장될 것이다.

 

 드론은 두 사람의 머리를 넘어 맞은편 웰 모텔 옥상 어둠 속으로 향했다.

 그 때, 웰 모텔 뒤쪽에서 왁자지껄 싸우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실장님! 싸우는 소리 같지 않아요?”

 “그런 것 같네. 아직 9시도 안됐는데, 벌써 싸우고 지랄들이네.”

 흔히 있는 일인지 노 실장은 별로 신경도 안 쓰는 모습이다.

 

 “우리 모텔 앞인 것 같은데요? 소리가 크고 한 두 명이 아닌 것 같아요!”

 “모텔 앞에 있는 참숯불 갈비집에 온 손님들끼리 붙었는가 보지 뭐. 우리 애들 있으니까 큰 난동은 못 부릴 거야.”

 

 자기들 나와바리니까 취객 손님들 난동은 이글스파 덩치들이 나서서 금세 해산시킨다. 그래서 업소들로부터 보호비 명목의 금품을 정기적으로 갈취하는 것이고.

 

 드론은 어느새 웰 모텔 옥상을 넘어 시야에서 사라지고 문도와 삼봉은 드론 조종기의 영상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드론 카메라가 하늘에서 내려다본 화면 속에는 웰 모텔과 참숯불 갈비집 사이 골목을 가득 메운, 수십 명의 건장한 사내들 모습이 나타나 보인다.

 

 **

 

 이글스파 본부인 7층빌딩 ‘웰 모텔’ 앞의 꽤 넓은 골목.

 손에 손에 각목과 야구방망이를 든 수십 명의 깍두기 머리 사내들이 웰 모텔 지상 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진입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모텔 1층의 로비는 이미 습격을 받아 난장판이 되어있고 엘리베이터는 정지된 상태다.

 위층으로 오르는 계단 위쪽은 모텔 안에 있는 이글스파 조직원들이 가져다 놓은 잡다한 기물로 인해 3층부터 꽉 막혀있다.

 

 기습한 사내들은 노량진 영등포고등학교 운동장에 모여있던 바로 그 상도동파와 산이슬파의 조직원들이다.

 

 참숯불 갈비집 옆은 Y자로 갈라진 삼거리 코너인데, 양쪽 골목에도 여남은 명씩의 사내들이 진을 치고 있다.

 

 그 앞쪽에는 대원 20명을 데리고 온 상도동파 보스 갱재와 대원 15명을 대동한 산이슬파 보스 산이슬, 그리고 북문파에서 9명의 대원을 데리고 원정 온 대포 유대호의 모습도 보인다.

 

 “야! 차에 가서 휘발유통 들고 와! 입구에 불을 싸질러 버리게.”

 선봉에 선 상도동파 무리들의 행동대장이 수하에게 고함을 질렀다.

 

 “예, 형님!”

 서너 놈이 웰 모텔 1층 로비의 좌우로 난 지하주차장 출입구로 달려갔다.

 

 이들은 연장을 실은 차량을 모텔 지하에 주차하고 손쉽게 곧바로 올라와 기습을 감행한 모양이다.

 

 웰 모텔의 왼쪽에는 10층 높이의 오피스텔이 우뚝 서있고, 모텔의 오른쪽에도 10층 높이의 도시형생활주택 빌딩이 좁지만 높게 서있다.

 거주민도 많고 저녁시간을 즐기러 온 손님들도 북적대는 세갈래 골목 끝은 벌써 구경꾼이 잔뜩 모여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불구경 못지 않은 게 싸움구경인데, 이렇게 깍두기 머리의 진짜 조폭들 수십 명이 도심 한복판에서 연장을 들고 설치는 장면을 직접 구경한다는 건 평생 한번이라도 있을까 말까 한 절호의 기회다.

 

 구경꾼들은 핸드폰을 꺼내 들고 어딘가로 전화를 걸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가서 연신 동영상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 그것이 문제다.

 남이 잘 가지기 어려운 좋은 옷이나 신상품, 이런 것을 먼저 소유해서 남에게 자랑하고 싶어 안달이 나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글쎄다. 뭐라고 말하기 참 거시기 하네.

 

 “도, 도, 도!”

 군중 속에서 누군가가 크게 외쳤다.

 ‘도 도 도’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 공격기 편대의 ‘공격 개시!’ 암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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