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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디디! 라이프! (DDD! LIFE!)
작가 : 구름향
작품등록일 : 2016.8.22

멸망의 위기에 처한 용들의 세계로 초대된 지우.
마지막 남은 용들과 용생한번 잘살아 보기 위해서.
지우의 유쾌한 용생 설계가 시작된다.

 
4. 육룡이 나오샤 - 1
작성일 : 16-08-26 17:16     조회 : 519     추천 : 2     분량 : 6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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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우. 꾸웃!”

 “알았다, 알았어. 천천히 먹어. 다시 잘라줄 테니까.”

 

 초록이가 주둥이로 손을 비벼대자 지우가 고기를 찢어 주었다. 가지고 있던 열쇠를 날카롭게 갈아 사용중인데 의외로 고기를 찢을 때 도움이 됐다.

 

 “꾸욱. 꾸꾸꾸!”

 “…비둘기냐.”

 

 좀체 적응이 안되는 울음소리에 지우는 어의가 없었다. 강인한 용의 새끼인데 어째 울음소리가 비둘기 소리를 연상케 한다.

 

 ‘새끼때는 원래 저렇게 우는건가?’

 

 지우가 잘라준 고기 한점을 음미하듯 천천히 씹어 삼키던 초록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먹을것을 주다 말고 이상한 표정을 짓는 지우를 가만히 본다. 어린 녀석이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모습이 왠지 대견해 지우가 미소를 지으며 고기를 건 냈다.

 

 “착하네. 천천히 꼭꼭 씹어먹어.”

 

 갸르르르.

 칭찬을 알아들었는지 초록이가 눈을 지긋히 감고 지우의 손길을 즐겼다. 꼬리가 바닥을 쓸 듯 살랑거리며 춤을 춘다.

 

 “그러고 보니…, 이름이 없구나?”

 

 생각나는데로 용의 색상에 따라서 초록이라 부르곤 있지만, 왠지 성의없어 보였기에 지우가 조금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예전부터 뭔가 이름을 짓는데는 재능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장 급한건 아니니까…좀 천천히 생각해보자. 일단은 초랑이라고 부를께. 너도 좋지?”

 

 우물거리며 고기를 씹던 초랑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렇게 제대로 된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면 지우의 말을 알아듣는 듯 했다. 그러고 보니 어미용도 지우의 말을 알아 들었었다. 잠시 떠나간 녀석을 생각하던 지우가 발치에서 툭툭 건드는 느낌에 고개를 내렸다.

 

 “벌써. 다 먹었어? 어려서 그런지 식욕이 왕성하구나.”

 

 고기 한덩이면 지우도 배가 빵빵할 정도로 먹을 수 있다. 초롱이는 현재 고기를 두덩이를 먹은 상태였다. 저런 작은 몸집에 그 많은 양이 들어간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꾸우우.”

 

 먹는 속도가 빠른 것 같진 않은데 금새 고기가 사라져 갔다.

 

 “일단 하나 더 줄 테니까. 먹고 있을래? 모자르면 꺼내먹고. 알았지?”

 “꾸우?”

 

 초랑이는 어미용과 다른점이 있었는데, 뿔이 없고 대신에 이마에 동그란 녹색보석이 자리하고 있었다. 어미용과는 다른 모습인걸 보면 용종이긴 한데 종류가 다른듯 싶었다.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금방 다녀올게!”

 “꾸! 꾸우우!”

 

 고기를 앞발로 잡은채 열심히 고기를 뜯던 초랑이가 꼬리로 바닥을 쓸더니 주저앉았다. 그리곤 얌전하게 주저앉더니 본격적인 먹방을 시작했다. 어찌나 맛있게 먹던지 보고 있자니 입에 침이 고였다.

 

 지우가 초랑이를 두고 지하로 떠나기 전에 둥지의 알들을 살펴보았다. 초랑이가 깨어났으니 조만간 이 녀석들도 태어날 것 같았다. 뭐, 당장엔 살펴보아도 별다른 조짐이 보이질 않지만, 지우는 용들이 태어날 때가 멀지 않음을 느꼈다.

 

 “너희도 열심히 해서 나와야지. 가장 늦게 나왔다가는 막내취급 당한다?”

 

 움찔.

 다섯개의 알들을 한번씩 쓰담은 지우가 몸을 돌리자마자 알들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막내취급이란 말에 조급함을 느꼈는지 하나둘 움직였지만, 지우는 볼수없는 광경이었다.

 

 본의 아니게 남은 알들에게 경쟁심을 불태우게한 지우는 지하로 향하는 계단을 걷고 있었다. 요즘엔 훈련으로 문을 만나러 가는게 뜸했었다. 그래서인지 문을 처음 발견했을 때 처럼 마음이 들떠 있었다.

 

 여전히 찬란한 푸른빛의 길을 따라 가자 변함없이 그 곳을 지키는 문이 보인다. 중앙에 자리한 보석이 깜빡이며 빛을 내기 시작했다. 지우를 감지한 문이 반응을 보인 것이다.

 

 [방문자를 환영합니다.]

 “오, 이제는 관리자 타령은 안하는거야?”

 

 왠일인지 문의 18번인 ‘관리자 타령’을 제외하곤 지우를 반긴다.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인지라 지우가 조금 놀랐지만 예상하던 일이었다.

 

 “생각좀 해봤나보네.”

 [……]

 

 아무래도 저번에 지우가 보낸 경고가 먹혔나 보다. 조금 빠른 템포로 반짝거리는 보라빛을 보며 지우가 문의 대답을 기다렸다. 저번 경고는 문과 지우의 관계를 흔들기 위해서 던진 미끼였다.

 

 […특수한 상황임을 인식하였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안을 제시합니다.]

 

 미끼를 물었다. 지우가 속으로 기쁨에 찬 함성을 질렀다. 드디어 다른 상황을 만들어 낸 것이다. 지우가 흥분을 최대한 감춘 채 문에게 물었다.

 

 “그래서 대안이란?”

 [관리자의 부재를 인정. 방문자인 지우님의 요청에 따라서 보안등급을 한단계 낮췄습니다. 격하된 보안 등급절차에 따라, 대리 관리자를 세워서 요람에 입장하실 수 있습니다.]

 “대리자? 대리 관리인? 누군데?”

 [첫 번째 뿔의 혈통을 이은 자를 대리 관리자로 내세우면 됩니다.]

 “……”

 

 문이, 녀석이 미끼를 물고…먹튀를 해버렸다. 지우는 이마에 혈관이 튀어나올 것 같아 검지로 꾹꾹 눌러 진정하려 애썼다. 상황은 변했는데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 혈통을 이은자가 누구냐고…”

 

 이런 시설을 만든 문명인이라면 지우와 같은 유사인류를 말하는 것일까? 공동에는 용의 새끼들과 자신밖에 없는데 첫 번째 뿔이 어쨌다는 건지...뿔 어쩌고 하는 녀석을 만나면 한방 갈겨주고 싶었다.

 

 지우가 속도 모르고 불 난 가슴에 기름을 뿌렸다.

 

 [혈통을 이은 후예는 몇 분 밖에 안계십니다. 그 분들 중에, 한 분이라도 동행을 하신다면 보안을 통과하실수 있습니다.]

 “…아 그래…하아.”

 

 그 한분을 어디서 찾으란 말인지 저게 말인지 방귄지 모르겠다. 현 상황을 문은 제대로 인식이나 하고 있는지…한숨만 나올 뿐이다.

 

 “생사가 불분명한 정체 모를 녀석보다…이게 더 좋은 거겠지.”

 [확실한건 혈통의 후예는 존재합니다.]

 “내가 바로 후예다! 문 열어!”

 [거절합니다.]

 “응. 별로 기대는 안 했어.”

 

 정말 얘는 포기해야겠다. 문을 통한 생존전략은 일단 보류.

 

 ‘그렇다면…문에게 얻을만한 게…’

 

 대화를 통해 문이 단순한 수호자가 아님을 알았다. 가끔 허용 한도 내에서 지우에게 답을 해주었고 재량껏 보안절차를 조절이 가능했다. 요람에 대한 정보가 아니라면 대답해줄 가능성이 높았다.

 

 “질문. 위에 둥지를 벗어나면 지상까지 얼마나 걸려?”

 

 [인간의 걸음으로 하루입니다.]

 

 “하루…라. 쉬지않고 걸어서 하루를 말하는 거겠지?

 

 [그렇습니다.]

 

 적당히 체력을 보전하면서 올라간다면 삼일정돈 걸릴 것이다. 물론 절벽을 기어올라야 겠지만.

 

 “혹시 올라가는 길이 복잡하거나, 날 기준으로 했을 때 위험요인이 있을까?”

 

 아무리 날고 기어도 지우는 몸을 방어할 무기조차 없다. 어찌어찌 해서 절벽을 통과한다고 치더라도 밖으로 향하다가 맹수라도 만난다면 생명이 위험하다.

 지우의 질문에 문이 잠시 검토중인지 보라빛을 반짝였다. 다행히 대답은 긍정적이었다.

 

 [언덕지형이 있고 지상에 가까워 질수록 경사도가 높아지긴 하지만…길 자체는 단순히 외길 입니다. 그리고 지우님에게 위협이 될만한 요소는 없습니다.]

 “다행이네. 일단 그 부분은 걱정을 덜은건가…”

 [다만…]

 “다만? 뭔데?”

 

 문이 말투를 흐리자 지우가 문을 재촉했다.

 

 [둥지가 존재하는 산을 벗어나면 그때부터는 생존을 보장할수 없습니다. 이 곳을 중심으로 거대한 산맥으로 둘러 쌓인 지형이라 마수의 출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수? 맹수가 아니고?”

 

 처음듣는 단어에 지우가 관심을 표하자 문이 보안에 위배되지 않는 외부정보이기에 천천히 설명해주었다.

 

 [일반적으로 사납고 야생성이 강한 육식성 포식자를 맹수라고 생각하신다면…마수는 그런 포식자가 마력을 쌓고 변이한 개체를 뜻합니다.]

 “…맹수보다 위험하든 거잖아!”

 [그렇습니다. 지우님과 같은 유사인류에겐 감당하기 힘든 개체입니다. 특별한 수련으로 강화된 자들은 동등하게 대항할 수 있지만, 일반인은 목숨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짧게 정리해서 결론짓자면, 만나면 무조건 튀란 얘기였다. 몇몇 뜻을 알 수 없는 단어가 있었지만 꽤 많은 정보를 접했다. 지금까지 문을 통과하려고만 했지 외부에 대한 정보나 일반적인 사항을 물을 생각을 못했는데, 이런식의 질의라면 얻을게 많을 듯 했다.

 

 “널 어떻게 사용해야 되는지…이젠 좀 알 것 같네.”

 [절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응. 정색은 하지 말아라.”

 

 유사인류의 존재와 마수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상으로 향할 때는 위험요소가 없음을 확인했으니 조금씩 노력하여 개선하면 된다.

 

 “고마워. 깐깐한건 여전하지만. 도움이 된 것 같다. 다음에 고기라도 갔다줄게!”

 [저는 음식을 섭취할 필요가 없는 존재입니다.]

 “아주 그냥 칼이냐. 단칼이야.”

 

 지우는 투덜거리면서도 문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앞으로 문에게 자주 와야겠다고 생각하며 지우가 주저 않았다. 문을 등진 채 신발끈을 다시 한번 단단히 조여본다. 마음속으로 각오를 단단히 하며 힘차게 일어섰다.

 

 “갈게. 문 잘 잠그고 있어.”

 [……]

 

 도둑을 걱정하는 집주인의 심정을 담아 지우가 말하자 문은 어이가 없었다. 말하지 않아도 긴 세월을 요람을 지켜오던 수호자인 자신에게 집 지키는 강아지한테 건네듯 말하다니.

 

 [그냥 말하고 가져면 됩니다만…]

 

 문은 지우의 불룩 튀어나온 주머니를 보았지만 모르는척 해주었다. 주저앉아 신발끈을 고쳐 매더니 슬쩍 푸른 보석을 집어 넣은 것이다. 딴에는 들키지 않고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어색한 발걸음과 주머니에서 터져 나오는 빛은 어쩔 셈이었는지…

 

 [뭐, 상관없군요.]

 

 어설픈 도둑인 지우가 조금은 웃긴 문이었다.

 

 

 * * * * * *

 

 

 “많은 정보를 얻은 것 같긴 한데…”

 

 턱을 긁으며 지우가 생각을 정리했다. 문은 여전히 완고했고 대리 관리자라는 요상한 조건을 내걸었다. 혈통의 후예를 도대체 어디서 찾으라고 하는지, 그 무책임함에 화가 치솟았지만 혼자 열불 내봐야 문은 신경도 안쓸터였다.

 

 ‘역시 남은건 지상으로 올라가는 것 밖에 없나?’

 

 식량재고가 아직 여유가 있다지만, 초랑이처럼 다른 아이들도 깨어난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지우가 하루 한 개를, 용의 새끼들은 초랑이를 볼 때 네다섯 개를 먹어 치운다.

 용이 전부 깨어나 식량을 소비한다면…여유가 있을까?

 

 지우가 한 개.

 용의 소비량을 평균 다섯개로 잡을 경우, 여섯마리가 하루 서른개.

 총 서른한개를 소비하게 된다. 하루동안 말이다. 그것도 용이 점점 자라난다면 소비량을 늘어날 테니 지우가 여유를 부릴 시간은 얼마 없다는 얘기가 된다.

 

 “하하하…졸지에 보모 신세라니.”

 

 신세타령을 해봐야 들어줄 이도 없으니 털레털레 걸어 둥지로 향했다.

 문이 제공한 정보에서는 밖으로 향하는 길엔 위험요소가 없다고 들었다. 하지만 그 정보가 지우에게 유리한 정보일까? 제대로 배려하여 세세한 정보를 알려준 것일까?

 

 ‘모르지. 그러니, 최대한 준비를 할 수밖에.’

 

 주머니에 몰래 넣어온 푸른보석이 지우의 결론이었다. 용의 둥지가 존재하는 공동에는 천장에 빛을 내는 보석들이 있다. 밝지는 않지만 시야확보가 된다. 그러나 절벽을 넘어 지상으로 향하는 길에도 앞을 밝혀줄 빛이 충분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보석을 손에 쥐고 꺼내보자 환한 빛이 주변을 채운다. 비록 한 개뿐이지만 상당한 광량을 내뿜는 보석을 보며 지우가 흡족해 했다. 주변 몇 미터 정도는 커버가 가능하니 괜찮은 성능이었다.

 

 다만 챙겨올 때, 자칭 수호자인 문이 태클을 걸까봐 훔치듯 챙겨온 것이다. 등뒤에서 문이 지켜볼거라 생각하니 식은땀이 흘렀지만 다행히 들키진 않았나 보다.

 

 ‘어쩌면 연기재능이 나에게 있는건가!’

 

 뜬금포로 스스로의 연기재능을 찬양하자 어느새 둥지에 귀환을 완료했다. 다른 생각중에도 본거지인 하얀알로 온걸 보면 귀소본능이라도 있나 보다.

 

 “꾸아앙!”

 “잘 놀고 있었어? 미안, 조금 늦었네.”

 

 초랑이가 반기며 뛰어오르더니 지우의 품에 안겼다. 제법 무게가 나가 묵직했지만 안아들을 정도는 되었다. 고기를 잔뜩 먹었는지 빵빵하게 부픈 배가 느껴졌다.

 

 “너무 과식한거 아니야? 적당히 먹지.”

 

 운동이라도 시켜야 될까 싶어 쳐다보자 초랑이가 지우의 시선을 피한다. 그 모습이 귀여워 턱을 간지르자 그릉그릉 소리를 냈다.

 

 지우가 초랑이를 안은채 둥지를 확인했다. 문을 만나고 온 사이에 변화가 있을까 싶어서 기대감이 들었다.

 

 “흐음…아직인가 보다. 초랑아! 네 동생들 언제 나오냐?”

 “꾸앙? 꾸우우꾸!”

 

 지우의 말을 알아들은 것일까? 초랑이가 갑자기 긴 꼬리를 세우더니 한쪽을 가리켰다. 그 곳에는 빨간알이 놓여 있었다.

 

 “응? 쟤가…뭐?”

 “꾸우!”

 

 갑자기 얘가 왜이러나 싶어 초랑이와 빨간알을 번갈아 보던 그때였다.

 

 움찔. 움찔. 투욱.

 빨간알이 움직이더니 길게 세로로 세워져있던 몸을 바닥에 뉘였다. 그러더니 데굴데굴 럭비공 마냥 굴러가기 시작했다.

 

 “…어디가냐.”

 

 갑작스럽게 벌어진 황당한 상황에 지우의 사고가 멈춰있을 때, 초랑이가 꼬리로 지우의 뺨을 툭툭 치더니 차례차례 방향을 지시한다.

 

 “하아…좀 평범하게 나오면 안돼냐? 이것들아―!”

 

 초록 꼬리가 가리키는 방향마다 알들이 움찔거리며 각자 행동에 나섰다. 어찌나 다들 개성파인지 리액션이 평범한 녀석들이 없었다.

 

 군청색 알은 앞발과 뒷발이 껍질을 박차고 나오더니 거북이마냥 엉금엉금 기어갔다. 지가 거북이인지 용인지 정체성을 찾으로 떠나는 건가.

 

 “허어!”

 “꾸꾸꾸!”

 

 노랑색 알에선 꼬리만 내민채, 지렁이마냥 꼬리를 움직여 땅을 잘도 기어간다. 멀리서 보면 머리만 엄청큰 올챙이가 땅을 헤엄치는 것 같았다.

 

 “얼씨구?”

 “꾸우!”

 

 흑색알은 머리와 꼬리만 나오더니, 이리저리 굴러다니는게 재밌는지 갸르릉 소리를 내며 좋아한다. 왠지 혼자 놀기 좋아하는 꼬마 아이 같아서 걱정이 든다. 딱 봐도 장난기 다분한 꼬마숙녀랄까?

 

 “파랑이는 그래도 무난하구나.”

 “꾸우.”

 

 파란알은 얼굴만 쏙 내민채 주변상황을 지켜보더니 겁을 집어먹은 듯 다시 고개를 넣는다. 소음이 들릴 때 마다 몸을 떠는지 알이 부들부들 흔들 거렸다. 생각보다 겁이 많은 타입인가 보다.

 

 “자, 이 난장판을 이제 어떻게 정리해야 될까…”

 “꾸우…”

 

 지우와 초랑이가 손과 앞발로 턱을 동시에 쓸며 사태파악에 나섰다. 다른 녀석들이야 둥지 주변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움직이니 괜찮았다. 문제는 저기 맹렬하게 굴러가는 빨간 녀석이었다.

 

 “아, 정신없어! 초록이 너도 유별나다고 생각했는데…원래 이런거면 평범한 거였구나.”

 “꾸우! 꾸우!”

 

 초랑이가 자긴 아니라고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그 새침한 태도에 지우가 헛웃음을 지었다. 어쨌거나 빠르게 아주 용판 놀자판인 이 곳을 정리가 우선이다.

 

 “좋아! 빨강이 너로 정했어! 가자, 초랑아!”

 “꾸우!”

 

 지우와 초랑이가 쓸데없이 심각한 표정으로 빨간알의 뒤를 쫓는다. 이래저래 심심한 틈이 없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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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나 18-11-2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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