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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여전히, 푸른 봄
작가 : 박양지양
작품등록일 : 2017.7.20

존경하다가,
동경하다가,
닮고 싶어 바라보다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가,
자각해버리고.
사랑해버리고
추억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런 이야기.

서툰 유지애의 서툰 이야기.
#여주성장물 #짝사랑주의



 
18세, 위태롭고 아슬아슬한
작성일 : 17-09-03 05:27     조회 : 48     추천 : 0     분량 : 6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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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그 날 이후로 인한이 오빠는 체육관에서 볼 수가 없었다.

  인한이 오빠나 군대 가는 사범님들이 대거 빠지면서 새롭게 조교들이 임명되어서 총 9명의 파란 스머프 조교군단이 만들어졌다.

  시간은 무심하게 흘렀고 어느새 2월 마지막 주 금요일, 박 사범님의 마지막 운동 날이 되었다.

  원래는 먼저 입대한 한 사범님과 흰둥이 오빠와 함께 동반입대를 하기로 했으나 실패하고 남겨지는 박 사범님에게 후임으로 오면 엄청 갈구겠다고 잔뜩 약만 올리고 떠나셨다.

  그래서인가? 비 오는 창밖을 보고 있는 사범님의 모습이 심란해 보였다.

 

  "역시 박 사범님 군대 가서 여자들이 엄청 슬픈가 봐요."

 

  슬쩍 창가 쪽으로 다가가 사범님에게 말을 건넸다.

 

  "뭐?"

 

  "한 사범님이 입대하기 전날 지한이 녀석 군대 가면 많은 여자들이 슬퍼해서 비가 올 거라고 그랬는데. 진짜 오네요."

 

  사범님은 낮게 욕설을 내뱉었다.

  웃겨주려고 한 말인데 진짜인 거 같은 반응을 보이니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주머니에 있는 폰을 꺼내 들었다.

 

  "사범님 사진 찍어드릴까요? 군인이 되기 전 마지막 모습?"

 

  최근 바꾼 휴대폰은 무려 카메라가 회전하는 폰이었다.

 

  "폰 바꿨네?"

 

  "네. 열심히 체육관에서 받은 돈 모아서 오늘 새로 뽑은 따끈한 신상 폰이예요. 빨리 거기에 서봐요. 이거 카메라 한 번도 개시 안 했단 말이예요."

 

  픽-하고 웃으며 사범님은 창가 난간에 팔을 걸치고는 어서 찍으라는 눈빛을 했다.

  작은 휴대폰 액정 사범님이 들어와 있었다.

  밤톨이 머리임에도 외모가 빛이 바래지지 않는다. 여전히 하얗고 멋있었다. 게다가 평소보다 더 어려 보였다. 왠지 슬퍼한다는 여자들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액정에서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사범님을 보며 카운트를 셌다.

 

  -찰칵

 

  "와. 진짜 찍혔다. 볼래요?"

 

  찍힌 사진을 사범님에게 보여주었다.

 

  "난 이거보다 더 잘생겼어."

 

  "아네, 어련하시겠어요."

 

  "한 학년 올라갔다고 슬슬 까분다?"

 

  "어차피 2년은 사범님 안 볼 텐데요. 마지막이니 이 정도는 봐주세요."

 

  "휴가 때마다 나와서 괴롭혀주마."

 

  사범님은 내 볼을 한번 꼬집더니 이제는 어깨를 넘어서는 머리카락을 살며시 손가락에 감았다 풀렀다.

 

  "머리 많이 길렀네. 이제는 안 짤라?"

 

  "내일 모래면 18살이잖아요. 맨날 애들이 형이라고 부르는데 이젠 여자애처럼 하고 다녀야지요. "

 

  "그래 이제 18살이구나. 아직도 꼬맹이네. 언제 클래?"

 

  사범님은 손으로 머리를 꾹꾹 누르며 말했다.

  아오, 진짜 나도 크고 싶다 정말.

  하지 말라고 손짓을 해봤지만 먹힐 턱이 없었다.

 

  "이제 사범님 머리가 짧네요."

 

  아까부터 만져보고 싶던 머리에 조심스럽게 손을 올렸다.

  사범님은 반항 없이 가만히 있었기에 조금은 까칠하지만 부드러운 머릿결을 쓰다듬어볼 수 있었다.

 

  "원래 군인 머리하면 못생겨지고 그래야지 너무하네요. 내색은 안 했지만 한 사범님은 머리를 자른 모습 진짜 웃겼는데."

 

  "원래 잘생긴 걸 어떡해."

 

  "와, 진짜 아까부터 그렇게 스스로 말하면 어떡해요."

 

  "사실이잖아."

 

  당당하게 말하는 사범님이 뭔가 얄미웠다.

 

  "사실 사범님은 지는 해죠. 군대 갔다 오면 음, 24살 아저씨가 되잖아요. 떠오르는 해는 우리 윤호라고요. 완전 귀엽고, 몸매 쩔고, 게다가 운동도 잘 하죠."

 

  "아저씨?"

 

  사범님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사범님이 제대할 때쯤에 전 20살 아가씨가 되겠네요. 우와 대학생. 되게 멋질 거 같죠? 그렇죠?"

 

  사범님은 대답 없이 웃기만 했다.

  세차게 내리는 빗소리에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떤 여자들인지 몰라도 한 맺힌 게 정말 많은가보다. 쏟아붓네! 부어.

 

  "박 사범님 편지 꼭 할게요. 휴가 때 자주자주 들려주실 거죠?"

 

  어느새 다가온 상윤이와 한성이, 세환이가 징징대며 박 사범님을 둘러싸며 말했다.

 

  "안 그래도 군대에서 시커먼 놈들이랑 붙어 있는데 너희 편지 필요 없는 거 모르냐? 너희 누나, 여동생... 아니 여동생은 너무 어리겠다. 친 누나, 친척 누나 좋잖아. 총동원해서 편지 써라. 알았냐?"

 

  매달리는 아이들을 툭툭 털어내며 사범님이 얄밉게 대꾸했다.

  그래도 좋다고 아이들은 꼭 보낸다며 매달렸다.

 

  "사범님 휴가 나올 때까지 제가 에이스로서 체육관 잘 지키고 있을게요."

 

 세환이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요즘 부쩍 실력이 급상승하고 있는 세환이었다.

 멀끔해진 겉모습만 보고 체육관 어린 여자애들은 좋다고 꺅꺅거리고 이놈은 작년 이맘때와는 완전히 돌변해서는 이미지 관리에 나섰다.

  저놈의 실체를 까발리고 싶어 입은 근질근질했지만 차마 순수한 아이들의 환상을 깰 수 없었다. 너희는 속고 있다고! 라고 외치고 싶었다.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사범님은 밖에서 호열이 오빠가 부르는 소리에 알았다며 뒤돌아섰다.

  끝까지 매달리는 아이들에게 질색하며 사범님은 체육관 문을 나섰다.

  비는 여전히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월요일 첫 등교를 하는 아침,

 

  - 유지애. 2년 동안 체육관 잘 지키고 있어. 간다.

 

  사범님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피식 작은 웃음이 났다.

 

  - 네, 사범님 없는 동안 열심히 지키고 있을게요. 걱정하지 말고 몸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답장은 더 오지 않았다.

  잘 다녀오시겠지,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재촉하며 학교를 향했다.

  비는 여전히 부슬부슬 우산 위로 떨어져 내렸다.

  아, 거참. 그냥 사범님 군대 좀 편히 보내주지.

  대체 몇 명이였던 걸까. 여자들은 여전히 울고 있는 모양이었다.

 

 

  *

 

  "... 담임 차별 엄청 하지 않아?"

 

  교실 안에서 들려오는 재우의 목소리에 교실 문을 열려던 손을 멈추었다.

  다른 한 손에는 방금 전에 담임에게서 받아온 문제집 5권이 들려있었다.

 

  "그런 것 같더라. 모의고사 1등급 그거 하나 나온 게 대수니? 시험 봐도 맨날 1등 하는 건 재우 너잖아."

 

  재우와 함께 다니던 친구들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유지애, 오늘 학기 시작하자마자 또 담임이 불러서 교무실 갔지? 따로 문제집 챙겨주는 거 같더라. 웃겨 정말."

 

  "부담임도 유도하라고 유지애 쫓아다니고."

 

  "아 그리고 나 강민이랑 유지애가 사귄다고 할 때 당황했잖아. 재우 네가 좋아한다는 거 몰랐다니? 강민이 눈 참 낮다고 생각했다니까. 재우 너를 두고 왜 유지애니?"

 

  "강민이가 걔한테 고백했다며. 난 괜찮아."

 

  "어휴 남재우. 네가 이렇게 소극적이니까 강민이가 몰라주지."

 

  "그리고 보면 유지애 걘 남자애들이랑만 어울리지 않아? 왜 그 미용과에 유명한 애 있잖아. 걔도 가끔 유지애 보러오잖아. 은근 뒤에서 호박씨 깐다니까 그런 애들이 더 무서워."

 

  "운동 같이했다잖아. 너무 그러지들 마."

 

  "뭘 그러지 마. 걘 체육관에서도 남자 엄청 꼬시고 있을 거 같지 않아?"

 

  "맞아. 유지애 우리 반에서 친하게 지내는 여자애 없잖아. 죄다 남자들이랑만 친하고."

 

  "작년엔 반장이랑 나나 그 둘이 엄청 유지애 싸고돌았잖아. 이제 반 달라졌으니 강민이랑 인성이에게 붙겠지"

 

  "하튼 유지애. 난 좀 별로더라. 착한 척하는 거 같고 좀 가식적이야. 강민이는 대체 뭘 보고 사귀는 모르겠다니까."

 

  "그러지들 말라니까."

 

  말리는 듯한 재우의 말에 교실 안의 아이들은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깔깔댔다.

  수업을 마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교실 앞 복도에는 지독히도 조용했다.

  그래서였다. 교실 안 목소리가 너무 선명하게 들려왔다.

  3년 전 그때 끈적거리던 아스팔트의 열기가 나를 죄어 오고 있었다.

  속이 울렁거려왔다.

  여기서 벗어나야 해.

  교실 안의 목소리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라 그냥 뒤돌아 화장실로 도망쳤다.

 

  - 쏴아

 

  찬물을 얼굴에 끼얹었다.

  찬 기운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거울에 얼굴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내 모습이 비쳤다.

  얼굴에서 떨어지는 것이 물인지 눈물인지 알 수가 없었다.

  세면대를 올린 팔이 떨려왔다.

  대충 소매로 얼굴을 닦아내고는 세면대에 놓아둔 문제집들을 안아 들었다.

  떨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며 다시 교실로 향했다.

  재우와 그 친구들이 교실에서 이제 막 나오고 있었다.

 

  "교무실 갔다 오니?"

 

  재우였다.

  긴 옆머리를 살짝 귀로 넘기며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걸었다.

 

  "응."

 

  "그래. 그럼 안녕. 내일 보자."

 

  "응, 그래 안녕."

 

  평범하게 인사를 건내며 재우와 친구들이 스쳐 지나갔다.

  소름이 돋았다.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고선 나에게 말을 건넸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잘가라는 인사를 했다.

  교실에 들어가 문제집을 사물함에 넣고선 가방을 챙겨 멨다.

  시계는 5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나나가 보고 싶었다. 강민이도 해미도 인성이도 모두 너무 보고 싶었다.

  그렇지만 아무도 없었다.

  강민이와 해미는 유도부 연습 중이니 저녁이 되어야 끝나고 지금은 구경하러 갈 수 있는 시간도 아니었다.

  오늘따라 나나와 인성이도 볼일이 있다며 일찍 학교를 나섰다.

  적막한 교실 안에 혼자 이렇게 서 있으니 이상한 감정에 삼켜질 거 같다.

  내가 뭘 잘못한 게 아닐까? 3년 전 그때도 내가 지민이와 슬하에게 정말 잘못한 거여서 나를 떠난 거였을까?

  지난 1년 동안 한 번도 떠올린 적없던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계속해서 나를 괴롭혔다.

  문밖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계속 머리에서 맴돌았다.

  나나와 해미가 싸고돌았다고 했었지.

  한심했다. 18살이 되었는데 아직도 15살 때와 달라진 게 없다.

  아니 더 나빠졌다.

  그래도 그때는 앞에서 아니라고 말이라도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도망을 쳐버렸다.

  잘 지내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딱히 크게 애들과 부딪히지 않고 생활했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나 보다. 이 정도면 진짜 내가 이상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가 내뱉었다. 명치가 돌로 누른 듯 갑갑했다.

  체육관을 가야겠다. 그러면 괜찮아지겠지. 늘 그랬듯이.

 

  *

 

  체육관 문을 열고 들어서자, 관장님의 지시에 따라 열심히 운동중인 아이들이 보였다.

  사범님이 계시지 않으니까 관장님이 직접 지도 중이신 모양이다.

  옷을 갈아입고 몸을 풀고 있자, 관장님이 여자애 한 명을 맡기셨다.

 

  "유 조교. 여기 선경인 이번 달 공인 심사 대상이니까 여기 적힌 호신술 정리해서 연습 좀 시키고 다 끝나거든 귀가시켜."

 

  네, 라고 대답을 하며 관장님이 건네시는 종이를 받아들었다.

 

  "어디 보자, 손목 잡혔을 때 2수, 이거부터 해보자."

 

  선경이의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

  칼 넣기는 하는 선경이의 자세를 조금 고쳐주고는 다음 호신술로 넘어갔다.

  두 번째 술기도 마치고 다시 종이로 눈을 돌리자, 선경이가 말을 걸었다.

 

  "언니."

 

  "어? 왜?"

 

  "세환이 오빠랑 한성이 오빠 중 누구랑 사귀는 거예요?"

 

  "뭐?"

 

  어이없는 말에 선경이를 쳐다보았다.

  키가 커서 그런가 솔직히 중1이 아니라 중3이나 고1쯤 되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요즘 애들은 진짜 조숙하네. 이런 질문도 하고.

 

  "둘 다 나랑 안 사귀어. 어깨 잡혔을 때 2수."

 

  선경이의 오른 어깨를 잡으며 말하자, 믿지 못하겠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뭐해? 어깨 잡혔을 때."

 

  "근데 왜 그렇게 오빠들이랑 친해요? 진짜 안 사귀는 거 맞아요?"

 

  피곤함이 몰려왔다.

  아니 그 전에 이런 걸 이렇게 대놓고 묻나? 아 묻는구나.

  예전 오리엔테이션 때 재우가 떠올랐다.

 

  "같이 오래 운동했으니까 친하지. 그리고 남자친구 따로 있으니까 이제 그만하고 어깨 잡혔을 때 2수."

 

  남자친구가 있다는 말에 선경이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그럼 오빠들 여자친구 있대요? 어떤 여자 좋아한대요?"

 

  아까랑은 목소리 톤이 달랐다.

  하아. 피곤하다.

 

  "... 몰라. 그러니 제발 집중 좀 할래?"

 

  "치."

 

  입을 삐죽이면서 설렁설렁 술기를 하는 선경이에게 확 소리치고 싶은 마음이 차 올랐다.

  그렇지만 선경인 이제 막 중학생, 나는 어쨌든 지도하는 처지인 것을 상기하며 꾹 눌렀다.

 

  "이건 이렇게 잡고 여기 치고, 그다음 칼 넣기. 칼 넣기 아까 가르쳐줬잖아. 아까처럼 해."

 

  "네네."

 

  별 의욕 없이 하는 선경을 어떻게든 끌고 마지막 호신술까지 마쳤다.

  아, 짜증. 오늘 무슨 날인가.

  사범님은 이럴 때 어떻게 대처했으려나.

  벌써 군대로 떠난 사범님이 그리웠다.

 

  "다 끝났으니까 이제 집에 가."

 

  "언니언니. 줄 거 있어요. 이리 와 봐요."

 

  처음보다 더 친한 척을 하면서 내 팔을 잡아당기며 탈의실로 향했다.

  뿌리치면 상처받을까 싶어 그냥 순순히 끌려갔다.

  탈의실에 들어온 선경이는 가방 속에서 얼굴팩 몇 개 꺼내 건넸다.

 

  "언니 이거 받아요."

 

  "어... 그래 고맙다."

 

  "언니 나 이거 줬으니까 나랑 친하게 지내요."

 

  아니 안 받고 안 친해지고 싶다는 말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올 뻔했다.

 

  "아! 그리고 언니 번호도 알려줘요. 휴대폰 있죠?"

 

  그래 있지. 바로 얼마 전에 새로 뽑은 따끈한 신상.

  반짝거리는 눈으로 쳐다보는 선경이를 보니 한숨만 나왔다.

  대충 뭘 원하는지 알 거 같았다.

 

  "휴대폰 줘봐."

 

  선경이가 건네는 폰을 받아 들고는 번호를 찍었다.

  잠깐 다른 번호를 알려줄까 했다가 어차피 체육관에서 매일 봐야 하는데 뭔 의미가 있나 관뒀다.

 

  "자. 여기."

 

  "언니 저 문자 자주 해도 되죠?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도 되죠?"

 

  "... 아니 나 문자 별로 없으니까 안 그래 줬으면 좋겠어."

 

  "에? 언니 무제한 아니에요?"

 

  "응 아니야. 남자친구랑 커플 요금제야."

 

  "아, 그렇구나. 언니 남자 친구분은 어때요? 잘생겼어요? 사진 있죠?"

 

  "아니 없어 폰 산지 얼마 안 되었거든."

 

  있어도 안 보여줄 거지만.

 

  "아, 아쉽다. 어쨌든 언니 연락할게요."

 

  길고 딱 붙는 청치마에 몸매가 드러나는 티셔츠로 갈아입은 선경이는 발랄하게 인사를 하고는 사라졌다.

  멍하니 보고 있다가 탈의실에 주저 앉았다.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으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피곤하네.

  아무래도 오늘은 마가 낀 날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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