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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말해도 돼?
작가 : 슈타인
작품등록일 : 2016.8.25

세상의 빛은 다 가진 듯한 소녀 유나, 그녀에게 남모를 아픔이 있다. 2년 전 골목길에서 한 사내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
2년이 지나 지금 모든 걸 잊혀진 듯한 찰나, 사건 동영상이 뜻밖에 유투브를 통해 퍼진다. 급기야 언론이 사건을 주목하고, TV와 네티즌 그리고 범인까지 유나 찾기에 돌입한다.

범인과 자신의 과거 그리고 사람들의 무분별한 관심에서 도망가는 유나! 그녀 옆에는 언제나 절친인 강율과 보디가드를 자처하는 구할이 있다. 하지만 유나가 범인과 마주했을 땐 율과 할도 끝까지 그녀를 지켜주지 못하는데... 유나는 다시 한 번의 위기를 겪게 된다. 하지만 두 번 단시 같은 결과를 얻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유나!

소녀의 아픔을 담은 법정 스릴러. 유나는 범인의 죄값을 과연 당당히 받아낼 수 있을까...

 
말해도 돼? 2화> 두 번째 화살
작성일 : 16-08-26 12:30     조회 : 419     추천 : 1     분량 : 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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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화> 두 번째 화살

 

  유나와 율이 만난 건 딱 백 일 전이었다. 유나는 고3 첫 날에 전학을 왔다. 율은 유나 보다 앞서 고2 겨울 방학 직전에 서문여고로 전학을 왔다.

  학생들은 좀처럼 고등학교 때는 전학을 안 한다. 그러니 율은 자기보다 늦게 전학을 온 애가 있다는 것에 그것도 그 애가 걸 그룹 메인 보컬과 닮았다는 것에 흥미를 보였다. 그것도 그럴 것이 유나는 비리비리한 외모와는 달리 말하는 틈틈이 율의 스타일대로 독설을 뿜어대는 것이 아닌가.

 

  유나가 전한 온 첫 날, 유나의 반 아이들은 유나를 보고 너무 예쁘다면 유나에게 달려들었다. 그중 한 아이가 혹시 남들보다 큰 네 눈은 의느님의 손을 빌려 찢은 게 아니냐고 물었다. 유나는 무심히 그 아이를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부럽니? 그럼 너도 의사한테 가. 근데 입은 꼭 다물고 가. 안 그럼 그 의사가 네 입을 찢을지도 모르니까!”

  그 후로 왕따는 유나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하지만 율은 유나에게 다가가 친하게 지내자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유나 또한 율이 한 살 어린 동생이지만 율의 또렷한 눈빛과 단호한 행동에서 왠지 기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율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 후 서로에게 유일한 친구가 되 준 시간들이 쏜 화살처럼 지나갔다. 그리고 석 달이 될 무렵 둘은 율 아빠의 묘지를 같이 갈 정도로 절친이 되었다.

  하지만 유나에게는 가장 친한 친구인 율에게도 말 못한 비밀이 있었다. 아니 좋게 말해 알쏭달쏭한 수수께끼라고 할까? 유나는 변호사인 아빠가 그 답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왜냐 유나의 아빠인 오근찬 변호사는 대한민국에서 똑똑하기로 소문이 파다하니까. 하지만 이 년 전, 유나는 아빠가 증거가 부족하다며 자신의 사건을 묻어야 한다고 했을 때 아빠의 명성이 거품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유나는 아빠에게 사건을 다시 조사하라고 요청할 수도 왜 그랬냐고도 따지지 않았다. 유나 역시 문제의 답을 원하기 보다는 하루 빨리 치워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때의 나를 빨리 없애야 다시 나다운 나로 살 수 있어.'

  유나는 당시 주문처럼 이렇게 외웠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이제야 겨우 그렇게 되가는 듯 했다.

 

  어스름한 저녁, 고속터미널에서 율과 헤어진 유나는 집을 향해 뛰었다. 조금 있으면 유나가 제일 좋아하는 TV프로그램이 할 시간이다. 8시 59분. 유나는 손목시계를 확인하고 서둘러 현관문 비밀번호를 눌렀다.

  ‘후. 잘했어! 밤인데 무사히 집에 도착했고, 율이랑 공동묘지에도 잘 갔다 오고 아주 대견해!’

  유나는 머릿속에 온통 율과 천안묘지를 갖다온 일을 생각하며 현관문에 손을 가져갔다. 율이 준 우정 반지가 잠시 손잡이에 부딪혀 작은 소음을 냈다. 익숙하지 않지만 그리 싫지도 않은 느낌이었다. 유나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현관문을 활짝 열었다.

  집안은 조용했다. 부모님은 아직 모임에서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다. 벽에 걸린 고풍스런 시계가 저녁 아홉시를 가리켰다. 유나는 냉장고로 달려가 스파클이 가득한 생수를 유리잔에 담아 들고 TV 앞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습관처럼 볼륨은 높였다. 화면에 유나가 좋아하는 손은영 기자가 나왔다.

  유나는 유리잔에 찰랑이는 물을 마시며 몸을 소파에 기댔다. 곧 손 기자의 목소리가 온 집안을 메웠다.

  “오늘의 화제 영상에서는 유례없는 조회 수를 기록하는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살려줘 라는 제목의 걸 그룹 S양의 이름을 딴 영상인데요. 먼저 화면부터 보시죠.”

  TV에는 모자이크 된 화면이 마구 흔들렸다. 유나가 눈을 깜빡이는 동시에 여자의 비명이 화면 밖으로 튀어나왔다.

  “살려줘!”

  유나가 손에 있던 유리잔을 바닥으로 툭 떨어뜨렸다. 엄마가 아끼는 이태리 양탄자가 물에 젖어갔다.

  ‘어떻게?’

  유나의 손끝에서도 심장이 뛰었다. 유나가 마른침을 삼키는 사이 손 기자가 다시 화면에 나왔다.

  “화면을 통해서는 무슨 상황인지 잘 파악이 안 되시죠? 하지만 한 여성의 목소리는 분명합니다. 살려줘. 한 사내가 여성을 그것도 교복을 입은 여학생을 겁탈하는 장면이 찍힌 영상인데요. 피해자로 의심받고 있는 걸 그룹 S양의 소속사에서는 화면 속 여고생은 S양이 아니라며 전면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단순한 가십으로 사건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이 영상…….”

  뒤 이어 손 기자가 화면에서 사라지고 현란한 컴퓨터 그래픽이 보였다. 유나는 흔들리는 눈빛으로 화면을 계속 보았다.

  “오늘의 화제 영상에서는 여전히 어두운 곳에서 계속되고 있는 성범죄 사건을 이야기 할 겁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대한민국의 성범죄의 신고는 십 프로 정도, 씁쓸하게도 그 중 재판까지 가는 건 역시 이십사 프로대일 뿐인데요. 하지만 이중에서도 유죄가 사십 프로밖에는 안 된다는 사실, 여러분은 알고계십니까? 은밀한 곳에서 일어나는 성범죄의 특성상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기 때문인데요. 사회 각계에서는 성범죄 처벌이 전보다는 나아졌다고는 하나 분명 개선점이 많다는 지적입니다. 오히려 범죄를 키우는 처벌, 이대로 괜찮을까요? 여러분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나는 당장이라도 TV를 부숴버리고 싶었다. 아니 끄기라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이 없었다. 그때의 일을 다시 생각하니 몸이 오그라드는 것 같다. 유나는 간신히 얼굴을 무릎에 묻었다.

 

  프로그램 막바지, 손 기자는 성범죄 피해자들은 더 이상 음지에 숨지 말고 양지로 나와야 한다고 했다. 그녀는 정의를 위해 또 다른 범죄를 막기 위해서라도 피해자가 용감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자신과 그리고 사회가 피해자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거라고도 했다.

  유나는 귀를 막았다. 쿵쿵쿵.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아무래도 누군가 문 밖에 서 있는 것 같다. 유나는 앉은 자리에서 무릎을 끌어당겨 더욱 몸을 웅크렸다. 숨이 막혔다. 그때처럼 배 밑쪽이 묵직해지면서 다시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잘하자.

  머릿속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잘하자.

  잘하자.

 

  점점 더 목소리가 크게 들렸다. 삑삑삑삑. 현관문이 덜컹거렸다. 도어락이 풀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아악."

  유나가 비명을 질렀다.

  “유나야, 왜 그래? 유나야!”

  유나의 아빠는 구두를 벗지도 못한 채 유나에게 달려갔다. 유나는 다시 귀를 막으며 소리를 질렀다. 아빠가 유나의 어깨를 양 손으로 잡았다. 엄마도 유나에게 다가갔다. 유나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심상치가 않다. 엄마는 유나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어머, 얘 열 좀 봐. 유나야 괜찮아?”

  괜찮지 않다. 하나도 괜찮지 않다. 유나는 정신을 잃었다.

 

  밤 열 시 반. 할은 불 꺼 놓은 침대에서 아이패드로 중고 휴대전화 판매를 뒤적이고 있었다. 화면 밝기에 비친 할의 얼굴은 하얗고 선이 고왔지만 표정은 어둡고 침울하기 짝이 없었다. 할의 희망은 지금 오직 하나, 혹시 잃어버린 휴대전화가 이런 곳에라도 나와 있을지 모른다는 거였다. 물론 가능성은 희박했지만 그렇다고 아무 짓도 안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도대체 어디서 잃어버린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삼 일 전에 동식이란 간 맥주가게나 집으로 오는 도중 전화를 흘렸을 거라는 추측밖에는 들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번 왔던 길을 돌아가고 맥주 집을 또 가 봐도 전화기는 없었다.

  ‘젠장, 그렇게 마시는 게 아닌데!’

  할은 다큐멘터리에서 거미가 벌레를 잡아먹는 모습을 봤을 때보다 더 심한 욕지거리를 자신에게 해댔다. 할은 거미줄을 쳐놓고 며칠이고 먹이를 꼼짝 못하게 한 뒤 야금야금 배를 채우는 거미를 세상에서 제일 싫어했다. 그건 거미줄에 걸려 있는 먹이가 꼭 자신 같았기 때문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거미줄을 친 게 본인이라는 점이었다.

 

  할은 아이패드로 애먼 손가락 지문만 닳도록 중고 휴대전화 사이트를 뒤졌다. 그러다 무심히 실시간 검색어가 눈에 들어왔다. 시시한 오락 프로그램 이름 사이로 ‘살려줘’ 영상이 일 위로 오르고 있었다.

  ‘설마, 아니겠지?’

  할은 눈을 비비며 화면을 쳐다봤다. 그리고 영상을 클릭했다. 화면을 보는 할의 얼굴이 점차 굳었다. 몸은 사시나무 떨리듯 떨렸다.

  “말도 안 돼!”

  그 영상이었다. 자신의 전화기 속 이 년 동안 꼭꼭 숨겨 두었던 유나와 자신의 비밀이었다. 머릿속에서 그때의 기억이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 마음대로 멈출 수가 없 었다. 눈을 감아도 소용없다. 머리가 마치 고장 난 기계 같았다.

 

  할은 떨리는 손으로 자판을 눌러댔다. 벌써 발 빠른 누리꾼들은 그 사건을 파헤치고 있었다. 자극적인 영상일수록 구경꾼들은 몰리는 법이다.

  S양의 안티 팬들의 활동도 활발했다. 벌써 몇몇 사이트가 생성되고 살려줘 짤들이 돌고 있었다. 피해자에 대한 동정, 범인에 대한 추측과 호기심, 욕으로 도배된 댓글들……. 그 중 몇몇은 영상을 찍은 사람이 범인과 한패라고도 했다.

  할은 화면을 보다 벽을 주먹으로 쾅 쳤다.

  ‘난 범인이 아니야, 내 잘못이 아니야!’

  할이 막 아이패드를 던지려는데 이번에는 ‘S양으로 알려진 살려줘 영상, 실제 피해자 명단’이라는 제목이 보였다. 클릭해보니 피해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사진과 신상이 올라와 있었다. 대부분 같은 시기 다른 곳으로 전학 간 아이들이었다.

  ‘도대체 이런 걸 어떻게 아는 거지?’

  할은 침을 꿀꺽 삼켰다.

  ‘진짜 유나 사진이 있을까?’

  보나마나 올린 이는 S양의 광팬이겠지만 할은 사이트의 설명을 꼼꼼히 읽었다. 꽤 그럴듯했다. 아니 사실적이라고 해야 하나?

 

  광팬 왈, ‘살려줘’ 영상의 끝자락에 살짝 플래시가 켜지면서 화면에 비친 눈을 가린 여학생의 옆모습은 S양과 흡사한 것은 사실이나 이게 S양일 거라는 증거는 아무데도 없다. 물론 상대가 S양 소속사 대표일 거라는 헛소문도!

  밑에는 키가 화면 영상에서 나오는 범인보다 훨씬 작은, 사실 거의 땅딸만하다고 할 수 있는 S양 소속사 대표의 전신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더욱이 광팬 왈, 영상을 확대해보면 어렴풋하게 여고생의 교복이 보이는데 이건 현재 몇몇 고등학교에 공통으로 입는 교복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교복은 S양이 나온 학교의 교복이 아니며 보도에 따르면 이 영상이 이 년 전에 찍혔다고 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이 년 전 이 교복을 입은 학교들에서 전학 간 학생들의 사진을 올렸다는 것이다. 보통 정신적 충격을 받은 피해자들은 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으므로!

  밑에는 진짜 피해자들로 의심되는 여학생들의 사진과 짤막한 그녀들의 신상이 올라와 있었다. 할은 한 장씩 사진을 클릭,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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