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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소유 생활기
작가 : 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7.6.28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휴머노이드 한소유가 우주를 떠돌다 도착한 이세계에 적응하며 생활하는 이야기.

 
테론에 정착하다.
작성일 : 17-08-22 11:31     조회 : 69     추천 : 0     분량 : 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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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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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도 역시 마더의 대답은 막힘없이 간결했다.

  소유는 다소 어정쩡한 자세로 찻잔을 들고 멍하니 자신을 쳐다보는 알파와 베타에게 살짝 고개를 끄덕여 보인 뒤, 무슨 인형극의 인형같이 가느다란 실에 묶인 채 움직이는 모양새로 영 어색하게 조심조심 차를 자신들의 입 안에 머금는 알파와 베타를 꼭 뭔가를 처음 시도하는 어린아이를 지켜보는 것처럼, 잠시 느긋이 바라보다, 이내 다시 마더에게 물었다.

  "그 외엔? 뭔가 특별한 건 없어?"

  -신들의 메세지 같은 건 아직 없습니다. 신의 대리인이라 하던 사제에게도 특정한 움직임은 없으며, 당시 사제가 데려왔던 검문소의 검문관 또한 달리 특별하다 할 수 있는 특이점은 없습니다.

  달칵!

  들고 있는 찻잔에 비하면 무척이나 크다고 할 수 있는 베타의 손에서 순간 찻잔이 미끄러지며 떨어졌다. 어색하기가 꼭 2000년 대의 로봇을 보는 것 같은 움직임으로 차를 마시려 했기에, 잠시 오류를 일으킨 것 같았지만, 다행히 그러한 찻잔은 재빨리 반응한 알파에 의해 붙잡혀 깨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 대가라고 할 수 있는 찻잔 안의 내용물은 모두 바닥에 엎질러져 버렸다.

  다급히 청소용 도구를 어디선가 소환한 알파가 분주히 움직이며 바닥을 물들인 차를 치우는 광경 또한 느긋이 바라보던 소유가, 초코칩이 무성하게 박힌 쿠키를 다시금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그리곤 이어지는 따뜻한 차를 한 모금 익숙하게 홀짝이며 입 안에 남은 달짝지근한 초코의 맛을 부드럽게 목 뒤로 넘긴 후, 고개를 돌려 이름 모를 항성이 뿜어내는 빛을 그대로 흡수해 방 안에 전달시키는 창문가를 바라보았다.

  "그럼 그 인간들도 기억이 지워진 거야?"

  그렇게 묻는 소유의 흑요석같이 맑고 찬연한 아름다운 눈동자 안엔, 싱그러운 녹음이 우거진 거대한 두 대륙과, 그러한 대륙들을 마치 두 손으로 떠받들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주변에 깔려 있는 푸른 바다의 창연한 빛깔이 합쳐진 찬란한 테론의 자태가 비춰지고 있었다.

  어느새 천신의 선체가, 소유가 있는 방의 창문으로 테론이 비춰질 수 있도록 알맞게 비틀어진 모양이었다.

  -특별한 움직임만 없다 뿐이지, 기억이 지워진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반사되는 빛에 의해, 창의 표면으로 희미하게 나타나며 겹쳐지는 어린 소녀의 형상을 잠시 멀거니, 하지만 자세하게 바라보던 소유가, 테론의 푸른빛에도 전혀 꿀리지 않는 푸른빛을 뿜어내는 구슬이 이젠 일상이 된 것처럼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전달한 정보를 조목조목 살펴보았다.

  먼저, 신전을 나와 바깥을 돌아다니는 사제의 표정은 어딘가 심각해 보였다. 연신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자신의 정수리를 매만지는가 하면, 소유가 처음 테론에 발을 디뎠던 장소인 예하난과 슈르벤의 국경지대, 즉 바람의 계곡이라 이름 붙여진 겨울나기 협곡 위의 절벽을 수시로 올려다보며 그와 비례한 한숨을 푹푹 내쉬기만 했는데, 그러면서도 검문소를, 정확히는 그 앞에 앉아 창백한 얼굴로 덜덜 떨고 있는 소년을 지속적으로 번갈아 보는 행동과 모습은, 누가 봐도 확실히 기억이 지워진 사람이라고는 볼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그저 정신이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는 광경이었다.

  -지금까지 관측된 인간 사제의 행동을 보면, 아무래도 신의 대리인이라는 명칭을 괜히 가지고 있었던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일부러 기억을 소거시키지 않았을 확률이 높습니다. 때문에, 만약 소유 님이 다시 테론에 내려가신다면, 감시자의 역할로서 접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신들에게도 생각이란 게 있다면, 이런 뻔한 인간에게 뻔한 역할을 시키지 않을 수도 있으니, 약간의 주의는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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