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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여전히, 푸른 봄
작가 : 박양지양
작품등록일 : 2017.7.20

존경하다가,
동경하다가,
닮고 싶어 바라보다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가,
자각해버리고.
사랑해버리고
추억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런 이야기.

서툰 유지애의 서툰 이야기.
#여주성장물 #짝사랑주의



 
사귀는 게 처음이라.
작성일 : 17-08-21 01:53     조회 : 49     추천 : 0     분량 : 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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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

 

  "거절인 거야?"

 

 강민이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아! 내가 오해할 말을 했구나.

 

  "아니 그게 아니라, 떨린다며, 내가 너무 진지하게 반응하지 않았다고 해야 하나? 하여튼 그런 게 미안하다고."

 

 뭐라고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게 횡설수설했다.

 그래도 강민이의 굳은 표정이 금세 풀렸다.

 

  "그럼 대답은?"

 

  "아... 음... 저기 좋아. 사.... 귀자 우리."

 

  사귄다는 말 자체가 뭔가 어색했다.

  비현실적인 느낌이기도 했고.

  애초에 사귄다는 행위 자체를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강민이는 주머니 속 휴대폰을 꺼내 건넸다.

 

  "번호 찍어."

 

  순서가 바뀐 거 같지만 홀리듯 그냥 시키는 대로 했다.

  이상하게 이런 말투에 약한 거 같다.

  사범님한테 너무 길들어진 모양이다.

  휴대폰을 돌려받은 강민이는 그대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 우연이라 하기엔~

 

  주머니 속 휴대폰이 울렸다.

  휴대폰을 손에 쥐고 보니 알림창에 저장되지 않은 번호가 떠 있었다.

 

  "그거 내 번호. 저장해 놓고."

 

  응이라고 대답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강민이라고 이름을 쓰고 저장 버튼을 누르려고 하자 고개를 숙이고 내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던 강민이는 내 휴대폰을 뺏어갔다.

 

  "야, 너 사귄다며. 이게 뭐냐."

 

  뺏어간 휴대폰 자판을 몇 번 누르더니 다시 돌려주었다.

  돌아온 휴대폰에는 내남친♡이라고 저장되어 있었다.

  하트라니. 뭔가 간질거린다.

 

  "싫어?"

 

  "아니 싫은 건 아닌데..."

 

  "그럼 됐어. 유지애."

 

  아까 만났을 때 인사했던 모습과 별반 다를 거 없는 말투로 이야기하는 강민이를 보니 혼란스러웠다.

  사귀는 건가? 이렇게?

 

  "어"

 

  "다 왔으니까 들어가고, 들어가서 문자 보내고."

 

  "어. 그래. 잘 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어색하게 손을 흔들었다.

  어서 들어가라는 강민이의 말에 어색하게 뒤를 돌아 계단을 올라갔다.

  뒤에 서 있다고 생각하니 내 모든 행동이 신경 쓰였다.

  한층 올라가다 슬쩍 아래를 내다보니 나를 계속 쳐다보고 있는 강민이와 눈이 마주쳤다

  뭔데? 왜 안가? 기분이 야릇해졌다.

  올라가라는 손짓에 그냥 얼른 올라갔다.

 

  - 도착했어. 데려다줘서 고마워.

 

  도착하자마자 씻는 것도 잊고 침대에 걸터앉아 문자를 쓴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이렇게 보내면 되나? 에라 모르겠다. 전송.

  문자가 곱게 접어져 날아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 응, 그래. 나도 집에 가고 있어.

 

  아 답이 왔다. 뭐라고 해야지?

 

  - 조심히 들어가.

 

  - 그래.

 

  평범한 문자인데 기분이 이상했다. 두근거리는 거 같기도 하고 사귄다는 거 자체가 실감이 나지 않았다.

  받은 문자를 다시 돌아보며 침대에서 누웠다.

  이상해. 진짜 이상해. 사귀는 건가 우리? 사귀는 게 뭐지..

  고개를 돌려 방 안 책장을 가득 채운 만화책들을 바라보았다.

  만화로 연애를 배워야 하나 싶어서 책 한 권을 꺼내 침대에 엎드렸다.

 

  - 우연이라 하기엔~

 

  아씨, 깜짝이야.

  울리는 휴대폰 알림창에는 박 사범님이라고 떠 있었다.

  헐. 연락하랬는데. 까먹었다.

 

  "네."

 

  "유지애. 너 왜 연락 안 해? 다른 애들은 다 들어갔다고 문자 왔는데."

 

  조용히 화내는 사범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까먹었다고 하면 더 화내시겠지?

 

  "하하, 그게 좀 그냥 좀 친구랑 이야기하다 보니까."

 

  "아까 말한 그 남자애?"

 

  "네."

 

  낮은 한숨과 함께 잠깐 이상한 침묵이 느껴졌다.

 

  "...딴 데로 새지 말라 그랬지? 어디야? 아직 밖이야?"

 

  "아뇨. 이제 막 도착했어요."

 

  "그래? 그럼 자라. 늦게 다니지 말고."

 

  "네. 사범님도 들어가세요."

 

  "이미 집이다. 끊는다."

 

  유난히 더 무뚝뚝한 사범님의 전화가 끊겼다.

  휴대폰 액정에 반짝하고 문자표시가 생겨났다.

  집에 도착했다는 강민이의 문자였다.

  어색한 문자를 몇 번 보내다 개학 날 보자는 문자를 마지막으로 문자질을 끝냈다.

  원래 사귀면 이렇게 문자 하나하나가 다 신경 쓰이는 건가? 피곤하네.

 

  *

 

  한 달가량, 바르지 못한 생활을 하려다 다시 바른 생활로 돌아가려니 힘이 들었다.

  방학 내내 아침에 자는 올빼미 생활을 했는데 갑자기 바뀔 리가 없지.

  부산한 아침 소음에 일어나보니 엄마는 출근준비를 하시면서 아침 밥상을 차려 놓으셨다.

 

  "엄마 회사가?"

 

  "응."

 

  "다음엔 그냥 우리가 밥 차려 먹을게.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출근해요."

 

  "고마워. 근데 어차피 엄마 먹을 아침 차리면서 하는 건데, 뭐. 엄마 다녀올게."

 

  "응 다녀오세요."

 

  엄마는 생긋 웃으시면서 신발장 위의 차키를 챙겨 출근하셨다.

  머리를 대충 감고 수건으로 탈탈 털어 말렸다.

  얼추 마른 머리를 수건으로 싸고서는 전기밥솥에서 밥을 그릇에 담고, 숟가락을 놓으면서 식사준비를 했다.

 

  "헐, 나 늦게 일어났네. 엄마 벌써 출근했어?"

 

  지희가 부스스한 긴 머리 긁으며 길게 하품을 하며 나왔다.

 

  "응 좀 아까."

 

  "내일은 좀 더 일찍 일어나서 엄마 가는 거 봐야겠다. 와, 오징어 볶음이네? 나 밥 많이 줘."

 

  지희가 건네는 그릇에 밥을 조금 더 퍼서 담았다.

  따끈한 밥에 오징어 볶음을 비비고서는 입에 넣었다.

  다 먹은 그릇들을 설거지하는 동안 지희는 샤워를 하며 학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설거지를 마무리하고 자연적으로 마른 머리를 거울을 보며 대충 정돈을 했다.

  앞머리와 뒷머리가 좀 자란 느낌이다.

  치마를 입고 하복 블라우스를 걸치고 단추를 하나씩 잠그고 있을 때, 지희가 긴 머리에 수건을 말고 나왔다.

  나와는 다른 서구적인 체형이 눈에 들어왔다.

  같은 엄마 뱃속에서 같은 날 나온 쌍둥인데 왜 이렇게 다르지? 패션 잡지에나 나올법한 예쁜 교복을 입었는데 왠지 애 같은 느낌이 든다.

  머리까지 짧으니 고등학생보다는 중학생 같은 모습이었다.

  지희는 의자에 앉아 수건을 푸르고 젖은 머리에 에센스를 발랐다.

  오늘따라 그런 모습에 괜히 눈이 갔다.

 

  "뭐야. 왜 쳐다봐."

 

  "아니, 그거 왜 발라?"

 

  "에센스? 찰랑해 보이고 드라이할 때 머리 상하지 말라고. 발라 볼래?"

 

  "어떻게 바르는 건데."

 

  "어? 뭐야 진짜 관심 있어? 남자라도 생김?"

 

  "아니, 뭐. 응."

 

  가볍게 농담처럼 말을 던지던 지희는 내 대답에 놀란 듯 갑자기 호기심 어린 눈빛을 쏘며 물음을 계속했다.

 

  "헐, 누구? 체육관 누군데? 사범님? 경수?"

 

  "뭐야, 갑자기 왜 체육관 사람들이 나와?"

 

  "네가 거기 말고 또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라도 있냐."

 

  "그렇긴 하지만, 체육관 사람 아니야."

 

  "진짜? 누군데?"

 

  "같은 반 남자애?"

 

  "네가 학교에서 사람들이랑 친하게 지내기는 해? 신기하네. 언제부터?"

 

  "이틀 전?"

 

  "대박. 앉아봐. 내가 발라 줄게. 남친 생겼다고 드디어 외모에 관심을 가지는군. 맨날 남자처럼 하고 다니더니, 요번 기회에 머리도 길러보는 건 어때?"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는 속도 만큼 빠르게 지희의 손이 움직였다.

  강아지를 만지는 듯한 지희의 손길에 따라 좋은 향이 맡아졌다.

  손가락으로 머리끝을 매만지며 지희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난 네가 사귀어도 체육관 애들이나 그 사범님이랑 사귈 줄 알았는데 신기하네."

 

  "왜?"

 

  "체육관에만 사는데 언제 다른 곳 가서 연애하냐? 근데 네가 고백함?"

 

  "아니 고백받음."

 

  "크크 있다가 학교 끝나고 와서 이야기해줘."

 

  "응."

 

  "됐다. 악. 늦었다. 나 머리 말리는 데 오래 걸리는데."

 

  지희는 작게 투덜댔다.

  시계를 보니 8시가 조금 안 된 시간이었다.

 

  "나 먼저 간다."

 

  "배신자. 지 머리해주다가 늦는 건데."

 

  "넌 나보다 학교가 더 가깝잖아."

 

  긴 머리를 급하게 드라이기로 말리는 지희를 뒤로 하고 책가방을 메고 신발을 신었다.

 

  "아 맞다. 오늘 비 온대."

 

  드라이기 소음과 함께 지희의 말이 들렸다.

 

  "이렇게 맑은데?"

 

  "기상청이야 뭐 맨날 틀리긴 하지만 그래도."

 

  "됐어. 귀찮아."

 

  그럼 말든지라고 말하는 지희를 뒤로 하고는 문을 열었다.

 

  *

 

  8시를 조금 넘기고 교실에 들어서니 언제나 일찍 와 있는 인성이가 인사를 했다.

  나나와 해미는 이 시간에 올리가 없고, 슬쩍 둘러본 교실에는 강민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 반, 다행이다 싶은 마음 반이었다.

  사실 눈이라도 마주치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하고 오는 내내 생각했으니 말이다.

  자리에 앉자 뒷자리의 인성이가 M 신문을 건넸다.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인성이가 가져오는 무료 신문은 무료한 아침 자습시간을 알차게 만들어주었다.

 

  "방학 잘 지냈어?"

 

  나의 물음에 인성이는 수학 숙제하느냐 진짜 힘이 들었다며 답을 했다.

  그거 많긴 했지. 1학기 때 배운 모든 문제를 다 공책에 써서 풀어오라고 했으니까.

  인성이가 신문에 열중하자 나도 신문으로 눈을 돌렸다.

  첫 장부터 차근히 읽어나가다 보니 마지막 장의 오늘의 띠별 운세가 나왔다.

 

  - 다시 출발해도 늦지 않았으니 진지하게 고민해 봐라.

 

  띠별 운세라니 이 교실, 아니 1학년들에게 다 똑같다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니 실소가 나왔다. 모두에게 똑같은 운세라니.

  다 본 신문을 반으로 접자 30분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인성이는 여전히 신문을 읽느냐 정신이 없었고, 나나와 해미는 오늘도 역시나 지각인 모양이었다.

  강민이도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늦게 다니지는 않았던 거 같은데, 음 문자라도 해봐야 하는 건가? 휴대폰을 들고 달랑 '오늘 늦어?'라는 메세지를 쓰기 위해 한참을 머리를 쥐어짜냈다.

  힘겹게 쓰고 나서는 이번엔 보낼까 말까 고민하는데 옅은 스킨향과 함께 오른 어깨에 손이 올려지는 것이 느껴졌다.

  깜짝 놀라 쳐다보니 강민이의 까만 눈이 보였다.

  와씨. 갑자기 보니 심장에 무척 해로웠다.

  놀래서인지 아니면 갑자기 의식되는 강민이 때문인지 알 수 없었지만, 너무 두근거렸다.

 

  "이미 와 있었어. 문자 하나 보내는데 왜 그렇게 망설여?"

 

  듣기 좋은 저음의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려왔다.

  아, 나 이런 목소리에 약하구나.

 

  "아니, 그냥."

 

  강민이는 별말 없이 웃었다.

  나도 화답으로 살짝 웃었다.

  갑자기 교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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