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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소유 생활기
작가 : 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7.6.28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휴머노이드 한소유가 우주를 떠돌다 도착한 이세계에 적응하며 생활하는 이야기.

 
테론에 정착하다.
작성일 : 17-08-15 09:23     조회 : 43     추천 : 0     분량 :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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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에 소유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리고 이내 마더에게 물었다.

  "그러면 테론에 쏘아진 정화 광선은 없던 일로 되는 거야? 토착 생물체들의 기억들은?"

  -그 점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탐사용 로봇을 보낸다면 금방 정보를 전송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소유 님이 원하신다면, 탐사가 아닌 2차적인 정화 작업에 돌입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아직 임의적으로 탐사용 로봇은 보내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이 영상에 따르면, 높은 확률로 생명체들의 기억들은 모두 지워진 걸로 짐작이 되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천신 내에 탑재된 망원경의 배율을 최대로 확대한 듯한 거대한 테론의 내부 동영상이, 소유가 머물러 있는 방 한쪽 벽면을 빈틈없이 채우며 나타났다.

  그것은 불과 몇 분 전, 소유가 처음 테론에 발을 디뎠던 장소인 예하난과 슈르벤의 국경 지대라 할 수 있는 커다란 구멍 하나가 뻥 뚫린 장소를 적나라하게 비춰주는 영상이었는데, 이건 달리, 어떻게든 성벽을 쌓아올리고 늘어뜨리는 방법으로 인간의 평균적인 키보다 두 배는 더 높게 설계를 하고, 또 천신이 착륙해도 전혀 모자람이 없는 너비를 지닌 계곡의 허리 부근을 죄다 돌로 이루어진 담 비스무리한 성벽으로 가로막아 차단한 검문소의 모습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영상이기도 했다.

  헌데 그 당시의 소유가 내려다 보던 시각의 배율과 똑같은 배율로 재생되어지는 영상 속 풍경들 가운데엔, 아쉽게도 보는 이의 시선을 강렬하게 끌어당길 만한 자극적인 피사체는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국경선을 넘기 위해 안내원의 안내에 따라 분주히 줄을 서는 사람들과, 그러한 사람들에게 질서를 강요하며 말썽을 금지시키는 부리부리한 눈매를 가진 경비병들의 위압적인 태도, 그리고 사람들의 신상을 하나하나 캐물으며 그것을 받아 적고 또 통과시키는 문지기들의 반복적인 작업만 고스란히 찍혀 있는 영상.

  그 어디에도 이 이상의 특별한 현상은 실재하질 않았던 것이었다.

  '테론의 일상'이라는 제목을 붙여 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지극히 평범하고 느긋한 광경만이, 이 영상의 주된 내용일 따름이었다.

  그렇게 약 10초 가량을 잠자코, 소유에게 감상할 시간을 주던 마더가 이윽고 말문을 열었다.

  -보시다시피 테론의 생명체들은 멀쩡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저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죽음에 관한 두려움과 미지에 대한 공포심, 그리고 배타적인 경계심이 없는 것으로 보아, 테론에 쏘아졌던 광선 자체가 아예 '없던 일'로 처리된 것 같습니다. 시간을 되돌림으로써 생명체들의 생체 에너지는 원래대로 복구되었지만, 죽음을 맞이한 기억은 그 단초마저 소멸이 되버린 것으로 추측이 됩니다. 아마 테론에 야기될 혼란스러움을 우려한 신들이, 생명체들의 기억에도 마저 관여를 한 듯 합니다.

  "그래? 그러면 신들은 어때? 아직도 우릴 감시하려고 해?"

  별로 특이할 것도 없는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꽤 흥미롭게 그것을 바라보며 마더의 부연 설명을 차곡차곡 머릿속에 담아내던 소유가 재차 마더에게 물었다.

  그러자 난데없이 나타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한쪽 벽면을 빽빽하게 뒤덮었던 테론의 영상이 순식간에 소유의 눈 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잇따라 마침내 벽에서 시선을 뗀 소유의 귓가로 오래된 바게트 빵 같은 마더의 음성이, 여지없이 흘러들어왔다.

  -그건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소유 님이 다시 테론에 내려가셨을 때, 필요 이상의 접촉을 요구하는 생명체가 있다면, 신들이 다시 감시를 한다고 보아도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또 정화 작업을 실행할 거야?"

  -조금이라도 소유 님께 해가 되는 것이 있다면, 그렇게 할 것입니다.

  알파가 건네주는 찻잔을 두 손으로 조심스레 받아들고, 37년 전과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모습으로 꾸물거리며 나타난 자동 간이 변형 물체가 만들어 낸 탁자 위에 이어지는 다과 세트와, 찻잔들을 가볍게 올려놓은 소유가, 다시금 묻자, 마더가 마치 말꼬리를 낚아채듯 곧장 대답을 이어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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